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된]



이스티나: ......

이스티나: 전원, 켜졌다, 문제 없네.

이스티나: 녹음 되고 있는 건가? 아——아——

이스티나: 응, 문제 없는 모양이네.

이스티나: ......

이스티나: ......

이스티나: 뭘 말하면 좋을까.



이스티나: 으흠.

이스티나: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기계는 클로져 씨가 잠깐 빌려주신 거야, 용도는......음.

이스티나: 신청서엔 "현실적인 상황을 드러내는 형식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자가 진료 목적"이라고 썼어.

이스티나: ......기네.

이스티나: 아무튼, 기계의 조작은 간단해, 배터리가 충분한지 확인하고, 온오프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이렇게, 자동으로 촬영을 시작해.

이스티나: 후우.......

이스티나: (혼자서 말하는 건 힘드네.)

이스티나: (화면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건 쉬울 줄 알았는데......)

이스티나: 내가 내 증상을 완화 및 치료하기 전에, 의료부의 오퍼레이터 분들이 내게 이런 제안을 해주셨어——



이스티나: “자신에게 모두 털어 놓기”......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이스티나: 아, 지금은 녹화하고 있지만 이걸 남에게 보여주는 건 아니야. 이렇게 말할게, 이걸 다른 사람한테 보여 주기가 싫어!

이스티나: 진정해, 이스티나, 릴렉스. 흠흠, 지금은 아무렇게나 얘기하는 것 뿐이잖아, 긴장하지 말고, 자신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전부 하는 거야.

이스티나: ......아직은 다른 이들에게 들려 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지금 나 자신에게 하는 거야.

이스티나: 난 이게 굉장히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이스티나: 예전에 있었던 몇 가지 일들에 대해서 말인데......

이스티나: 지금이야 다들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지만, 난 알아, 우리에겐 아직 해결할 문제들이 많다는 걸, 우리에겐 너무 이른 일이라는 걸.

이스티나: 난 알아, 지마도 그렇고, 로싸도 그렇고, 이전에 일어났던 그 일들을 잊지 못 하고 있어.

이스티나: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들, 학교를 떠나고 벌어진 일들을 잊어 버릴 사람은 없을 거야.

이스티나: 지마는......지마는 아무래도 최근 악몽을 꾸는 듯해. 레토는 어느 정도 지워버린 모양이지만......그게 정말로 지워버릴 수 있는 걸까?

이스티나: 난? 난 어떨까, 난 내가 충분히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내가......정말로 그게 가능할까?

이스티나: 다들 이 얘기에 대해서 별말을 하지 않고 있어, 하지만 이건 결국 언젠가는 마주쳐야 할 문제야.



이스티나: ......

이스티나: ......어렵네.

이스티나: 후우......좋아, 이제 조금 혼잣말에 익숙해진 기분이야.

이스티나: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이스티나: 우선 자기소개부터 하는 게 좋을까나?

이스티나: (심호흡)

이스티나: 나는 “이스티나”——물론 이건 코드네임이야. 본명은 안나·모로조프.

이스티나: 으음, 이 이름을 정말 오랜만에 불러보는 느낌이네. 분명 내 이름인데 어색하다니, 정말 이상하네.



이스티나: 이건 비카, 내 친구야.

이스티나: 비카는 내가 학생 자치단에 들어가기 전, 내 절친이었어.



이스티나: 지금 난 이 로도스라는 조직 안에 있는 "우르수스 학생 자치단"이라는 곳에 속해 있어.

이스티나: 음, 학생 자치단이라는 건 내 제안이었지만 진정 그걸 조직한 사람은 지마야.

이스티나: 또 독립된 단체라고는 하지만 멤버는 겨우 우리 다섯 명이 전부인 걸.

이스티나: 지마, 나탈리아,레토, 굼, 그리고 나까지.

이스티나: 사실 예전에 더 많은 구성원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 다섯만 남았어.

이스티나: 아, 물론, 비카도 우리 학생 자치단의 일원이었어.

이스티나: 현재 우린 모두 로도스의 “오퍼레이터”가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지......이것도 일을 하는 거라고 할 수 있겠지?

이스티나: 난 이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일한 만큼 보수를 얻는다. 얼마나 공평해.

이스티나: 지마는 잠시 이곳을 떠나지 않을 생각이야.

이스티나: 지마가 말은 안 했지만, 지마도 지금 생활을 싫어하진 않는 모양이야.

이스티나: 나도 가끔씩은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




이스티나: ......후우.

이스티나: 사실 우리 다섯 명은 함께 있지만, 우리가 다 같은 학교에서 온 건 아니야.

