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려라 날아가라
춤추는 깃에 올라타 하늘걸음을 누비어라
호숫가에서부터 불린 물결에
용오름은 대답하라, 높이도 솟아
부름에 찾으리라. 날리라, 날아가자꾸나
천명을 거스르는 수력에 은혜를 입어
펄럭이던 국기에 앉은뱅이로만,
신계에 일찍이 내딛은 발에 흠집이 나진 않았을런지.
날려라 오르내리리라
하늘걸음을 오른 나날로부터 올려다볼 때에는 눈에 채인다.
오르는 사람 그리도 많지 않으려나
그러니 아래서 파랑에게 일러 주마
올라가자, 그대들은 여직 저 위로 간다.
지진에 힘부친 물결은 형체를 잃어가고
다시금 부르는 손짓에 개처럼 짖으라.
신계에 들어서고서부터 돋아난 날개로 오를 법은 있는가
흔들리는 이파리에 앉은뱅이뿐으로만,
날려라 날아가자, 올라라 상승세를 타고
곤두박질친다는 것은 언제든 예견되어 있다지만
찬바람이 살을 에어주는 날마다 어찌나 눈앞이 흐릿하던지,
구름 위에서도 비는 쏟아지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