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야..."
나는 손에 들린 흰 천 쪼가리를 들고 망연자실하게 중얼거렸다.
"...저기, 엄마? 이거 아무리 봐도..."
[무슨 문제라도 있니, 딸?]
고개를 들자 페르세포네가 싱긋 웃으며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냐는 듯 한 모양새였다.
"이런게 진짜 옷이 맞아요?"
[그럼. 우리 그리스의, 그 중에서도 스파르타의 전통 복식이란다. 옛 스파르타의 여인들은 모두 페플로스를 입고 생활했지.]
"하지만, 이건 너무..."
너무 작았다.
다름아닌 천의 면적이.
이게 옷이라고?
이런 천 쪼가리를 걸치고 다녔다니, 스파르타 놈들은 죄다 노출증에 걸린 변태들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이런 걸 입고 동료들 앞에 나선다고 생각하자 뒷목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만약 유중혁에게 이런 꼴을 보인다면...
[우리 딸, 이 어미의 부탁이 맘에 들지 않는가 보구나. 그렇게 맘에 들지 않는다면 굳이 입지 않아도 된단다.]
천을 들고 한참을 머뭇거리자 머리 위에서 페르세포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앗, 정말요?"
[우리 딸이 싫다는데, 어쩔 수 없지....]
그 말에 반색하며 고개를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훌쩍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페르세포네의 모습에 다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입을게요. 알았다구요."
저건 절대 진심으로 흘리는 눈물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잠깐의 부끄러움으로 어머니의 눈물을 그치게 할 수 있다면, 설사 그것이 악어의 눈물이라도 싸게 먹히는 장사 아닌가.
[정말 잘 어울릴거란다, 얘야.]
고개를 끄덕이자 방금까지 눈물을 흘리던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페르세포네의 눈이 곱게 휘었다.
"하, 하하..."
.
"김독자는 어디 있지?"
[지금은 여왕님과 함께 계신다.]
유중혁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말하자 마찬가지로 표정을 굳힌 명계의 심판관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서로간의 흉흉한 기세가 금방이라도 칼을 뽑아들 모양새였다.
"우린 지금 <명계>에서 놀고 있을 시간이 없단 말이다."
[그 말은 여왕님께서 지금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뜻인가?]
[아무리 네가 왕녀님의 총애를 받고 있다 해도, 방금의 그 발언은 선을 넘었다. 패왕.]
"먼저 선을 넘은 것이 누구인지 확인받길 원하나?"
두 심판관과 유중혁의 시선이 허공에서 충돌했다.
서로가 마주보며 격을 끌어올렸고, 유중혁이 허리춤에 손을 대고 [흑천마도]의 손잡이를 쥐었다.
그 때,
[여왕 폐하께서 납십니다!]
쿠르릉.
명계의 궁전 한 쪽에 위치한 거대한 문이 큰 소리로 열리고, 그 틈 사이로 페르세포네가 걸어나왔다.
두 심판관이 급히 격을 감추며 페르세포네를 향해 무릎을 꿇었고, 유중혁 또한 기세를 갈무리하며 검을 놓았다.
[어머, 패왕? 무슨 일이죠?]
유중혁과 시선을 마주한 페르세포네가 과장되게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네가 부르지 않았나. 김독자를 데려가라고."
누가 봐도 연기하는 듯 한 페르세포네의 행동에 유중혁의 인상이 와락 구겨졌다.
[패왕!]
[언행을 주의해라!]
[괜찮아요, 심판관들. 그보다 제가 그랬나요? 흐음, 이를 어쩌죠? 제가 요즘 건망증이 심해서...]
"..."
페르세포네의 능청에 유중혁의 표정이 점점 더 구겨졌다.
"...그래서, 김독자는 어디 있지?"
무어라 말하려던 것을 포기한 유중혁이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유중혁의 물음에도 페르세포네는 대답 없이 그저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딸? 어서 나오렴. 귀한 손님이 왔단다.]
모두의 시선이 페르세포네를 따라 문 쪽으로 향했고, 이내 문 뒤에서 누군가가 머뭇거리며 걸어나왔다.
"엄마, 이거 그래도 너무 부끄러운데..."
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그들의 시선에 들어온 인물은 다름아닌 '구원의 마왕'이자 <명계>의 왕녀, 김독자였다.
평소와 다른 점은, 항상 그녀가 몸에 걸치고 다니던 흰 코트가 아닌 처음 보는 요상한 의복을 걸치고 있다는 것.
아니, 저것을 의복이라 해야 할 수 있을까.
옷이라기 보다는 마치 기다란 커텐에 구멍을 뚫은 뒤 구멍에 머리를 넣고 몸에 두른 후 끈으로 고정한 듯 한 모양새였다.
문제라면 그 커텐의 면적이 매우 좁다는 것.
김독자의 병약할 정도로 느껴지는 유난히 흰 피부와 대조되는 짙은 검은색의 천.
그 주름진 하나의 천이 김독자의 작은 어깨를 타고 내려와 그대로 허벅지까지 덮었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었다.
김독자가 몸에 걸친 것은 그것이 다였다.
허리에 두른 얇은 끈과 어깨를 고정하는 작은 단추를 제외하고서는.
그녀의 작은 어깨에 매달려 있는 것도, 결코 작다고는 할 수 없는 가슴을 감싼 것도, 그녀의 얇은 허리를 가리고 허벅지를 덮은 것이 모두 겨우 한 장의 천이었다.
허벅지 아래로 보이는 새하얀 다리와 얇은 종아리, 작은 발은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였다.
김독자가 몸에 걸친 요상한 의복은 앞쪽에서 대강 보았을 때는 큰 문제가 없었다.
허나 조금만 시선을 돌려도 보이는 저 희끄무레한 것은 분명 그녀의 신체이리라.
김독자가 조금만 몸을 돌려도 의복의 옆트임 사이로 흰 허벅지와 옆가슴이 드러났다.
아주 작은 노출도 부끄럽다는 듯 김독자는 고개를 숙여 두 손으로 천을 끌어내리며 최대한 허벅지를 가리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한참을 굳어있던 유중혁이 가까스로 입을 열었고, 이곳에서 들릴리 없는 소리를 들은 김독자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김독자?"
"...주, 중혁아?!"
시선을 마주하고도 한참을 굳어있던 둘 중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유중혁 쪽이었다.
"비유! 채널 닫아라! 어서!"
[바, 바앗!]
유중혁의 다급한 목소리에 유중혁의 머리 위에 얹혀있던 비유가 채널을 닫았고, 그대로 쉴 세 없이 쏟아지는 성좌들의 불평어린 메세지들을 무시하며 유중혁은 코트를 벗었다.
그대로 코트를 들고 김독자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간 유중혁은 여전히 굳어있는 김독자의 어깨에 코트를 덮어주며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너는, 너는 대체 무슨 꼴을 하고 다니는 거냐!"
"아니, 그, 그게 아니라..."
"어서 옷이나 갈아입어라!"
"그게, 그러니까..."
"김독자!"
"씨이..."
[여왕님, 대체 왕녀님이...]
[어때요? 그래도 패왕 정도는 되어야 <명계>의 왕녀의 배필이 될 수 있지 않겠어요?]
유중혁에게 혼이 나고 있는 자신의 딸을 바라보며 페르세포네는 기쁘다는 듯 웃고있었다.
하데스 업을대 딸 이거저거 입혀보는 페르세포네
아까 누가 쓴 글 보고 짧게 끄적여봣음
먼가 더 길게 써보고십엇는데 능력이 안되서 대충 끊고 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