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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사진  .

이미 그때부터 마음을 굳힌 것일까.

가라앉은 표정의 그에게는 평소에 느낄  없었던 따뜻한 어둠이 머물러 있었다.

깜부기불에서 흘러나온 연기가 작은 방을 메웠다 사라졌다.

밖이 소란스러웠다.

싸움이 붙은 걸까.

내다보았다.

뻔뻔스럽게 고개를 들이민 선생들을 누나가 쫓아내고 있었다.

이제는 짜증조차 나지 않았다.

잠깐의 헛웃음.

“…….”

무언의 욕설.

한결 같은  모습에 토가 쏠렸다.

뒷문으로 빠져나와 근처 술집으로 향했다.

미성년, 어서와. 오랜만이네.”

앉았다.

어둑어둑해 주변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마음에 들었다.

 녀석은?”

“…….”

?”

“…….”

슬프지 않았다.

불쾌하지도 않았다.

그저 상실감의 탈을  모종의 무력감에 휘감겼을 .

생명은삶은어째서 이토록이나 가벼울까요.”

동물이 상처 입으면 난리 치는 사람은 있어도 자신과 관계없는 사람이 죽었을  관심을 가지는 인간은 드물거든.”

입구의 종이 딸랑거렸다.

개자식들…”

자연스럽게 합석했다.

 동생의 죽음이 단순 자살사고라고? 유서는  바꿔 먹었나…”

누군들  그러겠습니까.    뒤졌다고 신경 쓰는 사람이 가족과 친구 말고  있겠습니까빌어먹을…”

학생의 말이라고는 신경도  쓰는 연놈들…”

연거푸 들이켠 소주들.

누나의 주량은 많지 않다.

한참 초과한  틀림없었으나 말릴 엄두는 나지 않았다.

누나의 표정은 19년간 보았던  어떤 표정들보다 괴로워 보였다.

친구라 하여도 나와 그가 알고 지낸 것은 2 반하고 조금  정도이다.

내가 느낀 것과 비할  없을 감정을 받아내고 있을 테지.

내가   있는 것은 없다.

눈물을 흘릴 수도.

분통을 터뜨릴 수도.

일어난 사실 앞에서 19살이라는 나이와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직책은 유약하기 그지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