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개월 전, 리유니온과 접촉한 이후

10:14  P.M.    날씨/맑음

우르수스, 이름 없는 교외 지역 황폐한 사막




//용병 주둔지



헤드레이:  ......리유니온의 모든 리더들과 만나봤는데.

헤드레이:  어때?


W:  나한테 묻는 거야, 아니면 쟤한테 묻는 거야?

W:  내 의견을 얘기해주자면, 예상한 대로였어. 이런 일을 하러 오는 녀석들은 거기서 거기라는 거지.


이네스:  난 신기했어. 의도적으로 자리에 앉아져 흉포해진 아이도 있었고,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인한 전사도 있어.


W:  대단한 녀석들도 많았지만 별 볼일 없던 놈들도 많았지.

W:  그런 녀석들은 우리가 그동안 싸워오면서 다 봐온 종류의 녀석들이었어.


이네스:  그건 그렇고, 내가 신경 쓰이는 녀석이 하나 있었는데......


W:  아아, 그거. 계속 한 토끼랑 앉아있는 녀석 말하는 거구나.


이네스:  그들의 팀이 주는 느낌은 다른 녀석들이랑은 완전히 달라.

이네스:  이런 살카즈 전사야말로 진짜배기라는 거겠지.


헤드레이:  살카즈?


W:  그런 살카즈는 보기 힘들잖아. 게다가 그는 자칭 우르수스 인이라 하고, 카즈데일하고는 연락을 끊은 모양이고.

W:  불쌍하네, 저렇게 피곤하게 살 필요 없었을 텐데.


이네스:  어쩌면 우리 모두 그를 보러가야 할 지도 몰라.

이네스:  그가 사람에게 주는 인상은 정말 "전사"를 뛰어넘은 것 같아.

이네스:  너 말이야, 항상 뭔가를 많이 알고 싶어 하지 않았어?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가서 대화해보는 건 어때?

이네스:  어쩌면 그에게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지도 몰라.


헤드레이:  그 말은......



???:  실례하겠다, 대화를, 나눠 보고, 싶은데.


W:  ......말하자마자 오네?


헤드레이:  당신은......



???:  내가, 누군지, 지금은, 중요하지, 않다.

???:  지금의, 나는, 리더의 신분으로, 오지 않았으니, 안심해라.

???:  나는 단지, 듣고 싶을 뿐이다......

???:  동포와, 고향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  난, 카즈데일에, 많은 일들이, 일어난 걸, 알고 있다.

???:  난, 들은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잘 모른다.


W:  넌 단지 우르수스 사람일 뿐인 걸.


???:  이 둘은, 다를 게 없다.

???:  피는,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암흑은, 그 뿌리가 깊다.

???:  나는, 여태껏 신경, 쓰지 않고 있었지만, 어찌할, 도리도 없었다.


W:  그럼 네가 안다고 해서,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W:  이미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들인데——


???:  아무 것도, 안 할 생각이다, 무엇을 해서도, 안 되는 일이고.

???:  단지, 아주 오래 전에, 테레사를, 본 적이 있다.


W:  ——허.


???:  너희들의, 그런 반응도, 이해한다. 그녀 또한, 너희들에게, 상처를 남겼겠지. 너희도, 결국은, 살카즈니까.

???:  질퍽하고, 피비린내나는 삶을, 살아 왔겠지.

???:  그녀는, 영웅이다, 적어도, 그렇게 존경받아 왔어. 그녀는, 위대한 전사지만, 보기 드문, 군주이기도 했다.

???:  내 혈육은, 우르수스에 충성을, 다하고, 나의 종족(혹은 가족)들은 유배되었지만, 나는, 살카즈다.

???:  나는 알고 싶다, 그녀에게, 카즈데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  나는 단지, 알고 싶을, 뿐이다.




_



현재, 체르노보그 이동 도중

5:22  A.M.    날씨/맑음

체르노보그, 살카즈 용병 주둔지



W:  ......

W:  ......나한테 무슨 할 얘기 있어?


리유니온 병사:  우린 살카즈 용병들이 정확한 해명을 내놓길 바란다.

리유니온 병사:  우선은 네 팀원들이 도망을 간 일이다, 나중에 추격하러 간 인원의 보고에 따르면 넌 열심히 추격하지 않았다더군.

