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슈타인 항 / 연구 시설-


예전에 본 사진이 있었다.


발정기인 암사자들의 번식을 위해서 숫사자 한 마리가 그 안으로 들어가더니 암사자들이 들러 붙어서 물어뜯으며 애정을 요구했던 그때의 사진.


그리고 아마 그때의 그 사자의 기분을 알 것도 같다. 내가 지금 여기저기서 받는 시선이 딱 그런 기분이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도 그게 무서운 건 아니다. 그냥 저냥, 이런 상황이 아직 적응이 안 되어서 그런거지.


그리고, 그녀들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거기에 포기는 하지 않을거고.


차라리 사람새끼들 보단 나 아니면 안 된다고 매달려오는 그녀들쪽이 편한건 사실이다. 이건 아마 내가 전장에서 죽기 전 까진 변함없을거다.


그래, 단순하게 나에 대한 것만 요구하는 그녀들의 욕구는 내가 해결하면 된다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내가 있음으로써 자신들이 얻는 이득, 그리고 살아있음으로 생기는 문제, 불만, 그리고 거슬림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을 여러가지 속임수를 써서 접근해오려고 할거고, 사람을 심으려고 한다.


노스 유니온의 벨로루시아와 그 함대, 그리고 이번에 다시 리카르도 제독이 파견을 보내는 것 까지. 특히 이번에 엔터프라이즈에 매사추세츠의 자매함 엘라배마, 그리고 공작함 베스탈까지. 뭐, 그녀에겐 내 기함도 한 번 신세 진 적이 있었으니까 그녀가 와준다면 나야 좋다.


거기에 알렌 M 섬너, 스테판포터의 추가라.


........꽤나 시끌벅적한 녀석이랑 짱 박히길 좋아하는 녀석이던가.


뭐, 그녀들에 대한 건 넘어가자.


엘라배마는 매사추세츠랑 더불어 사우스다코다 급에서도 강력한 전함이기도하고, 거기에 엔터프라이즈는........


........


여러가지 복잡하다. 특히나 리카르도는 엔터프라이즈가 날뛰는 모습을 보았을거다. 극비 자료지만 어떻게든 일부 자료를 확인해보니 엔터프라이즈가 날뛰는 영상, CCTV 사진들. 특히나 그걸 제지하고자 했던 인간들이 모조리 곤죽이 나버린 것들.


슈피겔 박사가 가지고 있는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자기들이 더는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들은 그녀를 넘길 것이라는 것.


물론,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니 내가 그걸 어떻게든 쓴다면 그들 입장에선 언젠가 다시 돌려받을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고, 설령 그렇지 못하고 사고가 난다면 자기네 나라 아니라고 유감 ㅎㅎ 이러고 말 놈들이니까.




순찰이라고 해봐야 여기저기서 자신의 업무를 하고,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함선들의 상황을 보는 것 밖에 없다. 결국 내가 최종적으로 당도하는 곳, 내가 무장 다루는 훈련과, 기함 건조 현황을 보기 위해서 온 것.



새롭게 건조되고 있는 기함. 드론들과 만쥬들로 기함을 만들고 있었고 내가 이야기 한 대로 슈피겔 박사는 항공 전함을 만들지는 않았다.


......겉 보기로는 그냥 항공모함을 만드는 것 처럼 보였지만, 선수에 달려있는 개폐기의 존재가, 그것이 무언가를 감추기 위한 것이란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내가 전투쪽으로 의장쪽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더불어서, 나는 현재 항모의 함재기 미니어쳐들을 다루는 연습을 하고 있다. 허나, 아무래도 내가 탑승하는게 사이즈가 사이즈다보니까 일반적인 함선 소녀들이 사용하는 미니어쳐들과는 차원이 다른 화력을 자랑한다.


그리고, 현재 그것은, 본래 1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공사였지만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가고 있었다. 벌써 그 건조율이 60%에 달하고 있었으니, 그 이유는 슈피겔 박사가 드론들로 빠르게 건조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일사분란하게 용접하고, 가공하고 조립하는 모습. 만쥬들이 그걸 옮겨주고, 드론들이 정밀하게 용접하고 있고, 각종 강도 실험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작업을 진행하는 슈피겔 박사의 눈은 보랏빛으로 살짝 빛나고 있었고 그 사이에 형은 나와 됭케르크를 맞이해주었다.


"여기까지 어쩐 일이야?"


"그냥저냥, 순찰. 어차피 오늘 서류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은 모조리 끝났거든. 남은 시간은 내 능력들, 점검해보려고 하는거니까."


"그러냐, 지금 저거 건조하는거 기다리는 동안에 커피라도 한잔 할거냐?"


"그, 혹시 과자라도, 같이 드시겠어요?"


그리고 곧 이어 됭케르크가 언제 챙겼는지 모를 과자박스들. 그리고 그것에 오오, 하면서 형이 집어먹으려던 찰나.


".......냐, 냥?! 슈피겔 박사님!! 거기서 뛰어내리면 안 된다냥!!!"


아카시의 놀란 음성이 들려온다.


그리고 곧 이어 함선 위에서 작업하고 있던 슈피겔 박사가 그대로 선수 위에서부터 그대로 여기까지 떨어져 내렸고, 동시에 그녀의 발 밑으로 수 많은 드론들이 발판을 만들어서 내려오고 있었다. 


