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플레잉의 그녀 (3)

 

 

 

한동안 그 아이한테서 연락이 없었다.

 

이제 날 놔준 걸지도 모른다. 더 괜찮은 남자를 찾아서 갈아탄 걸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교도소에 끌려가지만 않으면 장땡이다.

 

“어쨌든 모처럼 맛있는 거라도 시켜먹을까!”


그 순간, 문자가 왔다. 보낸 사람은 그 아이였고, 내용은 심플했다.

 

오늘 오후 6시까지 집으로 올 것. 나는 보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하는 건 좋은데 이쪽은 진짜 끌려갈지도 모른다고…….”

 

벽한테 하소연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나.

 

나는 옷을 챙겨 입고 그 아이의 집으로 향했다.

 

 

 

 

 

 

 

*****

 

 

 

 

 

 

 

“늦었어요.”

“지금 오후 6시 정각인데?”

“5분 전에 도착했어야죠. 사회인이 그 정도 매너도 몰라요?”


그거 참 미안하게 됐네. 이렇게 대꾸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나저나 요즘 안 불렀잖아. 무슨 일 있었어?”

“당신 문제 아니니까 신경 끄시죠.”


“그냥 물어본 거잖아. 대답 못 할 문제면-”


“시험이요. 전 아저씨처럼 한가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아, 그러고 보니 벌써 그럴 때구나. 난 이 녀석이 학생이라는 걸 종종 까먹곤 했다.

 

“설마 풀려난 줄 알고 좋아했어요?”

뜨끔. 나는 바로 시선을 돌렸다.

 

“……미리 말해두지만 아저씨가 제 손아귀에서 풀려날 일은 없어요.”

“왜!?”


“제 비밀을 알고 있잖아요. 입막음은 해야죠.”


뭐야 그거 무서워! 농담이겠지? 제발 농담이라고 해줘!


“농담 아니에요.”

“그것도 농담에 포함된 거라고 해줘…….”


“얼른 가위 바위 보나 하죠.”


아, 그거. 누가 ‘공’인지 정하는 거였나. 나는 보자기를 냈고, 여자애는 가위를 냈다.

 

“오늘은 제가 공이군요.”


“저기, 부탁인데 BDSM이나 그런 건 빼줘? 너무 하드한 건 감당 못 해.”

 

“제가 아저씨한테 박는 건 있는데요.”


“그런 거! 그래, 그런 거 말이야! 누구 기저귀 채울 일 있어!?”


“아기 플레이라……아니, 나이가 너무 많지…….”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여자애가 다트를 들고, 다트판을 향해 휙 던졌다.

 

검은색 5. 이번엔 또 무슨 플레이를 하는 건가.

 

“으음…….”

“왜? 설마 진짜로 딜도에 박히는 건 아니겠지?”


“아뇨. 그나저나 술, 잘 마시나요?”


“술? 그럭저럭 마셔. 남들만큼은.”


“잘 됐네요. 오늘 할 플레이가 그거거든요.”


여자애가 냉장고를 열더니 자주 보던 그 초록색 병을 잔뜩 꺼냈다.

 

“잠깐! 너 인마 미성년자잖아! 왜 집에 술이 있는 건데!”


“돈만 있으면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리 그래도…….”


“술보다도 저희가 이러고 있다는 게 더 문제란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그건 그렇지만! 여자애가 술병을 까서 술잔에 따랐다.

 

“오늘 할 플레이는 여상사가 남자 직원을 술에 취하게 만든 다음 덮치는 겁니다.”


“잠깐, 그럼 내가 직원 쪽이야?”


“그런 셈이죠. 옷은 금방 갈아입고 올 테니까 술상이나 준비하세요.”


진짜 할 셈이냐……여자애가 방에 들어간 동안, 나는 술상을 준비했다.

 

미성년자랑 술을 마시라니, 지금 이러고 있는 것도 범죄인데 점점 질이 나빠지는 것 같다.

 

“준비 끝났어요. 자, 제 부하 직원처럼 아부하시죠.”


“옷 잘 어울리네.”


“당연한 사실을 말할 필욘 없어요.”


