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 섬의 낮을 내리쬐는 햇살은 날선듯 싶다가도 따사로운 부드러움으로 다가왔다. 그런 햇살 아래 초목이 물든 정원에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차일드와 퇴마사 두명이서 서로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마치 싸움이라도 나기전의 눈싸움으로 보이겠지만 둘 사이에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 메티스양은 그렇게 입고 있으면 덥지않나요? ' 

 

 ' 의외로 통풍이 잘되는 편이라 왜? 혹시 더우면 안으로 들어가도 돼 '


 아라한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찻잔을 들었다. 메티스의 권유로 처음 마셔본 홍차의 쓴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동시에 느껴지는 홍차내음과 따사로운 햇살이 참을 수 없이 기분이 좋았다. 티타임을 먼저 제안한것은 미트라였다. 비슷한 능력을 가진 차일드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것도 그였고 아모스 섬으로 모두 함께 휴가를 왔을때 자리를 마련해준것도 그였다. 하지만 이 테이블을 세팅한것은 모두 메티스 스스로가 한 일이라고 미트라가 특히 강조했다. 홍차와 함께 놓여진 다양한 디저트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식욕뿐만 아니라 아름답다는 감정을 느끼게 할만큼 정돈되어 놓여져있었다. 그녀의 노고를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아라한이기에 테이블에 놓인 여러가지들을 줄곳 칭찬하며 이야기를 이어가자. 메티스 쪽에서 먼저 손을 잡았다. 그녀의 기억들과 생각이 흘러들어오자 화들짝 놀라며 손을 뗐지만 메티스는 그저 웃으며 다시 손을 내밀었다. 아라한 역시 메티스가 생각하는 바를 이해하고 정신을 조금 느슨하게 풀었다. 둘의 침묵의 수다가 시작되었다.


 ' 그럼 아라한은 미트라하고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거야? '


 아라한이 얼굴이 벌개진채 메티스의 손을 놓고는 얼굴을 수줍게 가렸다. 


 " 아직 부끄러운가보구나 "


 ' 이런것까지 생각을 읽지는 말아줘 '


 " 독심술? 아니 얼굴에 다 드러나는걸 , 당황한 시점부터 아예 못읽고 있어 "

 

 " .........그럼? "


 " 응 , 그냥 대답을 안하길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것 같았어 "


 순식간에 대화의 주도권을 잃은 아라한은 이리저리 메티스의 눈빛을 피했다. 메티스는 싱긋 웃으면서 찻잔을 들어 우아한 태도로 한모금 넘겼다. 마치 승자의 여유라도 되는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