보통은 리모콘으로 조종하지만 그녀 역시 나의 영향을 받아 몸이 변한 이후 자신의 의지로 드론들을 미니어쳐처럼 다루고 있다.


당연하게도 그 과정을 본 형 역시 놀랐고, 동시에 드론을 밟고서 이곳으로 곧 바로 내려온다.


말 그대로 완벽한 히어로 랜딩이다. 저거 저러다가 무릎 나갈텐데. 걱정과는 별개로 일단은 형의 부인이니까.


저래뵈도 여러가지 스턴트 액션이나 전투기술 교육도 받은 여자라 알아서 하겠다만, 저건 좀 너무 오버액션이 심하지 않나? 형을 보니 이미 포기했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그러기가 무섭게 곧 바로 됭케르크의 과자들을 손을 데려고 할 때 형이 손을 찰싹 하고 쳐냈다.


찰싹!


"아야-"


"손 닦고 먹어. 기름때 묻은 손으로 먹을거 만지지 말라고."


"히잉, 도련님, 우리 여보가 때렸어."


"잘했어 형."


"야."


당연하게도 내가 뭐 거기서 위로라도 하길 바란건가. 당연하게도 형은 절대 안된다는 표정이고, 이내 한숨을 푹 내쉬고 말했다.


"아아, 그래그래- 손 닦고 오면 되잖아."


"진작 그럴 것이지........"


"이때를 노렸어-!"


당연하게도 형 역시 그때를 노려서 슈피겔 박사를 뒤에서 붙잡았고, 이어서 꼭 안아준다.


"마이어, 손 닦어."


".....히잉-"


"맛있는 거 먹을땐 그렇게 해야지. 안 그래 자기?"


"......응, 자기!"


우욱 씹-  당연하게도 이게 이 둘의 애정행각이다. 당연하게도 그것을 보면서 됭케르크 역시 미소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두분 사이가 좋아보이네."


".......너무 좋아서 참 눈꼴시어 죽겠네 참."


"부럽냐? 부러우면 너도 결혼....... 아, 맞다 참."


그리고 그제서야 형도 그 말을 꺼내려다가 말았다. 당연하게도 그것을 꺼내려다가 됭케르크를 포함해서 아카시에 유바리까지, 그녀들만 해도 나를 향한 이 뜨거운 시선들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당연하게도 됭케르크도 그렇고.


"........형, 내가 말했지? 말은 함부로 하는거 아니라고 말이야."


"미안."


"알면 됐어."


그리고 됭케르크의 바구니에서 크레이프 하나를 집으려고 했지만 그것을 집어서 내게 내민다. 그것도 입가 주변에서, 곧 이어 됭케르크의 얼굴이 붉게 물들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자, 아, 아아앙-"


"........"


여기서 이거 안 받아주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 참. 적어도 여자를 부끄럽게 할 순 없는 노릇이니까. 그리고 입을 벌려서 그것을 먹는다. 달콤한 딸기 과육과 함께 초콜릿, 잼의 맛이 느껴진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크레이프의 맛. 


"맛있네."


"정말? 헤헤, 다행이다-"


"......얌마, 너 누구보고 진짜 눈꼴시다고 하는거냐."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 형이 나를 향해 화를 내듯 말한다. 하기야 뭐, 나야 됭케르크가 이렇게 해주는 것에 대해서 그녀가 얼마나 정성들여 만들었는지 알고 있기에 그녀의 정성과 마음을 받아들여준것 뿐이다. 그리고, 곧 이어 형이 뭐라 더 말하기 전에 슈피겔 박사가 바구니에 있는 크레이프를 하나 들더니-


"입 벌려, 크레이프 들어간다."


"아아아아아- 커헉-!"


......거의 그냥 입에 쳐넣은 수준인데 이건. 


그리고 그걸 또 좋다고 받아먹는 모습 보소. 


당연하게도 뭐, 슈피겔 박사는 잠시 나와 됭케르크를 보고는 말했다.


"했냐?"


"뭘 했는지 그 주체를-"


"섹스 말이야 섹스."


.......잠깐 까먹었네. 이 미친 년은 그런 말에 대해서 어떤 필터링 없이 내뱉을 년이라는 거. 당연하게도 그 말을 들은 됭케르크는 부끄러워......하지는 않았다.


"네, 했죠. 박사님의 예상대로 말이죠."


"봐봐, 얘는 잘만 말하고 다니는데 왜. 섹스가 부끄러워!?"


"그래! 섹스가 부끄러!?"


"지금 당장에 눈 앞에서 할 수 있다면-"


"벗어."


"내가 졌으니까 그만 하지?"


당연하게도 바로 거기서 형한테 벗으라고 하는 걸 보고 나서 이 년은 다시 한 번 상상이상의 또라이라는 걸 실감한다. 


나참, 이런 대화나 하려고 여기 있는게 아닌데.


그리고 곧 이어 슈피겔은 큭큭큭 거리며 웃고는 이어서 나에게 보고했다.


"네 새로운 기함의 진행 상태는 약 70%이상. 사실 지금 당장에 시험 운행 해봐도 무리없을 수준이야. 그리고, 이 기함의 이름은, 뭘로 할 생각이야?"


"내가 정해야 하나?"


"내가 정해야 한다면 난 여기다가 아돌프라는 이름을 붙여주겠어."


"거 참 존나 무서운 이름이네."


"그래, 그러니까 네가 정해야 하지 않겠어?"


