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난한 하루를 보내다 돌연 ts녀로 전생하여 거리에서 눈을 뜬 틋순이.

그래, 성별이 바뀐 건 그렇다 치고 사람들 취급이 이상하다?




"저, 저기요! 제 말 안 들려요? 저기요!"



"아이구, ts녀네. 귀여워라! 에구구. 주인은 어딨고 혼자 왔어?"




귀엽다는 듯 머리나 등을 쓰다듬는 사람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의 손을, 작은 비명 지르면서 뿌리치고




"주, 주인이요? 무슨 소리예요?"



"엄마야, 얘는 수줍음을 많이 타나 봐."




뭔가 필터가 걸린 듯 전혀 말이 통하질 않는다.


경찰서에 가서 필사적으로 호소해 봐도..




"저, 저기, 믿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요.. 제, 제가 원래 남자였는데.. 갑자기 여자로.."



"뭐야? 누가 서 내에 ts녀를 들였어? 빨리 내보내. 여기가 노는 데야?"



"아, 죄송합니다. 팀장님 바로 치우겠습니다."



"저리로 가 녀석아! 대체 어디서 들어온 거야?"



"꺅! 흑, 자, 잠시만요! 사람 말 좀, 힉!"




엉덩이를 걷어차이며 서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출 때까지 내쫓긴다.

더 충격적인 건, 자신과 비슷하게 체구가 작은 여자아이들이 목줄을 차고 보호자와 함께 산책 다니는 모습이었다.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주인으로 보이는 이에게 애교떨거나 바닥에 드러누워 배를 만져지고 있다거나 하는 정신 나간 광경뿐이다.



"미, 미쳤어.. 이 세계.. 정상이 아니야."



거리에서  부리나케 벗어나 뒷골목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틋순이.

그런 틋순이의 귀에 조그만 철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아까 본 여자아이들과 같은, 그러나 그들보다 훨씬 더럽고 꾀죄죄한 알몸의 여자아이 몇 명이 쓰레기통을 엎어 뒤지고 있다.



"어, 아, 안녕."

"뭐야, 너? 여기, 우리 구역, 나가."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잠시 대화좀"


"가까이 오지 마, 죽인다"



떠듬떠듬 말하며 적의를 드러내는 여자아이.

이쯤 되면 틋순이도 열이 오른다.

여기저기서 웬 동물 취급받으면서 천대받은 것도 열 받는데, 이런 작은 애들까지 나를 우습게 봐?



"사람이.."


"?"


"참는데도,"


"!"


"한계가 있어!"



빠르게 달려드는 틋순이.


이래뵈도 육군 병장 만기 전역자야!




1분 뒤.




"으익, 흑, 자, 잘못했어! 이거 놔줘!"


"내, 내가 좀 급했어. 우리 말로 하자 응? 아아악!"




간과한 것이 있다면,


지금은 자신도 비슷한 체구의 여자아이라는 것.


상대가 여러명이라는 것.


이것들 보기보다 힘이 무지막지 세다는 것일테다.


게다가 얘들 손속에 자비가 없다.


눈물흘리며 애원해봐도 자비없이 손톱으로 긁고 물어댄다.


피가 흐른다. 무섭다.




"힉, 죄송해요. 대들지 않을게요! 살려주세요!!"



"끼잉, 으아앙, 흐윽"




드디어 존댓말까지 써가며 비굴하게 부탁해봐도 달라지는 건 없다.


뜨거운 피 너머에 차가운 눈빛.


이녀석들. 진짜 죽일 생각이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실금하며 정말 개가 낑낑대듯 비명만 지르는 틋순이.




"이녀석들, 시끄러워! 야!"




다행히도,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나온 건물주 아저씨가 틋순이와 유기ts녀들을 떼어놓는다.


두고보자는 듯 노려보며 골목 밖으로 가는 ts녀들과 주저앉은 채 울고있는 틋순이.




"가, 감사합니다.. 호, 혹시 저 좀 도와주실 수 있.."


"에잉, 사람 잘 자고 있었는데 시끄럽게 하고들 있어 그냥."




쾅, 하고 닫히는 대문.




"아.."




틋순이는 눈앞이 깜깜해진다..





이후로 다 찢어져가는 옷 겨우 걸치고 다니면서 유기 ts녀 생활이 시작된다.


씻지도 못하고, 볼일은 밖에서 해결하지.


음식점 같은 데는 가까이 가기만 해도 점원한테 얻어맞지.


공원 구석에 누워있다가 어린아이가 먹는 과자 애타게 쳐다보면서 몇 개 얻어먹으려고 하면.




"얘는, 유기ts녀 가까이 가면 안 돼요! 지지야, 지지!"




하는 아이 엄마가 막아서고, 옆에 깔끔하게 목줄찬 애완ts녀가 죽일듯 쏘아보는 통에 압도되어서 깨갱대며 도망가는 틋순이..


아쉬워서 조금 이따가 가 보면 아이가 불쌍히 여긴건지 몰래 놔둔 과자 먹으면서 눈물콧물을 흘리는 슬픈 유기ts녀 생활..


게다가 때때로 유기 ts녀들을 올가미로 잡아채는 떡대 큰 아저씨들도 피해다녀야 한다.




"유기 ts녀잖아, 저리가 임마. 너 줄 거 없어!"




다시 몇 주가 지나고, 틋순이는 어느정도 사는 방법을 터득한다.




"힝.."




쪼그려앉아 최대한 체구를 작아보이게 하며 애절한 눈빛을 보낸다.




"아이씨.. 안 되는데. 이거 먹고 빨리 가"




작은 그릇에 담겨나오는 그날 남은 음식.


오늘은 운이 좋다. 신난다!


허겁지겁 먹는 ts녀를 쓰다듬는 점원.


예전같았으면 뿌리쳤겠지만, 지금은 밥 먹느라 바쁜 틋순이다.





대충 이래저래 ts녀가 인간과 완전히 다른 종으로 인식되는 세계에서 유기 ts녀 생활 하다가 대학생 시우한테 거둬져서 애낌받는 거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