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이다. 작은 풀밭 안, 하늘은 묘하게 어둡다. 풀마저도 인조적인 느낌이다. 나는 우유를 짜야한다. 착유기 안에 묶여있는 소를 본다. 소는 얼룩소인데, 나보다 작다. 레버를 천천히 당겨서 우유를 짜낸다. 우유 짜는 기계 안에 우유가 찰랑찰랑 채워지는 게 보인다.
이 소는 젖이 8개쯤 있는데, 그중 앞에 두개가 제일 빵빵하다.
...
당기고, 슈욱 하는 소리를 내며 채워지고, 하는걸 얼마나 했을까, 한 20분 정도 그러고 있엇던 것 같다. 소가 아픈지 표정을 찌푸리며 바둥거린다. 소를 묶어둔 기계에서 소가 빠져나갈 것만 같다. 나는 그것을 그만두고는 아기소를 찾으러 간다. 집앞 단순한 풀밭에 여러가지 동물들이 있다. 물론 아기소도 있다. 나는 머리에 상추가 세잎 난 동물을 들어다가 어미소 앞에 들이민다. 어미소는 상추입을 잘도 잘근잘근 뜯어먹는다. 그리고 우유의 양에 대해서 고민한다. 생각해보니 이정도 양이면 집에서 충분할 듯해서 그만두고 울타리 안으로 아기소를 데려간다.
어미소와 아기소의 털 질감이 잔디처럼 변했다. 색깔도 잔디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