당연하게도 난 그 이름을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해낼 수 있었다. 그야 그럴게 계획함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이름에 연관이 있는 순양전함 하나가 있었으니까. 당연하게도 그 이름이랑, 이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스키드 블라드니르[Skíðblaðnir]."


"꽤 재미난 이름으로 생각했네. 난 네가 로키[Loki]라고 이름 붙일 줄 알았거든."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주둥이만 살아서 여기저기 싸돌아다니고 있고, 술 마시면 개가 되어버리는 놈의 이름을 붙이고 싶진 않았거든."


신화속의 로키. 오딘이 길을 가다가 똑똑해 보여서 자신의 참모, 의형제 삼아 데리고 온 책사. 아들인 토르와 주로 여러가지 사건들에 휘말렸고, 토르의 아내 시프의 머리를 자르거나, 질투와 시기심에 발두르를 미스틸테인을 장님 호드에게 던지게 해서 죽음에 몰고가게 한 라그나로크의 원흉.


장난치는걸 즐겨하다가 능력은 있었지만 그걸 빌미로 욕이란 욕은 다 쳐먹고 다니던 신의 이름은 별로 붙이고 싶지도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 신이라고 불리는 놈들의 실체, 그것들을 난 이미 넷이나 봐왔고, 그것들의 이름을 부르고 싶지도, 붙이고 싶지도 않았다.


.....근데 잠깐만, 그냥 붙일 수 있는 걸 가지고 날 떠본건가.


"아니 잠깐만, 그럼 그냥 그렇게 붙여도 되는거 아냐?"


"네가 쓸거니 네가 붙여야지 등신아. 내가 할거면 그냥 아돌프라 붙인다고."


"아니, 그건 좀-"


"덕분에 좋은 이름까지 생각해냈으니, 오히려 그게 더 좋은거 아닌가?"


그 사이에 크레이프를 다 먹은 형이 나를 향해서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형은 됭케르크를 보았고, 이어서 나의 옆에 착 달라 붙어 있는 모습을 보더니 이내 말했다.


"뭐, 알아서 잘 하겠다만, 너무 무리는 하지 마라. 애초에 뭐 내가 신경 쓸 것도 아니지만야 어련히 잘 알아서 하겠냐. 여기 모항 뿐만 아니라 너한테 접근하는 이들, 너 좋다고 달려드는 애들 꽤 많은거 같더만, 그건 어떻게 할거냐?"


"위협이 되지 않는 선에서라면 못 받을 것도 없지만, 글쎄. 사람 마음이란게 어떻게 될 지 몰라서 그건 나도 확답은 못하겠네. 애초에 원래대로라면 아이리스 리브레가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다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고?"


됭케르크가 그건 싫다는 듯, 나에게 꼭 달라붙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 형은 내게 말했다.


"너무 그러진 마라. 네가 아이들에게 힘 쓰는 만큼, 그녀들도 널 좋아하는거니까. 그리고, 애초에 말이야, 네가 진영 상관없이 여기저기 다 도와주고 다니고 그래서 그런거라고 임마. 진영이 다르면 칼같이 쳐내고 신경 껐어야지."


"그건 내가 알아서 해. 거기다 전쟁터에 영원한 적도 동료도 없어."


"그리고 영원한 건 이거지?"


새끼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말하는 슈피겔 박사의 말 처럼, 이 모항의 모두가 나를 갈구하고 있고 원하고 있다. 물론 선을 넘어서 멋대로 폭주하려고 하는 건 오이겐과 비스마르크가 찾아서 혼내고 있고.


"그래서 너, 성정 큐브 500개를 요구한거지?"


고개를 끄덕인다. 킬 항구에서 다시 한 번 메탈 블러드 함대를 조직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다. 니콜라이 총통 각하는 이것을 받아들여서 곧 바로 성정큐브 500개로 신생 메탈 블러드 함대를 만들고 있다.


새롭게 장교들을 교육해야 하고, 그 장교들의 교육을 내가 해야 한다.


슈피겔 박사에게 묻길, 인간들 사이에선 영향이 없다고. 그저 나와 접촉하는 함선들에게만 그 영향을 끼친다고 했었고, 당연하게도 내가 해야 하는 일은 교육 자료와 전술 자료의 준비다. 그래서 여기 홀슈타인 시에 사관학교가 세워진다는 것과, 내가 그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 까지.


후진 양성을 위해선 필수적인 일이다만.......


지금 이 꼬맹이의 모습으로 교육이라니.


.......흐음-


길게 고민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다소 충격 요법을 많이 사용해 줄 생각이다. 어차피 메탈 블러드의 이름을 달고 전쟁터로 나갈거라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많으니까. 


"온 김에 네 전용 장비들부터 보는건 어때."


그리고 슈피겔 박사가 내게 말한다. 그리고, 곧 이어 됭케르크가 그것에 대해 궁금해한다. 내 전용장비들에 대한 것. 당연하게도 그건 내가 함순이들 의장과 유사한 장비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그걸로 세이렌들 뚝배기를 깨버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만 들었지, 그것에 대해선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그리고 슈피겔 박사가 만쥬들을 시켜서 가져오는 내 장비들을 살펴본다.


두 자루의 자동 권총, 그리고 이전보다 더 크고 아름다워보이는 대구경 저격 총까지. 아니, 30mm 오리콘포 구경......으로 보인다.


"루거가 아니네."


