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Q. 헌터물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헌터물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지속적으로 들어와서 글을 작성하게 됐습니다.

 

1. 헌터물의 시작?

시초는 조아라 노블레스에서 실탄 작가님의 '나는 귀족이다'라는 작품입니다.

당시에 조노블에서 로유진 작가의 메모라이즈와 함께 양대산맥이었죠.

한국에서 처음 웹소설이 유료화 된 것이 조아라 노블레스인데

조아라 노블레스에서 두 작품의 인기는 폭발적이었죠.

두 작품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에 웹소설 유료 시장이 정착되는 것이 조금 더 늦춰졌을 수도 있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입니다.

 

2. 그렇게 대단한 작품이야?

한때 남성향 웹소설 시장의 80%가 헌터물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 작품입니다.

지금도 헌터물이 쏟아지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헌터물은 계속 나올 정도로 남성향 웹소설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준 작품입니다.

 

3. 현재 헌터물 상황은?

헌터물이 유행을 하자 수 많은 작가들이

거기에 재미있는 요소를 하나 둘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회귀 +빙의 +환생 +레벨업 +먼치킨 +무협 +퓨전 +성좌

...이런식으로 재미있을 것 같은 자극적인 요소가 추가되고 또 추가되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4. 그래서 헌터물이 뭔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현대 지구 배경에 괴물들이 나타나고 그걸 막는 초능력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조금 자세히 설명하면 해당 작품은 블리자드 게임 '와우'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헌터물은 또 다른 말로 '레이드물'이라고 하는데

레이드물이라면 몬스터 하나를 수십명의 헌터 수백명의 헌터가 달라 붙어 잡는 것을 말합니다.

 

5. 레이드가 뭔데?

와우라는 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아실텐데(사실 저는 와우 안 해봤습니다)

혼자 잡는 게 불가능한 몬스터를 플레이어 수십 수백 명이 달라 붙어서 잡는 것을 말합니다.

앞에서 방어를 담당하는 탱커.

앞에서 데미지를 담당하는 근접 딜러.

원거리에서 데미지를 담당하는 원거리 딜러.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힐러.

각종 버프를 걸어주는 버퍼.

팀을 짜서 팀장의 주도하에 잡는 것이죠.

 

6. 레이드를 왜 하는데?

미국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영웅이기 때문에 괴물을 때려잡는 것이 아닙니다.

헌터물에서 헌터(사냥꾼)들은 그게 돈이 벌리는 직업이라서 목숨을 걸고 하는 것입니다.

보통 헌터물의 설정에는 몬스터의 몸 안에 '마정석'이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

몬스터를 죽이고 그걸 꺼내면 비싼 값에 팔 수 있습니다.

왜냐면 마정석이 무공해 에너지원이기 때문이죠.

무슨 말이냐면 마정석은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아크 원자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최하급 마정석을 가공해서 핸드폰에 넣으면 1년 동안 방전이 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던가

최상급 마정석을 가공하면 항공모함을 움직이거나 도시급 규모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무공해 에너지원입니다.

공급은 적은데 수요는 많아서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인 비싼 물건이죠.

 

7. 헌터만 레이드 할 수 있어? 군대가 미사일 날리면 안돼?

기본적으로 열병기는 통하지 않는다는 설정입니다.

주파수가 달라서 총이나 칼 혹은 미사일은 그냥 통과해서 지나간다는 설정이 나오거나

방어막이 있는데 헌터들만이 뚫을 수 있다는 설정이 주로 나옵니다.

마력을 사용하는 초능력자 헌터들의 공격만 통한다는 설정으로 가지 않으면 미사일, 전투기 폭격, 탱크 포탄 공격이 통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8. 헌터들의 초능력이 뭔데?

판타지 적인 요소가 다 나옵니다.

검, 창, 활, 마법, 정령 등... 전부 사용합니다.

