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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환: “먼저 자료 수집부터 해야 해.”

 

가원: “하지만 이미 뒷조사를 했었어요.”

 

가원이는 내게 서류를 하나 건넸다.

 

가원: “하지만 아마 꾸며진 정보일 사실이 높아요.”


태환:  “넌 그냥 이때까지 이 정도다 생각하고 지냈던 거야?”

 

가원: “선생님이 나타나시기까지 1년 정도 동안은 별일이 없었어요. 그냥 저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트리는 정도였지요.”

 

태환: 그냥 가정집 아이가 우리의 관계를 알아채고 접근했다라...”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점원: “음식 나왔습니다.”

 

점원이 나와 가원이 앞에 스테이크를 내려둔다.

 

하지만 우리 둘은 음식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체 머리만을 굴리고 있었다.

 

가원: “선생님. 주변에 해커 있어요?”

 

태환: “해커?”

 

가원: “아무래도 걔를 아예 털어봐야 할 것 같아요.”

 

이것만이 답일까.

 

태환: “난 다시 걔에게 연락해볼게.”

 

가원: “연락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예상한 반응이었지만.

 

그래도 저 표정은 언제나 무섭다.

 

소름이 끼치는 죽은 듯한 눈, 하지만 나를 바라보고 고정되어 있다.

 

태환: “그럼 너가 접근할래?”

 

태환: “넌 배제된 인물이잖아.”

 

태환: “내가 걔의 눈길을 끌어야지. 좋은 작전이 생각났어.”

 

가원: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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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원: “허락할 수 없어요.”

 

태환: “다른 작전 있어?”

 

가원: “그냥 리볼버로 쏴버리고 그 년이 공격했다고 해요.”

 

태환: “가원아.”

 

가원: “제가 그걸 어떻게 허락해요.”

 

태환: “안되면 바로 나올게.”

 

가원: “진짜지요?”

 

태환: “너만큼 나랑 놀아줄 사람은 없어. 그런 년에게 꼬일 일은 없어.”

 

선생님께서 그 년을 만나러 가신다.

 

괜찮겠지.

 

선생님은.

 

내가 봐온 사람 중 제일 능수능란하니 괜찮을 거야.

 

냉철해야 해.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지.

 

냉철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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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 “다시 연락이 올 줄은 몰랐어요.”

 

원정: “저 말고는 답을 알려줄 사람이 없지요?”

 

강원정은 예상했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태환: “그래.”

 

원정: “서가원, 걔가 뭘 알려줄 리는 없죠.”

 

원정: “그럼 오늘도 술이나 사주실래요?”

 

태환: “미성년자 주재에 무슨 술이야.”

 

원정: “협상에 응하셔야지요.”

 

태환: “하...”

 

일단 이 년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줘야지.

 

난 강원정을 데리고 호프집으로 향하였다.

 

그 문제의 장소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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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 “여보세요?”

 

가원: “아, 안녕하세요.”

 

백서: “아, 태환이가 말해주신 분이시구나.”

 

백서: “반갑습니다. 서얀대 보안학과 이백서입니다.”

 

가원: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해킹을 하실 수 있을까요?”

 

백서: “태환이에게 듣긴 했는데... 정말로 해킹을 부탁받을 줄은 몰랐네요.”

 

가원: “가능은 하다고 들었는데...”

 

백서: “아, 예. 뭐. 다른 사람도 아니고 태환의 부탁인데. 일단 들어보지요.”

 

가원: “친하신가 보군요.”

 

백서: “아...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죠. 뭘 하면 되지요?”

 

가원: “그 전에 저희가 만나봐야 할 것 같은데, 괜찮나요?”

 

백서: “예?”


가원: “이 전화는 제 것이 아니에요. 아무래도 제 폰이 털린 것 같아요.”

 

백서: “문제가 많으신가 보군요. 오늘 시간 되시나요?”

 

가원: “네”

 

백서: “그럼 1시간 뒤에 보지요.”

 

‘뚝.’

 

이백서.

 

선생님께서 이 사람에게 연락해보라고 하셨는데...

 

도움이 되겠지.

 

시계를 보고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쯤이면 선생님은 강원정과 만났겠지.

 

괜찮아.

 

괜찮아, 서가원.

 

선생님을 믿자.

 

믿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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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환: “이번에도 치킨이야?”

 

원정: “뭐... 좋아요. 치킨만 한 음식이 또 없지요.”

 

태환: “그래서 이젠 나에게 뭘 알려줄 거지?”

 

원정: “1년 전의 일을 좀 더 자세히 알려드려야겠지요.”

 

태환: “성민이란 얘에 대한 이야기 말이야?”

 

원정: “알아내셨네요.”

 

태환: “그 정도야, 껌이지. 내가 질문을 하지.”

 

원정: “에?”

 

태환: “나와 가원의 관계는 어떻게 알았지?”

 

원정: “영업 비밀이에요.”


