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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린: “건물로 진입해라!”

 

광산 사무소.

 

광산 입구에 있는 2개 층의 건물 안에는 광부들과 사냥꾼들이 농성하고 있다.

 

사냥꾼들은 화살을 계속 쐈으며, 광부들은 돌들을 던졌다.

 

진압단 대원들을 입구의 바리케이드를 부수고는 신속하게 진입했다.

 

아이헨발데: “광산으로 들어가보자, 우리는.”

 

이블린: “네? 여기가 전부 아니에요?”

 

아이헨발데: “아까 나한테 장궁 쏜 놈이 없어.”

 

이블린: “인기척은 안 느껴지니까, 있어도 별로 없을 거에요. 들어가봐요,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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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헨발데: “엄청 어둡네.”

 

이블린: “불 킬까요?”

 

아이헨발데: “어, 분명 여기 어디 숨어있을텐데.”

 

이블린: “할.”

 

주문과 함께 내 손에서 불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능력자.'

 

아플리아칸트에서 선천적으로 특정 원소를 다룰 수 있도록 타고난 자들.

 

그중 나는 불의 능력자이다.

 

여러 제한이 있지만.

 

잠시 시간을 끄거나 이렇게 어두운 곳을 비추는 데에는 제격인 능력이다.

 

‘핑!’

 

불을 키자마자 나와 선배를 반기는 것은 화살이었다.

 

‘팅!’

 

내가 재빠르게 타워 실드로 막았다.

 

이블린: “선배, 2시 방향!”

 

아이헨발데: “오케이!”

 

난 주머니에서 석탄을 꺼낸다.

 

이블린: “할!”

 

석탄에 불이 붙어 활활 타기 시작한다.

 

‘휙.’

 

2시 방향으로 던진다.

 

석탄은 광산 바닥에 떨어져 천천히 타며 주변을 비춘다.

 

아이헨발데: “거기 서라! 누구한테 감히 화살을 쏘고 지랄이야!”

 

선배는 궁수를 확실히 발견했는지, 고함을 지르며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저번 진압떄도 저러다가 종아리에 화살을 맞고 온 주제에.

 

걱정이다.

 

진압군 소속이라 엘프들에게 치료를 쉽게 받을 수 있지만,

 

화살을 맞아도 금방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전쟁에 참전했을 때는 화살 하나에 다리가 썩어 자르는 병사들이 태반이었다.

 

엘프들이 죽는 사람을 살려낸 걸 본 적은 없는데...

 

나도 선배를 따라 뛰어갔다.

 

이블린: “선배! 잡았어요?”

 

‘퍽!’

 

아이헨발데: “잠만.”

 

앞에서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곧 선배가 궁수를 둘러업고 나타난다.

 

아이헨발데: “이 쥐새끼 같은 놈. 날렵해가지고.”

 

씨익 웃으며 내게 엄지 척하는 선배.

 

목숨 걸 때에도 저 능청함은 사라지지를 않는다.

 

궁수: “으윽...”

 

아이헨발데: “오.. 기절한 게 아니야? 졌으니까 얌전히 매달려 있어.”

 

궁수: “여기 마물들이 있다! 빨리 나가야 해!”

 

아이헨발데: “마물? 개네 몇 백년 전에 다 죽었잖아.”

 

궁수: “젠장. 너희들이면 마물들을 다 죽일 수 있지 않겠나?”

 

이블린: “선배, 일단 내려줘봐요.”

 

‘털썩.’

 

선배는 궁수를 내동댕이 쳤다.

 

난 롱소드를 뽑아 궁수를 겨눈 체 입을 열었다.

 

이블린: “그런데 왜 우리를 여기로 유인한거야?”

 

궁수: “기사께서는 너희들은 제국의 개라며 입을 열지 말라고 하셨지만...”

 

궁수: “어쩔 수 없어. 이제는 너희들 말고 해결해줄 자들이 없어. 이 광산에서 마물들이 나타나서 광부들을 공격했어.”