"그 구닥다리 총 그냥 버리지? 애초에 이거 자동 권총으로 보여도 127mm 미니어쳐거든?"


"........?????"


됭케르크만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모양이다. 당연하게도, 이건 극소수의 인물들 밖에 모르는 이야기니까. 그리고-


"축하해, 됭케르크, 오늘 비서함이 된 덕분에 지휘관의 비밀에 대해 알았네?"


그리고 슈피겔 박사는 나와 됭케르크를 바라보면서 말했고, 당연하게도 됭케르크는 슈피겔 박사에게 묻는다.


"그게 무슨 말이죠 박사님?"


"어렴풋이 짐작은 하겠지만 네 지휘관은 더 이상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거지. 하기야, 죽었다 살아나는게 어디 인간이겠어? 거기다가 다시 어려지기 까지 하고 말이야. 이걸 인간이라고 할 수 있어?"


하기야 슈피겔이 말한대로, 그 말대로라면 난 더 이상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상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검붉은 큐브.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사실상 그 N이라 불리는 년이 만들어낸 물건으로, 큐브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에너지 덩어리다. 그리고 끊임없이 사용자와 그걸로 만들어진 존재에게 미치게 할 정도의 환각과 정신적인 공격을 가하지만.......


정신력이 강하거나, 아예 더 망가질 것도 없는 인간들만이 그것을 다룰 수 있다. 그게 바로 나와 슈피겔 박사라는 점. 그리고 그것에 됭케르크는 정면으로 반박한다.


"인간인데도 인간같지 않은 사람들에 비하면, 지휘관은 그 누구보다도 인간스러운 분이에요. 그리고, 그걸 당신이 멋대로 판단할 권리는 없어."


"오, 진짜? 설령 그걸로 수 많은 사람들을 죽인다고 하더라도? 넌 그래도 인간성이 있다고 반박할 수 있어?"


뭔 엿 같은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그녀들을 시험하는 발언을 하는 슈피겔 박사의 말. 당연하게도 앞으로 내가 어떤 대 살육을 저지를지도 모르는데 그걸 과연 인간답다고 할 수 있겠냐는 말. 뭐,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어느 정도는.


"자기 욕심으로 나라를 날려버린 쓰레기들이 있고, 그것들을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면, 당신 말에 동의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슈피겔 박사 역시 큭큭 거리며 웃고는 탄성을 표출해냈다. 하기야 자기들 욕심 때문에 나라를 날려먹고도 나한테 빌붙어서 책임지라느니, 너 때문이라는 개소리를 하면서 죽이려고 하고 온갖 트롤링을 다 당했던 사람이 나였다.


그리고 그것들을 옆에서 봐왔던 그녀기에, 그녀들이기에, 아마 누구에게나 물어봐도 똑같이 답할거다.


"Ausgezeichnet! 그래, 그 말대로야. 이 멍청이는 자기 자신이 죽을 걸 알아도 마지막으로 자길 엿먹인 그 개년들을 반드시 죽여버리겠다고 이를 갈면서 들어간 녀석이지. 만약 거기서 망설였으면 꽤 실망했을거야. 마드모아젤?"


"실망하고 자시고, 그녀에 대해 평가는 내가 내리고, 내가 교정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선 간섭하지 마라 슈피겔 박사."


"얼씨구, 어련하겠어? 암사자들 사이에서 허우적 거리면서도 잘도 그렇게 하겠네."


비겁하게 펙트로 후려패네 이 여자가. 그리고 내가 지금 들고 있는 이 미니어쳐 무기들, 127mm 구경을 미니어쳐화 시킨 자동권총 모양의 무기 2정. 그리고, 거기에 미니어쳐 전용 탄알집.......


"아, 참고로 말하는데 그거 .45ACP탄이야. 탄환은 그걸 넣으면 자동으로 127mm 포탄으로 취급되는 방식이거든?"


"????? 아니, 잠깐만, 그런 반칙이 어딨어?"


.45ACP탄.

9mm파라블럼보다 대인저지력이 더 좋아서 쓰는탄이다.

쓸데없이 뚱뚱하기만한 탄이라 장탄수가 10발 정도가 끝이지만 확장탄창을 사용하면 해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HK사가 메탈 블러드 내에 있으니 공수하기도 쉬워서 이 탄으로 한 모양이다.

콩알탄이 127mm 주포가 된디구요!

소리가 들리는것만 같다.


"네가 그걸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반칙이거든? 네가 그런 반칙적인 전투능력과 지휘능력이라면, 난 반칙스러운 공학기술이지. 공학도 외계인들좀 고문좀 해봤는데, 어때, 이 누님에 대해서 조금 존경심이 생겼을까? 응?"


".....이거 30mm구경으로 보이는거 이거, 오리콘 포 넣으면 뭘로 나가지?"


"460mm."


"......그거 야마토 주포 아냐? 쓰고 나 죽는거 아닌가?"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탄만 해도 사람보다 키가 큰 그 탄을 미니어쳐화 했다니. 물론 그것도 내가 야마토를 해체하고 나서 얻은 자료들로 만들어낸 미니어쳐라지만, 당연하게도그 그걸 미니어쳐화한다면 그걸 내가 견딜 수 있냐, 그런 문제다.


"너, 리슐리외를 걷어차고서, 리슐리외가 엄청 아파하지 않았어?"


