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싶기도 한데,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게임을 직접 해보기를 원하니까 작품 내용은 최대한 배재하고 써봤어

이 겜을 잡을 예정이 있는 사람들은 이 글 보기 전에 먼저 직접 플래이해보자!!


※붉은색으로 접어놓은 스포일러를 포함한 감상은 강스포니까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은사람은 읽지 않도록 해줘



게임소개를 하기 전에 내 이야기를 간단하게 쓸깨

관심 없는 사람은 그냥 넘겨도 좋을 이야기야


나는 단편게임을 아주 좋아해

짧은겜은 꽤 많이 해봤다고 생각하는데 그중에서도 나르키소스와 플라네타리안이 가장 재미있게 했던것들이야

빌드업이 탄탄한 장편 미연시도 좋아하지만, 그것보다 짧은 내용안에서 하고싶은 말을 전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이 마음에 들더라.

길게 이어지는 이야기보단 좀 더 읽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는 짧은이야기를 좋아해


그런면에서도 나르키소스는 딱 내 취향에 맞는 이야기였어

짧으면서도 다른 비주얼노벨이 주는것 이상의 만족을 줬다고 생각해


사실 난 한번 자살까지 심각해게 생각해본 적이 있었어

지금까지도 그렇게 안정적인 기분이 들지는 않지만, 이 게임을 하고 조금은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어

어쩌면 내가 이 게임을 인생게임이라고 부를수 있는 이유는 이거일지도 모르겠네

  



 

•작품의 특징

먼저 이 작품의 특징에 대해서 말할깨

특이하게도 이 작품에는 일러스트가 매우 적어

케릭터 스탠딩도 없으니 말 다했지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검은 래터박스

좁은 틈같아보이는 단조로운 배경 일러스트



심지어 이렇게 그냥 회색 화면으로 때우는 장면도 꽤 많아


이런점만 놓고보면 비주얼 노벨이라고 할수있나? 라고 할 수 있을 정도야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는 이게 딱히 단점이라고 생각되거나 답답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어

오히려 문장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준것도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

더 나아가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라는 생각까지 들었어

게임을 하다보니 15cm밖에 열리지 않는다는 창문을 표현한것같다는 생각도 들더라


또 특이한점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아

보통의 비주얼노벨에선 성으로 부르다가 친해지면서 이름으로 바꿔 부른다던가 호칭이 바뀐다던가 하는데 이 게임은 그런게 아예 없어

케릭터의 성은 작품안에선 아예 언급이 없을 정도니까


난 이점도 마음에 들었던게, 굳이 필요하지 않기때문에 알려주지 않은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처음보는 캐릭터를 부를때 이름과 성을 같이 쓰다보면 아무래도 했갈릴수밖에 없잖아? 그런점에서도 더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요소였다고 생각해

 

그리고 게임 배경음악이 정말 좋아

 ▲ 나르키소스2의 메인 태마곡 - 꼭 들어봐!!


이 게임을 클리어 하고 나서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듣게되는것같아

사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음악을 들을때마다 나르키소스를 플레이했을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라서 계속 듣는걸지도 모르겠지만



•작품 내용

다음으론 작품 내용에 관해서인데

난 나르키소스 2->1순서대로 플래이했었어

작품이 나온 순서는 1편이 먼저지만 시간대는 2편이 먼저라서 대부분 2편을 먼저하는걸 추천하더라고


작품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1편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중 갑작스럽게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 주인공과 세츠미가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

2편은 병원에 들린 세츠미가 7층의 주민인 자칭 사이비 가톨릭 신자 히메코와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야.

공통적으로 죽음에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인만큼 가벼운 이야기일수는 없지만, 마냥 슬픈 이야기라기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였어.


플레이하고 느낀건 1편보다 2편이 더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 들고 감정도 절재되어있다고 느꼈어

이야기의 흐름도 좀 더 짜임세있다고 할까?

