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ST-2]




그레이스롯: 들어 오세요.



에이어스카르프: ......실례합니다.


세버린: ......무슨 얘기를 하실 건지 대충 예상은 갑니다, 그래도......일단은 말씀하시죠.


에이어스카르프: 그럼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에이어스카르프: 재앙 정보 전달자 비더만은 확실히 원흉으로 의심되는 대상이 맞습니다.

에이어스카르프: 여러 증거가 턱없이 부족한 지금 상황에선 이런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군요......


그레이스롯: 네가 비더만의 집에서 찾은 증거는 봤어. 비더만은 위기 협약에 체결한 재앙 정보 전달자라고.

그레이스롯: 로도스도 그들과 여러 차례 협력을 했었는데, 재앙에 맞서는데 그들의 공헌은 정말 무시 못할 정도지.

그레이스롯: 하지만 이게......그들이 정말 "착하다"라는 걸 증명하진 못 하지.


에이어스카르프: ......재앙 정보 전달자의 호위로서 일했던 제 경험을 토대로 말해보자면, 맞습니다.


그레이스롯: 월루몽드가 재앙의 습격을 받고, 비더만은 월루몽드가 더욱 힘들어 질 선택을 내렸지.

그레이스롯: 더 많은 이들이 살아남게 하기 위해, 한 로도스 오퍼레이터를 죽임으로써 바깥의 관심을 끈다라니......말은 돼.



에이어스카르프: 하지만......문제는 여기서 부터에요.

에이어스카르프: 이런 과격한 행동은 그가 로도스를 믿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에요. 폴리닉이 안토를 찾아 이곳에 와야만 한다는 거죠.

에이어스카르프: 위기 협약의 그 미치광이들은 "감정"으로 사물을 판단하지 않아요. 그들의 눈에서 우린 이미 터무니없는 녀석들로 보일 거예요.

에이어스카르프: "로도스가 오퍼레이터에게 갖는 감정"을 걸다니......정말 이상하죠.



그레이스롯: ......모두 추측일 뿐이야.


세버린: 아뇨.

세버린: ......이건 부질없는 말 같은 게 아닙니다.



그레이스롯: 왜——

그레이스롯: ——당신 손에 있는 그거, "축음기"의 시전 유닛인가요?


세버린: 이건 유일한 증거입니다. 화재의 규모, 불길을 보면 의심할 여지 없이 그건 이 과부하된 시전 유닛으로 한 겁니다.

세버린: ——하지만 비더만은......라이타니엔인이 아니죠.

세버린: 그가 어떻게든 그 시전 유닛을 찾았다고 해도......그는......시전 유닛을 과부하시켜 사람 신체를 순식간에 증발시킬 정도의 오리지늄 아츠를 배우지 못 했을 겁니다.

세버린: 그는 재앙 정보 전달자로서 반 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곳에 있었습니다.

세버린: L-44 “축음기” 시스템은 원래 최근에서야 도입된 신제품입니다.

세버린: 정말로 그가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이 수준까지 배운 거라면, 그는 라이타니엔의 중앙 대학에 갔었겠죠. 고층 탑에 입주도 하고요.


그레이스롯: 그래서......


세버린: ......그렇습니다. 이 모든 것이 끝나고 난 뒤에도, 저흰 여전히 범인이 누군지 알 수 없었습니다.

세버린: 뜻밖의 재난이 와서 도시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우리의 앞길이 이제부턴 더욱 험난할 거라는 사실을 빼면——

세버린: ——저흰 아무 것도 알아낸 게 없습니다.


그레이스롯: 이렇게 서둘러서......단정 내리실 필욘 없잖아요. 이건 단지 가벼운 추론일 뿐이에요.


그레이스롯: 폴리닉과 스즈란도 이 일에 대해 알고 있어? 많은 일이 일어났는데......역시 그녀들이야말로 이번 일을 가장 걱정하고 있을 텐데......


에이어스카르프: ......솔직히 말해서,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세버린: 폴리닉 씨는 지금 자신의 복수가 실패했다는 허무감을 받아들이고 계시는 중입니다.

세버린: 조금 이기적으로 들릴 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러는 게 모두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겠죠.


그레이스롯: ......그게 아니면, 저흰 계속해서 진실을 파헤쳐 볼 수도 있습니다.


세버린: 반란자 대부분은 체포되었고, 다른 쪽은 이암을 따라 떠났지만, 여전히 반항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세버린: 그 일들을 겪고 사람들도 이젠 싸울 힘이 없는 거겠죠.

세버린: 하지만 감옥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저번 폭동으로 많은 물자들이 피해를 입었고, 식량 보급도 갈수록 모자라고......


그레이스롯: ——알겠습니다.


