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채널

하루 6시간 반씩 통학하는 거야 기숙사 떨어졌으니 뭐 어쩔 수 없다 치고

강의 출석 과제 뭐 가능한한 최선을 다하는데

피곤해서 아침에 처져있는 건 어떻게 고쳐야할까

만성 편도염 편두통에 허리디스크때문에 아침저녁 버스 3시간 타면 죽을 거 같은데

불면증은 악화돼서 잠자기도 힘들고

염증에 역류성 식도염때문에 술처먹고 자려고 해도 다음날 염증 악화될 거 무서워서 좋아하던 술도 먹지도 못하겠고

갑자기 할머니 암 재발하셔서 가족들도 멘탈 깨진 상태고

일하느라 엄마도 힘든 거 진짜 알고 나보다 더 힘든 것도 아는데

여기서 내가 뭘 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계 보태려고 알바를 해야할까

알바하면서 학점 잘 받는 애들 신기하게 널렸다는데 걔들처럼 안 사는 게 문제인가

근데 대학 공부 따라가기도 벅찬데 알바하면 또 어떡하지

대학을 낮춰서 썼어야 했나 싶은데

여기서 낮췄으면 사립대라 국가장학금으로 전액 지원 안 되는데

어줍잖게 인서울한 게 문제인가 그냥 집 앞에 있는 대학 갈 걸 그랬나

근데 지금 대학도 요즘 취업하기 힘들다는데 더 낮추면 졸업해서 뭐해먹고 살지

아니 애초에 고작 이 정도로 힘들어하는게 잘못일지도 모르겠다

남들은 다 대학 다니면서 알바도 하고 학점도 잘 받는데 내가 병신이라 못하는 게 잘못이고

남들은 다 군대 사지멀쩡하게 다녀오는데 괜히 군대에서 디스크 터져서 골골대는 게 잘못이고

남들은 다 힘들어도 힘든 티 안 내는데 고작 그 정도로 힘들다고 피곤한 척 힘든 척 하는 게 잘못이고

컨디션 관리도 실력인데 불면증 처걸려서 잠도 제대로 못 자는 게 잘못인가 봐

근데 지금도 힘든데 사회 나가면 버틸 수 있을까

지금이 편한거다 지금이 행복한거다 사회는 더 힘들다

맞는 말이고 지금이 그나마 나은 건데 고작 그것도 못 버티는 내가 병신인 게 잘못이겠지

죽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