리유니온 병사:  또한 몇 시간 전에 체르노보그에 또 적들이 침입해왔다, 이것도 너희들의 실책이다.

리유니온 병사:  또 네가 가장 먼저 체르노보그를 공격했을 때, 보고에 따르면 넌——


W:  아, 됐어됐어, 고객님의 불만은 잘 접수했으니까, 잔소리 좀 그만해 주면 안될까?


W:  우린 단지 "협력" 관계야, 게다가 나는 리더라고. 내가 화내면서 탁자를 엎으면 탈룰라가 기뻐할까?


W:  아니면 패트리어트 그 늙은이 때문에......리유니온은 정말 자신들이 전투의 프로라도 됐다고 생각하는 건가?


W:  너희들에게 승리를 가져다 줄 사람들이 누군지 잘 생각해 보라고.


리유니온 병사:  ......


W:  알았으면 얼른 꺼져, 그 용녀한테 전해, 그녀가 알아야 할 게 있다면 내가 직접 가서 말해준다고, 그렇게 성급하게 굴지 말라고.


리유니온 병사:  또 한 가지 전해줄 말이 있다.

리유니온 병사:  방금 도시 내에서 남아있던 적군의 잔병들을 발견했다, 살카즈 용병 이네스는 그들과 싸우다 동귀어진했다.


W:  ......


리유니온 병사:  리유니온도 이 전투에 참가했었다, 적들은 강했고, 우리 쪽도 손해가 꽤 컸어.

리유니온 병사:  이 모두 너의 실책에서 비롯된 거다.


W:  ......그렇게 갑자기 기세등등해지지 말라고.


W:  방금, 동쪽에서 뭔가 흔들림이 느껴졌어.


리유니온 병사:  그래.


W:  그럼......시체는?


리유니온 병사:  유감이다.


W:  내가 말한 건 적들의 시체야. 이네스는 과장된 살상형 마술같은 건 못 쓰거든.


리유니온 병사:  우리 쪽 술사들도 전투에 참가했었다, 온 거리가 파괴되었어.


W:  ——너네도 정말 속이 뻔히 보이는 거 아니야?


리유니온 병사: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군.


W:  ......그럼 너희들이 보기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을 거 같아?


리유니온 병사:  ...우리들의 주요 병력은 현재 용문에서 일어날 전투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 걸 신경 쓸 틈은 없어.


리유니온 병사:  리더들은 잠시 네 책임을 묻진 않을 테니, 너희가 알아서 처리해라.


W:  음......너 말투에서 우르수스 사람 느낌이 꽤 나네.


리유니온 병사:  ......그래서?


W:  너희......

W:  ......정말로 이런 핑계를 대고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헤드레이:  W, 멈춰.

헤드레이:  (손에 있는 리모컨 내려놔, 진정해.)


W:  ......후우.


W:  미안, 조금 흥분해서, 너도 한숨 돌려도 좋아, 방금 자기 목숨 건졌으니까.


리유니온 병사:  그건 무슨 소리냐!?


W:  ......오해하지 마, 살카즈 하나 죽는다고 앞으로의 작전에 영향같은 건 없어.


W:  그리고 리유니온 한 명 죽는 것도 마찬가지로 말이야.

W:  못 믿겠다면, 직접 한번 해보시던가.


리유니온 병사:  ......네 녀석의 태도는 반드시 리더에게 보고하겠다.

리유니온 병사:  다음 번은 없어.




_


헤드레이:  ......


W:  너도 전부 들었구나.


헤드레이:  네가 로도스의 그 소대를 보내줬을 때부터, 리유니온은 우릴 단독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게 했다.


W:  만약 녀석들이 그 신중함을 전장에서 썼었다면 지금 이렇게까지 처참해지진 않았을 텐데.


헤드레이:  뭐가 어찌됐든 넌 배신한 검술사를 일부로 보내줬다.


W:  ......일부로 보내준 게 아닌 걸, 난 단지 그 멍청한 감염자들이 내가 데려온 살카즈를 죽이는 게 보기 싫었을 뿐이야.


헤드레이:  ......옛날이었다면 넌 아무 망설임도 없이 플레임브링어를 죽이고, 그의 목숨으로 리유니온에 흥정했을 텐데.

헤드레이:  네가 뭘 원하든 말이야.


