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찾아온건가?"
"자 다음 강의에 읽어올 소설은...."
"저 교수님 어떤 분이 교수님 찾으시는거 같은데요?"
한 학생이 강의실 창문을 통해 기웃거리는 나를 가리키며 말을 했다.
"...어? 김독자?"
나는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었다.
"혹시 교수님 남친이에요?"
"아직 그런건 아니고.."
나는 갑자기 많아진 시선들과 그들의 웅성거림에 부담을 느껴 벽 뒤로 숨었다.
"자 아무튼 방금 말했던 책 다들 읽어와"
"네ㅔ"
강의실의 앞 문이 열림과 동시에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과 그들의 눈빛.. 나는 그들이 다 나가기를 기다린 후 강의실에 홀로 남아있는 한수영에게 다가갔다.
"나 없는 사이에 새 직업 찾었나 보네?"
그녀는 나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역질문을 하였다.
"너 몸은 좀 어때? 이렇게 막 싸돌아다녀도 되는거야?"
"아무 문제없으니까 걱정마"
수근수근 속닥속닥
"너희 빨리 안가냐"
한수영의 외침에 문 뒤에 숨어서 훔쳐보던 학생들이 멋쩍은 웃음과 함께 꾸벅 인사하고는 재빠르게 사라졌다.
"푸흡"
"? 왜 웃어"
"그냥 귀여워서"
"....."
한수영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을 못이었다.
"아 너말고 학생들 말한거였어"
"....."
그녀가 나를 째려보며 말을 했다.
"다시 침대로 돌아가고 싶어?"
"협박하는거야? 많이 컸네 한수영"
"아!"
그녀가 내 정강이를 있는 힘껏 발로 찼다.
"근데 너 안경은 왜 쓴거야? 어려보여서 무시라도 당했어?"
나는 내 정강이를 어루어만지며 말을 했다.
"에휴.. 유상아랑 똑같은 말 하네"
"내가 유상아 씨랑 잘 통하긴하지"
"그래서 너 다른 사람들 한테는 가봤어?"
"아니? 일어나자마자 너한테 온건데"
"....왜?"
"내 하나뿐인 작가님이신데 당연한거 아냐? 그리고 어제 내 품에서 울던게 자꾸 생각나서 와봤지"
"어제 일은 잊어 바보야"
그녀가 다시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러다 '내 하나뿐인 작가님'이란 단어가 걸렸는지 재빠르게 고개를 다시 들고 나에게 쳐다봤다.
"너도.. 내가 tls123 이란거 알고 있었어..?
"응, 지하철에서 알게됐어"
"어떻게?"
"음.. 말하자면 복잡해. 아무튼 나만을 위한 글을 써줘서 고마워 수영아"
"....딱히 너 때문에 쓴 건 아니거든..!"
귀엽다. 한수영이 이렇게 귀여울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해봤었는데 말이다. 계속 이러다가는 나도 얼굴이 빨개질 것만 같아서 빨리 주제를 바꾸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 여기에 있을거야?"
"하고 싶은거라도 있어?"
"음.. 지금 몇시지?"
"5시"
"애들 학교 끝났을 시간이네. 지혜랑 유승이, 길영이 보러 갈래?"
"지혜는 이제 대학생이야. 걔는 고등학교가 아니라 여기 어디에서 강의 듣고 있을걸?"
"하긴 그렇겠네"
"수영 언니이 나 왔어. 어? 아저씨도 여기 있네?"
말하기가 무섭게 뒤쪽에서 달려오는 이지혜가 보
였다.
"아저씨 바로 그렇게 싸돌아다녀도 괜찮은 거야?"
"...난 왜 아저씨고 쟤는 언니냐.."
"음.. 그건.. 아저씨는 못생겼으니까!"
"....."
분명 제 4의 벽은 나를 떠났을텐데 아직도 못생겼다 하는거 보면 내가 못생기긴 했나 보다...
"근데 오늘따라 볼 만은 하네."
"....?"
그렇게 못생기진 않았나보다.
"그냥 그렇다고. 아무리 그래도 아저씨는 아저씨야. 오빠 소리 듣고 싶어하지마 알았어?"
"알았다.."
"푸흡"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수영이가 웃으며 말했다.
"너 안못생겼어 바보야"
"진짜..?"
"오히려 잘생긴 편이지."
"....둘이 뭐해? 나 없는 사이에 무슨 일 있었어? 레몬 사탕을 또 나눠 먹었다던가.."
"아 씨, 너 그거 잊으랬지!"
투닥거리는 그녀들을 보며 나는 새삼 돌아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