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지리 공부가 단순히 최대한 많은 지명을 암기하는 것 그 자체라고밖에 생각을 못 했거든? 근데 이젠 그게 한계가 왔단 말이지. 시애틀 근교 위성도시 이름들을 암기하는 정도까지 됐으니깐. 그러다가 비교적 최근부터는 그걸 넘어서서 지리적인 요소와 관련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향상시키는 것과 관련된 고민을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됐어.


그러는 과정에서 서울에 쏠리는 현상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됐어. 아마 내가 직접 주변 환경을 통해 체감하는게 커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나는 대전에서 태어났고 지금까지 군대나 대학 빼면 거의 계속 대전에서 사는데 대전이 비수도권 광역시 중에서 그나마 상황이 낫다고 하더만? 아 물론 대구부산광주의 인구 유출 정도가 ㄱㅆㅎㅌㅊ라면 대전의 상황이 ㅆㅎㅌㅊ 정도인 것에 불과하겠지만. 물론 세종시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최근 10년 동안 우리 동네가 조금씩 죽어가는걸 보고 서울 쏠림 현상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애.


이런 상황 속에서 유투브를 통해 여러 지역방송국에서 만든 뉴스 보도 자료나 지역소멸 어쩌구저쩌구 하는 다큐멘터리도 많이 보고 행안부인가? 거기서 각 지역 인구 업데이트되는거 매월 보고 도시지리채널에서 균형발전, 지역소멸 이런 얘기 하는 것들도 많이 보게 되더라. 근데 유투브 영상이든 행안부 자료든 볼 때마다 현타가 너무 오지게 오더라고.


내가 애향심이 좀 강한 사람인데 여기서 그치는게 아니라 이걸 다른 사람들한테도 감정이입하거든? 그러다보니까 지역소멸위험 높다고 뉴스 보도에 자주 나오는 그런 곳들 있잖아, 예를 들어서 군위나 영암 관련된 자료나 보도를 보면은 내가 군위나 영암에 대해 애향심 강한 군위군민/영암군민인것처럼 감정이입해서 빈집만 남고 그나마 읍내라고 할만한 곳도 죽어가는걸 보면 가슴이 은근히 아려오더라 그러면서 단순히 현타오는 것에 그치는게 아니라 조금씩 우울해지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즈그들 개꿀빨 궁리나 하는 정치(여당놈들이든 야당놈들이든 상관없이 전부), 경제적 기득권자 놈들에 대한 분노감까지 생기더라.


이렇게 지리 관련된거 접하면서 우울해지는 사람이 여기 또 있으려나 궁금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