이스티나: 나랑 굼, 그리고 나탈리아는 같은 학교에서 왔어. 하지만 지마랑 레토는 다른 학교에 있었었지.

이스티나: 아, 같은 학교는 아니었지만, 지마는 예전부터 꽤나 유명했었어. 시내에 있는 인근 학교에서 지마를 모르는 학생은 없었거든.


이스티나: ......난 지마가 천생 리더가 될 사람인 줄 알았어. 실제로도 지마가 당연한 듯이 우리들의 리더를 맡고 있지.

이스티나: 우리가 아무런 준비도 안 되어 있었을 때, 리유니온이 공격해오고, 우리의 도시 체르노보그를 점령했어.

이스티나: 몇 가지......일들이 벌어 졌었지. 리유니온이 도시를 점령했을 때, 우리 학교에 있었던 일부 학생들이 지마 네가 있었던 학교에 강제로 끌려 갔었거든.

이스티나: 어쩌면 다른 학교의 학생들도 그쪽으로 끌려간 걸지도 몰라, 그땐 모든 게 혼란스러웠어서 나도 확실하게는 잘 모르겠어.

이스티나: 나도 리유니온이 무슨 생각을 갖고 한 짓인지는 잘 몰라, 그 리유니온들을 이끌고 있었던 지휘관은 백발의 소년이었어.

이스티나: 겉보기엔 어려 보였어, 어쩌면 우리보다 어렸을 지도? 잘 모르겠네.

이스티나: 그 사람은 무슨 핑계를 대서 현장에 있었던 다른 리더들을 설득시키고 많은 학생들을 데리고 갔고, 우린 모두 지마 네 학교 안에 갇혔지.



이스티나: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이가 없지.

이스티나: 그 후 십 몇일 동안 갇히고......



_


???: 안나!

???: 휴우, 다행이다, 온 사람이 너라서 다행이야.

???: 나 좀 끌어 당겨줘, 안나.

???: ......안나?

_



이스티나: ......그리곤 싸움이었어.

이스티나: 봉쇄된 학원 내에서의 싸움, 그리고 학원을 벗어난 다음 체르노보그 시내에서 겪은 싸움까지.

이스티나: 우리 모두 맞서야만 하는 것들이 있어.

이스티나: 우린——



-@-


이스티나: (지금 이 시간이라면, 굼은 아닐 테고, 대체 누가......)

이스티나: 잠깐만.

이스티나: (이 카메라, 끄기 전에 저장하는 게 조금 귀찮던데, 그냥 좀 놔둬도 괜찮겠지.)

이스티나: 누구세요?


???: 나야 나!


이스티나: ......누구?


???: 하아? 예비 탐정 이스티나 씨! 지금 일부로 그러시는 건가요, 제 목소리를 알아 차리지 못 하시다니!


이스티나: 으음, 시끄러워라.

이스티나: 그리고 예전에도 말했었잖아요, 전 예비 탐정같은 게 아니라고요.



???: 후후, 둘이 사이가 정말 좋네.

???: 안녕, 안나. 같이 폐 좀 끼치려고 왔어.


이스티나: ......뭐?

이스티나: 나탈리아?



_



이스티나: 자, 홍차.


메이: 아, 감사합니다!

메이: 으음......냄새 좋네요, 후후, 아무래도 좋은 찻잎을 쓴 모양이군요!

메이: 그러고 보니 계속 문을 닫고 있었던데, 무슨 바쁜 일이라도 있었나요? 제가 당신을 방해한 건가요?

메이: 혹시 바쁘시다면 제가 나중에 올 게요, 어차피 책을 돌려주려고 온 것 뿐이라......


이스티나: 아뇨, 상관없어요.

이스티나: 엄청 급한 일도 아니라, 신경 쓰지 마세요.


메이: 그런가요......?



나탈리아: 괜찮아요, 제 이해에 따르면, 안나 본인이 이렇게 말하는 이상, 더 이상 신경 쓸 필욘 없답니다.

나탈리아: 안나는 이런 일에 빈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그치?



이스티나: ......


메이: 헤헤, 그런 거면 됐어요!

메이: 아, 그래도 당신에게 문을 잠그고 다니는 습관이 있을 줄 이야, 정말 신중하시네요.

메이: 좋아요, 아무래도 당신은 정말로 예비 탐정이 갖춰야 할 신중함을 갖춘 모양이에요!


이스티나: 잠깐, 난 예비 탐정같은 게 아니라니까요, 막 얘기하지 마세요.

이스티나: 그리고 문은 잠깐 좀 일이 있어서 잠근 거예요......


