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서는 수학적 지식을 가르치지만, 집합이 같다에 대한 지식을 이용하여 위와같은 문제를 풀게 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지는 않을걸? 그리고 저걸 꼭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아.
학생들이 정말 저러한것까지 다 풀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적극 반영한 수학과 교육과정이 제3차 수학과 교육과정임. 지금은 15개정 제7차 교육과정이니까 한참 전이네.
집에 제3차 수학과 교육과정에 사용된 교과서나 자습서가 몇 권 있어서 봤었었는데
이 때 당시의 교과서는 정의의 숙달, 증명, 기호 등이 상당히 엄밀하고(∠A는 기하학적 의미, m(∠A)는 ∠A의 크기로 정의 등) 자습서에는 군론이 초등화되에 등장하는 등(Z_2, Z_3, Z_4, V4 등) 수학이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엄밀하고 추상적인 부분까지 등장하더라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때 당시의 학생들에게 위 문제는 쉬운 문제정도로 풀거같긴 해.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학생들이 정신적으로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형식화/추상화를 시도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학교수학은 소수의 엘리트에게만을 대상으로 하는 수학이라는 비판을 받게 되었음.
해외에서는 Why Johnny Can't Add 라는 책을 출간하여 이러한 수학교육의 실패를 지적하고 있음.
이러한 과거 사례가 있으면서 사교육없는세상 단체에서는 학습 부담 경감을 요구하니 앞으로는 더 심해질거야. 현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정적분을 지도하는데 구분구적법 없이 FTC를 제시하여 바로 문제를 풀게하거나, 피타고라스 정리를 지도하는데 무리수를 지도하기 전에 등장하여 특정한 자연수에 대한 피타고라스 정리를 지도하는것 처럼 말야.
고교 수학이라면,
높은 수준으로 추상화까지 요구할 것까지는 없지만, 엄밀함은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함.
고교 수학을 배우는 주된 이유는 실생활 응용보다는 논리적 사고 과정을 기르기 위함이라고 생각함. 제대로 된 논리적 사고 과정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대학 전공에서 제대로 된 논리적 사고 과정을 요구하기 때문. 문과는 예외가 좀 많다고 하면, 적어도 이과한테는 요구해야 한다고 봄.
그리고 엄밀함 익히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고 봄.
어차피 문제 풀려면 기초 수준에서 알고리즘(다항식의 미분법 등)을 익혀야 되는 건데,
엄밀한 것도 그냥 기초 수준에서 구체적이고 간단한 예시들로 계속 반복시키면 많이 향상됨.
군론처럼 구체적인 예시를 생각하는 거 자체가 어렵고 추상적으로 규칙 찾아가는 게 더 쉬운 경우는 몰라도, 엄밀함이 그런 경우라고 생각되지는 않고 그저 무엇을 반복해서 풀게 만들지가 쟁점이라고 봄.
맞아맞아, 고등학생들이니까 엄밀함을 요구할 수 있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함. 다만, 이게 수학교육의 문제라기보다는 특정 단체가 수학과 교육과정 개편에 방해하고 있어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
내가 교육과정 개발자가 진행하는 특강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 특강 중에 교육과정 제작에 대한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해줬었어.
수학과 교육과정을 만드는 사람이니 당연히 수학을 전공했고 당연히 학생들에게 다양한 수학적 내용을 경험하게 하고 싶고, 너와같이 수학의 엄밀성도 강조하고 싶고, 또 내용이 적고 간략한 단원들에 대하여 더 추가하고싶고, 새로운 단원을 추가하고싶고 등을 이야기 했었는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라는 단체가 힘이 쎈가봐, 내용 축소를 꾸준히 강조하더라고. 기벡을 수능과목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등 말이 좀 많긴 해
아무튼, 교육과정 개발자들끼리 꼼수를 써서 특정 단원을 합치는 형식으로 학습량이 경감된것처럼 보이게 함과 동시에 가르칠 수학 내용을 보존 또는 약간의 수학적 내용이나 가르칠 때의 강조/유의사항을 추가하려고 했대
그런데, 그 단체에서 교육과정을 전공한거같은 사람이 수학과 교육과정 보고 이러한 것들을 지적해서 어쩔 수 없이 삭제된 학교수학이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고.
내용이 삭제되면 엄밀성 또한 삭제되니 개발자들도 상당히 고민 많이하면서도 안타까워 했다고 하더라고.
이후, 새로이 교육과정 개발한 내용에 교사들의 의견반영을 위한 교사 대상의 강연을 실시했는데
수학, 과학과 같이 이과쪽 과목들은 강연 이후 말이 없었다고 해. 문과쪽 과목 특히 사탐쪽 교사들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다던데 교과 특성인가봐
말이 길어졌고 TMI도 적은거같은데
나도 고등학교에서의 학교수학이 지금보다는 엄밀해졌으면 하고 개발자들 또한 그러했으면 하는데 그렇게 만들지 못하게 하는 요인들이 있다. 때문에 학교수학이 지금의 모습인 것이다. 가 내 생각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최근에는 교육의 질을 많이 저하시켰다는 등의 많은 비판을 받고있는 단체더라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다음 교육과정 개편 때에는 이러한 비판을 극복한다는 취지로 수학적 엄밀성이나 증명이 강조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있음 :)
결국 사걱세 까는 걸로 가는데, 수포자가 많이 생기는 건 어떻게 별 수 없긴 함.
상위권에게 너무 쉬운 수학만 가르치면 국가 수준이 하향되는 거고,
하위권은 어차피 공부 안 해서 하위권이니 교육 과정이랑 상관 없고,
공부 의지가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중위권~중상위권이 문제가 되는데,
더 근본적으로 볼 때, 중위권~중상위권에서 수포자가 생기는 이유는,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어려운 내용을 가르쳐서 그럼.
그러면, 애들 수준에 맞게 내용을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함.
고등학생이라도 중학교 수학 못 하면 중학교 수학을 먼저 수강하게 하고.
이렇게 학년을 과목별로, 공부 실력으로 절대평가 도입해서 세분화하는 게 더 낫다고 봄.
고교 학점제로 바뀐다고 하는데, 의대처럼 필수 과목 모조리 지정해 놓을 거면 큰 의미 없다고 봄. 어차피 대부분의 교사들은 낙제점도 못 줄텐데.
어쨌든 나이에 따른 강제적인 학년제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함.
직관적으로 문제를 푸는 것에 익숙하지만 정의에 입각하여 논증하는 훈련을 받지 않았으니 기본적인 명제도 논리적으로 증명할 줄 모르는 학생들이 많죠.
저는 학생들에게 논리적인 증명능력이 결여된 원인은 수학교육보다는 국어교육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어교사들이 문학이나 문법을 강조하지만 정작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읽어야하는 비문학 텍스트를 정확하게 독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죠. 기본적인 독해력이 결여되어 있으니 수학적인 문장을 독해를 하지 못하고 수학적인 문장을 독해하지 못하니 정의에 입각하여 증명을 못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수학의 정의는 모두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독해력이 없으면 정의를 이해하고 정의에 입각하여 논증할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