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오브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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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

" 왜. "

" 너무 일만 하는거 아니에요? "

" 오늘 수업없고, 주말인데 놀러온 사람이 누군데. 그리고 재택근무하는 프로그래머에게 쉬는 건 사치지. "

" 그래도 오빠 영화보는 거 좋아한다고 그래서.. "

" 그래서? "

" 영화 감상하고 감상문 써오는 과제 도와달라고 하려 했단 말이에요.. "



울먹이는 듯한 서현이의 목소리에 나는 노트북에서 손을 떼고, 의자를 돌려 서현일 보았다.



" 흠, 무슨 영화인데? "

" 죽은 시인의 사회에요. "

" .. 우리 때도 그거였는데, 변하지 않는구만. "

" 저기.. 우리 4살 밖에 차이 안나요.. "

" 아, 그랬지 참. 너도 나처럼 일 달고 살아봐, 마감일에 미쳐 일만 한다니까. 날짜도 까먹는다? "



내가 손을 들어 펑 터지는 듯한 움직임을 취하며 말하자, 서현이는 재밌다는 듯 웃었다.



" 알았어, 이거 끝내고 같이 보자. "

" 정말요? "

" 정말. "



서현이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내게 미소를 보여주었고, 그런 서현일 보며 나 또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일이 끝나고, 서현이와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쓰는 걸 도와주었다. 그러고나니 시간은 어느새 해가 넘어갈 때가 되었고, 주방으로 가 팬케이크를 구워 서현이에게 대접했다.



" 오빠, 의외에요. "

" 뭐가? "

" 요리 못할 거 같이 생겼는데. "

" 그거 욕이야, 칭찬이야? "

" 생각하기 나름일걸요? "

" 그게 뭐야.. "



시무룩 해 하는 모습에 서현이는 방긋 웃었고, 그런 시현이를 보며 덩달아 웃었다.



" 오빠, 오빠 좀 달라진거 알아요? "

" 음? 내가? "

" 네. 전에는 막 되게 표정이 우울했는데, 지금은 좀 많이 밝아진 거 같아요. 많이 웃기도 웃고. "

" 어쩌면 서현이 네 덕분일지도 모르겠네. "

" 네? 제 덕분이라구요? "

" 응. 나는 그렇게 생각해. 음.. 이런 말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널 가르치면서.. 여자친구에게서 볼 수 없었던 해맑은 미소를 봐서 그런거 같아. "

" 음, 그렇구나. "



짧게 대답을 하고선 잠시 뭔가 생각을 하다 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 그럼 혹시.. 절 여자로 생각하신 건..? "

" 아냐, 아냐! 내가 미쳤다고.. 넌 고등학생이고 난 대학생이야.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스승과 제자사이지. "

" 옆집 오빠와 동생 사이도 되는걸요. "

" 어.. 음.. 어쨌든,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그리고 난 네가 네 또래 나이의 남자친구를 사귀었음 좋겠는 걸. "

" .. 그렇구나. "



한 박자 늦은 대답과 조금 낮아진 목소리 톤, 뭔가 맘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파고들면 사실을 알아 낼 것 같았으나, 그러지 않았다.

팬케이크를 먹고나서 서현이는 한동안 말없이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서현이가 돌아가자마자, 핸드폰 밸소리가 울렸다. 나는 핸드폰을 집어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 여, 수혁아. "

" 주유? "

" 어어, 나 한주유야. "

" 와, 오랜만이다.. 어떻게 지내냐? "

" 나 뭐.. 바쁘게 지내지. 그나저나, 너 내일 모레에 시간 되냐? "

" 어? 어. 되긴 되는데 왜? "

" 오랜만이기도 하고해서 술 먹자고. "

" 술 좋지. 제대로 각잡고 마신게 언젠가 싶다.. "

" 크크, 이 형님이 살거니까. 몸뚱아리만 갖고 오셔. "

" 네에네에 알겠습니다~ 그럼, 그 때 연락해. "



그렇게 말하곤 전화를 끊었다.

아무래도, 모레에는 아르바이트와 서현이의 과외를 하루 쉬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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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약속을 잡은 다음날. 즉, 어제 잠시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었다. 하지만 거샌 소나기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지 못하고, 저녁에 비를 쫄딱 맞으며 그냥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 결과..




" 후아.. 후아.. 미친, 38.7도.. "


39도를 웃도는 고열에 나는 체온계로 온도를 확인하자마자, 침대 위로 쓰러졌다.