나탈리아: 하지만 안나는 평소에도 문을 잘 잠그는 습관을 가지고 있지? 넌 우리 중에서 가장 신중한 사람이니까.


이스티나: 나탈리아, 그만 좀 놀려.


나탈리아: 후후, 미안미안, 안나의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무심코.


이스티나: ......하아.


메이: 아아, 뭐가 어찌됐든, 역시 오후에는 이 홍차 한 잔이 최고라니까요, 음음, 정말 최고에요!


이스티나: 정말 홍차 좋아하시네요......지금 당신 표정이 마치 녹아내린 치즈 같아요.


메이: 에? 엥? 그건 무슨 표현인가요?


이스티나: 음, 대충 멍청해 보인다는 소리 아닐까요?


메이: 네? 뭐야, 너무해요!!!

메이: 흥! 됐어요, 어서 이 마음 넓은 탐정 님에게 감사하는 건 어떨까요, 자요, 여기 당신을 위해 과자도 가져왔다고요!


이스티나: 어라, 과자? 흐음, 조금 의외네요.....


메이: 뭐가 의외라는 거예요?


이스티나: 죄송해요, 당신이 오늘 간식을 가져 올 줄은 몰랐어요, 단순히 홍차만 얻어 마시려 온 줄 알았는데. 음, 제가 당신을 오해했네요.


메이: 전 대체 무슨 이미지였던 겁니까!

메이: 잘 보세요, 이건 제가 당신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감사의 선물이라고요! 히비스커스 특제 야채 크래커!


이스티나: 네, 돌아 가세요, 지금 당장 돌아가 주세요.

이스티나: 지금, 당장, 출구는 오른쪽에 있습니다. 마중은 안 나갈 게요.


메이: 에이, 너무 그러지 마세요. 이번 야채 크래커는 진짜로 상쾌한 맛이 나서 괜찮다니까요.

메이: 자, 한번 드셔보세요.


이스티나: 됐다니까요......잠깐, 그만 둬요, 제가 알아서 먹을 테니 우겨 넣지——

이스티나: 우읍, 읍읍읍......!


나탈리아: 후후, 하하하, 안나랑 메이 씨 사이가 정말 좋네요, 저 조금 부러울 정도에요.


이스티나&메이: 사이가 좋긴 무슨! / 헤헤, 그렇죠?



이스티나: 응?


메이: 에?



이스티나: 물론 사이가 그렇게 나쁜 건 아니고, 좋긴 좋다고 해야 하나......


메이: 제가 착각하고 있었네요, 우리 둘 사이는 하나도 안 좋아요!


이스티나&메이: ????



나탈리아: 하하하하하하.



//(얼굴 붉어짐)



이스티나: 나, 나탈리아!



나탈리아: 하하, 풉, 하하하, 죄, 죄송해요, 그치만 둘이 서로 엄청 통하는 부분이 제대로 있잖아요, 하하하.


메이: 윽.


이스티나: ......에휴.


이스티나: 너무 오버해서 웃고 있잖아, 정말. 됐어......그럼, 메이 씨는 책을 돌려 주려고 온 거고, 나탈리아 넌?


나탈리아: 응? 난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게 있어서 너랑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이스티나: 응? 뭐 중요한 일이야?......의외네, 네 쪽에서 날 찾아 오다니.


나탈리아: 어머, 난 계속 안나 너랑 가깝게 지내고 싶었는 걸.

나탈리아: 괜찮아,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야. 나중에 얘기해도 되니까, 지금은 오후의 티타임을 즐기자.


이스티나: 음, 그렇구나.

이스티나: 아, 잠깐만, 메이 씨! 조심해요, 홍차를 들면서 왔다갔다하지 마요, 쏟으면 어쩌려고!


메이: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안 쏟거든요!


이스티나: 하아......

이스티나: 미안, 사람이 올 줄 몰라서 방이 조금 어지러워.

이스티나: 숙소엔 손님을 맞이할 공간 같은 게 없어. 나탈리아도 서있지만 말고 메이 씨처럼 아무데나 자리 찾아서 앉아.


나탈리아: 그럼 사양않고.

나탈리아: 음......그래도 확실히 로도스가 제공하는 숙소에는 있을 가구는 전부 있네, 심지어 깔끔하기도 하고.

나탈리아: 그래도 예전처럼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모임을 여는 건 역시 무리겠네.


이스티나: 잠깐, 나탈리아, 네가 말하는 그건 모임이 아니라 거의 연회 수준이잖아.


메이: 어라, 연회?


나탈리아: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이스티나: 엄청 다르거든!


나탈리아: 어머, 그런가요?


이스티나: 절대로 그래.


