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6]



타티야나: 윽......

타티야나: 여긴......







타티야나: 윽——!

타티야나: (머리가 어지러워......! 시야......청력은......아직 괜찮네.)

타티야나: (발목은......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아.)

타티야나: (......조용하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떠난 건가?)

타티야나: (......)

타티야나: (정말 조용하네......잠깐, 적들은 날 이렇게 두고 떠난 건가?)



그레이스롯: ......깨셨군요.


타티야나: 아앗——!?


그레이스롯: ......그렇게 긴장하지 마세요.


타티야나: 아, 죄송해요! 깜짝 놀라서——

타티야나: 어? 다, 당신은? 당신은 분명 로도스의——


그레이스롯: 오퍼레이터, 그레이스롯입니다.

그레이스롯: 조용히 하세요, 이 주변에 있었던 반란자들은 전부 해결했어요.


타티야나: 해결......


그레이스롯: ......이런 상황이 됐는데도, 당신은 녀석들을 적으로 보기 싫어하시는 군요.

그레이스롯: 안심하세요, 다들 목숨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녀석들은 모두 세버린 호손 장관에게 넘겼어요.


타티야나: ......감사합니다.

타티야나: 아—— 폴리닉 씨는——


그레이스롯: 괜찮아요, 다른 대원들이 도우러 갔으니까, 그건 그렇고......

그레이스롯: 안토는 정말로......희생된 겁니까?


타티야나: ......네, 정말 죄송합니다.


그레이스롯: 그래서 폴리닉이 그런 꼴이......


타티야나: 대원 몇 명으론 이 거리를 수복할 수 없어요, 일단 도시로 돌아가서 진영을 재정비해야 해요.


그레이스롯: 어, 걸을 수 있겠어요? 발목 다치신 거 같은데.


타티야나: 아......해볼 게요, 아파라......


그레이스롯: 자, 손 주세요.


타티야나: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롯: ——또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타티야나 씨.

그레이스롯: 제가 안토를 데리고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여긴 번영 그 자체였습니다.

그레이스롯: 하지만 어째서 지금은 제대로 된 병사 한 명도 없는 거죠?



_


반란의 마을 주민: 크윽!


에이어스카르프: 무기를 내려 놓고 네 자신의 모습을 봐라, 제대로 된 장비도 없으면서 싸움을 하는 건가?


반란의 마을 주민: 외부인이 뭘 안다고! 그 귀족 나부랭이들이나 도와주고, 그게 대체 무슨 이득이 있다고!


폴리닉: ......이득같은 건 없습니다, 저도 당신들 나라 정치에 관심은 없거든요......당신은 동령인입니까?


반란의 마을 주민: 동령인——? 핫, 난 그런 원주민 같은 게 아니야, 하지만 난 그들의 항쟁에 동조하는 거지!

반란의 마을 주민: 안토 의사는 좋은 사람이었지. 그런데 너희는? 너희들은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꼴이라고!

반란의 마을 주민: 월루몽드——아니, 온 라이타니엔은 썩었어! 그 녀석들은 오늘 감염자들을 다 태워죽이고, 내일이면 모든 가난한 사람들을 다 태워죽일 거야!


폴리닉: ......


에이어스카르프: 그 근거는?


반란의 마을 주민: ——월루몽드엔 헌병이 한 명도 없어! 단 한 명도! 없다고!

반란의 마을 주민: 왜 그런지 알겠어?


에이어스카르프: 월루몽드는 주변에 위치한 여러 마을들이 모여 만들어 진 도시로, 재앙이 오고 도시를 관리할 헌병의 수가 턱없이 모자란——


반란의 마을 주민: 참나! 그렇게 제대로 된 이유였으면 우리가 이렇게 화를 냈겠어!?


폴리닉: ——시간 끌지 마시고, 말 할 겁니까, 안 할 겁니까?


반란의 마을 주민: ——흥.

반란의 마을 주민: 한 혼례 때문이었어.


에이어스카르프: ......혼례?


반란의 마을 주민: 어떤 신분 높으신 대귀족이 다른 귀족의 독녀를 아내로 맞아서, 모든 헌병들이 가장 가까운 이동 도시로 이동했다고!

반란의 마을 주민: 귀족들의 주지육림이 얼마나 오래 갔는지 한번 맞춰 볼래?


에이어스카르프: ......


