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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쿨럭!”
무너진 걸물의 잔해 위망신창이특히 범이게게 베인 오른 다리가 반쯤 덜렁거리는 상태가 된 수아가 피투성이가 된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이런 미친...”
그저 잔해더미를 허무하게 바라보며 욕했다.

이런 미친 짓을 하며 자신의 다리를 벤 범이는 그 직후 잔해들에 묻혀 생매장 되어버렸다.

정말로이런 짓을 어떻게 할 수 있는거야...”

그녀도 자신이 상당히 어긋난 것을 알았지만 그런 그녀도 범이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확실하게 적을 공격할수 있다해도 자신이 거기에 휘말려 죽어버리면 결국 무슨 상관인가.

그녀는 범이라는 괴물을 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다.

덜컥.

“...?”

그때잔해 위쪽의 돌이 흔들렸다.

덜컥.

또 움직였다.

설마...”

그럴 리가 없다.

그 높이에서 그 많은 잔해들에게 뒤집혀서 살아남았을 리가 없다.

아니 살아남았다 해도 자력으로 탈출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분명 자신 이상으로 사지가 콘크리트 잔해에 찍혀 뜯겨나가거나 최고 비틀린다.

아니 정말 기적 중에 기적으로 온 몸이 멀쩡한 상태라 할지라도 잔해들을 함부로 건들면 그대로 무너져 죽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가 저기것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럴 터다.

그런데

덜컥

잔해는

덜컥덜컥!

움직이는 것인가

덜컥덜컥덜컥!

그럴 리가…지가 무슨 예수님도 아니고!”
하지만 그런 그녀의 외침에 무색하게

!

잔해 사이에 솟아오르는 날이 꺾인 나이프.

그리고 그걸 쥔 손.

마치 영화에서 좀비혹은 봉인된 거인이 튀어나오듯이먼저 나온 손으로 땅을 짚고 점점 올라오는 육체.

팔이 점점 올라오고 이어서 들어나는 어깨그리고 머리.

후우진짜로 뒈질 뻔 했네.”

이윽고 남은 손도 뻗어 두 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빼는 괴물.

분명히 지금이 그를 죽이기 최고의 타이밍.

그러나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

빈틈투성이에 문자 그대로 피와 먼지로 가득한 걸래짝이 된 빈틈투성이의 소년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아까 그녀가 잔해의 덜썩임을 부정하면서 상상한 여러 기적.

놀랍게도 범에겐 그녀가 있을 리가 없을 거라 망상으로 치부한 기적 중그 어느 것도 받지 못했다.

그녀가 처음에 말한 대로 다리 빼곤 비교적 멀쩡한 그녀와 다르게 정말로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범.

어후관절이 어째 다나간 것같은디...”

대체 어떻게 그 곳에서...”

안 도망쳤냐기습을 안 해오기에 뒈졌거나 도망 쳤을거라 생각했는데.”

대체 어떻게 살아있는 거야?! 왜 움직일 수 있는 건데당신 말대로 당신 지금 관절이 다 망가졌어중환자실에 실려가도 이상하지 않다고!”

겁나 땍땍거리네... 존댓말은 어따 버렸냐?”
잔뜩 흥분하며 외친 자신의 고함을 무시하며 부러진 팔을 어떻게든 움직여보는 범.

그의 표정에서 숨길 수 없는 고통이 엿보였고 그것이 그녀의 공포를 더욱 부추겼다.

“...오지마.”

뭘 오지마래튀라니까 안 튀어놓고.”

오지마왜 살아있는 거야왜 살아있는 건데!”

그녀는 죽음으로써 타인과의 관계를 쌓아왔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인생관을 부정하겠다는 듯이 죽지 않는 범.

고정되지 않는죽일 수 없는.

지금까지 타인에 대한 공포로 살인으로 얼버무려왔던 그녀에게 더 없이 두려워하는 존재가 바로 죽지 않는 존재범이었다.

자신이 틀렸다고 일침하듯살아있는 범이에게 그녀는 뒷걸음질을 치려했으나 그녀의 다리는 망가져있었고 꼴사납게 기어갈 수밖에 없었다.

뭐야도망치네이 년이 처음부터 도망칠 것이지이미 늦었어.”

으아아으아!”

이제는 언어조차 아닌 비명을 지르며 수아는 나이프를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목표없이 그저 허우적대긴 했으나 그녀는 나이프를 잡은 지 어언 10년이 되어갔고 그 허우적 거림 조차도 사람을 깊게 벨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범이는 그녀에게 조금도 망설임 없이 두 칼을 들로 달려들었다.

냉정을 잃긴 했으나 프로 킬러였던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범이를 목표로 포착했고 그녀의 칼질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범이는 왼손의 나이프로 그녀의 칼을 튕겨내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그의 양 팔은 현재 불구가 되기 직전이라 제대로 반응할 수 없었고 혀를 차며 팔을 올리자그녀의 나이프가 그의 어깨 깊숙이에 박혔다.

으아아악?!!! 씨발!”
“...?!”

범이가 고통으로 욕 섞인 비명을 질렀으나 수아가 놀란 것은 그가 일부로 어깨를 칼에 댔다는 것이었다.

잊고 있었지만 그녀의 칼엔 곰도 졸도시키는 마비약이 담긴 상태.