W:  뭐? 나만 그 녀석의 코드네임이 기억 안 났던 거야?


헤드레이:  ......


W:  ......


헤드레이:  방금 이네스는 정말로......


W:  그녀 얘기는 일단 그만해......

W:  그녀는......내가 사람을 보내서 확인시킬 거야, 그녀의......쳇.

W:  일단 본론부터 얘기해.


헤드레이:  ......3가지 있어.

헤드레이:  첫째, 이네스는 너에게 탈룰라의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 전해 줄려고 했어.

헤드레이:  그녀가 본 건 분명 더 구체적일텐데, 나는 잘 모르겠어.

헤드레이:  그녀의 말에 따르면 "두 개의 그림자"가 있었다는 모양인데. 그녀의 반응을 보면 평범한 마술의 영향은 아닌 것 같다.


W:  왜 매번 말을 그렇게 애매하게 하는 거야, 그 겁쟁이가......


헤드레이:  둘째, 늙은이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명령을 받고 한 물건을 받으려고 갔는데, 탈룰라는 전혀 숨길 생각을 하지 않았어.


W:  ......


헤드레이:  ......셋째, 메신져가 빅토리아를 향해 출발했다, 아마 곧 섭정이 이곳의 모든 일들을 알게 되겠지.

헤드레이:  테레시스가 알고 있는 건 상당히 많아, 그리고 그의 곁에 있는 괴물들 또한 상당히 많다.

헤드레이:  만약 그가 끼어든다면, 아마 그건 단순히 리유니온과 우르수스 간의 문제가 아니게 되겠지......


W:  ......


헤드레이:  W! 듣고 있어?


W:  ......시끄러, 죄다 좋은 소식인 건 알겠으니까, 일단 조용히 좀 해봐.

W:  너 여길 들어오면서 부터......손이 칼자루 위에 올려져 있어.

W: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도 넌 이랬었지, 마치 언제나 칼을 뽑을 준비가 된 것처럼 말이야.

W:  너 지금 침착한 게 마치 패트리어트를 보는 것 같은데——

W:  실제로는 어떻게 생각해?


헤드레이:  그건 중요하지 않다.


W:  우리 모두 똑같아, 늘 그래왔고, 오래된 습관이란 버리기 힘든 법이지.

W:  이네스 그녀는.......

W:  그녀가 했던 말은 당분간 기억하고 있을 게, 그녀의 희생을 존중하기 위해서 말이야.


헤드레이:  ......너희는 정말, 뭘하면 항상 뒷일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헤드레이:  섭정은 이대로 제어권을 뺏기는 걸 보고만 있지 않을 거다.

헤드레이:  만약 그에게 적합한 대답을 주지 못 한다면, 론디니움이 네가 준비했던 모든 걸 부숴버릴 거야.

헤드레이:  웃긴 건, 지금 이 순간조차 난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W:  ......누가 알까.


헤드레이:  자신이 정말로 이 모든 걸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 W, 후회하게 될 거야, 나처럼 말이지.


W:  아무 거나 질문해도 좋아, 넌 사건의 중심에 없었으니까.


헤드레이:  그래? 그렇다면 지금 로도스에 구체적으로 누가 있지?


W: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야?


헤드레이:  난 네가 메신져와 연락하는 걸 봤다, 넌 계속 로도스 호의 흔적을 쫓고 있었지.

헤드레이:  그 제약 회사는......난 원래 그 전쟁이랑 조금 연관이 있는 정도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더군.

헤드레이:  특히 Scout와......

헤드레이:  ......체르노보그 저지전에서, 우린 네 계획에 따라 다른 전장에 있었다.


W:  그렇지, 너희들 모두 잘해줬어.——


헤드레이:  하지만 누군가 그걸 봤어, 바벨탑의 망령. 넌 그 녀석을 직접 찾으러 갔고, 또 그 녀석을 보내줬지.

헤드레이:  과거의 나였다면 난 이걸 불신으로 여겼을 거다.

헤드레이:  하지만 지금 모습을 보니, 넌 오래 숨기지도 못할 것 같군.


W:  에이, 이런 일을 숨길 필요가 뭐 있어.

W:  정면에서 조금 싸워보기만 하면, 예전에 전장에서 이름 날리던 사람들끼린 서로 누군지 알아볼 수도 있는데.