태환: “그럼 내가 거래할 만한 품목이 없는 것 같은데?”

 

원정: “서가원과 그 성민이에 대해 궁금하지 않으세요?”

 

태환: “이미 다 알아냈어.”

 

원정: “정말요? 제가 할 이야기들은 저만 아는 것들인데요?”

 

흥미가 안 간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머리를 굴려보자.

 

원래 작전은 이 녀석과 편이 되어주기로 하고 이 녀석의 범법 사실을 모으는 것이다.

 

먼저 강원정에게 해킹한 가원의 폰과 컴퓨터를 넘기면서 신뢰와 함께 증거를 남기고,

 

이다음 강원정의 뒤통수를 후리는 것.

 

난 이 게임에서 조커다.

 

내가 가원의 편을 선다면, 강원정은 가원에게 타격을 입힐 방법이 없다.

 

본인도 알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재력과 인력이 앞서는 가원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로는 좋지 않을 것을.

 

하지만, 가원을 내가 배신한다면, 가원에게는 꽤 큰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굳세게 일어선 가원이지만, 2번째 배신에 견딜지는 모르겠다.

 

이 단기간에 결판이 날 1년 만의 결투에 나는 게임체인저인 것이다.

 

겉으로는 여유로워해도 강원정은 꽤 곤란해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 강원정의 정보 수집 루트는 알아냈다.

 

자신의 친구들을 통한 거대한 연락망.

 

그를 바탕으로 하는 가십 수집력.

 

그리고 추정이긴 하지만 해킹 실력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뛰어난 해커를 측근으로 두었던지.

 

고등학생들이 이렇게까지 싸우나 싶지만 진얀고에 대해 좀 더 조사해보니 답이 나왔다.

 

아니 의문만 더 커졌다.

 

강남에 위치한 유명한 고등학교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판검사나 언론인의 자식들과 같은 중간 권력층의 자재들이 모이는 학교였다.

 

보통은 서얀 그룹의 딸 같은 반도의 최상위 그룹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학교였지만, 가원은 언론에 노출 적게 해오던 아이였기에 적당히 안전한 학교로 보내진 것이었다.

 

최상위 학교로 가고자 하니 눈에 띌 것이고, 그냥 일반고로 가면 험한 일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족의 걱정이었다.

 

검사들이나, 유명 언론인들은 가원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기에 건들 일도 없었을 것이다.

 

특히 진얀고의 검사들이나 언론인들은 부장 검사나 국장과 같은 높은 직책이 아니기에 감히 서얀 그룹에 덤빌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가원의 아버지는 적당한 학교라 생각했다.

 

그곳에서 가원은 첫사랑을 만났고, 숙적을 만났다.

 

강원정의 아버지는 그냥 인지도가 좀 있는 기자.

 

어째서 가원에게 덤볐는지.

 

가원은 왜 강원정을 진작에 조지지 못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하지만 가원의 편에 서기로 했고, 날 엿 먹인 강원정은 꼭 조질 거다.

 

강원정의 편에 서는 척을 해서 꾀어낸다.

 

작전의 골자다.

 

오래되고 흔한 전술이지만, 그만큼 쓸만하다.

 

하지만 강원정도 모르는 것은 아닐 터.

 

내가 이중 스파이일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을 것이다.

 

역시 자신에게 핵심이 될 정보는 밝히지 않고 있다.

 

태환: “그러면 너만 아는 이야기라도 해봐.”

 

일단은 장단을 맞춰주도록 하지.

 

백서가 오늘 스케줄이 없다고 하니 지금쯤이면 서로 만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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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원: “반가워요. 서가원이에요.”

 

백서: “반갑습니다. 서백서입니다.”

 

가원: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요. 이번 주 내로 한 명읜 신상 정보를 쭉 털어버릴 수 있나요?”

 

시간은 없어.

 

빠르게 처리해야 해.

 

선생님이라는 말을 내가 얻었지만...

 

어제 선생님께서는 내가 차마 버리지 못한 성민의 선물을 태워버리셨지.

 

작은 인형.

 

거기에 도청기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영화에서나 나올 줄 알았지.

 

동네 기자 딸내미가 그런 걸 심을 거라고는 어떻게 알았겠어?

 

그리고는 아는 해커랑 만나서 폰과 노트북 등을 싹 검사해보고 개의 모든 sns 계정을 털어버려서 뭐든지 찾아보라고 하셨지.

 

이미 많은 정보가 유출되었어.

 

선생님께서 시간을 끄시러 가셨지만...

 

그 누구도 나의 놀이를 방해할 수 없어.

 

백서: “범죄인 거는 알고 있으시죠?”

 

가원: “얼마면 가능한가요?”

 

백서: “제가... 해킹은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거 의뢰를 많이 처리해봤는데 이건 그래도...”

 

가원: “고민이 되시나 보네요.”

 

난 그냥 가방을 하나 건네주었어.

 

백서: “이게 뭡니까....허억!”