메이: 우와, 연회를 연다니, 듣자하니 엄청 대단한 모양이네요......


나탈리아: 에이, 그렇게 과장할 필욘 없어요.

나탈리아: 전부 지나간 일이니까요. 큰 저택에서 생활했다든지, 그런 건 전부 지금이랑은 상관없는 것들이잖아요?

나탈리아: 소냐도 항상 이걸 가지고 절 놀리곤 하죠, 자신도 잘 알고 있으면서 말이이요. 말을 정말 듣기 싫게 한다니까요.

나탈리아: 안나가 없었다면 분명 소냐는 다른 사람들과 맨날 싸우고 다녔겠죠, 하아,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니까요.



이스티나: ......



메이: 음, 전 사실 지금 생활이 예전 잠입 조사하던 때보단 백 배는 더 좋다고 생각해요.

메이: 그리고 말이죠, 지금 이스티나 씨의 방도 엄청 깨끗하잖아요! 책이 많긴 하지만 엄청 정돈 잘 되어 있고......


이스티나: 그건 평소에도 계속 치우면서 사니까 그래요. 게다가 굼은 위생 방면에서 엄청 까다롭거든요.


나탈리아: 아, 그러고 보니, 굼은 확실히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모양이에요.

나탈리아: 그때 그 상황에서도 굼은 수집해온 물건들을 전부 정리해놓곤 했었죠.



이스티나: 지금도 똑같아, 전부 변하지 않았어.


메이: 그때 그 상황이라는 건......?


이스티나: ......


메이: 그건 그렇고, 이런 룸메이트가 있어서 행운이랄까, 고생이랄까.

메이: 어라, 여기 있는 이 인형은?



이스티나: !

이스티나: 안 돼, 이건 만지면 안 돼요!


메이: 우왓!

메이: 뭐, 뭡니까, 깜짝 놀랬잖아요.

메이: 그렇게 급하게 뺏을 필욘 없잖아요?


이스티나: ......

이스티나: 미, 미안해요......

이스티나: 미안해요, 그치만, 이건 제게 정말 중요한 물건이에요.



나탈리아: 이건......

나탈리아: 안나, 이건 그 사람의......

나탈리아: 이 인형을 아직도 갖고 있었구나, 너——


이스티나: 말하지 마, 나탈리아.



말하지 마.



이스티나: 난 괜찮아, 응, 걱정 마, 난 괜찮으니까.


나탈리아: ......안나......



말하지 마.



나탈리아: 처음에 있었던 그 일은 나도 들은 적이 있어......

나탈리아: 그건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어,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던 일이지.



말하지 말라고!



나탈리아: ......유감이지만, 모두들 네 잘못이 아니란 걸 알고 있어.



그만 얘기해!!



나탈리아: 넌 한발 늦었을 뿐이야, 넌 최선을 다했어.


이스티나: ......

이스티나: 알아, 고마워. 걱정해줘서 고마워, 나탈리아.

이스티나: 난 괜찮으니까.




난 괜찮아.

나와 모두가 항상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다.

지마, 굼, 레토, 나탈리아......모두들 내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 자신까지도, 이런 말을 믿어버릴 뻔 했다.


내 잘못이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닌가?


난 늦었을 뿐이야.

아니, 난 늦었던 게 아니야.


난 최선을 다했어.

......난 최선을 다했어.


——난 훨씬 전부터 선택을 했었어.




메이: 앗, 이 소설! 제가 빌렸던 탐정 시리즈의 완결편 아닌가요!


이스티나: 응? 아, 당신이 말이 맞아요. 아무래도 당신은 확실히 보는 눈이 있는 모양이네요.

이스티나: 이건 이 시리즈 소설 중에서 가장 귀중한 한 권이죠.

이스티나: 유례없는 대탐정의 마지막 피날레......후후, 이건 제가 박사님에게 부탁하고 나서야 겨우 찾아낸 책이에요.


메이: 아......그러고 보니 제가 큰 집에 갔을 때 책자에 작가 사인이 있는 초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메이: 그립네요, 처음 읽었을 땐 정말 펑펑 울었는데!


이스티나: 응?

이스티나: 사인에다, 초판이라니......?


나탈리아: 아, 음, 듣자하니 조금 심상치 않네요.

나탈리아: 전에 소냐가 말해줬는데, 안나가 이 작가의 사인이 그려진 작품을 얻기 위해 꽤나 고생을 했다고 해요, 하지만 결국엔......

나탈리아: 뭐 어쩔 수 없죠, 구하기 힘든 물건이었으니까요.


메이: (이런, 정말로 그렇게 귀한 물건이었단 말이야?? 큰 집엔 이런 물건들이 많아서, 내가 그만 실수를 해버렸구나!)