스쳐도 위험한 걸 어깨 깊숙이 찔린 범은 크게 비틀거렸지만,

그래저 눈저 눈이 제일 두려웠고...아름다웠어...’

오직 범이의다른 감정 전부 다 배제하고 오직 살()에 대한 집착과 생()에 대한 망집 두 개만이 섞인 더 없이 소름끼치고 순수한 눈.

5년 전 그녀를 굴복시키고매료시켰던 눈만큼은 여전히 한 점 흐려지지 않고 자신을 주시했다.

마치 망자의 혼을 잡으러 온 사신처럼아니면 먹잇감을 발견한 굶주린 짐승처럼자신을 잡아 처리할 때까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저 눈.

비록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였다지만 지금까지 저 소년처럼 그녀 자신을 원하던 사람이 있었을까

과거아버지와 가족이 되고 싶었고남에게 소중한 이가 되고 싶었던누군가랑 함께 있고 싶었던 그녀는 당시 소년의 그 망집을 본 순간 두려움에 잡히면서도 자신을 갈망하는 저 살기에 붙잡히길 원했다.

그렇기에 5년 전그녀는 도망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서 도망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랬던 거였구나.”

이제야 자신이 범이를 집착했는지 깨달은 수아그런 그녀의 시선 한 쪽엔 마치 걸레에 묶여 휘둘리는 쥐불놀이 깡통처럼 흐늘거리며 자신에게 날아오는 쿠크리 나이프를 보며 동시에 왜 이제 와서 자신이 자신의 본심을 깨달을 수 있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주마등.

나 죽는구나.’

자세도기술도힘도 들어가지 않은 오직 망집과 본능만으로 이루어진 한심한 공격.

하지만 다리가 망가지고 유일한 무기가 범의 어깨에 잡혀버린 수아는 그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깨달은 것이 있었다.

이걸로 오빠와 내 관계는 완성되었네.’

의도와는 달리 자신이 죽게 되었지만 그래도 결과만 보면 최고라 할 수 있었다.

그에게 자신의 호의를 전한 것만이 아니라 자신도 깨닫지 못한 범이라는 짐승에 대한 경외심와 끝없는 사랑을 깨달은 그녀는 자신의 삶을 만족하고 포기했다.

하지만

“?”

털썩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어째선지 죽지 않은 자신.

처음엔 자신의 목이 떨어지는 소린가 했는데 아직 목가죽의 느낌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

완전히 의식이 끊겨버린 범이와 그에따라 자신의 목을 베다 멈춰버린 나이프,

그리고 그의 몸이 무너짐에 따라 나이프도 방향을 틀어 자신의 목이 아닌 쇄골을 벴고 결과적으로 5년 전 범이가 남기고 시간이 지나 수아가 성장함으로써 작아져갔던 상처의 흔적이 넓혀져 자신이 처음 그에게 베였을 때와 같은 상태가 되었다.

못 죽었어...?”

살아있다가 아닌 죽지 못한 그녀.

하지만 다른 자살희망자들과 다르게 그녀는 그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니야난 죽었어분명히 그렇게 생각했고그럴 예정이었어난 삶에 만족하고 포기했으니까 난 죽은 거야.”

하마터면 목이 베일 뻔했고 지금도 어깨와 다리에서 피가 망가진 호스마냥 뿜어져 나옴에도 주저리 떠들어대는 그녀.

그럴수록 빈혈로 창백해져가던 그녀의 뺨은 붉게 물들어갔고 숨은 더욱 거칠어졌다.

그래나는 죽은 거야오빠에게 죽은 거야이걸로 나와 오빠의 관계는 굳어졌어나는 죽지 못한 게 아니라오빠아니 주인님께 다시 삶을 받은 거야영원히 자신을 위해 살라고영원히 나를 사랑하고헌신하라고주인님지금부터 저는당신의 종이자 노예가 될게요당신께 몸과 마음 그 외에 주인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걸 바칠게요저를 때리셔도 좋고 원하실 때마다 벌을 내리려도 좋고 버리시거나 죽이셔도 좋습니다전 앞으로 영원히 주인님의 것이니까요아아아정말로저를 죽여주셔서 감사하고영원히 사랑할게요 주인님♥

자신의 무릎 위에 쓰러진 범이를 더없이 사랑스럽고 헌신적인그리고 맹목적인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쓰다듬는 수아는 자신의 그의 소유물이 되었다고 혼자 판단하고 그것에 환희했다.

분명 의식이 끊겼을 범이는 산에서 굴려지고 그의 스승에게 배우면서 익힌 본능으로 무언가 잘못되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주인님우선병원에서 함께 치료받도록 할 까요그리고 혹여 제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써주세요설령 주인님이 어떤 걸 원하시더라도 저는몸과 마음그 어느 것도 아끼지 않고 바칠테니까요♥

그렇게 범이는 자기의 첫 실패와 함께 결코 적다 할 수 없는 자기가 유리에게 바치는 충성심과는 곱절로도 비교할 수 없는 충성심과 사랑을 보내는 헌신적인 노예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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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지금 얀갤 연재 소설 중에서 내가 제일 화수 많나?

아무튼 역대급으로 조진 모의고사로 깨진 멘탈을 연참으로 푸는 건 여기까지 하고 이제 다시 맘 잡고 공부해야지.

아, 오늘 밤엔 또 올릴 수도 있어.

데이터가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