 

가원: “선불이에요? 충분하지요?”

 

백서: “몇 명이든 해드릴게요.”

 

거절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돈을 준비해왔지.

 

백서: “근데 이런 돈을 쓸 정도면 저같은 대학생 말고 전문가를 쓰시지...?”

 

가원: “선생님께서 소개하신 분이라면 믿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가원: “앞으로도 계속 저를 위해 일해주셨으면 해요. 이번 일처리를 보고 생각해볼게요.”

 

백서: “그래서 누가 타겟입니까?”

 

닌 휴대폰을 꺼내서 계정을 보여주었어.

 

백서: “알겠습니다. 일단 폰과 노트북을 주시면 역추적하는 것부터 해서 안 들키게 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백서는 나의 폰과 노트북, 돈가방을 들고 자리를 떠났어.

 

잘 처리하겠지.

 

선생님은 이중 첩자가 되는 데 성공했을까?

 

날 버리실 리는 없어.

 

잠시 연락을 못 하겠지만.

 

이 일이 끝날 때까지 참자.

 

휴....

 

가원아.

 

선생님은 나 없이 못 버티는 존재야.

 

참아야 해.

 

참아야 해.

 

참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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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거야.

 

내 주변의 모든 전자기기는 버렸어.

 

강원정은 나의 위치를 이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이번에는 철저하게 변장도 했어.

 

이번에도 그 호프집으로 갔을 거야.

 

그 년은 가끔 단순해.

 

걍 악랄하단 말이지.

 

썅년.

 

선생님께서 배신할리 없지만...

 

갑자기 쌤을 칼로 찌르거나, 재워서 어디 데리고 가면 어떡해?

 

맞아.

 

선생님은 건장한 남성이지만, 상대는 강원정이야.

 

절대 선생님의 배신을 걱정하는 게 아니야.

 

난 믿어.

 

선생님께서는 그럴 일 없어.

 

난 택시에 내렸어.

 

그 운명의 장소로.

 

강원정.

 

1년이나 날 가지고 놀았어.

 

너만은 아버지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내가 조지겠어.

 

문을 자연스럽게 열었어.

 

강원정을 치우는 게 나의 첫 출발이야.

 

오빠와 누나를 넘어, 아버지를 넘어 서얀 그룹을 차지하고.

 

이 반도를 내 아래에 두는 일.

 

다시는 내게 사고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 거야.

 

많은 고난이 있겠지만, 이제는 내게 선생님이 있어.

 

나와 같은 또 다른 천재.

 

선생님을 옆에 두고 나의 머리를 쓴다면...

 

이 나라도 내 밑에만 둘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못 할 것이 없을 것만 같아.

 

자.

 

강원정.

 

너 같은 잡년은 빨리 내 앞에서 사라지라고.

 

선생님과 나는 이 나라를 손에 넣을거야.

 

선생님도 나의 원대한 계획을 마음에 들어 하시겠지.

 

그럼.

 

그렇고말고.

 

당연하지.

 

탁.

 

탁.

 

탁.

 

계단을 하나씩 올라갔어.

 

저번에 앉았던 그 자리.

 

선생님과 강원정은 그대로 앉아있었지.

 

저 씨발년.

 

선생님에게 저런 웃음이나 보이고.

 

저런 쌍년.

 

죽여버릴 거야.

 

빠득.

 

완전히 2층으로 올라오고 적당한 거리의 자리에 앉았어.

 

후후후.

 

강원정.

 

지금은 웃어.

 

곧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도 못 하고 있을거야.

 

하하.

 

아.

 

선생님 왜?

 

그 년에게 웃어주는 거야.

 

참아.

 

연기야.

 

정말로 웃는 게 아니야.

 

어.

 

아.

 

안돼.

 

선생님, 연기지?

 

제발.

 

그렇다고 말해줘.

 

왜.

 

그 년의 손을 잡아주는 거야?

 

대답해줘.

 

선생님.

 

그건 아니지 않아?

 

그냥 개 편을 들어주는 거잖아?

 

왜 개 손을 잡고 웃어주고 있어?

 

날 속인 거야?

 

날 배신한 거야?

 

난 내 이야기를 다 말해주고 선생님을 공감해주었는데.

 

도대체 왜?

 

왜?

 

왜?

 

왜?


왜?

 

선생님...

 

선생님...

 

맥주를 마저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어.

 

강원정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은 채.

 

난 움직일 수 없었어.

 

어...

 

이건 내가 예상하던 게 아니야.

 

사실이 아닐 거야.

 

원정: “어, 가원아!”

 

쌍년이 입을 열었어.

 

원정: “또 보네! 잠시 선생님 좀 빌려 갈게.”

 

선생님은 그저 웃으며 강원정과 함께 날 지나쳐갔어.

 

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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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나름대로 강원정을 추적하는 걸 묘사헀는데 재미있는지 모르겠네.


2편 더 적으면 1부 완결이네 좀 더 힘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