메이: 저, 저기, 이스티나 씨! 어, 맞다, 이 책 빌려 주실 수 있나요!


이스티나: ......

이스티나: ......괜찮긴 한데, 이건 당신이 이미 읽어 봤던 거잖아요?

이스티나: 게다가 사인이 있는 초판을 가지고 계시면서(소곤소곤).


메이: 그게 말이죠......음, 처음 읽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읽은지가 오래되서, 조금 복습을 하는 의미에서 말이에요!

메이: 이, 이스티나 씨 방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될 줄이야, 하하하, 정말 행운이네요!


이스티나: 음.

이스티나: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그럼......빌려 드릴 게요.


메이: 좋아요! 이스티나,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메이: (휴우......이러면 문제 없겠지.)


이스티나: 후후.


이스티나: 그렇게 티나게 타인의 마음을 신경 써주신다니, 아직 미숙하시네요.(소곤소곤)

이스티나: 그래도......고마워요.(소곤소곤)



메이: 어라, 방금 뭐라고 하셨나요?

메이: 아, 이 야채 크래커 정말 맛있네요, 이스티나 씨는 안 드시나요?


이스티나: 아뇨,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신경 쓰지 마세요.

이스티나: 정말 이상한 맛 나는 게 아닌가요? 좋아요, 저도 한번 먹어볼게요......




이스티나: 그나저나 메이 씨랑 나탈리아가 함께 있는 건 거의 못 봤는데, 서로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


메이: 아...그렇게 친한 건 아니에요, 저번에 비밀리에 펭귄 로지스틱스를 조사하고 있었을 때 나탈리아 씨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 거든요.


나탈리아: 뭘요, 제가 도움이 되서 기쁘답니다.


이스티나: 펭귄 로지스틱스를 조사해요? 아, 당신이 자주 언급했었던 그거군요. 그거 아직도 포기 안 하셨어요? 의외네.


메이: 전 절대로 포기 안 해요! 로얄 탐정의 명예를 걸고——


이스티나: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로얄 탐정의 명예는 이미 당신 때문에 떨어질 때로 떨어졌다고 생각해요.


메이: 당신......! 흥, 당신과 말싸움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메이: 아무튼, 이번에 우리는 단지 오는 길에 마주쳤을 뿐이에요.

메이: 그것보다, 당신이 제게서 빌린 그 소설도 엄청 흥미롭지 않았나요. 저도 방금 그걸 다 읽은 터라, 어서 빨리 다른 사람들과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기분이에요!


이스티나: 네,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이스티나: 제가 다른 사람이랑 탐정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건 오랜만이라서요. 제가 전에 빌려 드렸던 그 소설에 나온 트릭이 전 상당히 맘에 들었어요. 당신은 어땠어요?


메이: 최고였어요! 작가는 도대체 어떻게 그런 트릭을 생각해냈을까요? 우와아 정말 결말 부분에서 진실이 밝혀졌을 땐 제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었어요!


이스티나: 음음, 맞아요. 추리 요소와 문학적 창작이 합쳐져, 현실에 있는 독자들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주다니, 이 책은 이 시리즈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에요!


메이: 아——뭔지 알아요, 무슨 기분인지 완전 잘 알 것 같아요!

메이: 1인청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면서, 알고보니 범인은 소설의 주인——읍, 으읍읍?!



//(이스티나가 메이의 입을 틀어 막는다)



이스티나: 바보! 어떻게 그렇게 함부로 진실을 말해버릴 수 있어요! 나탈리아는 아직 그 책을 보지도 않았다고요!


메이: 읍읍읍!

메이: 푸——하! 수, 숨막혀 죽을 뻔 했다아......

메이: 우우우, 아퍼요, 혀까지 깨물었다고요. 제가 말해버린 게 잘못한 건 맞는데, 이스티나 씨도 너무 하셨잖아요아야야야!


나탈리아: 듣자하니 재밌어 보이네, 안나가 탐정 소설을 그렇게나 좋아한다니, 네가 얘기할 때 이렇게 흥분하는 건 처음 봐.


이스티나: 음, 그, 그래?


나탈리아: 응......그렇게 재밌다면, 다음에 나도 한번 읽게 해줘.


이스티나: 나탈리아도 흥미가 있어? 의외네, 전에 내가 너한테 추천해줬을 땐 "다음에 시간 있을 때"라고만 했었잖아.


나탈리아: 아아, 그건 말이지......


나탈리아: 모두들 그렇게 즐겁게 얘기하고 있는 걸 보고만 있자니, 나도 이야기에 끼어 들고 싶은 걸.