W:  게다가 그 사람들은 여전히 멀쩡하게 잘 살아 있잖아,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야.


헤드레이:  넌 대체 어쩔 셈이야? 그들과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완전히 의외의 일인데.

헤드레이:  만약 로도스라는 제약 회사가 정말로 켈시가 리더라면, 어쩌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W:  아니. 

W:  넌 내 목적이 뭐라고 생각해?


헤드레이:  ......알겠어.


W:  너희들은 날 도와 이 일을 할 거야, 저번에 말했던 것처럼.

W:  신뢰를 잃은 용병이나 죽은 용병이나 거기서 거기야, 추가적인 처리를 조금 한다고 해서 난 별로 신경 쓰지 않아.


헤드레이:  이네스는 이미 틀렸어.

헤드레이:  그리고......나도 반드시 떠나야 해.


W:  그건 처음 듣는 얘긴 걸, 어디로 가게?


헤드레이:  난 메신져와 함께 빅토리아로 돌아갈 계획이다, 3~4개월 정도 걸리는 여정이지, 내일 아침 해가 뜨기 전 출발할 생각이다.


W:  ...뭐 이네스와의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에 자살이라도 결심한 거야?

W:  네 신분으로, 게다가 배임이라는 죄까지 짊어진 채로 론디니움으로 가겠다고?

W:  차라리 카즈데일로 도망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헤드레이:  넌 가르센을 죽였고, 용병들을 재조직했어, 이번 일은 반드시 누군가가 섭정에게 보고해야만 해.

헤드레이:  만약 누군가가 보고를 하러 나서지 않는다면 그 녀석은 우리 모두를 버릴 거야.

헤드레이:  그게 아니라면 우릴 다음 전장에 내던져 버리겠지.

헤드레이:  그때가 되면, 우린 정말 아무런 답도 없어지는 거야.


W:  넌 목숨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날 변호해 주려는 거야? 대체 왜?


헤드레이:  테레사 폐하께선......내 이름을 기억해 주셨다. 내 가족들도.

헤드레이:  지금은 안 계시지만, 폐하께선 이런 엉망인 부대에도 무언가를 남겨주셨다.


W:  왜 난 그걸 모르고 있었지?


헤드레이:  음. 몇몇 살카즈들의 수단과 성격이 꽤나 삐뚤어지긴 했지만,

헤드레이:  결과적으로 보자면 그들도 지금까지 그 비현실적인 생각에 동의하여 싸워주고 있잖아.


W:  ......너 정말 자기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아?


헤드레이:  우린 서로 알고 지낸지 오래됐다, W.

헤드레이:  그것 뿐이다.


W:  그렇게 감성적으로 됐으니, 나도 너에게 한 마디만 해줄게.

W:  지금은 카즈데일에서 벗어나기 가장 좋은 기회야.

W:  이곳을 떠나, 용문과 우르수스를 우회해서 더 먼 곳으로 가라고. 난 모른 척 해줄 수 있으니까.

W:  하지만 네가 만약 돌아간다면, 넌 죽어.


헤드레이:  훗......방금 나보고 자신을 도와 이 일을 해달라고 말한 건 넌데.


W:  하지만 만약 너희들의 방식이 그렇게 헛되게 죽어버리는 거라면, 난 그 목숨을 남겨두라고 얘기해 주고 싶어.

W:  적어도 너희들이 내게 진 빚을 받아낼 수는 있어야지.


헤드레이:  꼭 죽는 것만은 아니야, 섭정의 태도에 따라, 아마 여러 선택지가 있을 거다.

헤드레이:  이번 리유니온의 일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은 것의 조종을 당하고 있어, 섭정도 어쩌면 자신의 생각을 바꿀 지도 몰라.

헤드레이:  ......하지만 지금은, 내게 남겨진 방법이 없어.

헤드레이:  카즈데일을 떠나고, 이곳을 떠나면, 뭐 달라지는 게 있어? 패트리어트께선 내게 많은 걸 가르쳐 주셨다.


W:  이 짧은 시간 동안,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모양이네.


헤드레이:  그 짧은 시간 동안 너 또한 테레사 폐하께 많은 영향을 받았어, 너도 마찬가지 아니냐.

