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곳
고요한 수림을 보라

흙을 에워싼 나무뿌리 위에
송이 어린 버섯들이 옹기종기
그래 모여 새봄빛 뿌리고
갓 핀 생명이 살아 숨쉬며
노령 거목 앞에 연분홍 작약꽃이 
제 꽃말처럼 움츠러드는 곳을

여기 이곳
새 삶 움트는 소리
풀벌레 조그만 소리 들으라

구름나무 뭉실대며
따가운 햇살을 가려줄 때
밑동에 옹기종기 모여 시끌벅적
서글서글 아침 인사를 건네고
나뭇잎 사이 스며드는
녹빛 옅은 광명은 흘러내려
삼림 옥토 머리칼을 적시는 소리

졸졸 흐르는 샘물이 
삼엽송 주위로 동심원을 그리고
오랜 세월의 송진이 가득 묻힌 
숭고히 간직된 삶의 터전으로 
여기 이곳
늘 푸른 꿈자락 이 땅으로
생명의 숲으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