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마지막 말은 전해지지 못했다.

"미안ㅎ-"

마지막까지 그녀는 웃고 있었다.

영원토록 느껴졌을 그 찰나의 순간에도.

고통에 일그러져 비명을 질러도 됨에도.

꿋꿋하게, 그녀는 평소대로 미소 지으며.

그렇게 그녀는 떠나갔다.


그녀가 떠나 가고야 알게 되었다.

그녀가 짓던 미소는, 사실 자신의 고통을 참으며 나타난 미소였다는 것을.


그녀는, 이제 없다.

좀 전 까지 그녀라고 인식하던 몸체는, 내 눈앞에서 피를 쏟으며 부들부들 떨다가, 이윽고 축 늘어져 버렸다.


그제서야, 내 몸을 억죄이던 무언가가 떨어져 나가고 동시에 내 안에서 무언가가 끊어저버렸다.

나를 속박하는 쇠사슬이 모조리 부숴졌는데도.

내 눈앞에서 사라져만 가는 저놈들의 머리를 부숴버릴수 없다.

점차 굳어가는 몸을 움직여, 그녀의 몸과 머리를 끌어안았다.

움직일 수 없다.

손 하나 까딱할 수 없다.

입이 있음에도, 비명을 지를수도 없다.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다.

찰나처럼 느껴질 그 영원의 순간에도,

고통에 일그러져 비명을 지를수도 없음에도,

꿋꿋하게, 나는 평소대로 울상을 지으며,

그렇게 그녀를 껴안았다.

전해지지 못할 한마디를 위해, 최대한의 몸을 움직였다.

"미안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