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명에는 무슨 가치가 있을까.
어떤 가능성 한 줄기.
원망 몇 무더기.
쓴웃음 너덧 주먹과 달콤한 눈물 두 숟갈.
전부 컵에 넣고 빙글빙글.
소금 조금, 설탕 약간.
녹여서 빙글빙글.
책을 덮었다.
“에이, 재수가 없으려나.”
‘그것’은 치워졌다.
뒤따른 욕지기.
잠깐의 순간.
청소부는 그 말 한 마디에 의해 폭행당했다.
미화될 수 없는 것이 폭력이라 해도.
생명에 대한 예우, 죽음을 향한 경배마저 잊은 이에게 공경은 필요 없으리라.
“…….”
그런 것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운동장 트랙에 뻗은 시체.
나뭇가지가 정확히 미간을 관통했다.
경찰에 신고하려 휴대폰을 빼 든 이를 제지했다.
지금 상황에서 경찰의 개입은 한 남자의 죽음을 무위로 돌릴 뿐이었다.
전화를 걸었다.
그의 어머니, 아버지께. 누나에게.
가족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