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떡펄떡 뛰던 물고기가 다시 자신의 꼬리를 물더니 튜브로 돌아왔다. 미스타와 죠르노 모두 무사히 항구로 올라오자, 미스타는 가져온 주머니 안에서 자신의 리볼버를 꺼냈다. 죠르노는 쌍안경을 들어 항구를 바라보았다.


“요트에서 헤엄쳐 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앞으로 20분 남짓밖에 안 남았는데요. 놈이 주케로와 이곳 카프리 섬의 항구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 앞으로 20분! 게다가 아바키오 말대로 항구는 관광객들로 가득한 게… 다들 또 누굴 기다리는 눈치고, 실제로는 관광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겠지만… 미스타. 이중에서 앞으로 20분 안에 ‘정체불명의 놈’을 찾아낼 계획은 있겠죠?”


죠르노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미스타는 없었다. 주위를 둘러본 끝에 찾은 미스타는 넓은 바위를 식탁삼아 소시지를 자르고 있었다. 죠르노는 화를 내기 이전에 어처구니가 없어 물었다.


“뭐 하시는 거죠?”


미스타는 죠르노를 슬쩍 보더니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벌써 점심시간이 다 지났잖아… 원래는 저기 저 레스토랑에 가고 싶지만 항구 바로 앞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는 건 아무리 그래도 위험하겠지? 난 ‘놈’의 얼굴은 모르지만 ‘놈’은 아마 부차라티 팀 소속인 내 얼굴을 알고 있을 테니 말이야. 물론 네 얼굴도.”


“무슨 이야기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잘 들어요, 미스타… 앞으로 20분 남짓이라고 했지만 조심성 많은 놈일 경우 10분일지도, 어쩌면 5분 일지도 몰라요. 좀처럼 입항하지 않는 ‘라군 호’를 수상히 여겨 주케로에게 무슨 일이 있음을 눈치 챌지도 모른다고요. 그럼 더 이상 ‘놈’을 찾을 길이 없게 돼요. 1분1초라도 빨리 행동에 나서야…”


“거 참, 점심시간이라니까! 일은 일… 점심은 점심! 이탈리아의 점심시간은 미용실 서점 할 것 없이 쉬는 시간이라고. 점심을 안 먹으면 일을 안해요. 아니… 내가 그렇단 게 아니라~ 하필 이녀석들한테 그런 습관이 드는 바람이 말이야.”


죠르노는 미스타의 행동을 알아차렸다. 미스타는 리볼버의 탄창에 사는 자신의 스탠드들에게 소시지를 나눠주었다.


“자! 욘석들! 도시락이다! 토스카나 살라미가 맛이 끝내줘!”


‘미스타의 스탠드’들은 소시지를 받자 마자 그것들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 개중 어느 한 놈은 다른 놈 것을 뺏어 먹기도 했다.


“또 그런다~! 뺏어먹지 말고 좀~ 사이좋게 못 먹냐! 얀마, No.3! No.5 울리지 말랬지! 하여간 다들 제가 제일 열심히 한다며 저 혼자 왕창 먹을 권리가 있는 줄 알아요. 난 한 놈만 싸고도는 일 없게 신경을 쓴다고 쓰는데.”


No.5는 먹을 걸 뺏겨 울고 있었다. 죠르노가 물었다.


“뭐죠, 그게? 전부 몇 마리 있나요?”


“마리? 몇 명이냐고 해! 애완동물 취급하면 얘들 싫어한다. 여섯 명이야! No.4는 없어. 4는 재수 없는 숫자거든. 탄환 한 발 당 한 명씩 붙어 있지.”


“붙어있다?”


“여기 이 녀석이 ‘빨리빨리!’하고 보채네~ 다들 낮잠은 일 끝난 다음에 자면 안 될까~?”


미스타의 스탠드들이 투덜거렸다.


“바로 설득할 테니까… 죠르노! 넌 비닐봉지에서 ‘무전기’ 꺼내!”


죠르노는 무전기를 꺼냈다. 직후, 보트 감시소에서 중년의 남자가 나와 소리쳤다.


“요트 ‘라군 호’를 기다리시는 분 안 계십니까! 라군 호를 기다리시는 분! 라군 호의 ‘마리오 주케로 씨’에게서…! ‘무전 연락’이 들어왔습니다! ‘보트 감시소’로 오세요!”


죠르노는 부두에서 쌍안경으로 보트 감시소를 바라보며 미스타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몸을 사려 무전 연락에 응답 않을 것인가… 아니면 100억의 ‘은닉 재산’이 손에 들어온 줄 알고 신이 나서 달려들 것인가… 도박이긴 해도 무전 연락에 응답하기 위해 ‘보트 감시소’로 오는 사람이 바로 ‘놈’이다! 죠르노…! 난 누구에게도 안 보이게 감시소에 다가가 건물 뒤쪽 그늘에 숨어 있을게. ‘감시소’로 다가오는 놈이 있으면 거기서 신호를 해! ‘무전 연락’을 하면 그놈에게… 총알을 갈겨 주겠어! 물론 부차라티가 ‘죽이진 마’라고 했으니 급소는 비껴 맞출 거지만… 가능한 한…”


“마리오 주케로 씨에게서 무전 연락이 들어왔습니다! 라군 호를 기다리시는 분! 보트 감시소로 오세요!”


“아직 아무도… ‘꼼짝 안 해’…”


“아무도 안 계십니까!”


‘아직 아무도 갈 생각을 안 해…!’


“라군 호 마리오 주케로 씨에게서 무전 연락이 들어왔습니다! 보트 감시소로 오세요!”


미스타는 죠르노를 바라보았다. 죠르노는 고개를 휘저었다.


‘아뇨! 아무도! 아무도 꼼짝 안 합니다! 분명 이 항구 어딘가에 있을 텐데… 역시 몸을 사리느라 무전 연락에 응답 없는 건가!’


그때, 죠르노가 들고 있는 무전기가 치직 거리더니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살레다, 무슨 일이야…? 주케로! 날 불러 내다니…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냐?”


죠르노는 황급히 쌍안경을 들었다. 보트 감시소에는 이미 ‘그’가 들어와 있었다.


‘큰일이다… 저 감시소… 뒷문이라도 있는 건가? 놈은 이미 감시소 안에 들어가 있어! 어두워서 얼굴이 안 보여! 미스타는 눈치를 못 챘어… 이대로 가다간 놈이 무전 연락이 함정인 줄 눈치채고 달아날 거야!! 알려야 해… 미스타에게!’


죠르노는 열심히 미스타에게 손짓했다.


‘뭐? 온다고…?”


미스타는 몸을 틀어 밖으로 움직였다.


‘어떤 놈이지? 어떤 놈이 이 감시소로 오는 거지?’


죠르노는 미스타가 신호를 잘못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 아니야! 감시소로 오는 게 아니고…! 감시소 안에 있어! 거길 벗어나면 안 돼! 창문 쪽에 있다고!’


결국, ‘살레’는 창문 밖 미스타를 알아차렸다.


“이놈은…? 분명… 부차라티 패거리의… 뭐지…? 놈은 요트에서… 주케로에게…!”


그 순간, 죠르노가 있는 힘껏 소리쳤다.


“미스타! 뒤!! 감시소 안에 놈이!!”


있는 힘껏 소리친 덕에 죠르노의 목소리는 무전기를 뚫고 창문 너머 미스타에게까지 들렸다. 미스타는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야스 피스톨즈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