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링은 발할라가 있다 생각해?"


끈적이게 감싼 손의 주인은, 귀에다 그러한 말을 속삭였다.

시침이 2시를 가리키는 시간대였다. 레오나의 툭 던지듯한 질문은 이런 상황에 어울리지 않았다.


"...천국이 있다는 말이야?"


그녀의 향기에 취해있던 사령관은 가슴을 쪼물닥 대던 손도 멈췄다.

이 여편네가 섹스하고나서 뭔 개소릴까? 개처럼 더 박아줘야 하나 싶었지만, 천국이란 단어에 그녀가 깊이 고민하는 걸 보곤 그만두기로 했다.


"달링도 발할라가 뭔지 알지?"
"알지. 위대한 전사들이 가는 천국정도로"

"그래... 그렇다면 천국이 맞는거 같아"


그의 입술을 흝던 손가락을 자기 입에도 흝으며 레오나는 베시시 웃었다.

사랑하는 달링, 그는 그녀의 하찮은 고찰에도 신경쓰려 했다. 그녀의 철학적 질문에도 이마까지 찌푸리며 저리 고민해주는 모습이 증거나 다름없었다.


"...있으면 좋겠네"

"흐응,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모르겠네. 그러고보니 발할라엔 발키리가 많이... 아야, 악, 꼬집지말고!"

"총알 필요해?"


내심 진지한 고민을 해주는줄 알았건만, 취소다. 그녀는 세심한 그의 모습을 장점에서 지우고자 했다.


"손이 더 매워진거 같습니다, 아주머니"

"밖에서 화약 뭍히며 싸우는 아내한테 이러네... 실망이야"


저리 삐진 척 하면서 레오나의 입가는 실룩실룩 올라가고 있었다. 그녀만의 장난이란 신호, 눈치 빠른 사령관은 "아니야, 당신은 영원한 아가씨지" 라며 정정하곤 그녀를 꽉 안았다. 덩달아 그녀도 웃음소리와 함께 달링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있으면 좋겠어. 그래야 달링이랑 천국에서도 이럴 수 있겠지"

"발할라에 내가 과연... 음..."

"...무슨 상상을 하는거야?"

"비키니 입은 발키리한테 둘러쌓이는 상상?"


얼마있지않아 그의 입에선 비참한 비명소리가 뿜어져 나왔다. 한껏 꼬집한 옆구릴 문지르면서, 사령관은 좀 많이 화가 난 레오나의 눈치를 살폈다.

레오나는 몇달전 오메가의 욕설담긴 편지를 떠올렸다. 달링보고 '두개골 안에 뇌 대신 부랄이 담겼다' 라던가? 어쩌면 그녀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며, 레오나는 심통난 얼굴과 함께 그의 위에 올라탔다.


"레오나, 장난인거 알지?"
"흥"


어느새 선 그의 자지는 맥박까지 느껴지고 있었다. 사령관 가슴에 올린 손으로 심장박동과 일치하는 감각을 느끼며, 그녀 손으로 잡은 자지는 천천히 끈적이는 속살을 파고들었다.


"읏, 달링은 가끔, 으응, 진짜 뇌에 섹스만 가득 찬거 같아... 응읏, 좋아!..."

"어떤 남자라도 당신같은 미녀를 보면 그럴걸"

"응흣... 아부떨기는"


그래도 그의 칭찬에 레오나는 기분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기분이 업되며 자지가 꽉 들어찬 보지가 예민해졌다.


-쯔억... 쯔억... 찌윽...


살과 살이 맞부딫히며 나는 소리, 거친 남녀의 숨소리만 들려왔다. 그러면서도 둘은 시선은 서로의 눈동자 깊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되려 그녀에게 뜨거운 눈빛을 거두지 않는 그에게 점점 더 빠져들었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마음을 당장 표현할 방법이 섹스밖에 없단 것 뿐...


맞잡은 사령관의 손을 놓던 레오나는 그의 목에 팔을 두르며 허릴 천천히 튕겼다. 그에 응하듯 허리에 감겨오는 달링의 손길은 그녀를 충분히 흥분시키고 있었다.


"달링, 죽어도 사랑해"


여러가지 의미가 담긴 사랑고백은 사령관에게도 똑똑히 들렸다. 그녀의 속사정을 들여다 볼 수 없지만 적어도 몇몇 의미는 그에게 확실히 전달되었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도"

"...후훗"


안심하며 웃는 그녀에게서 애련함을 느꼈다.

입안에 감도는 씁쓸한 맛이 났다. 그 불쾌함을 지우고자 그녀와 다시한번 입을 맞췄다.


뜨거운 정욕이 둘의 사색을 가려주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