반란의 마을 주민: 아, 그래, 귀족들은 어느 쪽이 이동 도시를 움직여서 어느 쪽의 영토를 방문해야 하는지로 거의 한 달을 싸우더군——

반란의 마을 주민: 우리 헌병대는 그렇게 귀족의 자택 주변에서 계속 발을 묶여 있었어. 명분과 명목 상의 보안을 위해서 말이야. 재밌지? 웃기지?

반란의 마을 주민: ——하나도 안 웃겨.


폴리닉: 확실히 조금도 웃기지 않네요,


반란의 마을 주민: 흥......

반란의 마을 주민: ......넌 누가 감염자들을 치료하는 의료 캠프에 불을 질렀다고 생각해? 감염자 자신들?

반란의 마을 주민: 감염자들을 못 미더워 하는 사람들이나 이런 짓을 해, 네가 믿어야 할 사람들은 우리——

반란의 마을 주민: ——“리유니온”이야!



_






마을 주민: 장관님! 반란자들은 투항할 의사가 없습니다——!


세버린: 머릿수도 별로 없는 녀석들이......



그레이스롯: 이번 재난이 진정 무서운 점은 양쪽 모두 전사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레이스롯: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만 해요.


스즈란: 그레이스롯 선배! 타티야나 씨! 오셨군요!



폴리닉: ......그리고 우린 이 모든 일의 원흉이 대가를 치루도록 해야 합니다.


세버린: 타티야나!


타티야나: 아버님......죄송해요, 제가 경솔했어요......


세버린: ......아니, 무사했으면 됐다.


그레이스롯: 오퍼레이터 폴리닉......무사하셨군요.


폴리닉: 그레이스롯......그래, 안토를 데리고 월루몽드에 갔던 분이군요, 기억이 나요......

폴리닉: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 알고 계시나요?


그레이스롯: ......대충은 압니다.


폴리닉: 당신 생각엔......만약 당신이 그녀의 곁에 있었더라면, 이 비극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에이어스카르프: 폴리닉, 그런 말은——


그레이스롯: 아뇨, 월루몽드에 있는 여러 갈등들은 외부인이 개입한다고 한들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니까요, 저흰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폴리닉: ......


그레이스롯: ......하지만 적어도 전 그녀 곁에서 최선을 다해야 했었어요.

그레이스롯: 죄송합니다, 제가 그녀 곁에 있지 않아서......


폴리닉: 아뇨......하아, 전 제 자신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기 위해서 당신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거예요, 난 대체 뭘하고 있는 건지......

폴리닉: 사과를 해야하는 건 바로 저에요.




세버린: ......여러분.

세버린: 일단 감사의 말을 전하겠습니다, 타티야나를 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폴리닉: ......로도스 아일랜드는 감염자들을 도와주기 위한 조직입니다.

폴리닉: 세버린 호손, 월루몽드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들은 확실히 저희를 안심시키기 충분했었습니다.

폴리닉: 하지만 저희가 정식으로 움직이기 전에 꼭 당신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폴리닉: 월루몽드를 대표해서, 월루몽드가 일반적인 상황에서 감염자들에게 "추가적 조치"를 취한 적이 없었는지 보장하실 수 있습니까?


세버린: ......스즈란 씨와 당신이 하셨던 조사로 이 점은 증명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만.

세버린: 월루몽드는 감염자들을 적대할 뜻이 없습니다, 또한 절대로 감염자들을 돕던 안토 의사에게 원한을 가진 적도 없었습니다.

세버린: 이제 만족하십니까?


폴리닉: ......


스즈란: 폴리닉 씨, 전 세버린 장관님을 믿어요.


에이어스카르프: 어째서지?


스즈란: 어......그건......아직 말할 수 없어요! 그치만 장관님을 믿어요! 이분은 감염자들을 적대하게나 그러실 분이 아니에요!


폴리닉: 리사......그럼, 잠깐이라도 당신의 말을 믿어 보겠습니다.


세버린: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버린: 또 이제부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레이스롯: ......지금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폴리닉이니, 작전 시엔 폴리닉의 지시를 따를 겁니다.


폴리닉: 적들은 머릿수가 많지 않아요.

폴리닉: 이미 제압된 사람들을 합쳐도 백 여명 남짓이겠죠.


세버린: 평상시의 월루몽드라면 백 여명의 폭도들 정돈 두려워 할 게 못 되는데 말이죠......


폴리닉: 헌병에 대해서, 전 한 가지 흥미로운 소문을 듣게 됐습니다.