타이트한 셔츠와 치마, 검은 스타킹. 게다가 어디서 구한 건지 목에 거는 사원 증까지 있었다.

 

오피스 레이디. 굉장히 메이저한 취향이고 나도 좋아하는 편이다.

 

“근데 너 술 마셔본 적 있어? 주량은?”

“몰라요.”


“……혹시 몰라서 하는 말인데 너무 취한 거 같으면 중단한다.”


“당신보단 많이 마시겠죠. 자, 시작하죠.”


나보다 10살은 어린 여자애가 상사라니, 실제였다면 자괴감에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자, 여기 한 잔 따라드릴게요.”

“고마워.”


나는 여자애의 술잔에 소주를 따라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걸 원샷했다.

 

“켁!?”

 

아아, 처음 마시는데 원샷을 해버리니 그러지. 그것도 맥주도 아닌 소주를 원샷하다니.


“……지금이라도 그만둘래?”


“연기나 계속 하세요.”


나는 술을 더 따라주었다. 그리고 나도 한 잔 따랐다.

 

“요즘 일은 어때?”


“덕분에 적응 많이 했습니다. 제가 일머리가 없어서 배우는데 애먹었죠.”


“그거야 신입이니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오오, 생각보다 잘 하는데. 역시 이 녀석 연기에 소질 있다.

 

“선배님은 남자 친구가 있으시죠?”

“없는데. 넌?”


“옛날에 헤어지고 벌써 몇 년이나 솔로죠. 이젠 별 생각 없어요.”

“아직 젊잖아. 너무 빨리 포기하는 거 아냐?”


“먹고 살기 바쁘잖아요. 어쩔 수 없죠.”


나는 술을 들이켰다. 생각해보니 누구랑 술 마셔본 것도 오랜만이었다.

 

“일이 힘들지?”


“원래 그런 거잖아요. 적응하면 괜찮아요.”


“힘들면 말해도 돼. 들어주는 것 정돈 할 수 있어.”


“그래요? 그럼…….”


나는 한 잔 더 마셨다. 너무 빨리 취하진 말아야 할 텐데.

 

“그, 보시다시피 전 그다지 성실한 놈이 아니에요. 어릴 적엔 사고뭉치였죠.”


“흐음.”


“한참 싸움에 미쳐가지고 온 학교를 들쑤시고 다닌 적도 있었죠. 그런 놈들이랑 놀다가

 

경찰서에 끌려간 건 셀 수도 없고 몇 번은 유치장 신세도 졌어요. 하, 왜 그렇게 살았는지.”

 

“지금은 잘 하고 있잖아?”


“결국 대학교도 못 갔는데요. 공장에서 하루하루 고생만 하고 급여는 쥐꼬리만 하고…….”


“그래, 그래. 열심히 했구나. 잘 했어.”


그녀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이건……기분이 묘했다.

 

“지금은 다 털어냈어요. 자, 건배!”


“건배.”


그리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

 

 

 

 

 

 

 

 

“히끅.”

 

지금 몇 시지? 시계는 오후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는데…….


“이제 그만 마시자…….”


“나 아직 더 마실 수 있어! 내가 고작 이 정도로…….”

 

완전 제대로 취했네. 나는 여자애를 번쩍 들어 올린 후 침실로 갔다.

 

“안 취했다니까아…….”

“너 다음부턴 술 마시지 마라.”


나는 그녀를 침대에 눕혀주었다. 하여간 술도 못 마시면서 객기는 왜 부리는 거야.

 

“오늘은 그냥 돌아갈게.”


“뭐!? 야, 아직 하지도 않았는데 어딜 간다는 거야……!”


“지금 네 상태로?”


“시끄러!”

 

“우왁!?”


여자애가 내 옷을 붙잡고 늘어졌다. 난 침대로 넘어졌고, 그녀가 내 허리를 다리로 감쌌다.

 

“어딜 도망치려고……나 안 취했어. 보여줄까?”


그녀가 내게 키스했다. 혀가 내 안에서 춤췄다. 마치 유쾌한 탭댄스를 추듯.

 

“푸흣- 술 냄새도 안 나잖아. 후-욱, 후우웃, 푸헷…….”