아무래도 감기 몸살인듯 싶었다. 우산 사기 귀찮다고 그 거리를 그냥 뛰어서 집에 오다니, 멍청한 짓이였다.

더군다나 요 며칠 일에만 신경썼으니, 몸살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지이잉- 지이잉-



핸드폰 진동소리에 끙끙거리며 힘겹게 손을 뻗어 전화를 받았다.



" 읏, 으으.. 여보세요.. "

" 야, 수혁아. 오늘 저녁 술자리 나올- "

" 아니.. 못 갈거 같다.. 미안.."



할말만 해버리고 전화를 끊었다. 그정도로 정신이 몽롱해졌기 때문에 나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쓰고 눈을 감았다.



' 아, 잠시만.. 아르바이트 못나간다고 말 해야.. '



다시 손을 움직여 핸드폰을 집어들어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아파서 못나갈거 같다고 말했다. 워낙 성격이 좋으신 사장님은 이번주 푹 쉬고 오라고 말씀하셨다. 그런 사장님께 감사하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 킁.. 으으, 다음은 서현이.. "



서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오빠? "

" 어.. 서현아.. 오늘 과외는 못할거 같아.. "

" 왜요? "

" 내가 너무 아파서 그래.. "

" 아프다고요!? "

" 응.. 그러니까, 모레.. 여보세요..? "



갑작스레 끊긴 전화에 나는 다시 걸려고 했으나, 얼마안가 현관문 밖에서 들리는 쿠당탕 소리와 초인종 소리에 무슨 상황인지 대충 짐작 할 수 있었다.


힘겹게 현관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복도에는 얼굴이 새빨게진 채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서현이가 있었다.

서현이는 숨도 돌리지 않고 내 이마에 손을 뻗었다.



" 하아, 하아.. 어디 한번 봐요. 읏.. 뜨거워.. "

" 그러니까.. 수업은 모레 이어서 하자.. 내일도 안될 거 같거든.. "

" 지금 수업이 중요해요?! 오빠가.. 오빠가 아픈데.. "

" 으.. 들어와서 간호해주겠다거나 그런 말 하지마.. 너까지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

" 아무래도 좋아요! 오빠가 아픈 건 보기 싫어요.. "

" 안돼, 얼른 가.. 옮으면 어머님께 혼난단 말야, 어서.. "

" 하지만.. "

" 그리고 죽을 병도 아니고.. "



울상이 되어가는 서현이를 밀어내며 현관문을 닫았다. 서현이에겐 미안하지만, 어른인 나도 힘들어하는데 너는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돌려보냈다.

몸를 돌려 침대로 향하려고 했으나, 방으로 가긴 멀었기에 거실의 소파에 누워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아파서 그런지 부모님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부모님 생각도 잠시, 시크하게 내 말을 받아쳐주던 유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헤어지자는 말에 지그시 바라봐주던 예쁜 얼굴..



' 으.. 아프다지만 유나가 보고 싶다니.. '



고갤 가로젓고는 떠올리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유나가 더욱 더 보고 싶어져만 갔다.

그렇게 머리속에 유나의 얼굴을 떠올리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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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으으으.. "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줄 알았다. 물론 열은 내렸지만 극심한 두통이 찾아와 머리를 광광 울려댔다.



" 끄으.. 얼마나 잔거지.. 어, 내가 물수건을 이마에 올렸었나.. "



소파에서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테이블엔 물이 담긴 대야가 있었고, 주방엔 어떤 여자가 있었다.



" 누구.. "

" 아, 일어났구나. 괜찮아? "



흐릿하지만 은은한 적갈빛의 C컬의 단발머리, 검은색 초커, 달콤하면서도 상냥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유나였다.



" 유나?! 네가 왜 여기 있는거야..!? "

" 음? 주유에게 들었어. 너 아픈것 같다길래.. 너 혼자 끙끙 앓고 있을까봐 왔지. "

" 뭐..? 헛소리 하지말고 빨리 나ㄱ.. 윽.. "



두통과 함께 다시 열이 나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소파에 주저 앉았다. 유나가 다가와 괜찮냐고 물으며 나를 눕혔다. 그리곤 수건을 다시 적셔 내 이마에 올렸다.



" 많이 안좋은 거 같아.. 곧 있으면 죽 완성되니까, 그거 먹고 약 먹자. 알았지? "

" 끅.. 으으.. "



유나의 말에 간신히 고갤 끄덕이며 눈을 감았다.