작가는 작품이 나키게가 되는걸 바라지 않아서 일부러 이렇게 썼다고 하는데 확실히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

그저 이야기에 따라가기만 하는게 아니라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었고, 그런 생각들을 할 시간이 있었기에 이 게임이 더 좋았던걸지도 모르겠어


나르키소스 1편을 키면 처음 나오는 대사가

'눈부셨던 날의 일, 그런 어느 겨울날의 일'이야

나르키소스라는 게임을 설명하는데는 이 대사만한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끝을 향해 가는 와중에도 정말로 눈부셨던 어느 날들의 이야기

안해본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해봤으면 좋겠어


스포일러를 포함한 감상 - 나르키소스


그럼 좀 더 자세하게 내가 게임을 하면서 느낀거에 대해서 이야기할깨

자세하게라고 하더라도 한두장면뿐이겠지만..


1편은 아무래도 아쉬운점이 있었어

주인공이 무슨 나쁜짓을 그리 시원스럽게 하는건지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막나가는것같아서 좀 그랬어

다른건 그렇다치더라도 마지막 약국은..


병원에서 세츠미와 주인공이 처음으로 나눈 대화다운 대화는

텔레비전에 비친 수선화를 보고 한 이야기였지

이때 말한 '종류는 같지만 다르다'

나도 이거 볼때는 남주처럼 멍청하게 그냥 아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었어


정처없이 목적없이 그저 현실에서 도망다닐때에 한번 더 만난 수선화

그 수선화도 엄밀히 말하면 다르다고 했어

이때는 분명하게 눈앞에 있는 꽃임에도 말이지


이건 현실을 피해 도망다니다 만났다는 상황때문에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했어 

아무리 그곳에 정말 존재할지라도 눈을 돌리고 귀를 막고 도망다니면 의미없는것이라고 


그리고 여행의 끝에서 찾은 엄밀히 따져도 같은 꽃

TV에 나오던 아름답지만 무기질적인 영상이 아닌, 도망다니다가 마주친것도 아닌 분명히 여기에 존제하는 꽃

화면속을 바라보기만 하던 세츠미가 시작은 수동적이였을지라도 뭔가를 달성했다는걸 정말 잘 표현한것같아


다음은 마지막 장면





다른 대사들보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했던말

'웃어줘' 라는 말이 가장 마음을 크게 움직였어

이때는 정말 눈물이 줄줄 흐르더라..


쓰다버린 카메라라는 쓸쓸해보이는 말과 대비되는 에메랄드의 바다, 미소 이런 표현이 정말 좋았어..

마지막 장면에서 세츠미는 수건으로 만든 비키니를 입고 추운 한겨울의 바다에서 버려진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지

쓸쓸해보이고 불완전하고 어색하더라도 그녀는에게는 빛나고 눈부신 시간이였길 바래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미소를 보여줘서 고마웠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질지는 몰라도 세츠미와 주인공에게는 정말 눈부셨던 날들이였을거라고 생각해



스포일러를 포함한 감상 - 나르키소스 2nd


2nd에서 가장 하이라이트 부분이라면 마지막의 산을 오르는 장면이나, 히메코의 과거에 나오는 작은 소녀의 기도를 많이들 생각하겠지만,

나는 그부분도 좋았지만 훨신 앞쪽의 세츠미의 독백부분이 정말로 기억에 남았어





이 부분이야

배려해준다는게 오히려 더 힘들게 만들수 있다는거

공감이 갔다고 해야하나, 만약 나도 같은상황이라면 분명 비슷한 생각을 할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 장면 이외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건 감자를 싫어하는데 묵묵히 먹는것밖에 없었다라는 말도, 히메코의 그건 배려하는게 아니라는 말도 인상적이였지

아니면 정말로 감자를 좋아하게 되면 된다는 말을 해준것도 기억에 남네







타이틀 일러스트이기도 한 이 장면


늘 입던 파자마 대신 교복을 꺼내 입어본 세츠미

자신이 점점 평범한 사람들과 달라져간다는걸 느끼고 있다는걸 이렇게 표현한것같아

'아직' 괜찮다고 자신을 타이르지만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는걸로 보였어

그래서 더 마음아프고 안쓰럽게 느껴졌던것같아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에서 조금씩 비일상으로 넘어가는걸로 보였어



이 외에도 2nd를 시작하자 마자 나오는 장면

세츠미에게 7층 주민들의 규칙을 알려주는 장면이 나오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던 장면인데

게임을 진행하면서 생각해보니 세츠미가 결국 7층의 주민이 된다는걸 미리 알려준거더라고...

