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뜻하게 들어오는 아침.


소풍이라도 나간다면 참 좋을것 같다고 생각되는 날이었으나.


"...뭘 그렇게 보고계십니까."

"..."


아무래도 내 약혼녀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는것같다.


평소보다 훨씬 뚱한 눈빛을 나에게 보내오는것을 보면.


"사탕..."

"...예?"

"딸기맛 사탕...줘요."

"..."


그리고는 맡겨둔것마냥 당당히 사탕을 요구하는 공녀.


"...저는 공녀님께 사탕을 드린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것 같습니다만."


어이가 없었다.


무슨 내가 자판기도 아니고. 저렇게 뻔뻔한 표정을 지으며 사탕을 요구하는것이.


"당신은 저만의 약혼자라면서요."

"...그러니까 저는 공녀님만의 약혼자이니 사탕을 드려야 한다는 말입니까?"

"당신이 그랬잖아요."

"..."


자신이 말하고도 창피한 말이었다고 생각하는건지, 얼굴을 붉히며 말하는 공녀의 모습은 귀엽긴 했지만.


내게는 공녀에게 사탕을 줄 수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어쩌죠. 지금 제가 사탕을 한 개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데."

"..."


바로 가지고있는 딸기맛 사탕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


그것도 내가 먹으려고 가지고있던 사탕이었다.


"...주세요."

"..."


하지만 공녀는 그런건 아무 상관없다는듯이 두 손을 내밀며 사탕을 요구했고.


나는 다시 한 번 어이가 없어진다는게 무슨 기분인지 체감해야했다.


"...이건 제가 먹으려고..."

"빨리 주세요."


오늘의 공녀는 유난히 고집이 심했다.


...물론 평소에도 심하지 않았다는건 아니지만, 아무튼 오늘은 유독 더 심했다.


그래서.


"...사탕이 그렇게 먹고 싶으십니까?

"네."

"제게 저와 공녀님 모두 사탕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한 번 해보시겠습니까?"


고집불통 약혼녀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서라도, 최근 하지 않았던 장난을 해보기로 했다.


"...방법이 뭔데요."


공녀는 방법이라는 굉장히 수상쩍은말을 경계하면서도, 딸기맛 사탕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제게 귀를 대보시죠."

"대체 어떤 방법이길래 귓속말로 한다는..."

"사탕을 드시고 싶지 않다는 겁니까?"

"..."


먹기 싫냐고 선을 그어저리는듯한 내 말에 온갖 불평불만을 담은 표정을 짓는 공녀.


"...됐죠?"

"충분합니다."


그런 표정을 지으면서도 귓속말을 듣기위해 다가오는것이 공녀답다면 공녀다웠다.



소곤소곤-


"...미치셨어요?


마침내 전해진 내 귓속말을 들은 공녀는 경멸로 뒤덮인 표정을 지었고.


"제가 정상인이 아니라는것쯤은 진작 알고 계시지 않았습니까."


나는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야, 내가 소곤거리며 공녀에게 전했던 말은.


"...한 사람이 사탕을 물고 키스하면 둘다 먹을 수 있다니... 정말 어떻게 그런 끔찍한 생각을 항상 하시는건가요."


공녀의 말처럼 끔찍하고 음습하디 음습한 말이었으니까.


솔직히 말해, 내가 생각해도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사탕을 달라는 약혼녀에게 기껏 한다는 말이 키스하면서 같이 먹자는 말이라니. 


이보다 음습하고 질척한 욕망을 지닌 사람이 또 어딨겠는가.


"그래서, 안 하실겁니까?

"...안 한다고는 안했어요."


물론 그런 나의 약혼녀인 공녀도 정상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늘 생각하는거지만, 공녀님도 저처럼 제정신은 아니십니다."

"...빨리 사탕이나 꺼내세요."


그렇게 이어진 우리 둘의 입맞춤은.


처음 목표였던 딸기맛 사탕이 전부 녹아 사라지고도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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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순애물 보고싶으니까 아무나 빨리 써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