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928 - 백의 킹

https://scpko.wikidot.com/scp-928

작: Dave Rapp, Communism will win(재), 역: Salamander724


요약: 발성할 수 있는 인형. 주기적으로 카파블랑카 체스 기보에 해당하는 명령을 내림. 이 체스 기보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관련이 있음.


19.인도양 쓰나미를 일으켰던 것들.진지하게. 재단은 이미 이걸 10만번은 일으켰어요. 아 그리고, 건드리면 세상을 바꾸는 지도나 지구본좀 그만 만들어요. 진부하다고요.
- 케케묵은 SCP 클리셰 목록

하지만 지도나 지구본이 아니라면 어떨까. 090처럼 저 클리셰를 뒤틀어서 쓴 것 같음. 적당히 그럴싸하게 뒤틀었기에 살아남은 거 아닐까 싶음.


카파블랑카 체스는 가로 10칸, 세로 8칸의 판에 기물을 추가한 변형 체스임. 여기에도 나오는 챈슬러라는 기물은 룩하고 나이트를 합친 것처럼 움직인다고 함.


SCP-931 - 밥그릇

https://scpko.wikidot.com/scp-931

작: Quikngruvn, 역: Dr Devan


요약: 

해당 대상을
보거나 접촉하면
하이쿠를 씀. 


모르더라도
대상을 쓰면 항상
효과가 적용. 


하이쿠는 575 음수율과 계절요소(꼭 필요는 없다는 듯함)가 들어가있는 정형시라고 함. 사실 변칙성만 보면 그냥 그러려니 싶은데, 그걸 실제로 썼다는 것과 이런 식으로 시가 쓰여있는 문서를 열자마자 볼 때 느껴지는 시각적인 강렬함이 있는 것 같음.


SCP-933 - 덕트 테이프

https://scpko.wikidot.com/scp-933

작: Lat Ware, 역: blackmagpie


요약: 덕트테이프(-01)와 이목구비가 없고 망토를 두른 인간형 개체(-02). -02는 가장 가까운 인간에게 접근한 후 -01을 얼굴에 붙였다 떼서 그 인간의 이목구비를 떼내려 함. 이목구비가 제거된 인간은 -02와 동일한 행동을 보였으며, 일부만 제거된 인원은 -01을 획득해 자신의 이목구비를 회복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힘.


개인적으로 좀 별로였음. 설명을 독자가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 순서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떠오르는 순서로 쓴 것 같아서 읽다가 턱턱 막히고 끊기는 느낌이 들었음. 면담 기록은 바로 위의 부록에서 설명한 내용의 긴 반복일 뿐이고, 사실 부록의 내용도 설명에 들어가는 게 더 맞았을 거라 봄.


SCP-936 - 인과목

https://scpko.wikidot.com/scp-936

작: VAElynx, 역: Salamander724


요약: 유럽 너도밤나무를 닮은 종. 85kg에 달하는 열매(-1)를 맺는데, 이 열매 안에는 인간의 신체를 닮은 것(-2)이 들어있음. 열매가 익으면 깍정이가 떨어져나가고, 열매의 심이 -2의 목을 감싼 채 매달리는 형태가 됨.


이 변칙성의 분위기가 나름 좋았음. 약간 숲에 정체불명의 시체들이 떼지어 나무에 목매달려 있는 모습이 머릿속에 잘 그려졌고, 그래서 더 음산하게 느껴졌던 것 같음. 다만 부록에서는 이 분위기도 없었고 D계급을 너무 막 다룬다는 생각도 들었음.


SCP-939 - 여러 목소리로

https://scpko.wikidot.com/scp-939

작: Adam Smascher, EchoFourDelta, 역: lanlanmag


요약: 많은 기관이 퇴화한 군체성 육식종. 이전 피해자의 목소리를 내 먹이를 유인하며, 이를 강하게 물어서 사냥함. AMN-C227이라 명명된 기억소거 물질을 내뿜음.


크리쳐 SCP의 정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음. 재단스러운 문체로 이 생물을 잘 묘사하고 있으면서, 특성과 그에 따른 보충 문서도 탄탄하게 잘 마련되어 있음. 예를 들어 최초 접촉 기록에는 목소리를 흉내내 사냥한다는 특성이 잘 드러나있고 이와 별개로 문서도 꽤 재미있음.


939의 생식 문서는 이 SCP를 더 끔찍하게 만들어주는 문서라고 생각함. 태어난 게 인간 유아라는 것부터가 상당히 충격적인 요소고, 그에 반응하는 재단 연구원들의 반응(B등급 기억소거)도 상당히 재단스럽고 좋았음. 그리고 응급 의료 기록에서 자신의 피부를 찢으면서 성체 939와 비슷한 모습으로 변했다는 부분은 이 문서의 하이라이트 일 것임.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밑 면담기록에서 그렇게 변했음에도 여전히 자아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말짓는다고 생각함. 아이스러운 말투로 사람 잡아먹는다는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전까지는 거의 묘사되지 않았던 어린애스러운 모습이 변한 뒤에 묘사되는 게 좀 소름끼치는 포인트라고 생각함. 아마도 마지막 기록에서 '아빠'라고 지칭되는 인물은 맨 처음 배치 전환된 ██████ 박사겠고 의사는 재단의 연구원들이겠지.


사건 기록에서는 앞서 언급되었던 AMN-C227이 등장하면서 활용됨. 이 물질에 노출된 적 있는 사람은 이 물질의 농도가 높은 곳으로 유인된다는 내용임. 그리고 이를 이용해 939의 서식지를 찾아 파괴하자는 제안이 올라와있음. 이것에 앞서 생식기록으로 939의 끔찍함을 보여준 뒤, 야생의 939를 확보하는 실마리를 보여주면서 비교적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역할을 하지 않나 싶음.


야생에도 존재하는 다른 생물종 SCP는 보통 얘가 어떻게 사람을 끔찍하게 조지는지만 알려주는 경우가 꽤 있음. 근데 939는 특성도 정량적이고 과학적으로 잘 서술되어 있고, 특성마다 받쳐주는 서사도 있고, 이것을 격리하기 위한 재단의 시도도 담겨있음. 그래서 앞서 말했듯 939가 이런 유형 SCP 중에서 정석이라 부를만한 작품 아닐까 싶음.


작품 외적으로는 CB와 SL에서 등장하긴 함. 때문에 위키 외부에서도 나름 인지도가 있는 편.




SCP 정주행 112일차 (942, 944, 946, 947,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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