세버린: ——그건 제 군인 인생 중에 들었던 가장 어이없는 결정 중 하나였습니다, 바꾸지 못하는 일이라면 잠시 내버려 두지 않겠습니까?


에이어스카르프: 말을 끊어서 죄송합니다만, 그 소문을 얘기해 준 포로는 자신들을 "리유니온"이라고 했습니다.


스즈란: 네?


그레이스롯: ......저흰 어떤 리유니온과 접촉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각종 이유로 분노로 가득한 시민과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그레이스롯: 그는 오랫 동안 전장을 누볐던 전사입니다, 만약 그 녀석이 한 부대를 가지고 있다면, 엄청 성가실 겁니다.


세버린: 그 무장 세력이......좋은 소식은 아니군요.


폴리닉: ......리유니온......

폴리닉: 체르노보그의 일......우르수스의 일......아, 또 우르수스......



폴리닉: 그런 녀석들 말을 대체 어떻게 믿어!


그레이스롯: ......


에이어스카르프: 그 화재가 이 모든 것의 도화선이었습니다. 지금은 충돌의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요.

에이어스카르프: 대체 그 문제들이 화재를 일으킨 건지, 아니면 그 화재가 이 문제들을 일으킨 건지.


타티야나: 우린......우린 싸울 수 밖에 없는 건가요?


세버린: ......이건 월루몽드의 운명을 결정할 선택일 겁니다. 수 천명의 목숨이 달린 일을 아무렇게나 결정할 순 없습니다.


세버린: 일단 의사당으로 가서 공식적인 결정을 내려야 겠죠.




세버린: 하아......하지만 상대방은 우리에게 이런 기회를 주지 않을 모양이군요......


폴리닉: ......저들이 만약 정말로 “리유니온”이라면, 우리가 봐줄 이유는 없겠죠.


에이어스카르프: ......


그레이스롯: ......알겠습니다. 하지만 폴리닉, 당신은 남아서 이곳의 부상자들을 돌봐야 해요.


폴리닉: 전 제가 직접——


그레이스롯: 리사, 그러니까 오퍼레이터 스즈란은 정식적인 의료 대원이 아니에요, 당신이 해야만 한다고요.


그레이스롯: 당신은 해야할 일은 무고한 시민들을 지키는 일이지, 적들을 격퇴하는 게 먼저가 아니에요.


폴리닉: 전......


스즈란: 폴리닉 씨......이곳에 남아 주세요.

스즈란: 폴리닉 씨가 계속해서 화가 나신 기세로 싸워 나가시다간......폴리닉 씨가 폴리닉 씨답지 않아질 것 같아요.


폴리닉: ......알겠어.


폴리닉: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___


[TW-6 END]




이암: ......


살카즈 전사: 우린 이렇게 그 녀석들한테 이용 당해야 하는 거야?


이암: ......


살카즈 전사: ......만약 그들이 정말로 "리유니온"의 이름을 빌렸다면 어떻게 되는 건데?


이암: ......그들은 분명 그렇게 말할 거야.

이암: 우린 반드시 체포 당하겠지.

이암: 단지 이런 규모의 마을론, 우릴 어쩌지 못 해, 근데......근데 한 이동 국가라면?


살카즈 전사: 우뚝 솟아 있는 라이타니엔의 탑에서 대지를 업신 여기는 그 대은행가 대음악가 대귀족 아무나 한 명 움직여도 우린 정말 힘들어 질 거야.


이암: 오만이 그 녀석들을 파멸로 몰고 갈 거야.


살카즈 전사: 하지만 마찬가지로 그 오만이 라이타니엔의 더러운 침략성을 억제할 수 있게 만들어 줬지.

살카즈 전사: 어쩌면 우리도 더 이상 월루몽드에 있어선 안 될 지도 몰라, 이렇게 가다간 정말로 갈 곳이 없어지고 만다고.


이암: ——우린 전장에서 만나선 안 돼, 여긴......여긴 전장이 아니야, 전장이 되어서도 안 되고.

이암: 너희들에게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아.


살카즈 전사: ——? 너 지금 누구랑 얘기하고 있는 거야?


이암: 아니.

이암: 단지......감개했을 뿐이야.

이암: 곧 겨울이 올 거야,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어.







클릭: 하아......뭔가 느낌이 쎄한데......



_




세버린: ——그럼, 다른 질문 또 있으십니까?


그레이스롯: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겁니다만, 장관님은 그 여덟 구의 시체의 신분을......어떻게 확인하신 겁니까?