근데 중구난방 개성있는 능력을 모두 설정하자면 등장인물마다 초능력을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전위, 중위, 후위로 나누어서 비슷한 설정을 많이 넣어줍니다.

 

9. 전위, 중위, 후위가 뭔데?

전위 : 전방에 서는 사람

중위 : 중간에 서는 사람

후위 : 후방에 서는 사람

전위는 몸빵을 맡는 탱커와 근거리 딜러가 주로 서고

중위는 원거리 공격을 하는 궁수나 마법사 같은 원거리 딜러

후위는 전위와 중위를 커버해주는 힐러나 버퍼가 섭니다.

물론 후방 기습 공격에 대비해서 유동적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10. 굳이 팀을 짜야 해? 100명이나 1,000명이 몰려가서 때려 잡으면 되잖아?

지구에 나타난 초대형 S급 괴수의 경우 수백 수천명의 헌터들이 합심해서 싸운다는 이야기가 흔히 나옵니다만, 그건 거의 최종 장에 다다라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보통은 5~12명 남짓한 인원으로 게이트 안에 들어가서 던전에서 싸웁니다.

작은 통로를 지나는 던전에서 너무 많은 숫자는 오히려 방해가 되죠.

던전 자체에 레벨 제한이나 들어갈 수 있는 숫자 제한을 걸어 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11. 게이트 안에 들어간다니?

헌터물은 보통 지구 전역에 무작위로 게이트가 나타나

그 게이트가 일주일에서 한달 정도 유지가 되다가 몬스터가 빠져 나온다는 설정입니다.

그 기간 안에 헌터가 들어가서 몬스터를 몰살하면 몬스터가 지구 상에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치안 유지를 위해 기한이 다 되기 전에 헌터들이 먼저 들어가서 공격합니다.

 

12. 던전?

동굴 같은 곳에 고블린, 오크, 스켈레톤 같은 몬스터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동굴 내부를 돌아다니며 다 때려잡고 들어갔던 입구로 나오면 게이트가 사라지게 됩니다.

물론 상위 레벨의 게이트로 가면 필드형 던전이 나타나는데 여기는 숲, 사막, 정글, 얼음지대, 용암지대 따위가 나오기도 합니다.

 

13. 필드형 던전이면 완전 이세계네? 원래 세계로 돌아오지 않고 살 수도 있어?

설정 붕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작가는 스스로에서 왜? 라는 질문이 많이 던져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필드라고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장벽에 의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고 하던가

제한 시간 내에 특정 숫자를 잡지 않으면 죽는 설정 따위를 부과하고 다 잡으면 저절로 복귀되는 설정을 해놓으면 설정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14. 그럼 헌터물은 단순히 몬스터 잡아서 마정석으로 돈 버는 이야기야?

헌터물은 몬스터를 때려 잡는 것이 메인이 아닙니다.

메인은 헌터들 사이에 이권 다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헌터 협회, 길드, 해외 세력 따위가 얽히며

동료가 되기도 하고 배신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계약을 맺기도 하는 등...

군상극이 주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15. 헌터 협회?

헌터들은 보통 선천 능력자(태어나자 마자 능력이 있는 경우)

아니면 후천 능력자(평범했는데 갑자기 능력이 생긴 경우)

이런 능력자들을 등록 시키고 관리 시키는 조직입니다.

보통 헌터의 잠재력을 파악하는 측정기를 가지고 있으며

전국에서 나타나는 게이트 정보를 파악해서 헌터들에게 알려주고

전투를 서포트해주며 정부가 제재를 가하려는 것을 막아주고

길드를 견제하기도 합니다.

협회장은 막강한 권력이 있기 때문에 악당으로 나오기도 하고

주인공의 잠재력을 보고 조력자로 나오기도 합니다.

 

16. 길드?

그냥 회사라고 보면 됩니다.

강력한 헌터를 많이 보유한 길드가 보통 잘 나가며

길드는 팀 단위로 나누어져 있는 팀원들을 게이트에 보내서 돈을 벌죠.

