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작가의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蓮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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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1화 2화

- 고토 군과의 아침 회화 







"피곤해.... 이젠 정말 무리야.... 힐링이 필요해..."



교실에 도착하자 마자, 나는 책상에 엎드렸다


마음고생을 한 나에게는 이 봄의 햇살을 받은 

책상의 따뜻함만이 나의 유일한 치료제였다


무의식중에 뺨을 책상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으윽, 기분 나쁘게 뭐하는 거야?"



그런 나에게 말을 거는 남자가 한 명 있었다

앞 자리에 앉은 출석번호 7번의 남자

작년부터 같은 반 친구였던 고토 군이였다


참고로 이미 자리를 바꾸었기 때문에 출석번호는 특별히 의미가 없었다

이 정도 밖에 그에 대해 이야기할 만한 특징이 없다

그저 나랑 같은 아무것도 없는 특징을 가진 보통의 학생이였기 때문이였다



"어이 히사이, 너 뭔가 이상한 모습으로 보인거 알아?"


"음? 모르겠는데"



눈치가 빠른 친구군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내심 혀를 찼다


애초에 기분 나쁘다거나 이상하다거나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다고


그리고 나는 지금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단 말야

내 친구니까 내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든 말든 신경 써 주지 않겠어?



"아니... 그 뭐랄까 역시 기분 나쁘다고

갑자기 묘한 미소로 책상에 뺨을 비벼대다니 말이야"


"그런가"



고토 군의 말은 정론이였다

그런 짓을 하는 놈을 봤다간, 나 또한 이상하게 쳐다보겠지

확실히 동의하지 않을 수 없군



오히려 내게 말을 걸어 준 만큼

고토 군은 좋은 녀석일지도 모른다

나는 일단 그에게 5점을 주기로 했다

몇 점 만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 안에서 그의 인상은 치솟았다

물론 내일이면 리셋이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역시 난 추리에 재능이 있다니깐"


"하아!... 아무도 내 생각을 몰라주는 건가?"



아사미야 쌍둥이처럼 내 주변엔 이상한 녀석 뿐인건가?

혹시 내가 모르는 곳에서 이 세상의 명운을 건 초차원 배틀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아니 잠만... 혹시 내게도 숨겨진 능력이 있는 것 같아

그래, 치트 능력급으로 인기가 있잖아! 하렘도 만들 수 있고 말야! 해냈어!!



"네 생각이라니...? 뭘 생각하고 있는데?"


"으..응?"



이런! 내 작은 기대와 망상은 10초도 오래가지 못하고 어이없이 깨져버렸다


이 세상에 신은 없다

나는 아침부터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렀다

지금이라면 치트고 뭐고 후광 정도는 비출지도 모른다



우선 일단은 생각한 것을 밝히지 않도록 조심하자






아무튼 나는 고토 군과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며 수업 시작 전 시간을 허비했다


정말일지 별 볼일 없는 내용도 없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오늘의 아침밥 반찬이라던지, 모 유명 성우의 결혼 소동이라던지

5초면 잊을 만한 내용이였다



아침부터 정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장래에 얼마나 벌 수 있는지 토론하는

그런 고교생이 아닌 우리에게는 딱 좋은 내용이긴 하지만

얼마 전 거리에서 스카웃 되었다거나, 새로운 립스틱이 좋았다거나

남자친구가 요즘 차갑다는... 그런 현실적인 대화를 나누는 그룹을 보니

심한 격차 사회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화의 내용이 달라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뭐... 이야기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

립밤 같은 거 태어나서 발라본 적도 없고

난 어짜피 멋에 그렇게 관심도 없는 남자니까 말이다

으.... 이거 으스댈 이야기가 아닌데



내가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자니

고토 군이 쌍둥이 자매가 있는 리얼충 그룹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저 쌍둥이는 우리가 따라갈 수 없는 레벨이겠지?"


"얼굴만큼은 말이지..."



그것만큼은 나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빛나는 은발의 머리가 눈길을 끄는 데다

일본인들을 벗어난 외모까지 더해져, 아사미야 자매의 인기는 대단했다



성격상 뚜렷한 구별이 있었기 때문에

인기도 양분되어, 팬들 사이의 다툼도 있을 지경


간혹 두 사람 간에 뜨거운 논쟁이 오갈 때도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서로의 좋은 점을 기리고, 악수를 나누는 것이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둘과 사이가 좋은 나는 그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였다


여자들로부터 평판은 최악이였지만

남자들은 그 녀석들의 정보를 얻기 위해 내게 다가오곤 햇었다



오늘은 기분은 좋아 보였다든가

머리 모양을 조금 바꾸고 왔다든가 하는

사소한 정보만으로도 그들은 기뻐해주었다

참 알기 쉬운 녀석들이야



조금 전까지 나를 욕하려던 것도 잊은 채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내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였다

뭐야 이 느낌, 짜릿하고 새로워!


여러 번 맛보면 왠지 버릇이 되버릴 것 같은 느낌이였다

서군에 쳐들어간 고바야카와군을 본 도쿠가와군도 반드시 이런 기분이였을 거야



그들은 분명 아이돌의 결혼으로 한탄하거나

얼굴만 알고 본래 모습을 모르는 그녀들에 깜빡 속는 타입일 것이다

틀림없이 여자에게 돈을 주면서

그 돈을 안심해하고 부채질하는 여자에게 업신여김을 받지만

본인은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나는 그들의 장래를 생각하면서, 온몸이 채워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윽, 뭐야 그 기분 나쁜 표정, 너 뭔가 생각하고 있지?"






고토 군... 남의 생각 읽는 거 그만둬 주겠어?


번역이 갑자기 손에 안 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