내가 눈을 다시 떴을 때는 유나가 의자에 앉은채 내곁에 엎드려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열은 아까보다 내렸고, 이따금 찾아오는 두통을 빼면 몸은 괜찮아 진 것 같았다. 유나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슬며시 침대에서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움직이는 기척에 유나는 눈을 떴고, 상냥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 일어났어? 몸은 어때, 괜찮아? "

" 으응.. 두통만 빼고.. "

" 그래? 그럼 잠깐만. "



방을 나감 유나는 잠시 뒤에 트레이에 죽 한 그릇과 약, 그리고 물 한 컵을 가져왔다.



" 어.. 전복죽..? 전복 비싸잖아.. "

" 비싼지 않아. 그리고 네가 빨리 낫는게 내겐 중요해. "



약간 격해진 목소리. 내가 아는 유나가 맞나 싶었다. 내가 아는 유나는 차가움 그 자체였기에, 내가 무슨 소릴 하건 무표정에 항상 똑같은 목소리 톤으로 대답했었다.

분명 그랬는데....



" 혼자 먹기엔 많이 불편하지? 내가 먹여줄게. 아 해. 아~ "

" 아냐, 혼자서 먹을 수 있어.. "

" 아~ "

" 내가 먹을 수 있다니까.. 헤어진 마당에 왜 이러는 거ㅇ- "

" 아. "

" .. 아 "



내가 입을벌리자, 그제서야 웃으며 죽을 뜬 숟가락을 내 입안에 집어 넣는 유나였다.



" 잘 먹네~ "

" 어린애 취급하는거야..? "

" 아프니까, 환자잖아? "


그게 무슨 소리야? 환자는 어린애 취급해도 된다는 거야 뭐야?

한번 떠 먹여주곤 끝날 줄 알았으나, 내가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유나는 계속 떠먹여주었다. 그릇을 다비우고 나서는 내게 약을 주며 물과 함께 삼키라고 했다.


" 약 조금 강한거라서, 조금 있음 눈꺼풀이 무거워 질거야. "

" 아, 응.. 근데, 내가 아프단건 어떻게 안거.. "

" 주유에게 들었어. 사실 오늘 술 자리.. 내가 주유에게 부탁해서 너 불러달라고 한거야. 내 연락은 받지 않을거란거 알고 있었으니까.. "

" 뭐..? "


내 물음에 대답하듯 내 손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 수혁아, 우리 다시 시작하자.. 나, 너랑 헤어지고 나서 네 생각 밖에 나지 않았어. 일상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로.. 나 정말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네가 내 유일한 따뜻한 햇살이였다는 걸.. 내가 잘못했어. 내가 더 잘할게.. "

" 아니, 난 더 이상 네게 마음 없어.. 친구사이로 지내는 거자면 알겠다고 했겠지만.. 아무튼, 이만 돌아가 줬음 해.. "



내가 유나의 손을 뿌리치고 침대에서 벗어나려고 했으나, 유나는 되려 손을 꽉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그러지 말라는 듯 고갤 가로저었다.

유나가 딱딱하던 그 분위기에서 벗어나 확실히 감정적으로 변했다는 건 알았다. 하지만 나는 유나에 대해 사랑이 식었고, 더 이상 사랑하라고 해도 사랑을 줄 자신이 없었다. 그랬기에 나는 유나의 말에 나는 긍정의 대답을 줄 수 없었다.



" 제발.. 수혁아 제발.. "



하지만 유나가 이렇게 감정적으로 호소 하니..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딩동- 딩동-



갑작스레 들려오는 초인종소리, 자신이 나가겠다는 유나를 뿌리치고 나는 힘겹게 몸을 옮겨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



" 누구세ㅇ.. "

" 오빠. 걱정되니까 들어갈게요. "

" 내가 오지 말라고 했는ㄷ- "

" 동의 구한거 아니니까, 들어가겠다구요. "

" 안된다니ㄲ- "




" 누구길래 그러는거야? "

" .. 안에 누가 있어요? "




동시에 겹쳐버린 목소리, 순간 뇌가 제기능을 멈춘듯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고. 덩달아 행동도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



뭐가 그리 찔렸던 걸까. 서현이에게 전 여친이 와서 나를 보살펴 주는 게 찔렸던 걸까, 아님 고등학생인 서현이와 다정한 사이인 걸 유나에게 들키는데 찔렸던 걸까?

아니, 애초에 왜 내가 떨고 있어야 하는거지?

서현이든 유나든 아무사이 아닌데.




서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유나를 보고서 한동안 말이 없다가 내게 조곤조곤 물었다.



