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출근때문에 나가려고 하면 곤히 자고 있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허리 부둥켜 안고 가지 말라고 우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출근해야한다고 30분 가까이 타이르면 그제서야 겨우겨우 눈물을 멈추고 작고 하얀 손으로 빨리 빨리 들어오기로 약속하자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그래도 불안했는지 빨리 빨리 옷 갈아입고 내가 나간 그대로의 길을 미행하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어떤 여우년을 흘깃 봤는지, 어떤 여우년이랑 만났는지, 대화했는지 내가 회사에 들어갈때까지는 직접 두 눈으로 보다가내가 회사 안으로 들어가서 보이지 않게 되었을때는 꼬물거리는 손으로 이어폰을 귀에 꽂아 도청하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내가 일 때문에 한동안 정신이 없어 말이 없을때에는 그 예쁜 얼굴로 흐뭇한 표정을 짓더니 '일만 하고 있구나아.. 장해..얀붕이..❤'라고 중얼거리다가 이내 나와 같이 찍었던 영상들을 TV에 연결시켜서 정주행하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그 중엔 몰래 찍은 사진과 영상이 90% 이상이겠지만.


이제 곧 내가 다가올 시간이 되자 빨리 저녁식사를 차리고는차갑지만 내가 오면 얀순이가 가장 먼저 포옹할 수 있는 장소인 신발장에 앉아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문만 바라보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늦을 수 있다고 말해도 잠이 들때까지 앉아있는 얀순이를 신발장에서 들어서 침대까지 옮겨놓은 적도 있지만.


그렇게 내가 도착하면 변함없이 기쁜 눈으로 내게 폭삭 껴안기며 잔뜩 애교를 부리고 유혹하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그러다가 간혹 여자 냄새가 내 몸에서 나면, 즉시 죽은 눈이 된채로 무섭게 중얼거리지만 잘 설명해서 오해를 푼 후 볼이나 이마에 뽀뽀 한번 때리면 바로 헤실헤실거리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밥을 먹는 동안 빨리 하고 싶어서 애가 탄 얀순이를 애써 모른 척하며 천천히 밥을 먹고 싶다.


청순하고 귀엽게 예쁜 외모와는 달리, 잠자리에선 무자비한 얀순이기에 한입한입 씹어먹고 싶다.


빨리 하고 싶어 벌써 축축하지만, 그와 별개로 내가 본인이 만든 밥을 잘 먹고 있다는 사실에 황홀해하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결국 밥을 다 먹고 마치 강아지마냥 내 몸에 딱 달라붙어서 헥헥거리면서 빨리 온 몸으로 사랑받고 싶다며 내 옷을 벗기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