헤드레이:  테레시스가 왕좌에 앉아 있고, 내가 계속 무릎을 꿇고 있는 한이 있어도, 나는 그의 왕좌에 가서 그의 생각을 알아낼 거야.

헤드레이:  오히려 우리가 계속 이렇게 경솔하게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헛되게 죽는다는 거지.


W:  사실 너도 그냥 귀순하는 걸 선택할 수도 있어.


헤드레이:  나도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야. 

헤드레이:  가르센은 널 계속 의심해 왔어, 그는 내게 널 죽이라고 명령을 내린 적이 있었지.


W:  어라? 네가 그의 말을 들었더라면, 상황은 더욱더 재밌어 졌을 지도 모르는데.


헤드레이:  미안하지만, 네 기준에서의 재미는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

헤드레이:  지금, 결정해라.


W:  음......나도 확실히 테레시스가 무슨 꿍꿍이인지 궁금하긴 한데......

W:  아마 나도 별 다른 선택지가 없는 모양이네.


헤드레이:  그래, 네가 내 제안을 거절한다고 해도, 난 이 모든 걸 네 맘대로 하게 놔둘 생각은 없어.


W:  너 설마 날 위해서 이러는 건 아니지?


헤드레이:  당연히 아니지, 타인을 보살피는 살카즈가 어디 있겠어?


W: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렸네, 재미없긴. 난 네가 이대로 계속 가라앉을 줄 알았어.

W:  그래서, 계획은 있고?


헤드레이:  이네스한테 가서 물어.


W:  그런 농담 하나도 재미 없다고.


헤드레이:  그럼 출발하기 전에, 농담이나 실컷 얘기하다 가지.

헤드레이:  이네스가 전에 얘기해줬어, 넌 겉보기엔 갈수록 미치광이가 되어가는 것 같지만, 너의 수단과 성격은 오히려 갈수록 우유부단해진다고.


W:  ——내가? 넌 그걸 믿어?

W:  내가 요즘 폭탄을 너무 적게 썼나?


헤드레이:  그럴 지도. 우리가 같이 일한지도 오래 됐으니까 말이야.

헤드레이:  어쩌면 우린 사실 널 계속 신뢰해 왔었던 걸지도 몰라.




W:  ......

W:  ......대체 뭐가 농담이라는 거야?




_




리유니온 병사:  ......너군. 살카즈 용병, 헤드레이.

리유니온 병사:  넌 이곳을 떠난다고 들었다, 근데 우릴 왜 찾은 거지?


헤드레이:  출발하기 전에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헤드레이:  너희들 중 누구 이네스의 시체를 직접 확인한 사람이 있나?


리유니온 병사:  ——없다.

리유니온 병사:  우리가 지원 요청 신호를 받았을 땐 이미 싸움이 끝나있었다.

리유니온 병사:  도로는 크게 파손되었고, 천재가 남긴 오리지늄 결정은 표면으로 드러나, 격렬한 연쇄반응으로 이어졌다.

리유니온 병사:  우리 쪽 몇 명의 피해로——


-@-


리유니온 병사:  ......무슨 짓이지?


헤드레이:  우르수스 인이여, 동료가 눈 앞에서 쓰러진 것을 보고도, 네 반응은 굉장히 냉정하다.


리유니온 병사:  ......


헤드레이:  네 몸에선 굉장히 익숙한 냄새가 나, 음모의 냄새, 그리고 전장의 냄새——

헤드레이:  만약 이네스가 여기 서있었다면, 그녀도 이렇게 말했을지 모르겠군.


리유니온 병사:  과연, 전우를 잃어 감염자들에게 분노한 건가, 이런 일은 흔히 일어나는 법이지.

리유니온 병사:  방금 전 너의 모습을 보고, 난 네가 W보단 조금 더 현명할 거라고 생각했다.


헤드레이:  방금이라......

헤드레이:  훗, 지금 생각해보니, 난 그녀를 계속 보살펴 왔군, 계속 말이야.

헤드레이:  하지만 그건 W가 곤란해질까봐 그랬던 것만은 아니지, 대부분은, 내가 직접 하기 위해서 였어.

헤드레이:  나도 결국은 살카즈......게다가 싸고 품질이 좋잖아?


리유니온 병사:  너어——!






//빅토리아 황실 궁정




사죄사:  보고는 받았습니다.

