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굼은 숙소에서 두번째로 일어난다, 그녀에겐 습관이 있다.
이스티나가 그녀를 깨우면, 굼은 이스티나의 손을 잡고 똑같은 방식으로 옆방에 있는 지마를 깨운다.
깨어났을 때의 기분에 따라, "동장군"은 굼의 손을 잡을 때도 있고 잡지 않을 때도 있다.
_
6:30 a.m.
로도스 숙소 구역, 이스티나와 굼의 숙소
굼: 하아......하아......
굼: (아침이다.)
굼: (윽, 이스티나 언니가 곧 올텐데.)
굼: 후우......후......
굼: (이스티나 언니가 조금 늦네, 요즘 너무 피곤했나?)
굼: (하지만 계속 기다리다간 아침 근무에 늦겠어, 이제 그만 기다리고 일어나자 굼.)
굼: 후우......하아......
굼: (넌 할 수 있어, 굼, 아자아자!)
굼: 후우......으으음, 좋아.
굼: 일어났다!
굼: 어둡네.
굼: 무드 조명은 왜 꺼졌지?
굼: 이스티나 언니? 이스티나 언니!
굼: 이상하다, 나갔나?
굼: 한번 가볼까.
굼: ......
굼: 없네.
굼: 급하게 문을 나선 모양인데.
굼: 무슨 일이지?
굼: 아.
굼: 이건......
굼: “굼, 오늘은 일이 있어서 나갔다 올게, 밤에나 돌아 올 거야. 네 스스로를 잘 돌보고 있어.”
굼: “이스티나랑——”
굼: “——지마가.”
굼: 흥, 날 또 꼬맹이로 보고, 당연히 내 자신 정도는 잘 돌볼 수 있는데!
굼: 지마 언니도 일어나 있었구나.
굼: 으음......
굼: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어서 가서 보고해야지.
굼: 프라이팬 챙기고, 단단한 방패도......
굼: 응, 준비 완료.
굼: 출발!!
_
11:28 a.m.
로도스 식당, 주방
꼬르륵——
굼: 조금 배고프네......
굼: 아침에 너무 시간이 촉박해서, 뭐 먹을 틈도 없었어.
굼: 역시 일단은 일에 집중해야지, 일 다 하고 나서 먹어야 겠다.
굼: 응——
굼: 조리 끝났어요, 이걸 배식 구역에 가져다 주세요!
듀나: 갈게!
굼: 다음은 야채 스프인가, 좋아, 화이팅!
굼: ......
_
굼: 다 했다!
굼: 조리 끝났어요, 이걸 배식 구역에 가져다 주세요!
굼: 다음은......윽, 아직 군만두 하나 남았네.
굼: 그럼 누군가 음식을 배식하는 곳에 가져가고 이 요리만 하면 아침일은 끝이네.
듀나: 굼, 나 지금 너무 바쁜데 네가 직접 음식을 갖다 놓으면 안 될까!
굼: 문제 없어요!!
굼: 흣샤.
굼: 괜찮네, 방패보단 가벼워.
굼: 어디에 놓으면 될까요?
굼: 듀나 교관님!
굼: ......
굼: 듀나 교관님?
굼: 이상하다.
굼: 오늘은 다들 왜이리 동작들이 빠르지? 눈 깜빡할 새에 사라졌네.
굼: 됐어, 직접 배식하는 사람한테 물어봐야 겠다.
_
굼: 여기인가, 오늘 카운터 담당이 분명—— 기타노 언니인가?
굼: 기타노 언니, 안녕하세요.
기타노: 안녕, 곰돌아.
기타노: 왜 프라이팬을 들고 왔니, 내가 좀 도와줄까?
굼: 아니에요 언니, 음식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만 알려주시면 돼요, 계속 있다간 음식이 전부 식어 버려요!
케오베: ......
기타노: 야채 스프구나, 내 기억이 맞다면 중간에 두는 게 맞을 거야. 저 쿠리어가 지금 있는 자리.
굼: 네.
