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으로 가면 안 돼요. 선배.

네, 안녕하세요.

어제 선배를 차버린 사랑스러운 후배 미네기시 호노카입니다.

설명은 나중에 하죠,
선배. 빨리 귀를 막으세요.

한시라도 빨리 그 축제 음악에서 멀어져야 해요.

네, 그렇게.. 그럼 그대로. 즐거웠던 일을 떠올리며 심호흡을 해봅시다.

들이쉬고ㅡ.
내뱉어ㅡ.

천천히. 귀에서 손을 떼어보세요.

어때요? 축제의 소리, 안 들리시나요?

그렇다면 괜찮아요.


그래도 운이 좋았네요.

우연히 제가 지나가서.

제가 없었다면 저편으로 끌려갔을지도 몰라요?

일단 이럴 때 대처법은 이미 선배에게 가르쳐 주었을 텐데.

위급한 상황에서 혼자서 실천하는 것은 꽤 어려웠던 모양이네요.


그래서. 선배. 왜 우울해하고 계신 건가요?

그 축제 소리는 죽고 싶은 사람만 들을 수 있는 소리일 텐데........

도대체 누가 선배를 그렇게까지 몰아붙인 걸까요?

흠........ 저, 인가요....? 과연.


아니아니. 여자에게 차인 정도로,
보통 그렇게 우울한가요?

그것보다, 정말 저를 좋아했나요?
딱 두 번 엣치했을 뿐인데.

생각보다 선배, 바보라서 징그러워요.

"설명해줬으면 좋겠어…?"

그건 뭐에 관한 얘기인 거죠?

어제 선배를 찬 이유를 좀 더 자세히 말해달라는 건가요?

아까 들었던 축제 음악의 정체를 설명하라는 건가요?

아니면---.



이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행방불명 사건에 대해,

제가 범인임을 자백하라고, 그렇게 말하는 걸까요?

······좋아요, 선배. 설명해드릴게요.
거기 벤치에라도 앉으세요.


자. 어디서부터 얘기할까요?

음. 그렇네요.
일단은 저희 어머니의 얘기를 해야 되나요..

···있잖아요 선배님. 저희 집 모자 가정인데요.

그 어머니가 일년전에, "건너편"에 홀렸거든요.

네. "건너편".

건너편에 존재하는, 이곳과는 다른 세상.
그곳에 저희 어머니는 사로잡혔습니다.

"홀렸다". 라고 하는 것은 즉, 미친 듯이,
건너편으로 가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한, 라는 사연이네요.

점점 엄마는 사람이 변한 것처럼 되고. "어떻게 하면 저쪽으로 갈 수 있을까?"

...라고. 헛소리처럼 중얼거리며, 자료에 몰두하는 생활을 시작했어요.

일도 그만하고, 가정도 돌보지 않고.

이제 어머니와 나는 같은 장소에 있는 타인 같은 느낌이었지요.

 뭐, 원래 별로 좋은 엄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별로 곤란하지는 않았지만...

이러쿵저러쿵하고, 건너편에 홀린 어머니와의 생활은 1년 정도 계속되었습니다만.

올해 1월 말경.

 그러니까 두 달 정도 전에, 어머니가 갑자기, 「저쪽으로 가는 방법을 알았다」 ..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마치 어린이처럼 눈을 반짝반짝 빛나게 해서,

천진난만하게 기뻐하고 있는 당시의 어머니의 얼굴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천천히 짐을 정리하고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당분간
어머니가 돌아온 일은 없어서

저는 틀림없이, 어디선가 죽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약 한달 반이 지난 후에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온 거예요.

잊지도 않아요.

새벽 3시에, 인터폰이 자꾸 울려서. 일어나서 현관으로 가니,

문 저편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자꾸 제 이름을 불렀어요.

「호노카」

「호노카」

라며

겁에 질려 열쇠를 열고 문을 열자,
거기에는 내 어머니 같은 존재가 있었어요.

네.

"같은 것" 이라는 표현이 맞아요

눈앞에 있던 것은 온 몸이 너덜너덜 무너져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엄마 모양을 닮은 흙인형이었으니까요.

단지 그 흙인형이, 엄마의 목소리로
저를 부르기 때문에,

간신히 그것이 어머니라고, 저는 인식할 수 있었어요.


놀라면서, 두려워하면서, "괜찮아?"라고, 저는 물었습니다만

거기에는 대답하지 않고.

"이거를 먹으세요" 라며

어머니는 검고 둥근 사탕 같은 것을,
제 입가에 내밀었어요.


그래서 저는 시키는 대로,
내민 검은 알사탕을 입에 집어넣고, 삼켰어요.

당시의 저는 이미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서요.

그걸 먹는다면
앞의 엄마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라는

그런 근거없는 사고를 돌린 거예요.

하지만 그 무언가를 삼켜도 어머니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고.

오히려 어머니는 직후에 산산조각이 나서, 흙투성이가 되어 사라져 버렸어요.