세버린: 체형, 성별, 예상되는 연령 및 마을 내의 실종자 명단을 확인했습니다.

세버린: ......하지만 지금은 그 화재 얘기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우리에겐 더 급한 일이 있지 않습니까.


그레이스롯: 그렇긴 하지만......


폴리닉: ......뭐 발견하신 거라고 있나요?


그레이스롯: 저희가 접촉했었던 리유니온의 말에 따르면, 화재에서 목숨을 잃은 감염자들은 "4명"이라고 합니다.


세버린: ......적들의 말을 믿을 필요가 있을 까요?


그레이스롯: 외람되지만, 그럴 필요가 완전히 있습니다. "신경 쓰인다"와 "믿는다"는 별개의 일이니까요.

그레이스롯: 양측에 무언가 오해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버린: 전 그래도 이게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전......

세버린: 화재의 진상을 파헤쳐 낸다고 해도 일이 더 나빠지는 걸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고요.


폴리닉: 하지만 저희에게 있어 의미가 있습니다.


세버린: ......그렇다면 저도 한 마디 하겠습니다. 폴리닉 씨, 도중부터 당신이 보여주는 행동들이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폴리닉: 하지만 당신은 꼭——


세버린: 전 월루몽드를 위해 싸웁니다, 이건 제 직무에요, 그래서 전 여러분의 정의감에는......흥미가 없습니다.

세버린: 전 진실을 위해 로도스를 책임질 필요가 있는 것이지, 당신의 복수심을 위해 이러는 게 아닙니다.


폴리닉: 당신——


폴리닉: ——아니, 당신 말이 맞아요......

폴리닉: 우선 진정 좀 하고 오겠습니다......리사가 부상자들을 돌봐주고 있으니, 전......전 그녀를 도와야 해요.




세버린: 그럼 결론이 났군요, 우린 최우선적으로 십이음 거리를 수복합니다.

세버린: 전투는 피할 수 없겠죠, 로도스의 여러분들은 자율 아츠 시전 유닛을 뺏어 오는데 힘써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세버린: 또한 살카즈가 포함된 무장 세력 감시를 잘 해주시길 바랍니다.

세버린: ......정면에서 폭도들을 상대하는 일은 맡겨 두겠습니다, 가장 힘든 일을 당신들에게 맡기겠습니다.


에이어스카르프: ......


세버린: 으, 음......방금 한 말은 너무 부담이었으려나요?


그레이스롯: ......아뇨, 세버린 장관. 당신은 그 거리에 있는 반란자들, 그리고 문 밖의 분노한 군중들의 눈속에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그레이스롯: 저희가 쓰러진다는 건 이 월루몽드란 도시는 멸망 선언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레이스롯: ......진실이 어떻든, "리유니온이 다시 나타나 라이타니엔의 한 마을을 파괴했다"라는 일은......

그레이스롯: 전 수많은 희생과 이별을 겪었고, 다시는 그런 일들을 겪고 싶지 않습니다.


그레이스롯: ......에이어스카르프, 클릭에게 연결해 봐, 슬슬 합류할 시간이야.

그레이스롯: 그 감염자 전쟁 포로들이 어떤 상황인지 보고 싶어.



_



타티야나: 장관님? 폴리닉 씨가 떠나는 걸 봤는데, 회의가 끝난 건가요?


세버린: 그래, 수고한다.

세버린: ......시끄럽네, 바깥 녀석들.



_



마을 주민: 누가 가정이 파괴되는 걸 참고만 있을 쏘냐!

마을 주민: 그들은 내 가게를 부수고, 내 아이까지 다치게 했다!

마을 주민: 그 빌어 먹을 배신자들! 배은망덕하다! 배은망덕한 배신자들!




마을 주민: 우리는 싸워야 한다!


마을 주민: 우리는 싸워야 한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



_



세버린: ......칫, 창 밖을 봐, 벌써 자신들이 정의의 화신이라도 된 것 마냥.


타티야나: 아버님, 담배는 이제 더 이상 피시면......


세버린: ......괜찮아.



_



스즈란: 아, 이제 됐어요!

스즈란: 말은 이렇게 하지만......감염 정도가 가볍지 않으니, 오리지늄 아츠 남용은 금물이에요!


붙잡힌 감염자: 무슨 농담을—— 난 라이타니엔인이야, 고등교육을 받은 라이타니엔인이라고 어떻게——


스즈란: 싸우면 안 돼요!