기타노: 정말 안 도와줘도 괜찮겠니, 곰돌아?
굼: 아니에요, 안녕히 계세요 기타노 언니.
기타노: ......
스팟: 보지 마, 들지도 못하는 거.
기타노: 나도 알아.
_
쿠리어: 어서 오세요, 주문은 뭘로 해드릴 까요?
쿠리어: 채소 고기 볶음인가요, 네, 거기에 제철 채소 볶음에다 계란찜인가요, 알겠습니다.
쿠리어: 자, 잘 들고 계세요.
쿠리어: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쿠리어: 네, 안녕히 가세요~
굼: 쿠리어 오빠, 요리 왔어요.
쿠리어: 아 그래, 고마워 굼.
굼: 뭘요~
쿠리어: 흡!
쿠리어: 이영차! 자, 됐어!
쿠리어: 미안 굼, 냄비는 다시 가져가 줄 수 있을까?
굼: 알겠어요 쿠리어 오빠.
꼬르르륵————
굼: 우우......
쿠리어: 고생했어, 자, 오빠가 이 쿠키 줄 테니까, 가서 요기라도 해.
굼: 고마워요 쿠리어 오빠!
쿠리어: 뭘, 일 끝나면 제대로 밥 먹는 거다?
굼: 응!
굼: 안녕히 계세요 기타노 언니, 전 다시 일하러 갈게요.
기타노: 조심히 가.
굼: 네!
꼬르르르륵————
굼: (조금만 더 있으면 밥이다, 조금만 더 참자.)
케오베: 맛있는 것이여, 내가 왔다!
굼: 으아아 케오베 넌 들어가면 안 돼!!
케오베: 안 돼?
굼: 안 돼! 문에 붙어 있는 스티커 못 봤어?
케오베: 봤어.
케오베: 빨간 원에 대각선으로 된 선이 하나 그어져 있고,
케오베: 그 안엔 케오베도 있었어.
굼: 그건 "케오베 출입 금지"라는 뜻이야, 알겠어?
케오베: 알아.
굼: 아는데 왜 들어가려는 거야!
케오베: 그치만 배고픈 걸.
굼: 배고프면 저기 가서 줄을 서고 먹을 걸 사.
케오베: 배고파.
굼: 아, 아무튼 케오베는 출입 금지야!
케오베: 배고파!
굼: 아아알겠어알겠어, 굼이 어떻게든 해볼게!!
굼: 으음......
굼: 만약......
굼: 만약 굼이 이 쿠키를 주면, 들어가지 않겠다고 굼한테 약속할 수 있어?
케오베: (킁킁)
케오베: 응!
케오베: 그래그래!
굼: 자......
케오베: 고마워!
굼: 아니 뭘......
굼: 하아......드디어 갔다......
꼬르르르르륵————
굼: 아직 할 일이 남았네, 요리 하나가 더 남았어......
굼: 조리 조금만 더 하면, 잠깐만 하면 돼.
꼬르르르르르륵————
굼: 밥주걱 무거워......
굼: 음식이 안 퍼져......
굼: ......
굼: 안 되겠어, 굼도 뭐라도 먹어야 겠어.
굼에겐 습관이 있다, 만약 배가 상당히 고프면
정신 없이 먹을 걸 찾아 나선다.
뭐든 먹는다.
굼: ......
굼: 이게 뭐지?
???: 귬 녀 웨 구뤠?
굼: 푹신푹신한 게, 후후, 분명 맛있을 거야.
굼: 아, 아아.
굼: 아앙.
-@-
듀나: 으아아아악!!
굼: 어라?
듀나: 굼, 너 왜 내 허리를 물고 있어?
굼: 아, 윽, 으음.
굼: 죄송합니다 교관님!!
_
11:55 a.m.
로도스 식당, 식사하는 곳
굼: (빵을 먹는다)
굼: (국을 마신다)
듀나: 처, 천천히 먹어, 굼. 오후에 또 훈련 있잖아, 응?