나중에는 몇 송이의,
새빨간 피안화가 피어있을 뿐.

우리집 저 끝에, 피안꽃이 피어 있었지요?
 
그것이 그...  저의 엄마의 영락한 몰골입니다.

..그리고. 이게 모든 방아쇠였어요.

제 앞에서 엄마가, 피안꽃이 되어 사라진 날.

그날부터 선배님도 아시는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네,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연속 행방 불명 사건.

오늘도 이 마을에서,
64명의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이로써 총 120O명이나 실종자가 발생했는데,

 그 발걸음은 도무지 잡히지 않아.

마치 다른 세계로. 저쪽에. 끌려간 것처럼.



그럼,  너무 늘어지게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네요.

이제부터는 여러 가지를 종합하여 간단히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쇄 실종 사건.

이것은 건너편이 자신의 세계에 이 마을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아까 전에 선배님, 축제 소리가 들렸고,
몸이 어디론가 당기는 듯한 감촉을, 느꼈죠?

저게 저쪽으로 끌려가는 현상. 축제 음악에 이끌린 끝에 있는 것이, 건너편 세상입니다.

그저 다행스럽게도,
건강한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을 만큼 건너편의 힘은 강하지 않습니다.

상대편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이쪽 세계에 대한 집착이 희박한 인간.

즉, 죽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인간이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홀릴 것 같아도,

아까 선배님처럼,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며 살아가는 활력을 찾을 수 있다면,

이곳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는 말이네요.


그러면.
 "왜 저쪽은 이 동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거야?" 라는 이야기인데요.

아마도 저희 어머니가 저쪽에서 가지고 오신
그 검은 알사탕 같은 뭔가를 되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 축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소리에 섞여, 어떤 구호가 들려오거든요.

도둑을 찾아라 도둑을 찾아라 라고.

저쪽은 찾고 있어요. 엄마가 훔친 뭔가,

아마 그 검은 알사탕을.

그것을 되찾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이 마을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거죠.

그렇지만, 아까도 이야기한것처럼,
그 검은 알사탕은 제가 삼켜 버린 거죠.

여러 가지로 귀찮은 일이 되버렸네요.

이상입니다만, 제가 아는 한, 이 실종 사건의
진상입니다.

뭐 진상이라고 해도, 절반은 억측이고요, 모르는 것들 뿐이지만.


자, 선배님. 이제 잘 아시겠나요?

제가 선배를 찬 이유.
멀리 간다고 한 그 의미를.

어머나 어머나...

모르겠어요? 여전히 바보네요.
아니면 시치미 떼고 있는 걸까요?


그럼 말씀드리지만 선배님.
저. 조만간 건너편으로 가기로 했어요.

분명 이 행방불명 사건은 어머니가 가지고 돌아온 그 검은 알사탕 같은 무언가를 건너편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한 끝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것을 먹어버린 저는, 책임을 지고 저쪽으로, 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조금 더 생각을 하는 게, 이라니. 무책임한 말을 하네요, 선배. 매일매일 행방불명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판단을 미룰 수 있겠어요?

오히려 너무 늦었을 정도예요. 벌써 1200명이나, 이 동네에서 사라져 버렸어요.

네, 그렇기 때문에, 이 실종 사건의 범인은 저인 거죠.

제가 더 빨리, 얌전히 저편에 자수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그리고 선배님.

어떻게 하든, 저는 이제 늦든 빠르든 저쪽으로 끌려갈 거라고 생각해요.

말했잖아요? 죽고 싶은 사람일수록 저쪽으로 끌려간다고.

연일 계속되는 실종 소식 속에 저는 이제, 정말 사라지고 싶어져서요.

그 축제 음악이 매일같이 들려오는 거예요.

선배와 섹스를 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아 이쪽에 머물러야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막상 섹스를 해보면 그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자기혐오가 커져서..

그래서 저는 어차피, 가까운 시일 내에 저쪽으로 끌려갈 거예요.

결국 선택지는 하나거든요. 선배.

....라고,

뭐, 그런 이유로. 저는 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선배를 차버렸다는 거죠.

납득하셨나요?


사실 얼마 후에 아르바이트가 있어서요.

후후... 그런가요?

그렇지만 납득하고 있지 않더라도
저는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실은 이 이후에.. 알바가 있어서요.

슈퍼에 가지 않으면 안된다구요


네? 아, 제가 저편으로 가는 건 아마 오늘 밤이 될 것 같네요.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출발하려고요.

뭐예요?   

과연..   뭐랄까, 얄팍한 제안을 하네요, 선배.
 
그렇지만..

뭐, 괜찮겠죠. 요청대로 저쪽 가는 걸 하루만 늦춰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마지막으로 데이트를.. 할까요?


말씀드리지만,

선배와 데이트를 했다고 해서 제가 저쪽으로 가는 것을 그만둘 생각은 전혀 없어요.

다만 역시 저도 선배를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이 사귀어 줄 거예요.

내일,   기대되네요. 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