사죄사:  당신들이 리유니온에서 얻은 결과는 정말 도저히 좋게 봐줄 수가 없을 정도네요.

사죄사: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당신들은 확실히 의외의 수확들을 얻어 오셨어요.


헤드레이:  감사합니다——


사죄사:  아아, 감사할 필요 없습니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말이죠.

사죄사:  당신들은 우수한 전사에요, 그동안 당신들이 얻은 모든 보상들은 당신들의 피와 불꽃으로 얻어 낸 겁니다.

사죄사:  섭정 폐하께선 살카즈들의 사소한 발자취들을 일일이 다 알고 계시죠, 사소하지 않더라도 말이에요.

사죄사:  이 전당에서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은 감염자 뿐만이 아닙니다, 아시겠나요?


헤드레이:  ......알겠습니다.


사죄사:  좋습니다.

사죄사:  제 생각이 맞다면, 지금 로도스엔 아마 기분 나쁜 그 녀석이 돌아 왔을 겁니다.

사죄사:  아마 당신들도......그와 접촉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헤드레이:  ——!

헤드레이:  (섭정이 W보다 한 발 빨랐다는 건가, 이렇게 먼 론디니움에서——?)


사죄사:  용병들은 이익만을 추구하죠. 하지만 그런 점도 나쁘진 않아요.

사죄사:  형세가 진정되고나면, 폐하의 앞으로 돌아 오세요——

사죄사:  ——그때가 되면 당신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헤드레이:  ......그럼 다른 전사들은?


사죄사:  그 감염자 젊은이에겐 그녀 자신만의 수완이 있답니다, 모르시고 계셨나요?

사죄사:  하지만 폐하께선 이 촌극에 신경 쓰고 싶지 않으시답니다.

사죄사:  폐하와 제겐 생각이 있습니다, 빅토리아는 계속 리유니온을 지켜볼 계획입니다.

사죄사:  우린 W로부터 그 부대의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는......"효율적인 수단"이 부족해요.

사죄사:  게다가 우린 여전히 지지자의 명목으로 대지 곳곳에서 활동하는 감염자들을 선동할 필요가 있어요.


헤드레이:  계속 리유니온을 활용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전 이 정도라면 폐하께서......


사죄사:  포기하신다? 아뇨아뇨, 젊은 용병이시여.

사죄사:  아직 충분히 혼란스럽지 않습니다, 아직 멀었어요.

사죄사:  리더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리유니온도 마찬가지로 혼란의 근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죄사:  ——그리고, 방금 그 발언, 혹시 폐하에 대한 의심으로 여겨도 될는 지요?


헤드레이:  다, 당치도 않습니다.


사죄사:  괜찮습니다, 고개를 드세요......

사죄사:  아, 그렇죠.

사죄사:  당신은 일단 돌아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사죄사:  오랜 여정은 많은 시간을 허비할테고, 또한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사죄사:  당신은 잠시 여기 머물러 계시면서, 얼마 안되는 휴식을 즐기시지요.


헤드레이: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죄사:  그럼, 폐하께서 절 기다리고 계시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죠.

사죄사:  명심하세요, 자신이 해야할 일부터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헤드레이.


헤드레이:  알겠습니다.




_



사죄사:  ......헤드레이, 인가.

사죄사:  당신이 또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지, 전 상당히 기대하고 있답니다.



_




헤드레이:  ......하아.


살카즈 메신져:  그 뜻은......우리 연금된다는 소리야?


헤드레이:  예상 못 했던 건 아닌데, 그래도 생각보단 벌이 약하군......

헤드레이:  어쩌면 우린 너무 순진했던 걸지도 몰라.


살카즈 메신져:  대체 어느 부분이 순진했다는 거야? 자신이 죽을 줄 알았다는 부분? 아니면 왕이 아무 것도 몰랐을 줄 알았다는 부분?


헤드레이:  둘 다, 그리고 그는......처음부터 모든 걸 알고 있었어.

헤드레이:  하긴......그 테레시스인데. 그 이야기들에 나오는 테레시스와 테레샤는 정말 대적할 자가 없을 정도였는데...

헤드레이:  단지 이번 전쟁 때문에 우리들은 그 이야기들을 잊고 있었던 것 뿐이지......물론 그냥 이야기 정도가 아니지만.


