“초아!!!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거니?!!”


캄캄한 밤이 고요하게 하늘을 메우던 시간. 어디선가 들리는 고요함을 깨울법한 커다란 고함소리는 주위를 둘러싼 지하 방벽 덕분인지, 소리가 안에서 묻혀져 간다. 하지만 안에서는 시끄러운 소리가 하염없이 계속됐다.


- 죄송해요. 한눈을 판 사이에 그만 마법사가 어디론가......

- 변명따위 듣고 싶지 않다!!! 당장 마법사를 어서 데려오란 말이야!!!

- (움찔) 진짜에요...아빠.....제가 분명히 앞에 해를 잠시 보는 사이에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어져 분명 마법으로 모습을 감춘게.....

- 그럼 더 주위를 기울여써야지!!!. 밤이 지나기 전까지 분명히 처리하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너는 대체 제대로 하는게 뭐냐! 쓸모없는 자식 새끼 같으니라고.

- .....다시는 안 그럴테니까 한번만 봐주세요. 더이상에 실수는 안 할게요. 그러니 제발 때리지만 말아주세요. 뭐든 해낼테니까...!

- 싫은—데? (번뜩) 



결국 그분이 아빠 안으로 들어오고야 말았다.


- 부모 말도 제대로 안듣는 자식한테 당연히 벌을 내리는게 아버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안그러니? (씨익) 

- 아빠...! 제발 정신 차리세요!!! 아빠 지금 또 조종받고 있다고요!!!

- 초아야...지금 내 말에 토를 달았니? 내가 그따위 잡소리 다신 지껄이지 말라 그랬지!!!!!!!!! (괴성) 


그리고 이어지는 발길질과 주먹은 어린 나는 그날도 아무것도 할수없었다. 할수있었던건 작은 내몸을 더욱더 작게 웅크려 무지한 폭력 속에서 어떻게든 안 아프게 살아남는거 뿐. 그것밖에 할수없었다. 아무리 아프다 소리 질러대도 악마는 거기에 자극이라도 된 듯 하염없이 더욱 거세게 몰아칠 뿐이니까. 하지만 이이상 희망의 빛 따위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치만 오늘만큼은 다르게 환상의 빛이라도 내 주위에서 일렁거린다. 아마 전에 그 결심이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낸것인가.

나는 믿었다. 몸이 약해지면 마음만은 더욱 단단해지는 법. 아무리 지금이 무섭고 괴로워도, 마지막 맞을때 까지조차 믿음을 놓치지 않았다. 그날의 결정에 후회하지 않기에, 그날에 행동에 망설임따위 없었기에. 그날부터 누군가 구하러 와 준다는 희망을 더욱이 믿게 됐다. 





마지막까지 용사님이 구하러 와 주신다는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제 10화. 마지막 여정





“내가 할수있는 일은 그것뿐인가....!”

“그래, 그 방법 밖에 없어...!”


목숨이 지금이라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절체절명의 순간. 내 머릿속에선 한가지 옛기억이 번뜩 스쳐지나갔다. 그때 기억은 분명 마왕군의 간부(가베)를 간신히 쓰러뜨리고 마을을 구하고 난 후, 제나에게 정식으로 수련을 받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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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이후 시점] 


- 어이 용사, 더욱더 빨리 피해야지. 그러다 또 쓰러지겠네.

- 헥헥헥;;

- 만약에 이번에도 쓰러지면 그땐 가벼운 벌칙을 내려줄거야. 각오해♥ (웃음) 

- (그러면 어서 다 피해야...) 헥헥;; 윽!



제나는 내게 특훈이라는 말로 나를 꼬셨으면서 정작 자신은 그저 창으로 내게 에너지 탄 같은걸 끊임없이 나에게 쏘면서, 그걸 다 제대로 피할때까지 멈추지 않는다고 다그쳤다. 영혼을 가진 생명체에게만 위력이 있다나 뭐래나, 어쨌든 난 그걸 정통으로 한번 맞고 여러번 쓰러져 리내에게 치유 마법을 건 다음, 지금 11번째 시도 중이다.