이스티나: 음, 그래. 뭐가 어찌됐든, 소설을 사랑하는 친구가 늘어나는 거라면 나도 환영이지.


메이: 여기선 이쪽 방면 소설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별로 없으니 말이에요......

메이: 박사도 읽긴 하지만 워낙 바쁜 사람이라 시간을 내기가 도저히 힘들어 보이죠.


나탈리아: 박사라면......아, 그 지휘관 각하 말씀하시는 거군요.


메이: 오, 나탈리아 씨도 아시나요?


나탈리아: 네, 그분은 이 함선에서도 꽤나 특별한 분이시니까요. 게다가 저도 현장에서 그분이 지휘하시는 걸 본 적이 있어요.


메이: 음, 그거 정말 유감이네요. 오늘은 무슨 회의가 있는 모양이에요, 원래는 박사한테도 과자를 조금 나눠줄 생각이었는데.


이스티나: 걱정하지 마세요, 히비스커스라면 분명 박사의 몫도 남겨 뒀겠죠.


나탈리아: 그래요, 박사님의 상태는 켈시 의사 선생님께서 관리 감독하신다고는 하지만, 모두들 박사님에게 신경 쓰고 있다는 게 보여요.

나탈리아: 특히나 의료팀의 오퍼레이터 분들 말이에요.

나탈리아: 최근에 제가 테스트를 받으러 갔을 때, 몇몇 의사 분들께서 박사님의 식단 밸런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더라고요......

나탈리아: 일단은 박사님의 간식들을 전부 몰수한다고 했었나?


메이: 하하하하, 그런 건 몰수 당해도 이상할 거 없지 않아?


이스티나: ......굼도 나한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 정말이지, 그 사람은 평소에 뭘 먹고 다니는 건지.

이스티나: 근데 나탈리아가 말한 테스트란 건?


나탈리아: 아, 그 일은 일단 비밀로 해둘게.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오늘 여기 온 이유도 사실 이 일이랑 관계가 있어.

나탈리아: 그건 그렇지만......

나탈리아: 역시 오늘은 됐어, 응, 지금 이 상황에선 조금 그럴려나.

나탈리아: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스티나 너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수도 있어.


이스티나: 응?

이스티나: ......그래,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나도 더 이상은 묻지 않을게.

이스티나: 크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탈리아, 우선은 고전적인 작품부터 읽어보는 게 어떄?


나탈리아: 어라, 또 이 주제로 돌아온 거야?


메이: 헤헤, 이건 자신이 좋아하는 걸 타인에게 추천해 줄 좋은 기회니까요.


이스티나: 이 화제를 쉽게 넘겨버리진 않을 거야.


나탈리아: 와아......정말 열정이 느껴질 정도네.


이스티나: 물론이지!

이스티나: 탐정 소설을 얕보지 마, 장르를 불문하고 우수한 작품은 저마다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나탈리아: 후후, 확실히 안나 스타일의 발언이긴 하네. 그래도, 음, 네 말이 맞아. 나도 네 말에 동의해.


이스티나: 소설에 나오는 트릭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지. 하지만 난 탐정 소설의 매력은 그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해.


메이: 이스티나 씨의 말이 맞아요,

메이: 고전을 말하자면 역시 “그거”죠?


이스티나: “그거”라는 건......


메이: “그거”에요! “그거” 말이에요!

메이: 크흠.

메이: “진실은 언제나 하나, 범인은 바로——너야!”


나탈리아: 아, 그건 저도 알아요, 명탐정이 꼭 말하는 대사 중 하나죠.


메이: 음음, 몇 번을 들어도 듣는 이의 피를 끓어 오르게 만드는 대사에요!


이스티나: 확실히 그렇네요.

이스티나: 하지만 제가 보기엔 범인을 찾고 난 이후가 진짜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생각이 필요한 부분 말이에요.


메이: 에, 왜요?


이스티나: 그럼 메이 씨, 제가 질문 하나 할게요, 범인을 찾아 내서 진실에 도달했을 때 탐정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스티나: 군중 앞에서 진실을 밝히고 상대에게 죄를 선고해야 할까요?

이스티나: 진실을 사람들이 알게 되더라도, 어떨 땐 법 때문에 죄인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할 때가 있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스티나: 이대로 죄인이 법망을 빠져나가는 걸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자신이 심판자가 되어 행동할까요?


나탈리아: 이런 건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일이네요, 곤란한 문제에요.

나탈리아: 만약 저라면......


메이: ......음음.

메이: 뭐죠, 겨우 이걸 묻고 싶었던 건가요?

