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점, 이집트의 어느 저택. 거울을 바라보고 있던 DIO는 자신의 뒤에 앉아있던 노파에게 물었다.


“엔야 할멈… 한 가지 묻겠는데,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얼굴에 검버섯이 핀, 주름이 자글자글한 작은 체구의 노파, 엔야가 말했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것.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그것뿐입죠. 돈을 원하고, 명예를 원하고, 먹을 것을 원하고, 사랑을 원하고, 애인을 원하고… 히히.”


엔야는 마치 동화 속의 마귀할멈처럼 높고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웃었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때는 반드시 싸움이 일어나지 않나, 엔야 할멈?”


“그럼요… 히히.”


“싸움에 패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좌절감과 패배감을 맛보고, 상처입고… 그리고 다음에 싸울 때 공포를 느끼게 된다… ‘천국’… 나는 ‘공포’를 극복하는 것이, 사는 것, 곧 ‘천국’이라고 생각하지. 세계의 정점에 설 자는! 아주 시시한 공포조차 품지 않는 자! 이해하겠나, 엔야 할멈?”


“나는 당신께 스탠드의 존재와 움직이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그 불사의 육체가 있는데… 무언가 공포를 느낄 것이 있는지요?”


그 말에 DIO는 목 뒤에, 한때 죠나단 죠스타의 것이었던 육체의 별 모양 반점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있을지도 모르지.”


“무엇을 걱정하시는 지요?”


“죠스타의 혈통…”


DIO의 말에 엔야는 언성을 높였다.


“죠스타? 그 둘? 그것들은 그저 쓰레기입니다! 놈들은 당신의 스탠드를, 당신의 ‘능력’을 당해내지 못해요!!”


“음… 하지만 그 쓰레기가 이 DIO의 인생에 이렇게까지 달라붙는다면, 운명이라는 것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되는 법. 정확히 말하지! 죠스타에게 공포를 느끼는 게 아니야! 죠스타의 혈통은 방심할 수 없다는 뜻이지! 이 DIO의 운명의 수레바퀴에서 죠스타를 제거할 필요를 느끼는 거다.”


“방심할 수 없다는 것만으로… DIO님께서 일부러 나설 생각이십니까요?”


“그렇다.”


“당치 않은 말씀! 당신께선 그런 행동을 해선 아니 될 몸입니다! 이미 ‘엠프리스(여제)’, ‘행드맨(매달린 남자)’, ‘스트렝스(힘)’, ‘휠 오브 포춘(운명의 수레바퀴)’, ‘템퍼런스(절제)’, ‘엠퍼러(황제)’, ‘데블(악마)’까지 일곱 명의 스탠드 유저가… 싱가포르로 가고 있습죠! 그중 하나는 제… 아들입니다!”


엔야가 양 손을 펼쳤다. 그녀는… 양 손이 모두 오른손이었다.


“아들의 오른손이 놈들을 처치할 겁니다! 당신께서 나설 필요도 없어요, DIO님! 히히히!”


그 말에 DIO는 다시 물었다.


“흥! 별난 노파로군… 할멈이 원하는 건 뭐지?”


“몇 번이나 말씀 드렸잖습니까요. 당신 곁에 있는 것이 희망… ‘스탠드’는 곧 수호령. 당신의 수호령은 어마어마한 힘을 지녔지요. 악운이 강한 남다른 인생도 그 영향이고요! 인생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그거면 충분합니다, 저는…”


엔야는 크게 웃었다. 그 시각, 홍콩 앞바다. 테닐이 리타이어하며 배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죠셉이 소리쳤다.


“역시 그 선장이 폭탄을 설치해놨군! 빌어먹을! 다들 빨리! 보트에 옮겨타! 근처의 배에 구조신호를 보내고!!”


폭발과 함께 배는 가라앉고 선원들을 비롯한 모두가 보트에 올라타 바다를 표류하게 되었다. 죠셉이 물병을 안나에게 주며 말했다.


“물 마시거라. 구조신호는 보냈으니 이제 곧 누가 도우러 오겠지.”


말없이 물을 마시던 안나는 갑자기 입에 머금고 있던 물을 뿜었다.


“어허, 이 녀석 안나! 소중한 물을 뱉는 녀석이 어디 있어!”


안나는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놀라 말했다.


“그… 그게 아니라… 다, 다… 다다다, 다들 저거! 좀 봐!”


모두가 안나가 가리키는 쪽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무도 모르게 거대한 화물선이 그들 앞에 다가온 것이다. 화물선에서 사다리가 내려오자 카쿄인이 먼저 말했다.


“화… 화물선이다! 오는지 전혀 몰랐어! 언제 이렇게 가까이 다가왔지?!”


죠셉이 말했다.


“사… 살았다! 계단이 내려왔군! 구조신호를 받았나봐! 운이 좋았어!”


모두가 환호할 때, 죠타로만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배를 바라보았다.


“죠타로… 뭘 그리 걱정하느냐? 설마 이 화물선에도 스탠드 유저가 타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아니, 계단을 내렸는데 왜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했을 뿐.”


확실히 배가 너무 조용했다. 폴나래프가 가장 먼저 배에 오르며 말했다.


“여기까지 구조하러 와줬는데! 아무도 없을 리가 없잖아! 설령 모두 스탠드 유저라고 해도 나는 이 배에 타겠어!”


한 명 한 명 배에 오르고 죠타로는 안나에게 손을 뻗었다.


“잡아, 안나. 손을 빌려줄 테니.”


그러자 안나는 그대로 뛰어올라 죠타로의 품에 달라붙었다. 그녀가 죠타로의 폼에 달라붙어 실실 웃자 죠타로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이거야 원… 이군.”


배에 오른 죠셉 일행은 배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뭐지… 이 배는?! 조타실에 선장도 없고! 무전실에 기사도 없고! 아무도 없다니!! 그런데도 봐라! 계기와 기계는 정상으로 작동하고 있어! 이보시오! 아무도 없소?!”


죠셉이 소리쳤다. 그때, 안나가 말했다.


“다들 와봐. 이쪽! 이쪽 선실. 원숭이야! 우리 안에 원숭이가 있어!”


선실의 우리 안에 붉은 털의 영장류가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쿄인이 말했다.


“오랑우탄이군.”


죠셉은 갑판으로 나가며 말했다.


“원숭이 같은 건 됐어! 이 녀석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이 있을 테니 흩어져서 찾아보자!”


그때, 갑판 위의 크레인에 갈고리가 흔들리며 내려오자 죠셉이 다급히 소리쳤다.


“압둘! 그 선원이 위험하네!”


그러나 압둘이 대처할 틈도 없이 갈고리는 그대로 바로 아래 있던 선원의 뒤통수와 입을 관통한 채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우오오오오?!”


죠셉과 폴나래프, 카쿄인 마저 경악했다. 죠타로는 재빨리 옆에 서있던 안나의 눈을 가렸다.


“이거야 원. 여자에게 이런 식의 환영 인사는 너무 심하지 않아?”

테닐 선장(Captain Teneil)

생년월일 - 불명

신장 - 185cm, 체중 - 불명

스탠드 - 다크 블루문

기타 - 기존에 재단에서 선택한 테닐 선장은 이 DIO의 자객에 의해 살해당했다. 또한 테닐 선장으로 변장한 DIO의 자객 역시 사망 후 바다로 가라앉아 신원확인 불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