 

궁수: “일부 광부들은 광산에서 도망쳐 나왔지만, 대다수가 생사 불명인 체 이곳에 갇혔어.”

 

궁수: “퇴역 기사가 광부들과 사냥꾼을 중심으로 광산 앞에 진을 쳐두고 몇몇이 도움을 청하러 시청으로 갔다가... 폭동 취급을 받은 거지.”

 

아이헨발데: “폭동은 폭동이고, 마물은 안 보이는데.”

 

궁수: “올라오고 있어. 너희들이 불을 지피는 바람에 시선이 끌렸다고.”

 

이블린: “!”

 

‘쿠궁!’

 

‘끼에에엑!!’

 

아이헨발데: “확실히 뭔가가 올라오고 있네. 얘네는 다 죽여도 되겠지.”

 

이블린: “마을에 보내면 안 됩니다, 선배!”

 

아이헨발데: “다 죽여버리겠어.”

 

선배는 롱소드를 뽑아 골목길로 이동하여 준비 자세를 취한다.

 

나는 통신석을 꺼낸다.

 

‘지지직!’

 

룬트프리츠: [뭔가, 대대장?]

 

이블린: [마... 아니, 정체불명의 적 다수가 광산 내에 있습니다. 살상 무기 지급이 필요합니다.]

 

룬트프리츠: [테란이 아닌가?]

 

이블린: [현재 아이헨발데 대대장 교전 준비 중. 육안 식별은 하지 못했으나, 인간이 낼 소리가 아닙니다.]

 

룬트프리츠: [일단 교전하게. 적이 다수거나 강력하면 광산 밖으로 후퇴하도록. 본부에 지원 요청 하겠네.]

 

이블린: [넵.]

 

교신이 끝나고 나도 칼을 꺼낸다.

 

그리고 헬멧의 바이저를 내린다.

 

와라!

 

곧 광산의 깊은 곳으로 가는 통로에서 이상한 형체들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이블린: “할!”

 

난 시간을 벌 겸, 석탄 조각에 불을 붙여 던지기 시작했다.

 

몇몇은 피했지만 다들 정신없이 달려오다가 불에 맞고는 날뛴다.

 

아이헨발데: “하아아압!”

 

선배는 기합을 넣으며 칼을 휘두른다.

 

이블린: “선배, 사람의 형체인데요?”

 

아이헨발데: “원래 사람이었던 것들이 변한 것 같다.”

 

궁수: “그러면 광부들도 다 변했다는 거 아니야?”

 

이블린: “여기에 몇 명이나 못 나왔어!”

 

궁수: “200명!”

 

아이헨발데: “씨발. 얘네 근데 별거 없다, 이블린!”

 

선배는 손쉽게 그들을 베었다.

 

선배는 통로를 굳건히 막아선 체 칼을 휘둘렀고, 벌써 10여 명의 사람이 쓰러졌다.

 

‘쿠와와악!’

 

이블린: “젠장할, 선배! 얘네 안 죽어요!”

 

난 땅에 기어다니면서 신음하는 이 괴물의 목을 곧바로 베었다.

 

아이헨발데: “아예 절단을 해야겠네.”

 

선배는 자세를 바꾸어 살덩어리들을 베기 시작한다.

 

은색 롱소드는 무자비하게 목, 사진, 몸을 베면서 마물들을 쓰러트렸다.

 

나도 불을 던지는 것을 그만두고 선배의 옆에 선다.

 

이블린: “선배.”

 

아이헨발데: “왜?”

 

이블린: “뭐, 잘못 건든 것 같은데요.”

 

정신없이 달려오는 마물들을 배면서 너머를 살짝 보니 끝이 없다.

 

이블린: “야, 궁수!”

 

궁수: “옙!”

 

이블린: “나가서 부대원들에게 입구에 방어선 구축하고 기다리라 해. 우리가 시간 좀 끌다 나갈게.”

 

궁수: “으... 넵! 살아나오셔야 합니다.”