' 헤어졌다고 했잖아요. '

' 아까 너 보내고 아파서 잠깐 자고 일어나니까 들어와있었어.. '

" 둘이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사이좋게 하는거야? "



유나에게 고갤 돌리자, 유나는 초점하나 없는 흐릿한 눈으로 나와 서현일 보고 있었다.



" 박수혁.. 난 네가 보고 싶어서.. 다시 만나고 싶어서.. 너랑 헤어지고 나서 일이든 공부든 손에 잡히지 않아서 무기력하게 있었는데.. 그새 다른 년을 만나..? "

"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하는 거ㅇ- "

" 그러게, 언니가 잘하셨어야죠. "

" 뭐..? "

" 언니가 애정표현이든 감정표현이든 했었더라면 헤어지지 않았을거라구요. 알아요? "

".. 수혁아, 나 그건 할말 없지만.. 그날 네가 본건.. "

" 그날 본건 뭐..? 정략 결혼? 뭐 이런거야..? 있잖아, 유나야.. 뭘 단단히 착각해도 잘못 착각한 거 같은데.. 넌 애초에 날 사랑하기는 했었어..? 아니잖아.. "

" 아니야! 사랑했었어! 사랑했었다고! "

" 그럼 정략 결혼을 왜 말하지 않았던 거야..? "

" 그, 그건.. "



서현이는 내 옆에 조금 더 붙어서 내 옷깃을 꽉 쥐어잡고는 유나에게 소리쳤다.



" 오빠 아프니까, 그만 나가요. 언니 때문에 오빠 더 아픈 거 같거든요? "

" .. 년 "

" 뭐라구요..? "

" 씨발년.. 그 자리는 내 자리인데, 수혁이 옆에 달라붙어서.. "



유나는 화가 굉장히 많이 난 듯, 짐을 챙겼고 현관으로 향했다. 그러다 발걸음을 돌려 내게 오더니, 내 목덜미를 자신의 손으로 휘감고선 딥키스를 했다.

서로의 입을 뗐을땐 실처럼 타액이 가늘게 늘어졌다.



" 수혁아, 아픈데.. 몸 조심해.. 더 이상 만나지 않을거라 생각하겠지만, 곧 너도 학교 나와야지. 출석이 아슬아슬할텐데? "

" 윽.. "

" 그럼, 강의실에서 보자? "



그렇게 말하며 신발을 신고선 집에서 나간 유나였다.

내가 다리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 앉자, 서현이는 나를 붙잡고 소파로 데려가 앉혔다.



" 저, 오빠.. "

" .. 미안해, 이번주 그냥 통째로 쉬어도 될까..? 이번주는 그냥 혼자 있고 싶어. "

" 앗, 네.. "

" 고마워, 서현아.. 매번 고맙다는 말만 하고.. 어서 올라가, 어머님 걱정하시겠다.. "

" .. 그럼, 몸 조리 잘하셔야해요..? "

" 응, 걱정마.. "



신발을 신고 집에서 나가는 서현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리곤 곧바로 그 자리에 누워, 복잡한 머리를 조금씩 조금씩 식혀나갔다.

아직도 열과 두통이 심했지만, 그것들이 내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는 걸 방해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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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있잖아.. "

" 아, 미안해.. 나 오늘 어디 들러야할 곳이 있어서.. "

" 그래? 그럼 잘가, 서현아. 내일 봐~ "

" 응응, 내일 봐. "



서현이는 친구와 집으로 가다, 헤어지고선 집으로 가지 않고 대형 화장품 가게로 향했다.

여자애들 끼리 모여서 화장품을 사러오기도 하지만, 남녀커플이 50개가 든 콘돔 박스를 사러 종종오기도 한다.


평소라면 화장품을 고르고 있었겠지만, 어째선지 오늘은 콘돔이 있는 코너에서 초박형 콘돔한 박스를 집어들었다.



' .. 빼앗기긴 싫어.. 나 이제 오빠 아니면 안될 거 같으니까. 오빠를 버린 여자에게 빼앗길 순 없으니까.. 여차하면.. '



그렇게 생각하며 계산대로 향하는 서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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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서현이가 먼저 되려나.


물론 강의 들으러 나가면, 유나를 필연적으로 만나야하니..


전여친이랑 조별과제 한 조가 되는 것만큼 굉장히 껄끄러운 건 없을거야, 그치?


그리고 어느 순간에 다다르었을때, 유나와 서현이를 얀붕이들에게 물을거야. 그걸로 엔딩루트 만들거니까 알아서 하셔.

어느 쪽을 고르든,



둘다 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