메이: 무슨 바보같은 얘기를 하는 겁니까, 이스티나 씨, 오늘 정말 이상하시네요, 어디 불편해요?

메이: ......이상하다, 열은 안 나는데?


이스티나: ......네?


메이: 우린 진실을 찾는 탐정이지, 이후의 일들은 진짜 경찰들이 해결해야죠? 탐정이 만능은 아니에요, 착각하지 마세요.

메이: 탐정, 경찰과 판사는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어요, 이건 상식이잖아요?


메이: 뭡니까 그 표정은, 그렇게 놀라워요?


이스티나: 네, 탐정은 타인의 죄를 선고할 수 없다, 그건 저도 당연히 알고 있어요.

이스티나: 단지 당신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꽤 의외라고 생각해서......


메이: 뭐요? 잠깐잠깐, 그건 무슨 의미에요!


이스티나: 아뇨, 혼잣말이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메이: 흐흥, 지금 시국엔 하루종일 싸우고 죽이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살인같은 건 진작부터 별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지도 몰라요, 제가 이 말을 하는 것도 조금 미묘할 지 모르겠네요.

메이: 그래도 우리 탐정들이 할 수 있는 건 바로 진실을 밝혀 내서 법을 수호하는 것 뿐이에요.

메이: 우리에겐 판결할 귄리같은 건 없어요, 법을 앞지른다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되고요. 사형(私刑)같은 것도 절대로 안 돼요.


이스티나: ......


메이: 나쁜 짓은 나쁜 짓이에요. 타인에게 입힌 피해는 어떤 이유로 그걸 포장을 하든 결국엔 똑같은 상해일 뿐이에요.


이스티나: 확실히 그렇지......


메이: 남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판결을 받든 안 받든, 자신이 저질렀던 일들은 자신이 가장 잘 기억하고 있겠죠.

메이: 탐정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숨겨진 진실들을 전부 파헤쳐 내는 거예요! 후우, 응응, 말만 들어도 엄청 멋있는 것 같지 않나요!


이스티나: 저질렀던 일......

이스티나: ......

이스티나: 당신 말이 맞아요.

이스티나: 어떤 이유에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상관없이, 이미 벌어진 일들은 변하지 않겠죠.

이스티나: 언젠가는......


나탈리아: 어머나, 왜 대화 주제가 이렇게 무거워진 느낌이 드는 걸까.


이스티나: ......미안,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게 아니었는데.


나탈리아: 아니, 나도 한 쪽에서 듣고 있으면서 엄청 의미있는 토론 주제라고 생각했어.

나탈리아: 그래도 간만의 오후 티타임인데, 이제부턴 역시 더 밝은 분위기의 이야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이스티나: 응, 좋은 생각이야.


메이: 그러네요, 차도 다 식어 버렸고.

메이: 응? 어라, 저건......


이스티나: 왜 그래요, 메이? 아까부터 뭘 보고 계신 거예요?


메이: 아, 저거, 저거 봐요, 창 밖에 저거 뭐에요?


나탈리아: 응? 창 밖이요? 제가 한번 볼게요.

나탈리아: 음......저쪽에 무언가가 날고 있는 모양인데, 아, 이쪽으로 날라 온다.

나탈리아: 보아하니 무인기인 것 같은데요?


이스티나: 무인기?

이스티나: ......정말로 무인기네......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잠깐, 벽에 걸린 모양인데


메이: 으, 함선 안에 있으면 별 문제 없겠죠? 별 문제 없는 거라면 그렇게 생각 복잡하게 하지 말죠!


메이: 읏챠.



이스티나: 바보! 왜 올라가는......위험해요!


메이: 헤헤, 잡았다——


나탈리아: 아, 메이 씨, 발 밑 조심해요!


메이: 어라?

메이: 우왓——


이스티나: ——!


_



???: 안나!

???: 휴우, 다행이다, 온 사람이 너라서 다행이야.



그날 그녀는 그렇게 떨어졌다.

몸을 살짝 일으키고, 긴 머릿결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주위의 환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깔끔했다. 마치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이 전부 꿈이었다고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다.



???: 나 좀 끌어 당겨줘, 안나.



소리낼 수 없었다. 말할 수 없었다. 움직일 수 없었다.



???: ......안나?



난 가볍게 건드렸다, 이 아름다운 꿈은 그렇게 떨어졌다.

아무런 소리도 향기도 남지 않았고, 단지 내 손 끝에 조금의 흔적이 남았을 뿐이다.



???: ......잠깐, 안나, 무슨 생각이야?!



난 그렇게 그녀가 추락하는 걸 보고 있었다.



_



이스티나: ......