".........????"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가. 당연하게도 그때 워낙 짜증나서, 그딴 트롤링을 한 리슐리외를 한 방 걷어차지 않고선 도저히 못 버티겠어서 발로 걷어찬거다만. 그리고 그것에 왜 그리 아파해? 하면서 엄살 부리네 이 망할년이. 하면서 욕설을 내뱉었던건 기억난다.


"기억나 안나?"


"그거 엄살 아니었어?"


"......지금 네 몸의 출력은 그 이상이야. 전함급이 쳐맞고서 아파할 정도면 최소한 네가 전함급 이상의 미니어쳐들의 부하를 받아낼 수 있다는 거야. 그렇다고 해서 네가 함순이들처럼 장비 없이 바다에 떠다니진 못할거야."


"아쉽네."


"애초에 넌 원래 인간이라고. 그냥 네가 그런 위력의 무기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된거고, 당연하게도 멋 모르고 접근한 것들은 단숨에 도륙낼 수 있을거야. 그리고, 이것들을 사용하려면.......뭐, 어쩌겠어. 계속 연습해. 너, 끈기하나는 끝내주잖아? 다루는 연습같은거 지금부터 3시간 정도 하라고."


그리고 완성된 무기들을 들어올린다. 저격 라이플......아니, 이걸 라이플이라고 해야하나. 그냥 오리콘 캐논이라고 봐야 할거 같은데. 도저히 평소에 들고 다닐 모양새는 아니다. 그리고, 한켠에 있는 고폭탄 화염에 의해 그을리고 녹아내린 루거 권총이 눈에 돌아온다.


.......꽤 오래 썼지. 저걸로 얼마나 많은 수라장을 헤쳐나왔는지.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제대로 기능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어쨌거나, 오늘 여기에 온 목적도 이 연습이고, 당연하게도 나는 미니어쳐들과 내 정신, 의식이 교감하는 걸 느낀다. 어떤 느낌이냐고 한다면, 팔에 뭔가가 하나 더 달린다는 느낌. 그리고 그 느낌에 따라서 슈피겔 박사가 안내하는 수상 사격장에 부표들을 떨구기 시작한다. 둥실거리는 부표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내가 할 일은 영점 잡기다.


탕- 탕!!!


바로 옆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며 흔들거리는 부표들. 확실히 그 위력은 127mm 구축포들을 쏘아낼때의 그 물보라들이다. 그리고 그 위력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고, 멋 모르고 여기에 사람이 쳐맞는다면 그대로 피죽이 되어서 터질거다. 


그리고, 클리크 수정을 통해서 나는 그것들을 조정하고, 또 저장한다.


그리고-


타아아앙!!!


다시 한 번, 사격결과 부표들을 모조리 격파한다.


"이런 느낌인가. 눈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하고, 거기로 집중해서 쏘면 되는건가."


다시 한 번 부표들이 떨어진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이번엔 양 손으로 들어올린다. 


"어, 잠깐만, 야- 너 그거 양손으로 들고 쏘......"


탕!탕!탕!탕!


그리고 곧 이어 양 손으로 들어서 쏜다. 양 손으로, 양 눈으로 하나씩 조준하면서 쏜다. 본래라면 맞추기 정말로 힘든 사격방식이지만, 반동도 반동 제어도 완벽하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30mm 오리콘 포, 아니-


야마토 포..........라고 하니까 어딘가 이상하지만, 당연하게도 460mm포를 뭐라고 부르겠나. 그거 달고 있는 포면 야마토밖에 없지. 


그리고 그것을 들고서, 마지막으로 만들어낸 중장갑 더미를 향해서 쏘아낸다.


철갑탄. 그리고-


콰아아앙!!!


그리고, 그것을 쏘아내고서도 버텨내는 나 자신을 보았다.


본래대로라면 어딘가에다 부착, 고정시켜서 사용해야 하고, 대공포로나 쓰일 법한 30mm도 30mm지만, 그걸 460mm에 달하는 야마토의 포신을 적용시키다니. 내가 이런 쪽으로 각성한 것 처럼, 슈피겔 박사도 이것을 개조할 정도의 뛰어난 개조능력을 선보였다.


진짜로 외계인을 고문이라도 한건가. 아니면 그 지식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정도의 미친년이라서 그런걸까?


아무렴 좋다.


그것을 단지 약 5cm정도 뒤로 밀리는 걸 끝으로 자세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낸 나도 만만치 않으니까.


당연하게도 내가 하는건 기함에서 올라타서 이렇게 쏘아재끼는 것 뿐이란 거다.


그리고, 세 번 정도 더 쏘아내자 포신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구부러진다. 확실히 오버 히트가 좀 심하다. 허나, 이게 보여주는 위력, 인간이 쏘아내는 거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위력은 와일드 카드로 남을거다.


그리고 두 자루의 자동 권총들을 큐브들을 수납할 때 처럼 수납한다. 보랏빛과 함께 두 자루는 나의 손아귀에서 흡수되어 사라졌고, 야마토 포 역시 마찬가지.


.....그냥 야마토 포로 하자. 딱히 이름 붙일게 없네. 사실 거기서 떼어온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리고-


그 다음으로 슈피겔 박사가 내게 내민 것. 그것은 바로 함재기들이었다. 아직까지 이름은 붙이지 않은 전투기들, 그리고 바로 스키드 블라드니르에 탑재될 전투기들. 미니어쳐?


