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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 중순양함 론

오피냐


"지휘관도 꾹 하고 눌러줄게요~"


론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강조하듯

팔을 벌리며,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지휘관도... 라니? 누굴 꾹하고 누른거야!?"


"아까 오피냐를 만지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그녀는 마치 앞에 인형이 있는 것처럼

허공을 끌어안으며, 감촉을 떠올렸는지, 더욱 볼을 느슨하게 했다


정말로 마이페이스라고 할까나, 자유로운 그녀였다


어딘가 어른스러우면서도, 어딘가 귀여움을 느끼는 여성이

전쟁터에 서면, 완전히 변한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자, 지휘관

그런 소파에 눕지 말고, 침대에 누워요"


그러면서 방에 하나밖에 없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옆을 툭툭 치며, 꼬시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방에는 침대가 하나밖에 없었다



"...나는 소파가 좋아"


"에이, 요즘 계속 앉아만 있어서 허리가 아프다고 하셨잖아요

제대로 침구 위에서 자야 허리가 안 아프죠"


"괜찮아, 나는 소파에서 더 잠을 잘 자니까"



본부에서 숙박용으로 준 방은 

그렇게까지 크지 않았다


1인용 정도로 보이는 침대와

비교적 작아서, 내가 누워도 다리가 튀어나올 것 같은

소파가 하나


그 외에 테이블과 옷장이 놓여 있으니

방은 생각보다 매우 비좁았다



"후훗, 저는 괜찮으니까, 같이 부둥켜 자요"


그녀는 더욱 침대를 세게 툭툭, 두드렸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등을 돌리고 소파에 누웠다


이대로 이상하게 가만히 바라봤다간

성희롱이든 뭔가 해버릴 것 같아서 무서웠기 때문이였다


무엇보다 침대로 날 유인하는,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나는 내 시선이

자의에 반해버린 나머지,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느꼈기에 말이다


여자란 시선에 민감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내가 내 본능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에

론은 허리를 굽혀서, 그녀의 국부를 강조해 오는 것이였다


나는 초조함에 두려워 하며

강간범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함으로서

서둘러 등을 돌려서 누웠다


"론 오늘 피곤했지? 푹 쉬어"


"아뇨, 간단한 검사와 점검말고는 아무것도 안했어요"


"그래? 뭘 했는데?"


"몸수색이라고 해서, 요기조기 만짐을 당했어요"


"으읏!"



이상한 망상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혀를 깨물었다


덕분에 이상한 소리가 나왔지만 괜찮다


나는 혹시 내 뒤에서 

그녀가 알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

어쩌나 싶었다


물론 나의 이상한 반응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자신의 농담에 대한 반응에 만족해서

심란한 미소를 짓고 있을 수도 있었기에 말이였다


과연 론은 천연일까, 아니면 소악마일까


도저히 내면을 알 수 없다는 점이

그녀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했다



"몸수색이라고는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이것저것 만졌다는 것은 좀 피곤한 걸까요?"


"...그러면, 침대에서 천천히 쉬어"


"저는 피곤할 때는 귀여운 걸 꽉 안으면서, 자는게 제일 좋아요"


"......오피냐라도 빌려오지 그래?"


"본부의 물건을 제가 사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어요"


"내가 부탁해볼게"


"아니에요, 피곤한 지휘관이 수고를 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럼......"


나는 주위를 조금 둘려보다가, 그만두었다


그녀를 만족시켜줄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후훗, 부탁이에요"


"........."



신랄하게 강조된 그녀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정말 의도적으로 말하는 것일지도 모를 지경이였다


적어도, 내가 그 말에 약한 것 정도는 아는 것 같았다



나를 바치던 소파의 감각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가능하다면, 아침 해를 맞이할 때까지는, 이 딱딱한 감촉을 맛보고 싶었다

적어도 눈 앞의 침대만큼 딱딱하지는 않았기에 말이다


하지만 내게 그 감촉을 느낄 여유 따윈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족히 세워져 버리는 것은

한심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슬픈 일인지...


"지휘관님?, 꽉~"


포기한 얼굴을 하고 선 나였지만

론은 그런 사냥감의 감정에는 흥미가 없었다


그녀는 재빠르고 신속히 나를 잡더니

그녀의 풍만스러운 감촉에, 나를 짓누르면서 침대로 쓰러졌다


"잠깐!?"


"후훗, 아~ 치유되는 거에요, 치유되는 겁니다, 지휘관님"



내 머리는 침대 위에 비치되어 있던 베게로 떨어졌고

내 몸뚱아리는 그녀의 무게에 의해, 빠르게 부드러움에 흽싸였다


손에 느껴지는 침대는 딱 보니, 정말로 빈약한 침대였다

하지만 내 위를 덮치고 있는 론에 의해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내 몸을 덮쳐갔다


정말로... 본능을 억제하기 어려워질 것 같은 감각이...



"아, 오늘은 지휘관 덕분에 푹 쉴 것 같아요"


그녀가 내 귓가에 속삭이니

그 숨이 귀를 간지렵히며, 이상한 기분을 들게 했다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 또한, 이상하게도 간지러웠다

그녀와 나의 얽힌 두 발이, 체온을 한층 강하게 각인시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는 그녀와 하나가 되었다


"자..잠깐만! 이렇게까지 붙을 것은 없잖아!!"