살카즈 메신져:  W한텐 어떻게 경고할까? 지금 리유니온이 하고 있는 일은 또 어디까지 진행됐고?

살카즈 메신져:  우린 길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어, 어쩌면 W와 탈룰라의 사이가 이미 틀어졌을 지도 몰라.


헤드레이:  혹은, 이 촌극이 용문에서 끝날 지도 모르지.


살카즈 메신져:  ......그건 너무 빠른 거 아니야?


헤드레이:  이게 W의 계획에 맞아. 만약 탈룰라가 정말로 이 감염자들을 없애버릴 생각이었다면, W는 탈룰라를 먼저 없앨 거다.

헤드레이:  살카즈의 방식으로, 수단을 가리지 않고 말이다.

헤드레이:  어떤 용병의 죽음 때문에, 그녀의 기분이 그리 좋지 않거든.


살카즈 메신져:  그녀도 분명 생각하고 있는 게 있을 거야.


헤드레이:  지금 이 시국에선 그녀에게도 더 이상 망설일 틈 같은 건 없어. 그녀에겐 단지 동기가 필요했을 뿐이다.


살카즈 메신져: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어떻게 움직일 수가 없는 걸.


헤드레이:  내게 섭정왕의 눈을 속일 방법이 있다. 굉장히 위험하긴 하지만, 그래도......


헤드레이:  난 여전히 내 직속 부대에게 "대기"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다.


살카즈 메신져:  빅토리아는 혼란스러우니, 암호 정도라면 쉽게 발각되진 않겠지.


헤드레이:  그것 뿐만이 아냐, 소식은 섭정왕이 장악하고 있는 가장 민감한 지역들을 우회해서 갈 거다......카즈데일로 말이지.


살카즈 메신져:  카즈데일?


헤드레이:  그곳의 전장의 폐허들은 신경 쓰는 사람이 없거든.

헤드레이:  게다가 우린 이미 그곳에서 꽤나 오랜 시간 동안 고생한 경험이 있으니까 말이다.

헤드레이:  어떤 폐허 밑에 비밀 발신소가 있다, 신호탑은 파괴된 모습으로 위장되어 있지, 전기선들은 멀쩡하다.


살카즈 메신져:  잠깐, 너......

살카즈 메신져:  ......너 언제 이런 준비를 다 한 거야?


헤드레이:  처음부터, 꽤나 돈 좀 썼지.


살카즈 메신져:  ......하하.

살카즈 메신져:  너 말이야......그 녀석들이 지금 네 녀석의 표정을 본다면, 분명 깜짝 놀랄 거다.

살카즈 메신져:  언제부터인가, 넌 매번 전장에서 돌아올 때마다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마치 뭘 잘못한 어린 아이 같았지.

살카즈 메신져:  난 네가 그대로 전의를 잃어갈 줄 알았어.


헤드레이:  아니, 그 반대다, 난 가면 갈수록 내가 뭘 해야 할지 명확해졌어.


살카즈 메신져:  왜?


헤드레이:  왜냐하면 내게 선택지는 없었으니까다. 이러나저러나 어차피 벗어날 수 없잖아? 


살카즈 메신져:  W가 체르노보그를 떠나기 전에 네게 어떤 말을 해준 모양이네.


헤드레이:  넌 W가 그렇게 숨김없이 다 털어놓고 얘기할 사람으로 보여?


살카즈 메신져:  아니. 만약 그랬다면, 일이 지금처럼 복잡해지진 않았겠지.


헤드레이:  그녀는 확실히 내가 중심 구역(체르노보그)을 떠나기 전에 날 찾았다.

헤드레이:  아마 그때 W는 우리의 생각을 알았겠지.

헤드레이:  그녀는——




_





///과거



W:  용병의 목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 정도야?


헤드레이:  당연하지. 늘 그래왔다. 왜 이런 질문을 하지? 이 답을 가장 잘 아는 건 너일텐데 말이야.


W:  근데, 그건 누가 결정하는 거야?


헤드레이:  전쟁이 정한다.


W:  그런가......전장에서 세운 공, 전적, 싸움을 통해 명성을 얻고, 몸값을 올리고, 도구로써 타인에게 인정을 받네.

W:  재미없어.