그걸 깨달았을땐 목이 매이더라






그리고 히메코와 산에 올라가서 마지막 순간에 히메코를 붇잡으면서 하는 세츠미의 독백

내가 슬프니 그만둬줬으면 한다

이기적이지만 결코 이기적이라 할수 없는 말

어쩌면.. 히메코같은 결정을 하게 된 사람이 가장 듣고싶어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스포일러를 포함한 감상 - 에필로그


워낙 짧은 에필로그라서 그냥 스킵할까 했지만

에필로그에 대한 감상은 꼭 써야겠어서 결국 짧게라도 써보려고해


시점은 1편 이후의 시점

세츠미가 없어지고 난 후의 주인공의 짧은 이야기

주인공은 7층으로 다시 돌아가고 핼퍼가 된 치히로를 만나

치히로는 세츠미를 위해 기도한적이 있다고 말해줬지

누구를 위해 기도하는거냐고 묻는 주인공에게 치히로는 망설임 없이 '모든 사람들을 위해'라고 대답하지


7층 주민의 규칙을 전해주기위해 다음 사람을 기다리지만, 약해져가는 몸으론 다음 사람이 올때까지 버티지 못할것같아서

결국 7층의 헬퍼가 된 치히로에게 다음 사람에게 전해달라고 하면서 규칙을 말해주게되는데..


그리고 마지막에 추가된 하나의 규칙 


'남겨질 사람을 위해 웃어줘'


난 이게 나르키소스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해

남겨질 사람과 떠날수 밖에 없는 사람

붇잡는것도 할 수 없고 떠나는걸 늦출수도 없어 그렇다고 함깨 가줄수 있는것도 아니야

너희라면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할것같아?


이런거엔 정답도 없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떠나거나 배웅하는 되는 입장이 된다면 웃으면서 인사하고싶어

슬픈 표정을 보여주는것보단 따뜻한 말 한마디와 함깨 웃어주는게 남겨지는사람, 떠나는 사람 양쪽을 위한거라는 생각이 들어..



2편의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와, 1편의 남겨질 사람들을 위한 미소

둘을 정말 잘 녹여내린 에필로그였어

작품 전체가 이 에필로그를 위한거라는 생각도 들었을정도로 말이지


---------------------------------------------------


난 나르키소스 1편을 2편보다 더 재미있게 한것같아

전하고 싶었던 말도 더 확실하게 전해졌고 하나의 흐름으로 끝까지 갔다는 느낌이라서 더 술술 읽히기도 했고

단독으로도 정말 좋았지만, 2편은 정말 1편을 위한 완벽한 프리퀄이라는 느낌이 들더라

1편이 뼈대라면 2편은 살과같은느낌이였어 

두 이야기가 합쳐져서 완벽한 작품이 되는것같아


전부 클리어하고 나서 나오는 에필로그도 잊지말고 읽어보길 바래



작가는 이 게임을 플래이할때 먼저 무음성판으로 하는걸 추천하더라

음성이 없으면 가장 이상적인 목소리를 상상할수 있을거라고

난 그런 이야기를 못듣고 바로 음성판으로 플래이했는데 이게 조금 아쉬워

먼저 음성판으로 플래이해버려서 무음성판을 플래이해봐도 머리속에선 이미 기억에 각인되있는 세츠미의 목소리가 울릴뿐이야

혹시 이 게임을 해볼사람이 있으면 먼저 무음성판으로 플래이해보기를 바랄깨



길고 부족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

너희들도 꼭 한번 직접 플래이 해봤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