"아뇨, 귀여운 것은 온몸으로 즐길 필요가 있어요"


"말도 안돼!"


"후훗, 그렇게 소리지르시면, 사람이 와버릴 거에요"



론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에 집게 손가락을 갖다댔다

나는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뭔가 심술을 부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론은 즐기고 있는 것이였다

내가 반응을 어떻게 보일지...

어쩌면 스릴이 그녀를 흥분시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양 볼이 홍조를 띠고 있었으니 말이다...


"자, 불 끄고 같이 즐겨요"


조용해진 나를 보고

론은 다음 장난을 위해서인지

방에 불을 끄기 위해 나를 떠났다


그녀가 떠나는 순간, 도망치는 선택지가 떠올랐다


더 이상 놀림을 당할 수는 없어

나에게도 한계... 한계란게 있단 말이다


그런데 도망간다음, 어떻게 한단 말인가?

숙박할 수 잇는 장소 등, 어느 하나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같은 군에 소속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나른 다른 함대에 소속된 인물인 것이기에

그러니 내 방이라던가 그런건 없었다


뭐, 휴게소는 있기 때문에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내일 낮에는 돌아갈 것이기에, 그때까지 할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나 혼자 쉬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수는 있었다


하지만, 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방을 뛰쳐 나간다면, 그녀는 포기하고, 여기서 하룻밤을 지낼까?

그저 지내준다면 상관은 없을 것이다


만약, 론이 도망친 나를 찾아서, 본부를 돌아다닌다면

밤마다 배회를 한다면

특별선이라고 하는, 인류의 결정체

그 기술을 찾아낸 사람들이,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본다면...

우선은 틀림없이 내 책임이 될 것이다


그녀들 함선의 컨디션 관리도 나의 훌륭한 일이니까...

그마저도 못한다는 무능한 인물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 뻔했다


...그건, 조금 싫었다

아주 조금이지만, 내 자존심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매일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정되는 것은 싫었다


"아, 불을 끄면 아무것도 안보이겠내요"


결국 나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굳어 버렸다

희미하게 보이던 론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변함없는 미소를 지으며 즐기고 있었다


신기하군


조금 전까지 이상하게 흥분했었는데

지금은 그녀에게 안기어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무서운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일까

본부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서, 긴장감 같은 것이 합세 했을지도 몰랐다

아니면 내일을 생각해서 일까


어쨌든, 아까의 이상한 분위기를 단번에 무너뜨려 준 것은 좋았다

그대로 여기에 있었다간, 그야말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였으니까...


"응?"


론은 움직이지 않게 된 인형을 이상한 듯이 응시했다

그녀는 그런 나를 조용히 쓰다듬었다

안락하게 쓰다듬어 준 탓인지, 괜스레 졸리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3대 욕구 중, 수면욕이 가장 강하다고 들었다

특히 요즘은 일이 바쁘고, 아침부터 소동이 있었으니

만족스럽게 잔 기분이 들지 않았기도 했다


최근의 소동으로 여러 함선들과 다시 한번 접촉하게 되었다

접촉할 기회가 생긴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멀어지는 것일까

이제는 잘 알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없어도 돌아가는 현장에 만족했던 것은 사실

그건 내가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그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휘관, 오늘 뭐하셨어요?"


"...뭐하기는,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러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잖아요"


부자연스럽게 뺨을 볼록하게 하는 론


그녀는 나를 재워줄 생각이 없었는지

손으로 쓰다듬는 것을 멈추고

살며시 그녀의 가슴을, 내 머리에 갖다대었다


...잠깐이였지만, 졸음이 깼다


나는 잠깐 눈을 부릅뜨고 놀랐었지만

곧 그녀의 부드러움에 다시 졸음이 몰려오는 나였다


그녀의 달콤한 냄새가 긴장 완화의 역할이라도 맡아 주고 있는 걸까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드는 것을 피하며

필사적으로 입을 열었다


"그저 함대의 현상을 전했을 뿐이야"


"그거 말고는 아무것도 안하신 거에요?"


"음... 예전에 신세를 진 사람을 만난 정도?

론의 현상 관찰과 확인이 주된 내용이였기 때문에

나는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럼 제가 없는 동안엔 어디서 지내셨나요?"


"어디라니... 여기였지

한가롭게 SNS나 했었어"


"아!! 저도 봤어요"



나는 앗, 하고 느꼈다

지금 여기서 그 얘기에 대해 꺼내고 싶지 않았기에 말이였다

돌아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말하는 바람에

내일이라는 현실이 점점 더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유감이내요, 지휘관

시리우스가 MVP를 잡지 못해서..."



...그래, 정말로 유감이야


내일의 생각을 하려고 하니

얼굴을 덮은 부드러움이 머리에 와닿기 시작했다


나는 아차, 하고 놀라자

론은 다시 작동하는 장난감의 반응에

만족하는 반응을 했다


그냥 내일이 빨리 오면 좋겠어

이대로라면, 다른 의미로 여러 사람에게 혼나고...

아니, 혼나는 정도가 아니라, 시말서에서 끝나지 않을지도 몰라


도망치려고 해도, 이미 복잡하게 얽혀버린 두 다리였기에

아무래도 나는 다시 완전하게 구속된 것 같았다


그렇게 눈 앞의 상냥한 함선과 함께

밤이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