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드림 채널

기묘한 궁전에 와 있다. 일본식 장지문과 다다미가 잔뜩 깔린 곳이다. 장지문에는 일본화 풍의, 다홍색 기모노를 차려입은 민달팽이같은 여자가 그려져 있다. 나는 장지문을 열고 들어간다. 장지문은 스르륵 탁 하고 부드럽게 열렸다가, 부드럽게 스르륵 탁 하고 닫힌다. 안에는 애니메트로닉스의 골격 같은 것들이 계단식 관람석 위에서 셔플댄스를 추고 있다. 약간 거리가 떨어진 곳에는 무대가 보인다. 무대 위에는 금발에 웃통 깐 근육질 남자가 삐딱한 자세로 앉아 턱을 괴고 있다. 옆에는 금속성의 원통이 쇠사슬에 매달려 있다. 셔플댄스 음악이 흐르고 있다. 장지문이 열린 곳은 관람석 위다. 나도 섞여서 춤을 춘다. 오랜만에 다시 들어보는 거라 춤이 헷갈린다.

노부부 하나가 춤을 틀려서 무대 위로 끌려나간다. 어디선가 날아온 쇠사슬이 노부부를 속박한다. 남자는 노부부에게 속박된 채로 춤을 추라 시킨다. 그럼에도 춤을 틀리게 추자, 노부부의 손을 금속 원통의 구멍 안에 넣게 한다. 원통의 구멍이 확 하고 닫힌다. 노부부의 손에서부터 피가 물풍선 터지듯이 터진다. 무대에 피가 흩뿌려진다.

이번에는 내가 틀렸다. 무대로 불려나간다. 쇠사슬이 내려와 나를 묶는다. 그리고 원통의 구멍에 왼손이 넣어진다. 서걱 하면서 왼손이 잘린다. 잘린 부위를 본다. 피가 줄줄 흐른다. 원래 절단이 되면 이런 식으로 피가 나오는 걸까 하고 생각한다. 

시점이 바뀐다. 이번에는 내가 그 금발 남자다. 금발 남자의 생각이 흘러들어온다. '애송이...' 라고 생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