.....미니라면 미니다. 실제 전투기 크기가 전장이 15m가 넘어가는 걸 생각하면 이것들 크기는 약 1m 크기. 세이렌 함재기들과 비슷한 수준의 크기였으니까. 당연하게도 그것들을 다루는 건 내가 할 일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조종하고, 감응해서 자유자제로 움직이는게 바로 내가 할 일이다. 불과 사흘만에 약 30여개의 함재기들을 조종할 수 있고, 조금씩 훈련을 통해서 내가 조종할 수 있는 함재기들 숫자를 약 500개로 잡고 있다고 하니, 슈피겔 박사의 말대로 내가 단독으로 물에 뜰 수 없는건 최저한의 양심 패치라고 말했을 정도면........


.......문득 서글퍼지는구만.


점점 더 내가 인간이랑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라서 더욱.


허나 서글픈 느낌과 별개로, 내가 싸우지 않으면 안 될 전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찾아올거다. 세이렌 전함을 박살냈지만, 그게 그것들의 끝이라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그때 모습을 드러낸 익스큐터의 숫자들, 그건 하나하나가 함대가 들러붙어야 할 정도로 강적들이었다.


문득 든 생각인데, 그걸 과연 어떻게 박살내었던 걸까.


........


생각하면 할 수록 복잡한 이야기들 뿐이다. 결국, 이 싸움의 끝에 뭐가 있는지, 뭐가 기다리고 있는지는, 내가 직접 그 끝으로 가봐야 알 수 있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진다고 그 코끼리가 어떻게 생긴지 모르는 것 처럼 나는 장님과도 같았으니까.



어쨌거나 3시간 가량 전투 훈련을 통해서, 나는 다시한 번 함재기들의 제어 숫자를 늘릴 수 있었고, 나는 그것들을 무려 50개나 늘렸다. 당연하게도 사용하면 할 수록, 더욱 더 늘어나는 모습. 50개가 더 늘어났으니까.


그리고 나는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고, 당연하게도 이건 나에게도 체력 단련을 하는 것 이상으로 몸에 부하가 생긴다. 최대한으로 훈련에 임할 수 있는 시간을 3시간으로 정해놓은것도 그러한 이유다.


그리고 그것을 본 됭케르크는 내게 물어왔다.


"괜찮아 지휘관?"


".......아직 익숙치 않은 것 뿐이야. 그리고, 이런 전투법이 있다니. 죄다 너희들 이런식으로 싸우네. 그렇지?"


지금 내 상태가 어떻냐고 한다면, 머리는 말 그대로 보드카를 한 사발 퍼먹은 것 같은 상태고, 온 몸의 근육은 새로운 무기들의 반동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태 그 자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기 테스트는 끝나지 않았다.


"자, 이건 네 근접 무기?"


".......뭔놈의 도끼야?"


그리고 그걸 보며 형이 의아해한다.


왜 하고 많은 것중에 대검도 아니고 도끼냐는 말투지만, 나에게 이거만큼 손에 잘 맞는게 없다. 핸드 엑스에 달린 피켈로 상대 무기를 뺏거나 떨구고, 찍어버리고, 도끼 날로 머리를 찍거나 목을 베는등, 거기다 어지간한 날붙이는 부딪치는 즉시 박살난다.


내가 대검을 못 다루는 건 아니지만, 항상 전장에선 자기가 손에 잘 맞는 물건. 그게 없다면 돌멩이로도 대가리를 깨서 죽여야 하는 곳이 전장이다.


그런 방식으로 나는 킬러들에게서 살아남은거고, 내 손에 잘 맞는 무기, 루거, 핸드 엑스를 꼽는다. 그러니까 그 구닥다리 루거를 계속 들고 다녔지 안 그랬으면 들고 다니지도 않았다.


어쨌거나 슈피겔 박사가 내민 도끼는 족히 1m는 되어보이는 소방 도끼? 아니, 소방 도끼라고 하기엔 택티컬한 장식에 날카롭고, 단단하게 만들어진 도끼. 그리고, 그것은 내 안의 힘하고 공명하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도 아니라 2개다.


어딘가 협곡에서 도끼로 대가리를 찍고 다니는 바바리안 형씨가 생각나는 구성이다. 


당연하게도 이것을 휘두르면 맞은 상대는 대가리가 쪼개지겠지


적어도 이전과 같이 세이렌화한 인간이나 세이렌들이라도 박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후자는 나도 죽을 각오를 해야 할 정도로 위험 천만한 상황이고 아마도 오이겐이 허락하지 않을거다. 최후의 수단이다. 당연하게도 모든 걸 꺼내서 저항해야 할 때, 저항해야만 할 때, 그렇게 해서라도 이겨야 할때, 사용할 수단이다.


그리고 내가 링크한 장비들을 모조리 수납하고, 나는 훈련을 끝마친다. 큐브를 수납하는 것 처럼, 장비들 역시 수납할 수 있고, 이건 내가 유사시에 무기를 꺼내들어 저항하기 편하게 하리라.


"수고했어. 오늘 목표는 10%까지 달성했네, 많이 피곤할테니까 됭케르크, 네 지휘관 데리고 가서 쉬게해. 알겠어?"


".......지휘관, 부축해줄까?"


됭케르크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본다. 당연하게도 내가 피곤한 기색을 보이자 그렇게 말한거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가 그 정도로 지치진 않았다.


"내가 그 정도로 지친건 아냐. 그냥 머리가 깨질듯이 아플 뿐이지. 삭신이 쑤시는거랑."