굼: (식판을 비운다)
굼: (한 그릇 더)
듀나: 굼?
굼: (모든 음식을 싹쓸이한다)
듀나: 아무래도 지금은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
듀나: 조금만 더 기다릴까.
굼: 후아, 이제 좀 살 것 같다!
굼: 교관님은 배 안 고프세요?
듀나: 고프지, 근데 내가 가져온 음식들은 지금 네 뱃 속 안에 있는 걸.
굼: 죄송합니다 교관님!!
듀나: 아냐아냐, 또 가지러 가면 되지.
듀나: 그건 그렇고, 너 왜 그렇게 배가 고팠던 거야, 아침 안 챙겨 먹었어?
굼: 오늘 조금 늦게 일어나서, 뭘 배불리 먹을 틈이 없었어요......
듀나: 너 말이야, 어쩌면 먹어도 배가 잘 안 부르는 타입일지도 몰라.
굼: 그런가요?
듀나: 그래, 마치 저기 있는 저 녀석처럼 말이야.
굼: 케오베는 왜 또 주방으로 뛰어 간담?! 제가——
듀나: 괜찮아, 주방엔 담당 요원이 케오베를 주시하고 있거든.
듀나: 입구 쪽에 케오베의 관심을 끌 맛있는 것도 좀 놨으니, 들어간다 하더라도 큰 피해는 없을 거야.
굼: 전 또 주방 입구 쪽의 간식 바구니는 모두들 배고플 때 먹으라고 둔 건 줄 알았어요.
듀나: 뭐 겸사겸사 그럴 수도 있겠지, 효과만 있으면 장땡이야.
듀나: 봐, 금방 나왔잖아?
듀나: 저 문에 막혀 못 들어간다면 케오베는 분명 속상할 거야.
듀나: 가끔씩 저 문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승리감을 만끽하게 해주면 케오베도 별 민폐는 끼치지 않을 거야.
굼: 그런 거 였구나.
굼: 그럼, 입구에서 케오베를 감시하는 역할은 누가 맡나요?
듀나: 오늘은 기타노겠지?
굼: 그렇구나, 기타노 언니라면 확실히 모든 걸 예측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에요.
듀나: 맞다, 묻고 싶은 게 하나 있어, 오후의 훈련이랑 조금 연관이 있는 거야.
굼: 네, 물어 보세요.
듀나: 넌 연속으로 팔을 빠르게 휘두르지 못 하는 모양인데, 왜 그런지 이유를 알려 줄 수 있을까?
굼: 네?
듀나: 실전에서도 그렇고, 음식할 때도 그렇고, 두 번 휘두르고 나면 잠깐 멈추잖아.
굼: 아마도......습관일 거예요.
듀나: 습관인가. 좋은 습관은 아니네, 고쳐볼 수 있을까?
듀나: 전장에서 그렇게 멈칫하는 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치명적인 문제야.
듀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다음 번 로도스 요리 대회의 챔피언 타이틀은 네가 따낼 수 있을 거야.
굼: ......
듀나: 한번 시도해보면 안될까?
굼: ......
굼: 시도......해볼게요......
듀나: 그래, 그럼 오후에 있을 디펜더 훈련이 끝나면 같이 해보자.
듀나: 고칠 수 있는지, 효과가 있을지는 그때가서 얘기하자고.
듀나: 지금은.
듀나: 배부터 채우자.
굼: 네.
_
3:00 p.m.
로도스 훈련 센터, 디펜더 오퍼레이터 훈련실
듀나: 이게 오늘의 마지막 훈련이다, 모두들 조금만 더 버텨.
듀나: 플랭크 4세트다, 준비——
듀나: 시작!
듀나: 아직 10초 남았어!
듀나: 3, 2, 1!
듀나: 끝!
듀나: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다, 모두들 돌아가서 휴식해라.
디펜더 오퍼레이터들: 예에!!!!
듀나: 굼.
굼: 네, 교관님!
듀나: 시간 있어? 점심에 얘기했던 걸 해보자고.
굼: 네, 교관님!