W:  그래도 앞으론 아니야. 적어도 우린 그렇지 않을 거야.


헤드레이:  ......무슨 뜻이지?


W:  모든 살카즈 용병들은 자신들에 대한 정찰제(가격을 명시해야 한다는 뜻)를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해.

W:  타인에게 가격을 부여받을 필요 없고, 타인에게 조종 당할 필요도 없어.

W:  그들이 직접 자신들의 가격을 적는 거야.


헤드레이:  너......카즈데일의 모든 사람들을 내쫓아 보낼 생각이냐......?


W:  뭘 그리 놀래, 단지 그 녀석들한테 자신이 직접 결정을 내리라고 하는 거 아니야.

W:  그게 뭐 신기해?


헤드레이:  ......


W:  신기하진 않지?

W:  잘 생각해봐......네가 카즈데일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헤드레이:  ......테레시스의 눈을 피하긴 힘들 거다.


W:  그렇게 얘기하지 마, 너도 생각하고 있는 게 있을 거 아니야.


헤드레이:  ......


W:  마음을 편안히 가져......넌 내 전 보스였다고, 헤드레이.

W:  뭐가 어찌됐든 넌 해내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럼 앞으로 엄청 까다로워 지거든.



_


//다시 현재



살카즈 메신져:  ......괜찮은 농담이네. 흉터 상점의 녀석들이 들었으면 박장대소했겠어.


헤드레이:  위원회는 이런 일이 생기는 걸 원하지 않을 거다. 그들은 적지 않은 돈을 냈지, 마음 고생도 꽤나 했고.


살카즈 메신져:  사람도 많이 죽였지.


헤드레이:  그래......게다가 그 녀석들도 있으니 말이다. 그 중에 일부는 우리랑 꽤 친했는데......


살카즈 메신져:  또 무슨 꿍꿍이를 생각하기 시작했네, 네 맘대로 해라.


헤드레이:  흠......하지만 역시 난 론디니움을 벗어날 수 없어. 아니, 아예 그 저택을 떠나지도 못하겠군.

헤드레이:  이 일은 네가 할 수 밖에 없다.


살카즈 메신져:  “메신져”의 신분은 정말 편리하네.


헤드레이:  “계속 탈룰라의 명령대로 행동해라, 헤드레이는 잠시 복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해, 문제 없지?

헤드레이:  그 발신소가 운영되는 이상, 우린 회신을 받을 수 있을 거다. 그 다음 그들이 알아서 W에게 연락할 방법을 찾을 거야.


살카즈 메신져:  ......흥.

살카즈 메신져:  나도 내가 뭘 해야하는지 잘 알아......

살카즈 메신져:  나한테 명령하지 마.



_




W:  ......

W:  하아......귀찮네 정말......

W:  어렵사리 그 용녀를 찾으러 가기로 마음 먹었는데......타이밍도 정말 기가 막히게 맞추는 구나.

W:  나와.




체르노보그의 폐허는 카즈데일의 것과 살짝 다르다.

거리에는 아직 누군가 생활했었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 아무리 파괴되었다고 해도, 과거의 흔적이란 건 남는 법이니 말이다.

적어도 완전한 파괴는 아니라는 소리다.

그렇다, 마치......

이 두 아이들처럼. 힘겹게 무기를 들고 있는 아이처럼 말이다.




강인한 아이: ——이 마족, 무슨 속셈이냐!

허약한 아이: 그, 그녀를 열받게 하지 마......

허약한 아이: 아......죄, 죄송해요, 바로 떠날 테니까......



W:  흐응——

W:  네가 손에 들고 있는 건, 제식 군용 나이프?

W:  아, 살카즈의 검이네......봐, 넌 그걸 전혀 들지 못하고 있잖아, 굳이 그걸 번거롭게 들고 있어야 해?

W:  저항하고 싶어? 날 죽이고 싶어?



허약한 아이: 히익——

강인한 아이: 오, 오지 마——윽!

허약한 아이: 루블료프......네 다리가!



W:  어머, 다쳤네.

W:  천재에 직격을 맞은 체르노보그는 안전하지 않아서, 너 감염될 걸?

 


강인한 아이: 난 절대로 너희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 거야!



W:  그래. 정말 강한 아이구나.

W:  그럼 넌——

W:  ——살카즈의 검을 이어 받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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