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서 먹는 게 최고라며, 그 껍질 안속 돼지고기의 향긋한 기름과 달콤한 소스가 함께 어우러져 금상첨화의 맛을 낸다며, 또 원래 부먹이 탕수육을 먹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며 소스를 들이부으려는 부먹파 얀순이와.


탕수육은 껍질의 바삭함이 곧 맛이라며, 탕수육에 바삭함이 없다면 그건 탕수육을 사칭하는 악독한 존재라며, 그 바삭거리는 식감을 유지한 채 소스를 찍어 먹어야 식감과 맛 둘 다 살리는 거라며 얀순이를 막는 찍먹파 얀진이.


그리고 그 중간에 조용히 껴있는 얀붕이.


"그치 얀붕아? 탕수육은 원래 찍어먹는 게 국룰이지?"


"뭔 소리야! 얀붕아.. 저런 멍청한 선동에 넘어가지 마! 탕수육은 원래 부어먹는 게 진리지? 그치?"


그렇게 얀붕이의 대답에 모든 걸 건 두 사람.


하지만 놀랍게도 얀붕이는 부먹도, 찍먹도 아닌..


"응? 탕수육에 소스를 발라먹는다고? 그러면 안 되지.. 고기는 소스 없이 먹는 게 제일 근본이지!"


탕수육의 신개념, 맨먹파였다.


예상을 한참 벗어난 얀붕의 대답에 얀순과 얀진은 서로 벙쪄있겠지.


물론 저 말만 했다면 그냥 재미있게 넘겼겠지만,
뇌절충 얀붕이는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뇌절을 해버리지.


"솔직히~ 난 탕수육에 소스 발라먹는 사람은 좀 그래! 탕수육의 기본을 해치는 거잖아?"


결국 두 사람에게 하지 말았어야 할 이야기를 꺼낸 얀붕이.


"소스 발라먹는 사람들은 좀 그래!" 라는 말을 듣고, 얀순과 얀진은 충격을 먹고 그대로 표정이 굳어버리더니.


".. 얀붕아.. 부먹하는 사람이 그렇게 싫었어..?"


"어떻게 찍먹을 배신할 수가 있어 얀붕아..?"


라며 양옆으로 얀붕이를 억압해가는 얀순과 얀진이가 보이겠지.


갑자기 험악해진 분위기에 회음부가 저릿해져 오줌이 질질 나올 것만 같았던 얀붕이는 식탁 위로 점프해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그걸 도망가게 할 얀순이와 얀진이가 아니지.


얀붕이의 다리를 붙잡고는 그대로 바닥으로 던져버리는 얀순이와.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수갑으로 얀붕이의 팔 다리를 엄청난 속도로 구속해버리는 얀진이.


얀순과 얀진의 합동 풀 콤보를 때려 맞은 얀붕이는 "ㄴ.. 나 사실 소스 좋아..!! 부먹도 찍먹도 좋아한다고!!" 라며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탈출하려고 노력하겠지.


하지만 어림도 없지.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저 가식적으로 뱉은 말임을 안 그녀들은 오히려 얀붕이를 괘씸히 여기겠지.


오히려 표정이 더욱 험악해진 얀순과 얀진을 보고는 공포에 몸을 파르르 떨며 문쪽으로 힘겹게 기어가지만.


팔다리 다 묶인 얀붕이가 저 자유분방한 여자들을 상대로 뭘 할 수 있겠어.


그녀들은 손쉽게 얀붕이의 앞을 막아서고는, 얀붕이를 들어 올렸지.


그러고는 왼쪽 귀엔 얀진이가, 오른쪽 귀엔 얀순이가 입을 맞대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지.


""..얀붕아? 부먹/찍먹의 진리가 뭔지.. 우리랑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자..?♡""





결국 얀붕이는 얀순이와 얀진이에게 부먹과 찍먹의 진리를 몸으로써 깨우쳐버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