듀나: 그럼 난 훈련용 쉴드를 가져 올테니, 넌 쓰기 편한 무기를 쓰면 된다.
듀나: 힘 빼, 이게 너한테 도움이 될 거야.
굼: 넵!
듀나: 잘 들어라 굼, 전력으로 날 공격해.
듀나: 금방 훈련이 끝난 터라 너도 지친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지금 이런 순간이여야만 너에게 도움이 될 거야.
듀나: 알겠니?
굼: 네.
듀나: 그럼, 와 봐, 남은 힘을 전부 내게 쏟아 보라고.
-@-
굼: 이얍!
듀나: 다시.
-@-
굼: 하압!
듀나: 다시.
-@-
굼: 앗!
듀나: 한 번 더, 멈추지 마!
-@-
굼: 하압!!
듀나: 한 번 더!
듀나: (저 조건 반사와 근육의 제어를 보면 방금도 몇 번 더 휘두를 수 있었을 텐데.)
듀나: (자신의 무의식에 사로 잡힌 건가?)
듀나: (어째서?)
듀나: 굼, 휘둘러!
굼: 못 하겠어요, 교관님!
듀나: 휘둘러!
굼: 저 정말로 안 될 거 같아요!
듀나: 이건 명령이야!
듀나: 굼!
듀나: 명령한다——
굼은 좋은 요리사다, 그녀에겐 습관이 있다.
무언가를 자를 때 두 번만 자른다. 만약 세 번째로 자른다면——
도마는 물론 주방 탁자까지 함께 잘라 버린다.
-@-
듀나: 으윽!
듀나: 윽, 하아, 하......
굼: 교관님!
듀나: 아, 괜찮아괜찮아, 이렇게 무거운 공격은 오랜만에 맞아보는 거라.
듀나: 이것도 네 습관이야?
굼: 죄송해요 교관님......
듀나: 걱정 마,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듀나: 단지 네 문제가 조금 복잡한 것 같네.
듀나: 세 번째 공격에서 넌 무의식적으로 전력을 다해 때리게 된다는 거네, 그렇지?
굼: 네......
듀나: 그럼 네 번째로 휘두르는 것도 무리겠네.
듀나: 방금 그걸 주방에서 했었다면, 아마 도마도 두동강이 났었겠지.
듀나: 원래는 한 가지 문제를 극복하려는 거였는데......아무래도 정말 복잡한 모양이네.
듀나: 내 마음이 너무 급했던 모양이다, 미안해 굼.
굼: 아, 아니에요.
굼: 제가 교관님께 민폐를 끼친 거죠......
듀나: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돌아가서 쉬어, 나중에 어떻게 할 건진 내가 잘 생각해볼게.
듀나: 혹시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언제라도 날 찾아와.
굼: 그럼 저 먼저 돌아갈 게요.
굼: 안녕히 계세요, 교관님.
듀나: 그래, 잘 가.
듀나: ......
듀나: (엄청 저리네.)
듀나: (으아아아 엄청 저려.)
듀나: (우르수스 학도병의 힘이 저렇게 쎄다니. )
듀나: (의료실에서 가비알이랑 얘기나 하러 가야겠다.)
듀나: (먹을 것도 겸사겸사 좀 가져다 주고.)
_
4:30 p.m.
로도스 숙소 구역
지마, 이스티나와 굼의 숙소
굼은 홀로 숙소에 돌아 왔다.
굼은 불을 켜지 않았다.
굼은 "방패"를 벽 구석에 기대 놓았다.
굼은 그 안으로 파고 들어 갔다.
굼은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굼은 단지 속상할 뿐이다.
굼은 모두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 굼은 더 잘하고 싶었을 뿐이다.
굼은 실패했다.
로도스에 온 이후로, 굼은 많은 “습관”들이 늘었다.
굼도 그 습관들 중 일부는 다른 이들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굼은 바꿀 수 없다.
굼은 "굼"을 바꿀 수 없다.
굼에겐 습관이 있다.