붙잡힌 감염자: 아니......싸움의 문제가 아니야, 아츠를 못 쓰면 우리 집 냉장고도 못 쓰는데!?


스즈란: 그럼 정상적으로 장치를 통해서 사용하세요, 체내에 있는 오리지늄을 자극하지 마시고요, 이러면 감염 악화를 면하지 못 하게 된다고요!


붙잡힌 감염자: ......가격 싼 게 좋아서, 캐스터의 조작이 필요한 중고 냉장고를 쓰는건데......


스즈란: 안 돼요!


붙잡힌 감염자: 윽......외, 외부인이 뭘 안다고! 내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거 같아!? 너희들이 맞서고 있는 건——


스즈란: 네네, 몸관리 잘 하시고요, 감염 악화되는 일은 가급적 피해 주세요, 아직 건강하시니까요. 아, 그래도 함부로 아츠를 쓰시면 절대 안 돼요!


붙잡힌 감염자: 맞서......맞서는 건......하, 됐다, 내가 애한테 뭐라고 하는 거람......


스즈란: 그럼 다음 분——

스즈란: 아......할아버지시네요? 이런 연세에도......


할아버지: ......허허, 아홉 꼬리의 불포족이라니, 정말 보기 힘들군.

할아버지: 흠......그러고보니, 최근 계속해서 동령인에 대해 묻고 다니는 외지인이 바로 너구나?


스즈란: 아, 네......저기, 할아버지는 어딜 다치신 건가요?


할아버지: 응? 아니, 아니, 난 단지 죽으려고 찾아온 것 뿐이야......난 이미 노안이 와서 눈앞이 흐릿하거든, 지금도 졸리단다......


스즈란: 주, 죽으러 오셨다고요? 그렇게 무서운 말씀하지 말아 주세요......



할아버지: 얘야, 내가 바로 동령인이다, 최후의 동령인이지.


스즈란: ——


할아버지: 하하, 얘야, 놀라는 모습도 정말 귀엽구나, 그렇게나......적의가 없다니.


스즈란: 최후의......? 하지만 다들 동령인이 먼저 감염자 그룹의 반란을 도왔다고......


할아버지: 하아, 원한이 생겼을 때에나 사람들은 자신의 혈통을 떠올리곤 하지......그들이 미워하고 있는 건 다른 것이란다.

할아버지: 내 말 좀 더 들어주련? 어차피 죄인이니 나도 뭘......어떻게 할 순 없다, 난 늙었단다.


스즈란: 아, 네......하지만 할아버지 연세가 정말 많으셔서, 일단은 상처를 먼저 치료해 드려야 제가 어떻게......


할아버지: 하하, 이 할아버지 몸은 아직 튼튼하단다......아니, 그래도 늙었구나......

할아버지: 동령족 사람들은......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갔단다, 그게 아니면 월루몽드의 사람들과 결혼을 했지.

할아버지: 마지막으로 남은, 진정한 동령인들은 아마 몇 명? 우리같은 늙은 사람 몇 명밖에 남지 않았지......


스즈란: 할아버지......께선 뭘 하셨나요?


할아버지: 난......사람을 죽였다. 많은 사람들을 죽였지.


할아버지: 월루몽드로 오는 행상들, 용감하게 쳐들어 온 황야의 귀족들......우린 정말 많은 이들을 죽였었지.

할아버지: 처음엔 우린 이게 정당한 복수이자,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었지......

할아버지: 그래서 나이든 사람들은 유달리 힘을 썼었고, 젊은 것들은 대부분 방관하고 있었지, 이건 그들의 생활과는 관련이 없었거든.

할아버지: 하지만 복수, 복수. 우린 그 배신자들을 죽일 수 없었어, 그 썩은 귀족들을 죽일 수 없었다.

할아버지: 애초부터 우린 원한을 그렇게나 많은 무고한 이들에게 쏟아냈던 거야——

할아버지: 우린 라이타니엔을 이길 수 없었다, 그것의 법을 이길 수도 없었고, 이동 국가 엔진의 굉음을 이길 수 없었다——

할아버지: 우린 포기하기 시작했지. 포기한 이후, 난 월루몽드로 도망쳤다. 다른 녀석들도 세버린이라는 녀석에게 처치 당했지.

할아버지: 그 녀석 아주 독한 녀석이야, 망설이는 법이 없지.

할아버지: 하지만......듣기로 그 녀석은 죽은 적 옆에서 담배 한 대 정돈 같이 펴줄 줄 아는 녀석이라더군.