 

궁수는 황급히 뛰쳐나간다.

 

시간을 벌여야 한다.

 

대대원들이 방어선만 잘 구축한다면...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마물들이 잘 죽지는 않아도, 그냥 맨몸이니 플레이트 아머는 못 뚫겠지.

 

1대대원들이면 손쉽게 다 썰어버릴 것이다.

 

‘부웅!’

 

아이헨발데: “멍청이들인 줄 알았는데, 곡괭이 휘두를 줄도 아네!”

 

‘팅!’

 

내게도 한 마물이 곡괭이를 휘두르며 덤볐다.

 

지능이 없는 건 아닌가.

 

모종의 이유로 원래 사람에서 마물로 변했는데, 어느정도 능력이 있군.

 

이블린: “선배, 후퇴해요.”

 

아이헨발데: “왜? 이정도야 하루 종일 썰어버릴 수 있잖아? 쫄았어?”

 

이블린: “저야 방어가 확실하지만, 선배는 경무장했잖아요.”

이블린: “어ᄄᅠᇂ게 마물이 되었는지도 모르잖아요!”

 

‘써걱!’

 

선배는 우습다는 듯이 한 번에 두 마리를 베어버리고 입을 연다.

 

아이헨발데: “명색이 제국 최강의 부대인데. 이 정도는 해야지.”

 

이블린: “하.. 항상 제 말을 안 듣는다니까요.”

 

나와 선배는 자세를 고치고 다시 준비한다.

 

‘끼에에엑!’

 

이블린: “옵니다!”

 

‘써걱!’

 

‘부웅!’

 

나와 선배는 침착하게 달려오는 마물들을 한 마리씩 베어냈다.

 

그들이 휘두르는 곡괭이를 방패로 쳐내고 침착하게 피하며, 한 마리씩.

 

다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우워워워!’

 

이블린: “선배! 위험해요!”

 

그때 3m 정도 되보이는 대형 마물이 돌진해왔다.

 

난 선배를 밀쳐내고 방패로 마물 앞을 막아섰다.

 

‘퍽!’

 

나와 마물은 엉킨 체 몇 m를 날아갔다.

 

젠장.

 

너무나 무겁다!

 

이블린: “으윽...”

 

방패위에 쓰러진 마물은 마구 날뛰었다.

 

아이헨발데: “우리 후배님은 놔주라고!!!”

 

‘써걱!’

 

선배는 내게 곧바로 달려와 마물의 목을 베었다.

 

이블린: “고마워요, 선배.”

 

아이헨발데: “그것보다 지금, 우리 입구가 뚫렸다.”

 

선배와 막고 있던 골못에서 벗어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마물들은 골목에서 쏟아나와 온 방향에서 우리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지지직!’

 

그때 통신석이 울렸다.

 

룬테프리츠: [이블린, 아이헨발데! 당장 나와라!]

 

이블린: [네?]

 

룬테프리츠: [총사령부에서 전투 기계를 파견했다! 거길 날려버릴 셈이야!]

 

아이헨발데: “젠장!”

 

나와 선배는 곧바로 뒤돌아 달렸다.

 

전투 기계.

 

엘프들만이 사용하는 강력한 병기.

 

하늘을 날아다니며 붉은 광선을 쏘는 것이 특징이다.

 

나도 반란 전쟁 시절 한 번 본게 다였다.

 

성에 포위되어, 겨우겨우 견디며 농성하고 있을 때, 총사령부에서는 전투 기계를 다시 작동시켜 공포감을 형성할 필요성을 느꼈다.

 

나와 선배는 성벽을 기어 올라오는 반군을 겨우겨우 막아내고 있었는데 급히 성의 영주가 모든 병사는 성벽에서 내려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우리는 죽는구나 하면서 일단 내려갔었다.

 

그때 하늘에서 굉음을 내며 전투 기계가 날아왔다.

 

그들은 붉은 광선으로 성벽과 주변 평지를 그대로 녹였다.