세버린: 후우......그럼 타티야나는 어떻습니까?


그레이스롯: 붕대는 풀었습니다, 화상보단 심리적인 상처가 더 심각한 모양입니다.


세버린: 그렇군요......제가 못난 탓에......콜록——콜록콜록!

세버린: 지금 이 상황에서 계속 추궁해 나가는 건 또 다시 충돌을 일으킬 뿐입니다.


에이어스카르프: ......진실을 밝혀내시는 건 이미 포기하셨군요.

에이어스카르프: 세버린 씨께선 처음부터 방금 말한 그 점을 의심하고 계셨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일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셨다는 건......


세버린: 아뇨, 일단 한 가지 확실하게 아셔야 할 게 있습니다. 현재 모아진 정보를 토대로 보자면, 그는 여전히 유력한 용의자입니다.

세버린: 그의 "평소 행동"과 "학습 능력"을 추론하는 걸론 아무 것도 증명할 수 없습니다. 모든 명확한 증거들이 그를 가리키고 있어요.


에이어스카르프: ......부정은 할 수 없군요. "위기 협약"에 저희가 모르는 수단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에이어스카르프: 진실은 아직 멀리 있군요.


세버린: ......제 아들의 장례식이 부결됐을 때, 전 이미 진실을 뒤쫓는 일같은 건 포기했습니다.

세버린: 중요합니까?

세버린: 전 단지......살아있는 사람이 더 잘......콜록, 콜록콜록——!


그레이스롯: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라면, 로도스에 돌아가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세버린: ......떨고 계시는 군요.


그레이스롯: 숨기진 않겠습니다, 전 아직도 감염자가......두렵거든요.


세버린: 두렵다......하, 방금 감염자를 위해 그렇게 열심히 싸우던 은인이, 감염자가 두렵다고 할 줄이야.

세버린: ......어쩌면 로도스는 확실히 얘기를 나눠 볼 만한 상대일지 모르겠군요.


그레이스롯: 하아, 그 감염에 관한 건데......폴리닉 씨가 아직 당신에게 물어볼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레이스롯: 언제부터 그랬죠?


세버린: 그레이스롯 씨께서 이렇게 감염자들을 껄끄러워 하실 줄 알았으면 저도 숨기는 게 아니었을 텐데요.


그레이스롯: 사과를 해야하는 건 저에요, 전......이렇게 두려워 하는 게 습관이 되었어요.


세버린: ......동령족의 늙은이들이 귀족과 상인들을 죽이고 다녔을 때, 저도 그들을 쫓고 있었습니다.

세버린: 그때 마지막으로 남은 노인이 호수 옆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있더군요.

세버린: 그는 제가 올 걸 알고 있었습니다. 전 그림자 때문에 위치가 발각되었고, 그는 오리지늄으로 제 왼쪽 가슴을 찔렀습니다.


에이어스카르프: ——그도 감염자였습니다.


세버린: 맞습니다......그도 감염자였죠, 전 그를 죽일 수 없었습니다, 당시의 전 그가 논개 작전이라도 펼칠 생각인 줄 알았습니다.

세버린: 그와 저의 복수 모두 끝을 맞이한 거죠——


에이어스카르프: ......그래서 어떻게 됐죠?


세버린: 함께 강에 빠져 들기 전, 마지막 순간에 그가 지었던 표정은 정말이지......이상했었습니다.

세버린: 마치......후회를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늙은이는......스스로 해방됐다고 생각한 거죠.

세버린: 마치 우리가 리유니온과 반란자들을 상대할 때처럼, 그는 죽을 때가 된 것 마냥 노래를 부르고......기가 막히더군요.


세버린: 그......그는 이미 죽었습니다. 광석병도 세월을 이기진 못 했어요.

세버린: 마지막으로 남은 정통 동령 부족 족장, 그러니까 이 땅에 가장 처음 정착했던 이는 죽었습니다.

세버린: 감염자와 우린 각자 제 갈 길을 향해 갔고, 민중들은 귀족들의 터무니없는 행동에 반발해 일어선 것이죠.

세버린: ......이게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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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란: 타티야나 씨!


타티야나: 아......당신들이군요.


타티야나: 다행이에요......무사하셔서......


폴리닉: 네.

폴리닉: 표정이 훨씬 밝아 지셨네요.


타티야나: ......하하......제가 너무 무리하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요, 제가 지금 이럴 때 쓰러진다면......

타티야나: ......

타티야나: 전 계속......토르의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의 미소가......그의 아픔이......불에 몸이 타던 그 고통이......

타티야나: ......죄송해요.


폴리닉: ......아뇨, 괜찮습니다.

폴리닉: 저희도......비슷하니까요.


