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매...?


갤질을 하다 본 그 글은, 흔하디 흔한 뻘글에 불과했다. 자신은 엄청 예쁘고 돈많은 언니이며, 이런 자신이 예뻐하고 보살펴주고 싶은 착한 여동생이 가지고 싶으니 어서 모집에 참여하라는 거였다.


 조건은 글의 내용을 순수히 믿는다는 가정하에 아주 파격적이었다. 예쁜 언니와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최신형 저택, 월 500만원의 용돈, 하는 일은 언니와 같이 놀거나 언니와 데이트하기 뿐. 정말 이런 꿈만같은 일이 있다면 당장 하고 싶은 조건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푸흡, 의자매는 무슨"


 이런 고추밭에 의자매가 될 수 있는 여자가 있을까? 딱히 여자를 배척하는 일은 일절 없지만, 애초에 여자가 꼬이기도 어려운 남초갤러리의 특성상 여갤러는 본 적이 없다.


 다들 컨셉 삼아 "하와와 15살 여중생쟝인 거시에오"를 남발하기는 하지만, 그 인간들이 대개 2002년 월드컵을 생중계로 보며 환호했던 사람들임을 생각해보면, 이 갤에 나이 어린 여동생 타입의 여자를 구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으음... 재미로 댓글을 달아보는 것 정도는 해볼 수도 있는 일이다. 어차피 아무도 이게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이미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들이 더 있었는지, 내가 댓글을 달 즈음에는 그 위에 다른 사람들의 댓글도 4개가 달려 있었다. 


 내 댓글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그 글에 댓글이 달리지는 못했고, 곧 그 글에 대한 생각은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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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부셔온다.


 잠에서 깨어나 몸을 움직였더니 안 움직인다. 고정되어 있다. 흐릿한 정신이 점차 맑아지며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보지만 끄떡도 없다.


 뭐지? 얼굴만 간신히 돌려보니 팔다리가 무언가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주변은 온통 환했는데, 핑크빛으로 가득한 장식물들이 있는 게 여자아이 방 같았다.


 뭔가 잘못됐다.


 고개를 열심히 돌려 주변을 보니 나만 잡혀온 게 아니었다. 여드름 기운이 살짝 있는 마른 체형의 남자, 어두운 인상의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통통하고 푸근해 보이는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자, 그리고 나이가 꽤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순한 인상의 아저씨 하나가 있었다.


 그들도 이미 깨어나 있었는지 이 이상한 방과 이상한 상황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5명의 남자들은 하얀 티와 검은 바지만 입은 채로, 이 이상하게 여성스러운 방안에 갇힌 거였다.


 이쯤되니 아무리 내가 멍청해도 무언가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납치당했다.


 "아아, 제 말 들리죠?"


 어디에 설치되었는지 모를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젊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모두 반가워요. 여동생을 모집하는 저의 공고에 자원해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렇지만, 여러분은 아쉽게도 저보다 어린 여동생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건 다행히도 해결할 방법이 있었죠."


 "여러분이 여자가 아니라면 여자가 되면 되는 거고, 여동생의 자질이 없다면, 그 자질을 만들면 되는 거니까요."


 "그러니, 여러분이 여자가 되고, 저의 소중한 여동생이 될 때까지 저는 여러분을 교육시킬 거예요. 여러분은 누가 뭐라고 해도 저의 여동생 모집에 자원한 소중한 여동생들이니까요."


 잠시 목소리가 멈춘다. 자상하고 촉촉했던 목소리는 목을 몇번 축이는 듯 하더니 차갑고 사무적인 목소리로 바뀐다.


 "따라서 여러분은 이 곳에서 제 '여동생'에 걸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규칙을 지켜야할 거예요. 첫째, 언제나 저를 부를 때는 '언니'라고 부르세요. 둘째, 여동생에 걸맞지 않은 '여성스럽지 않은' 행동들은 모두 금지에요. 셋째, 교육에 성실히 참여하세요. 만일 위의 사항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저는 여러분에게 체벌을 가하게 될 거예요."


 흠흠,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사무적인 목소리가 다시 촉촉하고 친절한 목소리로 바뀐다.


 "언니는 여러분을 체벌하고 싶지 않아요. 여러분은 언니가 저~엉말 사랑하고 아끼는 여동생들이니까요. 그러니 여동생 여러분, 이 언니의 부탁을 항상 명심, 또 명심해야해요. 알겠죠?"


 질문할 시간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친절해 보이던 음성은 자신의 할말만으로 끝나는 통보일 뿐이었다.


 "그럼, 오늘 할 일부터 알려줄게요. 오늘은 첫날이니 힘든 교육은 없을 거예요. 대신, 기본적으로 이 저택에서 살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쭉 하게될 신체점검이 있을 거예요."


 순간 벽면 한쪽이 열리며 정체를 알 수없는 약물들이 장착된 의자가 보인다. 이쪽 인원에 걸맞게 5개다.


 "첫번째는 바로 남성성 없애기! 자, 여러분. 남자였던 자신에게는 작별인사하도록 하세요."


  잔인할 정도로 자상한 그녀의 말을 마지막으로, 우리를 구속하고 있던 장치는 저 앞의 의자로 가까이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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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TS물 없나요? 써오면 선작 추천 박고 잘 볼 자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