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함은 쉽사리 채워지지 않는다.


구멍난 항아리는 가득 차있던 시절을 꿈꾸지만


결국 차가운 밤바람만 들어오듯.


헛것아, 가라. 헛것아, 가라.


나홀로 속삭이는 외침에서야


속에서 무언가 차오르기 시작한다.


먼지앉은 항아리 구멍으로


순간이 붙들어둔 내가


고요히 차오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