헌터가 프리랜서일 경우 게이트 위치 정보, 마정석 판매, 전투 장비 마련, 공문 작성, 피해 보고서 작성 따위를 일일이 하기 번거롭기 때문에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하는 회사라고 보면 됩니다.

길드도 대기업이 있고 중견이 있고 중소가 있습니다.

 

17. 길드에 어떻게 들어가?

측정기를 통해 등급이 높으면 스카웃 제한이 들어오고

등급이 낮으면 회사에 취직하듯 서류내고 면접보고 들어가게 됩니다.

아니면 협회에서 각 길드에 정보를 보내서 등급만 나오면 바로 취직한다는 설정을 부여할 수도 있고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그 성적에 따라 들어간다고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18. 아카데미?

초능력자가 능력이 생기자마자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건 말이 안 되죠.

능력이 생기자마자 실전에 투입되는 소설도 있지만, 아카데미라는 소재가 무척이나 매력적이기 때문에 같이 1~4년 합동훈련을 하면서 실력을 쌓아서 길드로 들어간다는 설정의 소설도 많이 나옵니다.

 

19. 아카데미가 왜 재밌는데?

집에서 길드로 출퇴근하는 것보다

같은 또래 능력자들이 한 교실에서 같이 훈련 받고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시험도 치고 모의 훈련도 하며 나중에는 실전을 나가는 게 아무래도 나올 이야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20. 주인공 설정은 어떻게 잡아야 해?

보통 주인공은 후천 능력자입니다.

가족이 크게 아파서 병원비로 돈이 많이 나가거나

제대로 취직 못하고 알바나 전전하는 힘든 인생인데

갑자기 대단한 능력이 생겨서(당장 최강은 아니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능력)

헌터가 되어 돈을 벌며 각종 기연을 만나서 빠르게 성장하며 승승장구하게 하면 됩니다.

클리셰를 비틀어서 시작부터 재벌 3세로 설정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21. 헌터들 분류는 어떻게 해?

보통 S급에서 F급으로 나눕니다.

S급 : 지구에 10명 이하 최강 능력자

A급, B급, C급, D급, E급 순서대로 강하며

F급 : 일반인 운동 선수보다는 강하지만 능력자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눈에 띄는 능력이 없는 경우.

보통 주인공은 F급으로 시작합니다.

그래야 주변 헌터들에게 무시 당하는 고구마 상황에서 사이다를 많이 보여줄 수 있죠.

클리셰를 비틀어서 시작부터 먼치킨으로 가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22. 전개는 어떻게 해?

회귀해서 미래 정보를 독점하고

좋은 직업과 스킬 그리고 아이템을 독점하며 전개할 수 있고

회귀하지 않고 평범하게 능력이 생겼지만

알고보니 그 능력의 성장가능성이 대단해서 노력으로 승승장구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최하급 던전부터 공략해나가며 동료와 인연을 쌓고 기연을 얻어서 강해지고 그걸 시기 질투하는 적들과 싸우며 왜 지구에 게이트와 몬스터가 나타났는지 흑막을 알게 되며 그걸 무찌르고 해결한다는 스토리로 가면 됩니다.

 

23.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해줄 수 있어?

현대 지구에 게이트가 나타나고 몬스터가 나타나는데 그걸 잡을 수 있는 건 헌터밖에 없다.

이런 게 현대 지구에 일어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라는 생각을 계속해야 합니다.

강력한 헌터는 연예인급 인기를 끌며 돈을 쓸어 담겠죠.

또 범죄를 저지르는 헌터도 있을테고

그걸 막는 경찰 헌터도 있을테고

돈에만 관심있는 헌터도 있을테고

권력을 노리는 헌터도 있을 겁니다.

길드 간의 알력다툼.

길드와 정부의 기 싸움.

언론에서는 헌터에 대해 칭송하기도 하고 물어 뜯기도 하고.

해외에서는 호시탐탐 한국을 노리고.