- 자, 마지막이다!

- 읏! (휙) 

- 오. 이제야 겨우 내 공격에 다 피하는데 성공했네. 왠만한 공격정도는 피할 수 있게됐네. 축하해. 물론 실력은 한참 멀었지만, 후훗~

- (지금 칭찬하는거야, 욕하는거야 뭐야?) 

- 자자, 인상피고. 특훈을 제대로 끝맞췄으니 한가지만 가르쳐주고 마무리 짓도록 할게.

- 또 뭐가 있어? (이번엔 이상한거 시키지만 마라)


나는 제나가 입을 때기 전에 온갖 시답지도 않은 수행을 시킬까봐 별별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제나가 입을 때었을때 의외에 화답이 나왔다. 


- 사실 네가 지금 들고 있는 단도 『한배검』 으로 할수있는 기술이 있는데, 오늘은 ‘방어 기술’을 가르쳐줄게.

- 방어 기술? (그걸 왜 이제야 고생시키고 나서 알려주냐고...) 

- 하는 눈치네. 왜냐면 지금 같은 연사 공격에는 꽤 힘이 들 수 있는 기술이어서, 나중에 알려주려고 그랬지. 왜 싫었어? (웃음)

- 아, 그랬구나;; 몰랐네;; (내 생각은 어느새 간파해가지고;) 



쟨 진짜 속을 읽을 수 없다니까;


- 하지만 배우기전 주의할건, 방금 말한것처럼 여러번 쓰기엔 힘이 들 수 있으니까 절체절명의 순간에 쓰면 좋고, 또한 원거리 공격 견제용이니까 원거리만 막을 수 있으니까, 이 점들만 유념해둬. 알겠지?

- 알겠어. (얼마나 대단한 기술이기에...?) 

- 먼저 기술을 발휘하기전, 방어 자세를 취해야돼. 그럴려면 우선, 단검을 든 손을 앞으로 쭉 뻗어봐. 얼른!

- 아, 알겠어. 이렇게;;? (쑥) 

- 그다음은 앞을 쭉 뻗은 그 상태에서 엉덩이를 약간 아래로 내리고 그와 함께 무릎을 한 80도 쯤? 그쯤 굽힌 상태에서, 다리 간격 사이를 약간 벌려둔 다음에, 한손으로 단검을 꽉 쥐고 다른 한손으로 칼날 뒷편을 약간 감싸준다는 식으로 잡을 듯 말듯하게 오므리고 그 자세를 유지한채로 이렇게 외치는거야.









“‘은가비!’라고 말이야.”


- 뭔지 대충 감이 잡히지? (웃음) 

- 저기, 뭔 소린지 전혀 모르겠는데..;;;


그후로 난 될때까지 그 이상한 자세(?)를 계속 취해야만 했다. 방어자세든 방아찧는 자세든 뭐든, 나는 그 자세를 제대로 할때까지 반복 또 반복을 거쳤다. 그 수없는 연습을 통해 딱 한번 정도 제대로 했긴했는지 칼날에서 약간 빛이 감돌더니 좀 있으니 약간 빛을 내다만 반딫불이 처럼 꺼져버렸다. 그 모습을 보던 리내는 소리없이 웃고 있던게 왠지 모르게 들렸고 제나도 약간 웃으면서 위로의 말을 했...


- 오늘은 글른거 같다. 나중에 닥쳐올 위험에 처했을때 그 처세술. 꼭 성공하길 바래. 그럼 난 졸려서 이만. (휙) 

- 저 자식. 지루해서 도망간게 틀림없네. (그리고 그때 성공시키기엔 너무 늦은거 아니야?) 



그렇게 별 성과없이 방어자세만 겨우 알려준체 마무리가 되었고, 이후에도 한번도 써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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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지금에야 와서 쓸 수 있을까?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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