어디를 가든, 프라이팬과 금고 문을 들고 다닌다.
굼에겐 습관이 있다.
치약은 끝까지 쓴다, 아주 조금 남은 치약도 입으로 빨면서까지 이빨에 묻힌다.
굼에겐 습관이 있다.
높은 곳에 서있을 때 반드시 가장자리에서 일정 거리만큼 떨어진다, 난간이 있다고 해도 말이다.
???: ......
굼에겐 습관이 있다.
정말 배가 고플 때, 가장 가까이 있는 걸 참지 못하고 물어 버린다, 물어 버릴 게 없다면 그녀는......
???: ......?
굼에겐 습관이 있다.
어두운 곳에 계속 있으면......
지마: 어라? 벌써 돌아 왔구나 굼, 왜 불은 끄고 있어?
......하지만.
굼에겐 습관이 있다.
지마와 이스티나가 있을 때, 모든 습관은 습관이 아니게 된다.
굼: ?!
이스티나: 대충 또 무슨 일을 겪고 혼자서 벽 모퉁이에서 훌쩍거리고 있었겠지.
굼: (훌쩍)아니야!!
이스티나: 봐.
지마: 하아 정말이지.
지마: 굼, 방 정리 좀 해, 조금 있으면 레토가 올 거야.
굼: 알겠어 지마 언니!
이스티나: 봐.
지마: 쳇.
지마: 굼, 일로 와봐.
굼: 알겠어 지마 언니!
지마: 일로 와.
굼: 우우.
굼: 굼이 직접 닦을 테니까 지마 언니......
지마: 가만히 있어.
굼: 우으......
지마: 됐다, 손수건은 나중에 빨아서 이스티나한테 돌려줘, 알겠지?
굼: 응응.
지마: 말해봐, 무슨 일이야.
굼: 윽......
이스티나: 지마.
지마: 응?
이스티나: (쉬잇——)
지마: 그러네, 굳이 알 필욘 없나.
지마: 일하자 굼, 물건은 다 사놨으니, 남은 건 너희들에게 맡길 게.
굼: 응, 오늘 무슨 특별한 날이야?
이스티나: 오늘은 우리가 로도스에 온지 1년이 된 날이야, 지마도 웬일로 일찍 일어났잖아,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이라니까.
지마: 아—— 지쳤다, 조금 누워 있을게, 오면 나 불러.
이스티나: 일어나, 아직 해야할 일이 많거든.
지마: 싫어, 나 지쳤어.
이스티나: 굼, 그걸 사용하자.
굼: 진짜로 그걸 사용할 거야?
이스티나: 난 일단 음료수랑 음식을 나누고 올게, 지마를 일으키는 건 네가 맡아.
굼: 그래.
굼: 후후.
굼: 지마 언니~
지마: 뭐.
굼: 굼은 지마 언니가 제───일 좋아~
지마: 닭살 돋게 그런 말 하지 마, 난 휴식이 필요해.
굼: 지마 언니~ 헤헤~
지마: 사람을 깔고 있지 마.
굼: 간질간질~
지마: 알겠어, 일어날게, 일어난다고!!
굼: 이스티나 언니 임무 완수했어!
이스티나: 좋아, 지마한테 일을 시키자, 여기 할 일이 꽤 많거든.
지마: 쳇, 왜 내가 짐도 들고 일도 해야 해.
이스티나: 리더라는 건 원래 할 일이 많은 법이야.
굼: 그런 거야, 헤헤.
지마: 아—— 귀찮아.
지마: 문 열려 있어, 들어와.
지마: 왔구나, 좀 들어줘 봐, 여기 물건이 꽤 많거든.
지마: 전부 처리하고 나면 우리도 즐길 수 있을 거야.
레토: 용케도 네가 이런 걸 기억하고 있었네.
레토: 오옷, 이건?!
레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토: 근데 이거 가격이 그렇게 싼 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마: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마, 오늘은 내가 쏜다.
레토: 헤헤, 감사요.
지마: 멍청하게 서있지만 말고 어서 와서 도와.