"운동이라도 더 하지 그러냐?"


그리고 내가 삭신이 쑤신다는 말을 하자 형이 하는 말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운동은 이제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 내가 드는 물건들이 거의 솜털같이 느껴진다면, 믿겨지는가?


"내가 들 수 있는 무게가 지금 이 상태에서 1t이 넘어간다면 믿겠어?"


그것도 그 이상으로 들어올리면 바닥이 가라앉아서 들어올리지도 못한다. 추정상 더 들어올리고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 이상은 더 이상 측정 불가의 영역이다.


더는 운동을 하고 자시고도 없다. 그 이상으로 덤벨 무게를 키우면 아예 봉이 구부러져버리는 불쌍사가 일어나버리니 무게를 더 키울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근손실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전투를 위해서 준비된 상태인 육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육체가 새로운 무기들을 사용하는 부하들을 받으면서 혹사당하고 있고.


지금 이게 나에게는 전투 훈련이자 체력단련. 그리고 개인 단련이다. 


땀으로 흠뻑 젖은 셔츠와 전투복 상의를 벗는다. 그리고 남은건 민소매 티 하나 뿐. 그리고 그것을 들어서 어깨위로 걸친다. 날이 덥다. 이제 여기도 여름이라 이건가. 여름 축제. 7월 말에 진행할 예정이고, 그때는 더 덥겠지.


"이제와서 보는거지만, 너 이때도 몸이 이렇게 좋았냐?"


"낸들 알아?"


바로 눈 앞에 있는 놈이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불합리성의 결정체라고 하면 어떨까? 아니, 그 이상의 존재들도 있을거다. 나는 그것에 막 발을 한 발짝 내딛은 상태고, 이 힘을 빠르게 제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투는 여전히 함선들에게 맡기겠지만, 내가 이걸 다루는 건 유사시를 위한거다.


내가 죽으면 뿔뿔이 흩어져 파멸할테니까.



"뭐 됐어, 비실비실한거보단 이게 낫지. 안 그래?"


"참 편하게 생각하는구만 너."


"어차피 죽다가 살아났고, 다시 태어난 몸은 이거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있고, 이거 키우면 나중에 뭐라도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들어서 하는거고. 여기 왔을때도 GSG-9 대원들에게 전투 기술 배운 끝에 암살자들한테서 살아남았다고. 배워두면 언젠가 쓸 일은 있어. 그리고- 지금 이것도 말이야."


"........"


그리고 날 안쓰러운 눈으로 본다. 당연하게도 난 이런 눈으로 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살아남았고, 이제 적어도 메탈 블러드 내에서 날 대놓고 암살하려고 들 녀석들은 없다. 그리고, 그렇다 하더라도 어지간한 놈들은 전부 박살낼 수 있고.


시간을 보니까 벌써 오후 7시가 넘었다. 모든 이들이 업무를 끝내고 각자의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할 시간이다.


"......뭐, 오늘 연구 데이터도 착실하게 잘 쌓아놨어. 오늘은 여기까지."


"마이어, 근데 그걸로 뭘 알 수 있는거야?"


"아무것도 없는 미궁인데, 그 미궁의 지도를 내가 만들어가고 알고리즘을 분석해나가야 하는 상태라면 알아듣겠어?"


형의 말에 슈피겔 박사가 그리 답한다. 하기야, 그만큼 나도 나에 대해서 모르고 본인도 이것에 대해서 파악하고 또 파악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본인의 몸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그것을 파악해야 할 이유가 그녀에게도 있는거다.


하기야 그녀 입장에서도 자기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봐야 하니, 당연한걸까?


뭐, 그럼 저녁이나 먹으러 갈까?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차.


"지휘관님~"


그리고 저 멀리서부터, 하얀 드레스 차림의 여성. 러스티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셰필드가 있었고, 곧 이어 나에게 달려오다가 러스티는 내 차림을 보고서 어멋-! 하고서 얼굴을 붉힌다. 그리고 셰필드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살짝 눈살을 좁히며 말했다.


"신사답지 못한 행동입니다 주인님. 무엇보다도 신사라면, 옷을 정갈하게 입고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셰피의 얼굴에도 약간 홍조가 있는 모습이 아마도 내가 조금 너무 막 입고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설마 여기서 그녀들이 찾아오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당연하게도 그것에 대해 사과하고, 나는 옷을 갈아입기로 했다.



".....흐음, 미안. 아무래도 좀 덥다보니까 그만. 그나저나 날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무슨 일이야?"


"그 보다도, 옷을 좀-"


".......아아~ 미안, 잠시."


그리고 잠시 그녀들이 보지 않는 곳으로 가서 다시 전투복, 그리고 셔츠를 다시 입는다. 어느정도 옷 매무새를 끝마치고 나서, 동시에 러스티가 나에게 드레스 양 끝을 들어올리며 인사를 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휘관님. 로열 네이비에서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함께 드시겠나요? 마침 슈피겔 박사님하고 김 박사님도 초대하고자 합니다. 같이 하시겠나요? 됭케르크씨도, 같이 와주셨으면 해요."


"어머나, 그렇다면 혹시 답례로 저도 티타임때 먹을 과자들을 가져와도 될까요?"


"물론이랍니다~ 포미더블이 정말로 좋아할거에요."


