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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풍 전지적독자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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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 신선의 마지막 신부
"아씨, 사당에 가실 시간입니다."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한 기와집의 마당에 귀가 빨게진 한 시녀가 문에 대고 조심스레 말을 하고 있다.
잠시 뒤, 문이 쾅하고 열리더니 한수영이 문을 열고 나왔다. 곱게 틀어올린 머리와 한손에 쥔 곰방대는 상당히 이질적이여 보였다.
"....가자꾸나"
잠시 시녀를 바라보던 한수영은 치마 한쪽을 치켜올린뒤 눈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미끄러울 법도 한데, 당당히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한수영은 정돈되고 절도 있어보였다.
한수영이 가는 곳은 [구원의 마왕]의 사당이였다.
선신, 구원의 마왕. 구원의 마왕은 한씨 집안이 400년간 대대로 모시고 있는 신이다.
한씨의 가옥을 둘러싼 산의 곁을 악령으로 부터 보호하고, 저 높은 곳에서 모든것을 바라보는 신.
이 신을 부르는 명칭에는 두 가지 명칭이 있는데, 한가지는 구원의 마왕. 주로 구원의 마왕을 믿는 자들이 쓰는 존칭이다. 다음은 [가장 오래된 꿈]이다. 가장 오래된 꿈. 그러니까, 한씨 집안의 가장 오래된 헛된 망상이라는 뜻이다. 이는 주로 한씨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쓰는 용어이다.
"시발, 내가 구원의 마왕인지 가장 오래된 꿈인지 뭔지 사당에 가야하는데?"
한수영이 돌다리를 천천히 건너며 말했다. 연못에 둥둥 떠있던 연꽃들은 시들어, 썩어가고 있었다.
"..망할, 저택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아씨, 체통을 지키시여, 말을 조심하십시오"
고개를 숙이체 뒤따르던 상궁이 조심스레 말했다.
그렇게 돌다리를 건너자, 백금과 흰 나무로 만든 사당의 대문이 보였다.
사당의 앞에는 길을 쓸어놓은 듯, 일직선으로 깨끗하게 눈이 없었다.
한수영이 사당 앞으로 가자 문이 녹슨 소리를 내며 열렸다.
[구원의 마왕]의 사당. 그곳은 사시사철, 계절에 상관없이 벚꽃이 잔뜩 열리는 곳이다.
구원의 마왕의 기운이 가장 많이 농축되어 있는 따듯한 공간. 그곳에는 한씨 집안의 허락받은 자들만이 발을 들일 수 있다.
한수영이 들어서자, 문이 쿵하고 닫혔다.
'성질도 더러운 선신 같으니라고'
한수영은 속으로 욕짓거리를 삼키며 사당의 중앙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곳에 주저앉아 절을 했다.
절을 두 번 하고 일어서자 갑자기 사당의 상에 놓인 술잔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야!"
한수영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 사당에 놀라 뒤로 자빠졌다.
하늘에서 새하얀 빛이 소용돌이 치며 내렸고, 사당의 중앙에 번개처럼 내려쳤다.
"시발!"
한수영은 그 환한 빛에 눈을 부여잡았다.
후에 잠시 시간이 지나 한수영이 눈을 떴다.
한수영이 눈을 뜨자 사당의 중앙에는 신성해보이는 한 남자가 서있었다.
짧은 검은 머리에, 황실의 사람이 입을 법한 희고 긴 옷을 입고 있었다. 손에는 검이 들려있었고, 그곳에서는 흰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검 손잡이에는 백금으로 빚은 듯한 흰 벚이 달려있었다.
눈을 감고 있던 남자가 눈을 떴다. 새까만 그 눈은 사당을 오시했다. 그리고 앞에 주저앉은 한수영을 보자, 남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니가 내 마지막 신부구나!"
광기에 가까운 남자의 눈과 마주친 한수영의 검은 눈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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