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너희가 용사냐.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겠구나."

마왕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들었다. 번역마법부터 부실하기 그지 없었다고. 왕국의 지원은 무엇 하나 없었다더군."
"..."
"하나 물어보마. 너희는 왕국에서 뭘 받아먹었다고 내게 검을 겨누느냐. 왕국이 너희에게 해준 건 아무 것도 없지 않느냐?"
"오해. 너."

마왕을 잡기 위해 이세계는 지구의 사람들을 용사로서 불러들였다.
지구 곳곳에서 불러들여 언어가 통하지 않는 그들에게 왕국은 번역 마법을 가르쳐 주었으나
애당초 번역 마법이라고 해봤자 문화 자체가 판이하게 다르면 한계가 있었다.
고장난 번역기만도 못한 통역 성능. 그것이 번역마법의 한계였다.

"왕국 위해. 아님."
"우리. 목적. 공동."
"공동 목적. 존재."

그러나 인간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다년간 얼굴을 마주하던 그들은 그 괴악한 통역 성능만으로도 말을 섞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너. 공통 목적. 저지."
"날 저지하는 게 공통 목적이란 말이냐?"
"긍정. 이유. 존재."
"우리. 예정. 존재."
"우리 예정. 먹다. 너."
"먹다. 하지만. 입으로. 아닌."
"아래로."
"뎃?"

그날 용사파티는
누가 마왕의 처음을 가져갈 것인가로 내분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