레토: 네네네, 갑니다.
레토: 여기에 두면 되는 거지?
지마: 그건 내가 방금 가져다 둔 거잖아!
굼: 하하하하하.
굼에겐 습관이 있다.
기쁠 때 웃는다.
마음 속에서 나오는 웃음이다.
굼은 모두가 그러길 바란다.
이스티나: 다 했다.
이스티나: 지마, 뭐라도 얘기해봐.
지마: 뭐, 먹자고.
지마: 우라!
이스티나: 우라.
레토: 우라!!
굼: 우라!
굼: (이렇게 모두가 모인 것도 오랜만이네.)
굼: (......)
굼: (다음엔 로싸 언니도 있었으면 좋겠다.)
지마: 들어 와, 문 열려 있어.
케오베: (두리번두리번)
케오베: 곰돌이 있어?
굼: ?
케오베: 곰돌이 여기 있구나!
굼: 응?
케오베: 안녕.
케오베: 점심 때 네가 준 쿠키를 먹었으니까, 이번엔 내가 쿠키를 줄게.
케오베: 벌컨 언니가 나한테 가르쳐 준 거야, 다 굽자마자 가져 왔어.
굼: 이거......조금 큰 거 아니야?
케오베: 빨리 먹어, 식으면 맛 없으니까.
케오베: 바이바이.
굼: 앗, 잠깐만!
굼: 가버렸네......
레토: 이건(우르수스 감탄사)쿠키?
지마: 케오베의 말에 따르면 말이지.
지마: 뭘 멍하니 있어, 먹어.
굼: (오늘 밤은 배가 든든하겠어.)
굼: (좋아라.)
_
9:00 p.m.
로도스 숙소 구역,
지마, 이스티나와 굼의 숙소
굼: 후우, 행복해라, 하지만 이제 자야할 시간이네.
굼: 내 사랑스러운 무드등을......
굼: 어라? 왜 안 켜지지?
굼: 고장났나?
굼: 그러고 보니 아침에도 꺼져 있었지.
굼: 그때부터 고장나 있었던 건가?
굼: 어쩌지......
굼에겐 습관이 있다.
밤에 잘 땐 반드시 무드등을 켜고 잔다.
이스티나: 굼.
굼: 왜 그래, 이스티나 언니.
이스티나: 오늘은 같이 자도 될까.
굼: 그, 그래!
이스티나: 지마.
굼: 오늘 지마 언니도 여기서 잘 거야?
지마: 아, 뭐 그런 거지.
지마: 저기 말이야, 이스티나.
지마: 굼의 침대에서 세 사람이 자는 게 가능하긴 한 거냐고......
이스티나: 조금 좁게 자면 되지.
지마: 그럼 굼이 좁다 못해 곰돌이 쿠키가 되어 버릴 걸.
굼: 굼은 괜찮아, 지마 언니.
지마: 그럼 됐어, 자다 답답하거나 더우면 말해, 난 돌아가서 잘 테니까.
굼: 응.
이스티나: 그럼 불 끈다, 잘 자.
지마: 잘 자.
굼: 잘 자.
지마: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잔 게 얼마만이지?
이스티나: 기억 안 나, 기억하기도 싫고.
굼: 나도 기억 안 나.
지마: 그럼 내가 쓸데 없는 말이 많았던 걸로 치고, 빨리 자.
이스티나: Zzz......
지마: 이 녀석 잠을 어떻게 이렇게 빨리 잘 수 있는 거지?
굼: ......
지마: 굼?
굼: Zzzzzz......
지마: 잠이 안 오는 건 나뿐인건가......
지마: 하아......
지마: 모르겠다, 내일도 거의 하루 종일 바쁠 텐데, 귀찮아 죽겠네.
지마: ......
굼: (히히~)
굼: (지마 언니는 정말 귀엽다니까.)
굼: (잘 자~)
굼에겐 습관이 있다.
......
자치단의 우르수스들,
지마와 이스티나,
그들이 바로 굼의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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