 

아니, 술 냄새 장난 아닌데. 100% 취했잖아. 그나저나 뭐 이리 능숙한 거야.

 

“생각해보니까 이거 첫 키스 같은데……아아, 못난 아저씨한테 줘버렸다.”


“네가 했잖아.”


“상관없나? 혀나 내밀어. 베에…….”


내 혀를 동글동글 핥더니, 이번엔 침을 뱉어 마시게 했다.

 

평소의 그 차가운 표정만 보다가 멍하게 풀린 얼굴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무엇보다 가슴이 눌려서 닿는 감촉이 좋았다. 커다란 쿠션을 깔고 누운 기분이었다.

 

“뭐야, 그 얼굴은. 아저씨도 해보지 그래?”

“오늘은 네가 공이라며.”


“그딴 건 솽관없으니까 을른 해!”

 

진짜 제멋대로네. 내일 술에서 깨면 살해당하는 거 아닐까…….

 

하지만 거의 늘 그렇듯, 본능은 이성을 이기는 법이다.

 

나는 그녀에게 키스했다. 천박하고 거칠게, 혀를 추잡하게 빨며.

 

“츄프읍, 츄우……혀, 더 내밀엇……응, 푸헷…….”


“아 감질나……아저씨, 바지 벗어.”


명령대로 해야지. 바지를 벗자 그녀가 다리를 더 힘껏 조였다.

 

……얘 진짜 여고생 맞아? 각력이 나보다 좋은 것 같다. 의외로 운동파인가.

 

“자지 진짜 존나 크네……아저씨 사실 흑인 아냐?”


“내가 아는 한 한국인 맞아.”


“거짓말하지 마, 아저씬 흑인이야! 그걸로 쑤시면 나도 다른 여자들처럼 홍콩 가는 거야? 

 

야동에서 ‘자지 없으면 못 살아요.’하는 여자들처럼 되나?”

 

“현실에서 그게 돼? 애초에 삽입 안 할-”

 

“해도 돼.”

 

그녀가 셔츠 단추를 풀자, 그 커다란 가슴이 출렁-하고 흘러나왔다.

 

“취했으니까 내일 아침에 기억도 못 할 거야. 지금 아니면 언제 나랑 떡쳐보겠어?”

“…….”

 

“나 같은 개변태가 고작 손가락으로 만족할 리 없잖아. 아저씨가 집에 가면 나 혼자

 

존-나 큰 딜도로 보지 퍽퍽 쑤시면서 달랬다고. 이젠 평범한 자위론 만족 못 한단 말이야.”

 

“콘돔도 없어.”

 

“아저씨 왜 이렇게 쫄보야? 사실 섹스 존나 못해서 그런 거지? 자지만 크고 섹스는 못하면

 

그냥 묶어놓고 딜도로 쓰는 게 낫겠다. 바깥에다 싸면 되잖아, 그냥……해버려.”

 

손가락으로 팬티를 치우면서 그런 말을 하면, 대체 어느 남자가 참을 수 있단 말이냐.

 

이건 진짜 미친 짓이다.

 

“응홋……!?”

 

저항은 없었다. 마치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것처럼 자지가 쏘옥 들어갔다.

 

“진짜앗, 넣었네? 흐히히, 아저씨한테 처녀 줘버렸다-”


생으로 넣는 건 나도 처음이라 느낌이 색달랐다.

 

점막과 점막이 닿아 끈적거렸고, 데일 정도로 안은 뜨거웠다. 애액이 줄줄 흘러

 

끈덕끈덕할 정도였다. 지금까지 섹스한 그 모든 어떤 여자보다도 좋다.

 

“넣자마자 쌀 것 같아…….”


“지랄하지 말고 얼른 자지 움직여. 아저씨가 할 줄 아는 건 그게 다잖아?”


“너 자꾸 도발하지 마라. 화낸다.”


“아저씨 같은 호구가 화내봤자 하나도 안 무서워. 꼬우면 자지로 혼쭐내보던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나는 단숨에 끝까지 안에 넣었고, 여자애가 이상한 소리를 냈다.

 

“흐으응- 옷, 으옷……자지 진짜 존나 크네……앗…….”