 

30m의 성벽은 그 광선을 맞고는 무너지거나 폭발한 것이 아닌 사라졌다.

 

그런 전투 기계를 파견하다니.

 

마물이 그렇게 위험한가.

 

테란들이 세계를 나누어 지배할떄에는 마물들이 무척이나 많았다고 들었다.

 

하지만 엘프가 강림한 이후에는 마물들을 전투 기계화 전사들을 동원해 전멸시켰다고 들었는데...

 

여튼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전투 기계라면 나의 갑옷이나 방패 따위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부우우우우웅!’

 

전투 기계다.

 

나와 선배가 광산의 입구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 앞에 있던 건 우리를 구원해주었던 장엄한 철덩어리였다.

 

아군이라해도 드는 압도적인 공포.

 

아이헨발데: “달려라! 이블린! 오늘 맥주는 마셔야할 거 아니야!”

 

잠깐 얼어붙은 나를 붙잡고 뛰는 선배.

 

이블린: “오늘은 선배가 사세요!!!”

 

달려야 한다.

 

살아야 한다.

 

선배 곁에 있어야 한다.

 

‘번쩍!’

 

우리 뒤로 따라 달려오던 마물들은 짧은 순간에 모두 사라졌다.

 

전투 기계가 움직인다.

 

‘번쩍!’

 

‘번쩍!’

 

‘쿠르릉! 콰강!’

 

빛이 몇 번 더 번쩍이더니 광산은 완전히 무너진다.

 

이블린: “선배! 위험해요!”

 

광산이 무너지면서 돌들이 날아온다.

 

난 선배의 뒤를 막아 방패를 든다.

 

‘퍽!’

 

으윽.

 

머...

 

머리를 맞았구나.

 

선배.

 

선배는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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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린: “으윽.”

 

하얀 천장.

 

여긴...

 

엘프들의 건물이다.

 

벽돌로 짓는 우리와 달리 이상한 금속을 이용한 엘프들의 건물.

 

엇!

 

이블린: “스타샤 교관님!”

 

스타샤: “오랜만이야, 이블린 병사.”

 

스타샤 교관님은 내전 시절 우리를 이끌던 엘프 사령관이었다.

 

스타샤: “내 소중한 병사가 다쳤다니, 와봤다.”

 

이블린: “음... 멀쩡한 것 같습니다.”

 

‘퍽!’

 

아이헨발데: “뭐가 멀쩡해, 이 년아. 돌을 머리에 정통으로 맞은 주제에.”

 

이블린: “선배! 선배는 다친 데 없죠!”

 

아이헨발데: “부상병 주제에 니 몸이나 챙겨! 다쳤으면 옆에 누워있었겠지, 나도.”

 

스타샤: “여전한 투탁거림이구나, 제군들은.”

 

이블린: “선배는 몸을 너무 막 써서 걱정입니다. 교관님.”

 

아이헨발데: “지는. 넌 나 구한다고 머리로 돌 맞은 애잖아. 아무리 갑옷을 입어도 충격은 그대로 전해진다고!”

 

스타샤: “부상병, 너무 괴롭히지 마라, 아인. 난 이만 가보마.”

 

이블린: “할에게 영광이 있으리!”

 

아이헨발데: “할에게 영광이 있으리!”

 

스타샤: “할에게 영광이 있으리.”

 

경례를 마치고 교관님은 방에서 나가셨다.

 

아이헨발데: “나도 갈 게.”

 

이블린: “으... 가지 마요!”

 

아이헨발데: “왜 갑자기 앙탈이야!”

 

이블린: “으... 맥주나 사줘요.”

 

아이헨발데: “누워서 쉬어! 나중에 사줄게.”

 

이블린: “쳇. 나중에 사줘야 해요.”

 

선배...

 

너무 내 맘을 몰라주신다.

 

그래도 오늘도 지켰으니 괜찮은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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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전투씬 어렵다 ㅠㅠ


얀데레 개화도 서둘러야 하고;;


어렵다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