타티야나: ——하지만 적어도, 적어도 범인은 이미 대가를 치뤘잖아요.


폴리닉: ......


폴리닉: 그럴 지도요.


타티야나: 폴리닉 씨?


폴리닉: ......아뇨, 아무 것도 아닙니다.

폴리닉: 당신 말이 맞아요.


타티야나: 그건 그렇고 월루몽드는......계속 나아가야 해요, 아직 우리가 마주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있어요......

타티야나: 먼저, 감염자의 문제를......


스즈란: ......죄송해요, 사실 전 진작에 세버린 씨께서 병에 걸리신 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세버린 씨가 이 사실에 대해 입을 열지 말라고 부탁하셔서...

스즈란: 세버린 씨께서 아츠 시전 유닛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오리지늄 아츠로 방 온도를 제어하실 때부터 눈치 챘어야 하는 건데......

스즈란: 하지만 세버린 씨께선......세버린 씨 또한 고통을 견디고 계셨어요, 다들 계속 참고 있었어요.


폴리닉: 참지 못한 사람들은 지금 감옥에 있지.


폴리닉: ......나도 비슷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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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여기야!


에이어스카르프: ......루트는 다 짜놨어, 이건 내 경험인데, 소대로 움직이면 분명 로도스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거야.


클릭: 하아, 이번엔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어......이번 일을 기록해야 할까, 아니면 잊어 버리는 게 좋을까?


에이어스카르프: 돈 버는 데에만 안 쓰면 돼.


클릭: 날 뭘로 보는 거야 정말!


스즈란: 루트......만약 이 루트를 활용한다면 월루몽드의 주민들도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을까요?


에이어스카르프: 어렵지......사람이 너무 많아, 게다가 부상자랑 수감자들도 있는데......수감자들을 그냥 죽게 내버려 둘 순 없겠지.


폴리닉: 음......그레이스롯 씨는?


에이어스카르프: 그 사람은......먼저 출발했어요, 누굴 보러 간다고.

에이어스카르프: 나중에 우리랑 합류한다고 해요.


폴리닉: 그렇구나......찾으러 가볼게.


에이어스카르프: 굳이 그럴 필요는——


폴리닉: 아니......그럴 필요가 있어.

폴리닉: 금방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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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 우린 새로운 장관을 뽑아야 한다니까!


마을 주민: 하지만 그 사람도 우릴 위해 많은 걸 해줬잖아, 게다가 불필요한 동요는 좋지 않아.


마을 주민: 그, 그래도 대놓고 감염자를 저렇게 거리에 돌아다니게 할 수는 없잖아.


마을 주민: 일단은 세버린 장관의 신체 검사 결과를 보고 결정하는 것도......


마을 주민: 아니, 이렇게 된 이상, 감염자를 가장 높은 자리에 앉히는 거야, 그러면 주변의 귀족들도 불만이겠지!

마을 주민: 관광객이랑 상인들이 감염자가 순찰을 도는 도시에 오기나 하겠어?


마을 주민: ——어이! 어이!!

마을 주민: 초소에서 누가 차량 행렬이 다가오는 걸 발견했대! 헌병대의 깃발을 달고 있다는대!


마을 주민: 뭐어——!?


마을 주민: 빠, 빨리 가서 한번 보자고, 수신기는 아직 쓸 수 있으려나? 신분 식별 코드 확인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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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사람들이 논쟁을 벌이는 사이, 전직 주임 원사, 세버린·호손은 피로로 곯아떨어졌다.



그는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달빛은 빛나는 평원 위를 지나고 있었고, 여인들은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남자들은 첨탑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그는 꿈 속에서 한 거인이 우뚝 서는 것을 보았다, 그건 그의 죽은 아들이었다.

그는 꿈 속에서 그 거인이 재앙운(재앙이 올 때 끼는 구름)을 입바람을 불어 날려버리고, 그 틈을 신력으로 메꾼 것을 보았다.

또 그는 꿈 속에서 그 거인이 고향을 들고, 성큼성큼 눈이 녹은 곳을 향해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또 그는 꿈 속에서 바람이 노래를 부르고, 대지가 명령을 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는 꿈 속에서 오리지늄이 모두 땅 속으로 가라앉고, 더 이상 광석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가 없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가 꿈 속에서 본 그 거인은 바로 동령이다. 그는 눈과 물과 종족의 기원이다. 황량함과 문명이 교차하고, 거인은 굳건히 서있다.

그는 지쳤지만 극심한 기관지 경련 또한 그를 현실로 데리고 가지 못 했다.



그는 꿈 속에서 자신이 황금빛의 보리밭에서 낫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꿈 속에서 그는 웃었다, 울며 웃었다.

그것은 그가 아들을 잃고 처음 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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