할아버지: 그 현대식 담배 말하는 거야, 공장에서 나오는, 별로 좋지도 않은 거.


할아버지: 그리고 난, 어디서 주워 왔는 지도 모를 철면피를 쓰고 이곳에 둥지를 틀었지......월루몽드에 있었지만 세버린은 우릴 죽이지 않았어.

할아버지: 내가 죽기를 두려워 하냐고? 아니, 내 말을 믿어, 불포족의 아가씨, 난 정말로 죽는 게 두렵지 않아.

할아버지: 난 단지 일생에 걸친 복수가 끝나고, 도시의 동력 엔진이 웅웅거리는 소리가 듣고 싶을 뿐이다.

할아버지: 어쩌면 월루몽드도 언젠가는 점점 확장되서 하나의 도시 국가를 세울 지도 모르지, 또 어쩌면 말이다, 월루몽드가 이대로 없어질 지도 몰라......

할아버지: 하지만......하아......동령인으로서, 내가 처음 그 뜨거운 엔진이 도시를 움직이는 걸 봤을 때, 난 화가 났었을까?

할아버지: 내가 허탈했었을까? 난 그때의 내가 울고 있었던 것밖엔 기억이 나질 않아.


할아버지: 그렇게나 세차고, 뜨겁고,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어보이던......내 손 안에 있는 활과 단검으로 어떻게 저런 걸 막을 수가 있겠어?

할아버지: 난 그것에 사랑에 빠졌지......그 흉기와 사랑에 빠진 거야......

할아버지: ......하지만 비더만은 해냈지, 그 간사한 자식......한 명의 재앙 정보 전달자가, 한 명의 외지인이, 내가 평생 동안 하지 못 했던 일을 해버리다니......



스즈란: ——자, 잠깐만요, 할아버지! 방금 비더만이라고 하셨어요——?

스즈란: 제가 기억하기론 그건 라이타니엔의 어떤 재앙 정보 전달자의 이름인데, 분명 그는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었었던——


할아버지: 뭐? 그건 잘 모르겠구나......명령을 내린 건 분명 그였다.


스즈란: 설마......


할아버지: 넌 그런 무력감이 뭔지 아니?


스즈란: 네?


할아버지: 비더만을 보면......그가 감염자들을 데리고 아츠를 시전하고, 파괴 동력 엔진을 파괴한 걸 봤을 때, 난 정말 무력하다는 걸 느꼈다......

할아버지: 과거에 우린 지배했던 그것도 결국엔 평범한 철조각에 불과하다는 걸...정말 사람 졸리게 만들더군.

할아버지: ......듣고 있니?


스즈란: 네, 듣고 있어요.


할아버지: 급하게 복수와 싸움을 하러 가지 말고, 내 얘기를 들어줘......아가씨.

할아버지: 동령인은 이 갈등의 원인이 아니야......적어도 지금은 아니야......

할아버지: 월루몽드에 동령인의 핏줄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 가장 처음 마을을 세운 건 우리인데......

할아버지: 동령, 동령은 바로 이 월루몽드의 달이야......그들은 그들 스스로를 파멸로 몰았어......


스즈란: ......그렇군요.


할아버지: ......불포족 아가씨, 이 앞에 있는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 길이지?


스즈란: 앞......이 앞은 그냥 평범한 길인데요? 의사당으로 이어지는......


할아버지: 아니......

할아버지: 이건 산으로 향하는 길이야

할아버지: 깃발이 펄럭이고......열 두번 꺾어지는 산길......여행자와 눈바람......아......엔진은......

할아버지: ......후우.


스즈란: ......네, 제 기억이 잘못 됐네요.

스즈란: 저기가 바로 산으로 향하는 길이에요, 할아버지.

스즈란: 안녕히 주무세요.





폴리닉: ......


스즈란: 폴리닉 씨......들으셨어요?

스즈란: 우린 그동안 뭘 하고 있었던 거죠?


폴리닉: 죽은 줄로 알았던 재앙 정보 전달자가, 폭도들을 지휘하고 있었다고?

폴리닉: 비더만......인가.





_



흐흥——♪흥흐흥——♪

그것은 부러지기 쉬운 나뭇가지였다네♪

동령아, 동령♪

기나긴 삶과 기나긴 죽음에 지쳤다네♪

그는 꿋꿋이 그의 노래를 불렀다네♪

그는 여름을 부르고♪

기나긴 겨울을 불렀다네♪

동령아, 동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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