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순이한테 6번 연속으로 쥐어짜이고 난 후.

홀쭉해진 볼따구와 충혈된 눈동자를 보이며.

얀붕이가 이불을 꼭 끌어 안고 얀순이에게 소리치며 한 말이었다.


물론, 얀순이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탁자 위에 올려진 물병을 들어 물을 마셨다.

얀순이의 몸 곳곳에 격전(?)을 치룬 흔적이 남아있고 남은 흔적들도 바닥에 똑똑 떨어지고 있었지만.

얀붕이는 마치 그것이 자신의 목숨을 거두러 온 사신과도 같아 제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말하잖아! 너, 맨날 나 이렇게... 이렇게 말라죽이려고 만나는거냐고!"


귀엽게 울먹거리며 소리치는 얀붕이를 슥 바라본 얀순이는 물병을 내려놓고 입을 닦으며 말했다.


"어. 존나 꼴리니까."

"...어어?"

"그래서. 쉬는 시간 주잖아."


집착과 독점, 그리고 얀붕이를 향한 끝을 모르는 음욕이 한데 어우러져 소용돌이 치는 얀순이의 눈동자.

무엇인가 잘못됐음을 직감한 얀붕이의 홀쭉해진 볼살이 파르르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얀순이는 침대 위로 성큼성큼.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호랑이처럼 낮은 자세로 재빠르게 올라탔다.


"야, 얀순아. 잠깐. 나, 화, 화장실 좀."

"닥쳐. 마려우면 나한테 얘기해. 잘 해결해 줄테니까아-♥"


음탕하게 입을 헤- 벌리고 검지손가락으로 자신의 목구멍을 가리키는 얀순이의 무지막지한 위력에.

눈물을 글썽인 얀붕이는 이불을 부여잡고 외쳤다.


"히에에에에엑! 살려줘 얀순아아아아-!!!!"


안그래도 꼴려 뒤지겠는데 더 꼴리게 만든 니 잘못이잖아.


얀붕이의 두 손목을 잡아 꼼짝 못하게 만든 얀순이의 입에서 그 말이 맴돌았지만.

그런 말을 할 시간조차 아까웠으니.

야수의 미소를 입가에 환히 지어보인 얀순이는 행복한 식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정확히 6시간 후. 얀붕이는 얀순이에게 공주님 안기로 안겨 나와 마침내 햇빛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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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얀순이 키 180cm / 77kg

얀붕이 키 170cm / 6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