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르노는 나란차의 신발을 주웠다.


“신발이 한쪽만…”


아바키오가 죠르노에게서 신발을 빼앗듯이 가져왔다.


“비켜! 죠르노…”


푸고가 말했다.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는데… 나란차 그 녀석, 어디로 사라진 겁니까?!”


“너희… 아무것도 못 본 거냐?! ‘나란차’가 이 박스 안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어, 내 눈에는.”


미스타가 말했다.


“그럴 리가 없잖아! 설마 그 녀석 바다에 빠진 건 아니겠지?!”


다른 멤버들이 다급히 나란차를 찾았다. 미스타는 튜브를 들고 뒤쪽으로 내려갔다.


“야, 나란차! 장난으로 숨어 있는 거라면 당장 대답해! 나…”


잠시 후, 푸고는 뒤쪽으로 사라진 미스타가 나오지 않는 것을 알아차렸다.


“미스타? 뭐 하고 있어요? 미스타?”


그러나, 미스타의 대답 대신 그가 들고 있던 튜브만 갑판을 굴러다녔다.


“어디 계신 겁니까, 미스타?!”


다른 이들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을 때, 푸고는 짜증이 난 듯 선실 입구를 벌컥 열었다.


“뭐 하는 거예요! 지금 미스타 당신까지 장난칠…!”


거기서 말이 끊겼다. 부차라티가 천천히 푸고가 있던 곳으로 다가갔다.


“푸고…? 어이, 푸고?!”


그러나, 푸고가 있던 자리는 보트의 일부분이 부서져 있었을 뿐 아무도 없었다.


“아바키오! 죠르노! 서로 떨어지지 마! 적의 공격이다!”


셋은 서로 한대 뭉쳐 주위를 바라보았다.


“이 배의 어딘가에 누군가 숨어 있어! 스탠드 공격이다!”


아바키오가 말했다.


“그런데 왜 느닷없이…”


“돈이야. 폴포가 남긴 은닉 재산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사실이 탄로 났어. 그걸 빼앗을 속샘이야! 즉, 조직의 누군가다.”


“육지에서부터 계속 어딘가에 숨어 우릴 미행한 건가?!”


“그런 듯 하군. 내가 좀처럼 돈의 행방을 밝히지 않자 한 명 한 명 처리한 뒤 나 혼자 남겨놓고 불게 할 작정으로 공격을 시작한 모양이야. 바다 위라면 달아날 데도 없이 느긋하게 처리할 수 있으니까.”


“나란차와 다른 녀석들은 모두 죽은 거냐?!”


“그렇다곤 안 했어. 하지만 100억이 걸린 일이야… 같은 조직원이건 뭐건 아랑곳 않고 죽이려 들겠지.”


그때, 침묵을 지키던 죠르노가 입을 열었다.


“아뇨, 나란차와 다른 사람들은 다 살아 있습니다. 이 배 어딘가에 있어요… 적이 마지막에 인질로 이용하려는 건지, 그 이유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살아 있습니다.”


아바키오가 말했다.


“죠르노 죠바나. 무슨 수로 네가 그런 걸 장담할 수 있나?”


죠르노는 푸고가 사라진 쪽을 가리켰다.


“나란차의 신발을 파리로 바꿨습니다. ‘파리’는 주인인 나란차에게 돌아가려고 하고 있어요. 나란차가 죽었으면 저렇게 돌아다니지 않을 겁니다.”


부차라티가 물었다.


“’찾을 수 있다’는 건가?!”


“살아는 있습니다. 살아는 있지만…”


파리는 계속 갑판 위를 맴돌았다.


“선실로 내려가는 것도 아니고, 로커 안도 아니고, 좌우지간 파리가 좀처럼 한 곳에 멈추지를 않아요. 아까부터 계속 저 근처에서 나란차를 찾아다니는 데요.”


“뭐지? 녀석의 능력은.”


“아무 말 말고 들어, 아바키오.”


“나란차는 저 선실 입구 근처에 있어요. 그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왠지 ‘파리’는 나란차를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중이에요. 나란차가 있는 곳이 곧 적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겁니다. 다시 말해 적은 그냥 어디 눈에 안 띄는 구석에 숨어 공격해오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렇군, 적 능력의 정체를 밝혀내기 전까지는 섣불리 다가가면 당할 거란 말이지?”


“그렇죠. 하지만 몸을 감춘 채 공격하는 능력이라 함은 되레 그 능력이 약점! ‘수수꼐끼’만 풀면 놈을 쓰러뜨릴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부차라티는 아바키오를 바라보았다.


“네 ‘스탠드’라면… 아바키오! 그런 놈이라면! 쓰러뜨릴 수 있을지도…”


죠르노도 아바키오를 바라보았다.


“쓰러뜨릴 수 있다고요? 당신의 능력으로 ‘수수께끼’를 풀 수 있나요?”


아바키오는 멍하니 파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글쎄…”


부차라티는 아바키오에게 가볍게 화를 냈다.


“잠깐, 아바키오! 너 이런 상황에서 쓸데없이 고집을 부리는 건 아니겠지!”


“쓸데없는 고집? 내 목숨이 걸린 일이야… 난 이런 신용 못할 녀석 앞에서 내 스탠드를 쉽게 보여줄 수 없어. 부차라티, 네가 뭘 보고 녀석을 신용하는지 몰라도 난 녀석을 동료로 인정하지 않아…”


“적의 정체를 밝혀내지 못하면 우린 전멸이야!”


“그러니까 그건 이 신용 못할 애송이가 늘어놓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보지도 못한 걸 자기 상상으로 저러는 거잖아?”


“아바키오!”


“적은 그저 이 아래 선실 어딘가에 숨어 있는 것뿐이야. 당장 놈을 찾아내서… 내가 박살내주지!”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다가가기만 해도 확실히 당할 겁니다.”


아바키오는 죠르노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고압적으로 소리쳤다.


“입 닥쳐! 신입 주제에!”


하지만 죠르노는 그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말했다.


“나 죠르노 죠바나에게는 꿈이 있다!”


“이 자식, 뭐라는 거냐?”


그 말과 함께 죠르노는 자리를 박차고 달려나갔다.


“수수께끼를 푸실 수 있는 거죠? 부탁 드리겠습니다!”


“죠르노?! 대체 너, 무슨 짓을!”


죠르노가 선실 입구로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갑판 아래에서 가시가 박힌 초록색 팔이 튀어나와 죠르노를 붙잡더니 다른 팔에 든 레이피어로 죠르노의 등을 푹 찔렀다.


“죠… 죠르노! 저기에 적이 있어! 이… 이건?! 큰일이다! 죠르노가 위험해!”


그때, 아바키오가 앞으로 나섰다.


“죠르노 죠바나! 이 자식… 진짜 정신 나간 녀석이었잖아… 증명하겠다 이건가? 미친 거 아니야?”


아바키오에게서 옅은 보라색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