찌걱, 찌걱, 퍼억, 퍼억- 내 허리놀림에 맞춰 그녀가 신음을 흘렸다.

 

“읏, 앗, 너무, 세, 조금 살, 사알…….”

 

“그렇게 나쁘진 않지?”

“고작 이 정도론 내 딜도만도 못 한데? 더 열심……히잇, 해봐.”


그렇게 나오신다 이거지? 나는 있는 힘껏 허리를 흔들며 체중으로 압박했다.

 

처음엔 아픈 듯 새어나오던 신음이 점점 쾌락에 젖어 내지르는 교성으로 바뀌었다.

 

“쟈짓, 후-웃, 후-읏, 그거, 그마안……자지 팡팡 그만햇……!”


“야, 잠깐만……나 슬슬 쌀 것 같은데. 다리 빼.”


그러나 내가 말하자마자 그녀가 씩 웃으며 다리를 더 꼬옥 조였다.

 

“무, 뭐하는 거야?”


“됐으니까 안에다 지려버려, 아저씨…….”


그건 진짜 위험하다고- 나는 달아나려 애썼지만, 이미 힘을 다 써버려서 풀 수 없었다. 

 

만약 임신시키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진짜 죽는 거 아냐?


그 순간, 그녀가 내 목에 팔을 감쌌다.

 

“다 내가, 책임, 질 테니까……앙……자지즙 뷰루룩하고 싸버려…….”


“그건 안 된다니까, 아……으앗……!”


“하나, 둘. 하나, 둘.…….”


난 할 수 있다. 참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녀가 내게 키스했고- 나는 끈을 놓았다.

 

뷰륫, 뷰루루룩, 뷰루루루룻…….

 

“정자, 나온닷……아저씨의 더러운 정자, 내 자궁에 온다앙…….”


퓨루루루……븃, 뷰룻, 뷰루룻…….

 

“푸흐읍, 하엣……혀 더 내밀엇……아저씨 자지 짜내버릴 거얏……정자 더 내놔…….”


그 상태로, 우린 5분 동안 서로를 껴안은 상태로 여운을 즐겼다.

 

자지를 뽑자 몇 주나 참았던 누르스름하고 진득진득한 정자가 뷰릇, 뷰룻하고 새어나왔다.

 

“하아……하……보지, 좀 아픈데요…….”


“하얗게 불태웠어, 진짜로.”


나이가 나이니 이젠 체력이 달린다. 내가 쉬려고 하자, 그녀가 다리로 날 붙잡았다.

 

“어디 가? 이제 겨우 한 번 쌌는데.”

 

“네?”


“나 아직 더 할 수 있으니까 빨리 자지 세워.”


“기, 기다려. 나 방금 사정했다고. 앞으로 몇 시간은 못 한단 말이야!”

 

“신고당하고 교도소로 갈래요, 아니면 저랑 섹스 더 할까요?”


“사, 살려줘!”


그리고 내 기억은 거기서 끊겼다.

 

 

 

 

 

 

 

 

 

*****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머리도 아프고 자지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다.

 

“야, 일어나.”

 

“켁!”


누군가 날 발로 차 침대에서 떨어트렸다. 그 아이였다.

 

“누구 멋대로 안에 사정한 거죠? 미쳤어요? 진짜 교도소 한 번 가볼래요?”

 

“네가 하라며! 난 명령대로 한 거야!”


“보나마나 금발 태닝 양아치처럼 절 말로 꼬신 거겠죠.”

“금발도 아니고 태닝도 안 했어. 양아치는 이제 아냐! 너야말로 날 죽일 뻔-”

 

“좀 닥쳐요.”


어라?

 

얘, 평소랑 표정이 좀 다르다. 더 개운하고 상쾌해보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잔뜩 즐기신 모양이네.”

 

“…….”


“다음엔 콘돔 써라?”

 

“……이제 진짜 닥치세요. 부끄러워 죽을 것 같으니까.”


이 녀석이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다니.

 

세상사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밀가루와 고기 없이 죽과 이온음료, 계란+바나나만으로 버티고 있다.

약을 먹고 주사도 맞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는데 안 낫는다.

시발 살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