나탈리아: 메이 씨! 정말 덤벙거리신다니까! 괜찮으세요, 어디 다치신 곳은?


메이: 아야야,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메이: 엇, 이 무인기에 쪽지가 걸려 있어요!

메이: 아, 나탈리아 씨에게 보내는 거네요.


나탈리아: 네? 저에게?

나탈리아: 음......한 번 볼게요.



이스티나: ......


이스티나: !

이스티나: 메이......



메이: 응?

메이: 우와아, 왜 그러세요, 안색이 엄청 안 좋은데!


이스티나: ......전 괜찮아요.


메이: 정말요? 어디 불편해요? 무리하면 안 돼요?


이스티나: 후우......

이스티나: 바보.


메이: 엥??


이스티나: 창문턱에 올라가서 지붕에 걸려 있는 출처 불명의 무인기를 가지러 가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이스티나: 보통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구를 쓰잖아요, 아니면 저한테 아츠를 써달라고 부탁하셔도 되고요!


메이: 저, 전 그렇게 많은 걸 생각하진 않아서.


이스티나: 그럼 다음 번엔 부탁이니 제발 생각 좀 하고 움직이세요!



놀래키지 말라고요, 바보.



이스티나: 손 내밀어 주세요.


메이: 엥? 괜찮아요......저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스티나: 방금 창문에 올라 갔을 때 왼손 긁혔잖아요.

이스티나: 숨기지 마세요, 제 앞에선 거짓말은 소용없다고요.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알기 쉬우니까.


메이: 으윽,

메이: 예리하군.


이스티나: 전 “예비 탐정”이잖아요—— 이 정도 관찰력은 있어야 한다고 당신이 말했었어요.


메이: 으으으윽.


이스티나: 음, 상처가 깊진 않네요, 이렇게 소독하고, 약을 뿌리면......됐다.

이스티나: 나중에 의료 오퍼레이터 찾아가는 거 잊지 마세요, 작은 상처라도 방심하면 안 돼요.


메이: 이런 건 작은 상처일 뿐이라니까요,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메이: 그래도 고마워요, 헤헤.


이스티나: (한숨)



나탈리아: 아, 이 쪽지엔 사일런스 씨가 절 찾는다는 얘기가 써있었어요.


이스티나: 사일런스 의사 선생님이?


나탈리아: 응, 내가 전에 얘기했던 테스트에 관해서 말이야.

나탈리아: 그래도 사일런스 선생님은 대단하시네, 내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아셨지?


메이: 무인기를 쓴다면 어떻게든 찾을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켈시 선생님으로 시작해서, 의료팀의 사람들은 전부 대단해요......


나탈리아: 그렇네요.

나탈리아: 미안, 안나, 나랑 의료부에 한번 갔다 와줘야 겠어.


이스티나: 응, 괜찮아, 그쪽 일이 더 중요하니까, 너 먼저 가있어.


메이: 아, 그런 거라면, 저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메이: 책도 돌려 줬고, 또 읽을 책도 빌렸으니, 음음, 대성공이네요!


이스티나: 대성공이라니


나탈리아: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또 이렇게 모여서 얘기하죠.

나탈리아: 모든 게 순조롭다면 말이죠......음, 어쩌면 가까운 시일 내에 자치단의 모두에게 좋은 소식을 들려 줄 수도 있겠어요.



이스티나: 응. 나도 기대하고 있을게.



나탈리아: 안나, 너......

나탈리아: ......

나탈리아: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나탈리아: 다음에 봐.


메이: 다음에 봐요~




이스티나: ......

이스티나: ......

이스티나: 후우......

이스티나: 좋은 소식......인가.



이스티나: 비카, 저기, 좋은 소식이 뭐일 거라고 생각해?

이스티나: 나탈리아랑 지마, 그러니까 나탈리아랑 소냐가......그 둘이서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면......

이스티나: 어, 넌 가능할 것 같다고? 음,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스티나: ......

이스티나: 난 너에 대한 일들을 단 한번도 잊어 본 적이 없어.

이스티나: 만약 내가 잊어 버린다면, 넌 날 탓할 거야? 넌 그러겠지.

이스티나: 안 그럴 거라고? 너 거짓말하는 거 다 알아. 난 알아, 비카, 넌 내게 거짓말을 하고 있어, 넌 내게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이스티나: 항상 나와 함께 했던 너, 지금까지도 여전히 내 옆에 있는 너.

이스티나: 언젠가 우린 모두 마주해야만 해......

이스티나: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아직 때가 아니야.

이스티나: 아무래도 난 아직 강하지 않은 모양이야, 역시 아직은 못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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