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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 어느덧 초록의 푸른 잎들은 과일이 익어가듯 다양한 색깔을 내비치고 있었다.

 

그 사이에 둘 사이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첫째는 영호가 하은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 

 

영호는 수없이 많은 탈출 시도가 있었고, 그리고 우연찮게 밖으로 빠져나갔을 때 자신은 어떻게 해도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드넓고 푸른 바다가 영호의 희망을 절망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혹시나 싶어 안쪽으로 들어가도 보이는 풍경은 같았다. 결국 영호는 하은이에게 돌아갔다. 그날은 정말 죽을 뻔했다. 탈출을 시도한 거로도 모자라 바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하은이는 영호의 손목을 묶은 채 주먹으로 구타했다. 심지어는 망치로 종아리를 때리기도 했다. 뭔가가 부셔지는 소리와 함께 영호의 비명은 더욱 커졌고, 그날부터 영호는 혼자서는 걷기 힘들어졌다.

 

둘째는 둘 사이에 자식이 생겼다는 것이다.

 

항상 모질게 고문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영호의 상처를 치료해주곤 바로 영호를 겁탈했기 때문이다. 하은이만 움직이는 무자비한 착정, 오로지 영호는 생각 안 한 채 화풀이하듯 인정사정없이 허리를 들썩였다. 세우지 않으면 벌이라며 때렸고, 세우면 상이라고 착정했다. 이와 같은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니 하은이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을 리 없었다. 

 

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에 영호는 영혼 없는 웃음을 지었다. 두 눈에 생기란 보이지 않았고, 그저 칠흑같이 어두운 두 눈은 초점 없이 하은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은이는 영호를 껴안았다.

 

“이제 우리 영원히 함께하자. 영호야❤

 

결국, 영호가 포기했다. 아니,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싫어도 어떻게 함부로 아이한테까지 뭐라 하겠는가. 영호는 이 모든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영호야, 나와, 아니 우리 셋이 함께하면 정말 즐거울 거야. 어떻게 생각해?”

 

영호는 힘들게 미소를 띤 채 말하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

 

“아빠~!”

 

한 아이가 목발을 짚고 있는 남자에게 달려갔다. 남자는 목발에 기댄 채 웃으며 반응했다. 그 옆에는 두 사람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여성 또한 있었다. 아이는 부모를 보며 웃었다. 부모 역시 아이를 보며 웃었다. 

 

“여보, 어떻게 저런 귀여운 아이가 있을 수 있지? 누굴 닮아서 저러려나?”

 

“음~. 당신?”

 

남자가 여자를 보며 말하였다. 이내 여자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그의 품에 기대 속삭였다.

 

“난 당신 닮았다고 생각하는데.❤

 

세 명의 가족에겐 화목함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심정을 알진 못하겠지.

 

 

-

 

학교는 나에겐 놀이터 같은 곳이다. 시시하지만, 부모님의 말씀이니 싫어도 따르는 수밖엔 없었다. 아무도 나에게 반항하는 이 하나 없다. 심지어 선생님들까지도. 아버지가 막대한 비용을 이 학교에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사고를 치든 조용히 지나갔다. 이곳엔 법이 없었다. 내가 곧 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도 어느 정도 하면 질리기 마련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를 진정으로 위하는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부모도, 선생도, 심지어 친구들까지도….

 

 내가 욕을 하든 내가 때리든 내가 부수든, 그들은 그저 내가 한 모든 행동이 옳다는 듯이 웃고만 있으며 누구 하나 말리는 이 없었다.

 

그저 나의 재력과 자신에게 튈 불똥을 피하고자 어떻게든 이쁜 짓을 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간식 앞에 놓인 강아지 같았다. 아니, 그보다 더 비굴해 보였다.

 

서커스에 있는 거 같았다. 나를 웃기기 위해, 아니,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동물들 같다고 느꼈다.

 

왠지 모를 우울함이 찾아왔다. 분명히 이 모든 게 나의 것일 텐데, 왜 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아무도 나를 위해 진정으로 다가와 주는 사람 한 명 없다는 건가?

 

내가 정자에 앉아 눈물을 흘릴 때쯤 누군가 내 앞에 다가왔다. 키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얼굴은 꽤 생겼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게 이런 애가 있었나 싶었다.

 

“뭐, 병신아.”

 

아뿔싸, 나도 모르게 초면에 욕을 해버리고 말았다. 이러니까 자신이 친구가 생기지 않는 건가 싶은 생각에 더욱 울적했다. 그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손수건을 꺼내 나에게 건내주었다.

 

“눈물, 써.”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나한테 이러니 당황했다. 혹시 나를 아나?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런걸까? 내가 누군지 아냐는 물음엔 모른다고 대답해왔다.

 

순수한 호의. 처음 받아보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손수건을 건네받아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네가 울고있는 중..에?”

 

고개를 들어보니 남자는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부끄러운 걸까? 그의 얼굴이 조금 붉어진게 보였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난 곧바로 이름을 물어보았다.

 

“나? 이영호.”

 

-

 

영호랑 만난 지 벌써 9개월 하고도 24일이 지났다. 2학년 때는 같은 반이었음 좋겠다 싶어 어떻게든 같은 과목을 신청했다. 물론 약간의 압박도 있었으니, 결과는 만족스럽게도 같은 반이었다. 이후에 난 평소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약간 달라졌다. 영호 앞에선 거친 행동도 될 수 있으면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영호의 취향이 아담하고 귀여운 여성이란 걸 알게 되었을 땐 이미 학교에서도 폭정으로 소문나있는 나와는 거리가 너무 멀어 점차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애들도 나와 지내기 편해진 거 같다. 아주 약간인 거 같지만….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말을 건다. 설령 그 내용에 어떠한 의미 하나 없을지언정 그와 얘기하는 것 자체가 좋고 사랑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대화를 나눌 때마다 심장이 빠르게 요동쳤다. 내가 살아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살아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유일한 존재였다. 한시라도 그와 더욱 가까워지고 싶었다.

 

 

처음엔 그저 대화하는 거에만 만족했다. 그러다 점차 그가 사용했던 물건들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영호의 체취가 묻은 물건들…. 그건 내 생각을 폭주시키기에 충분했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똑같은 물건들로 바꿔치기하곤 바로 가져가 버렸다. 처음엔 내가 왜 이러지 싶었지만, 점차 그건 나의 컬렉션이 되어갔고, 그걸로 자위할 땐 그 어떤 때보다도 깊은 쾌감을 느꼈다.

 

 

-

 

갑자기 나한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왜…? 왜 그런 거야? 너 원래 그런 애 아니었잖아. 믿을 수 없었다. 화 한번 낸 적 없던 영호가 나한테 화를 내다니? 혹시 싫증 난 걸까? 내 머릿속은 온통 복잡해져 갔다. 

 

‘너마저 싫어하면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해? 난 어떻게 해야 해? 너밖에 없는데, 나한텐 이제 너뿐인데…. 네가 날 싫어한다면…. 난….’

 

 

영호는 급하게 내 앞을 지나쳐갔고 난 그 자라에서 이성을 놓았다.

 

급하게 영호의 집에 도착했다. 영호보다 빠르게, 영호는 날 보자마자 놀란 기색이었다. 뭐라 말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생각이 교차하고 결국 한 가지 결과가 내 머릿속을 뒤집어 놓았다.

 

내껄로 만들자.




다음엔 더욱 발전해서 써오도록 노력을 해보도록 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