평상시 뉴스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면 쓰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정치, 경제, 사회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거든요.

도심에 게이트가 갑자기 나타나면 경찰이나 군대가 먼저 출동해서

헌터들이 팀을 짜서 오기를 기다리며 질서 유지를 할 테고

건물이 부서지고 인파가 많이 다치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헌터들을 언론이 질책한다던가

블랙 마켓을 필두로 뒷거래를 하는 뒷 세계의 헌터라던가

대한민국에 괴물이 나타나고 그걸 헌터들이 잡는 것을 상상하면서 이게 실제라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계속 생각해야 매력적인 소재가 나옵니다.

 

24. 헌터물을 쓸 때 유의할 점?

기본 헌터물 세계관에 자기만의 소재를 첨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나 혼자만 레벨업'은 주인공 혼자만 레벨업이 가능하고

'환생좌'는 회귀물에다가 성좌물을 추가했죠.

헌터물 소설 속으로 빙의한다던가.

헌터물 설정의 게임 속으로 빙의한다던가.

세계 1위 헌터가 죽어서 살아생전 라이벌인 2위 헌터의 손자로 태어난다던가.

무협에서 마교의 수장 천마가 함정에 빠져 헌터물 세계관으로 차원이동을 한다던가.

이렇듯 흔한 헌터물에 자기만의 색깔을 입히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습니다.

흔하디 흔한 헌터물은 웹소설 시장에 너무 많이 풀려 있거든요.

그래서 헌터물이 무료 랭킹에서는 쉽게 위로 치고 올라가는데

유료 전환하면 독자들이 잘 안 따라 옵니다.

헌터물은 너무 많이 읽어서 독자들의 피로도가 높거든요.

참신한 부분이 없다면 독자들은 칼 같이 등을 돌립니다.

 

25.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

왜?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져야 합니다.

판타지물에서 최종 보스인 마왕은 태어나기를 인간을 혐오한다는 설정이 대부분입니다.

인간이 바퀴벌레를 본능적으로 혐오하듯 마왕은 태어나기를 인간의 공포를 먹고 자라는 거죠.

반면 헌터물에서 빌런은 각자 자기들만의 철학이 있습니다.

쿠데타를 일으켜서 왕이 되고 싶다던가.

경쟁 길드를 무차별적으로 쓰러트려서 1인자가 되어 돈을 쓸어 담고 싶다던가.

영생을 살고 싶어서 비인간적인 인체실험을 일삼는다던가.

철학이 있는 빌런은 매력적이며

매력적인 빌런은 독자들이 소설을 따라오는 원동력이 됩니다.

주인공이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주인공이 왜 다른 직업을 가지지 않고 굳이 헌터를 해야 하는지

주인공이 왜 굳이 길드에 들어가려고 하는지

주인공이 왜 굳이 길드를 만드려고 하는지

주인공이 왜 굳이 그 빌런과 싸워야 하는지

빌런은 왜 굳이 그런 짓을 벌이는건지

동료는 왜 굳이 주인공의 옆에 서는지

이런식으로 계속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줘야 합니다.

왜냐면 이세계물이 아닌 현대 배경이기 때문에 개연성과 핍진성을 더 많이 필요로 하거든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면 캐릭터를 잘 잡아야 합니다.

주인공, 동료, 히로인, 빌런 모두 개성넘치고 매력적이게 만들어야 흔하디 흔한 헌터물이라도 독자들이 그들의 삶을 지켜보고 싶어서 따라옵니다. (물론 저도 캐릭터는 잘 만들지 못 합니다.)

 

26. 잘 쓴 헌터물 하나 추천 한다면?

카카오페이지에 '나 혼자만 레벨업'을 보시면 됩니다.

헌터물의 교과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편수가 300편도 안되기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웹툰으로도 크게 흥행했기 때문에 웹툰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문제는 나혼렙을 먼저 보면 다른 헌터물 소설이 조금 시시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