"어머나, 너무 많이 먹으면 살 찔텐데. 함순이라고 살 안찌는거 아닐텐데~?"


그리고 그것에 슈피겔 박사가 씨익 웃으면서 키득거리며 웃었고, 당연하게도-


"누가 못생기고 뚱뚱한 공룡이라는 거에요!?"


저 멀리서부터 듣고서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포미더블이 보인다. 당연하게도 슈피겔 박사를 향해 다가가서 항의하려던 차, 나는 포미더블을 붙잡았고, 그대로 아래에서 위로 들어올린다.


일명 흔히 말하는 공주님 안기라는거다.


".....지, 지휘관님!?"


그리고 그렇게 해서 들어올려진 포미더블은 화들짝 놀라 얼굴을 붉혔고 당연하게도 나는 포미더블을 향해 말했다. 그리고 빨갛게 물들어진 포미더블의 얼굴은 정말로 터질것만 같았다. 당연하게도 슈피겔이 사고를 치면 그걸 수습하는건 항상 나다.


.......에휴.


"조금은 진정이 되었나?"


"그, 그게- 아, 아으읏-! 내, 내려주세요!! 이, 이런거 부끄럽다구요!?"


"그러도록 하지. 하지만, 너무 화내진 말도록. 적어도 너희는 저 여자보다 나이가 많이 먹진 않았으니까 말이야."


"야-"


그리고 그것에 슈피겔 박사가 미간을 좁힌다. 


그러게 누가 여자를 몸무게로 까래? 


당연하게도 나는 먼저 도발한 그녀에게 그 이상으로 더 화가 나는 걸로 까줬을 뿐이다. 그리고, 포미더블을 들어올려본 결과, 글쎄, 몸무게는 그렇게 많이 나가지 않는데. 약 58kg정도. 키는 164에 그정도면 꽤나 날씬한 편이다. 


거기다 그녀들 대부분이 몸이 탄탄한 몸매라는걸 생각하면 보기 흉한것도 아니다.


.......아마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곳이 특정 부위가 아닐까 싶지만.......


그리고 그곳을 내려다보려고 할때 됭케르크의 시선이 찌릿하게 내게 쏘아진다. 이거 돌아가면 또 엄청 까이겠구만.


어쨌거나, 다시 포미더블에게 말한다.


"그러니까 너무 흥분하지 마 포미더블. 거기다가, 그런 말을 듣고 저 멀리서 여기까지 달려올 정도면 신경 많이 쓰고 있나보군. 뭐, 그렇다쳐도 난 상관하지 않는다만?"


"저, 저는, 상관하고 있다구요!! 빨리 내려주세요 지휘관님!!"


"그래그래~ 뭐,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진 말라고. 알겠지?"


결국 뭐, 오늘은 이렇게 됭케르크를 데리고 형과 슈피겔 박사를 데리고, 로열 네이비가 제공하는 저녁 요리들을 맛본다. 역시나, 이번에도 벨파스트가 힘을 좀 많이 쓴 모양이다. 덤으로-


"얘들아! 영국맛을 살려야지!"


"영국맛? 영국맛이 뭔데?"


"씹는 맛이......"


........미친 인간들 진짜.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형이랑 형수다 정말로. 당연하게도 형이 하는 말.


"근데, 로열 네이비 요리가 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맛있네?"


"맛있게 요리하니까 맛있는거지."


"그런가."


"장어를 젤리로 넣어서 먹는 건 정말로 최악이야. 그걸 생각하면 조리하는 방법이 문제지. 그리고, 이건 벨파스트가 정성을 다해서 만든거고."


".......나중에 누가 데려갈 진 몰라도 남편한테 사랑받겠네."


그리고 형이 한 말에 벨파스트가 얼굴을 붉히며 수줍은 듯 미소지었다. 그야 순수하게 자신의 요리를 칭찬해줬으니 기쁘지 않다면 이상한거겠지. 그리고 방금전에도 크레이프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밀푀유랑, 몽블랑, 에클레르까지 가져온 됭케르크, 저녁 식사를 대접받았고, 됭케르크가 꺼낸 것을 받아든 포미더블은 그것을 맛보며 세상 다 가진 것 같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맛있게 먹어줘서 기쁜 듯 미소짓는다.


.......역시나, 이쁘네 이뻐. 그리고 곧 이어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됭케르크가 빙긋 미소지으면서 내게 말했다.


"정말, 지휘관- 내가 아무리 이뻐도 그렇게 정신없이 쳐다볼 거 까진 없잖아."


"다시 봐도 선녀 같다."


안그래도 피곤한 몸이다. 

거기에 기분 좋게 와인 한잔 마셨고, 알딸딸한 기분이 더 빠르게 올라온다. 피곤하면 더 빨리 취한다고 했던가. 


당연하게도 살짝 취기가 도는 와중에 됭케르크에게 그렇게 말했고 그것에 됭케르크 역시 화끈 달아오른 모양이다.


"저, 정말!! 와인 마시고 취하는 사람이 어딨어!"


"여기 있지~?"


".......푸핫! 너 와인은 더럽게 못 마시더니 이번에도 와인 마시고 취했냐 임마?"


"누가 취했다고 그래- 나 아직 안 취했어."


"그래그래, 네가 최고란다. 빨리 가서 쳐자렴 동생아. 됭케르크, 내 동생좀 데리고 재워, 쟤 와인 마시면 골로 가니까 빨리 가서 눕혀줘."


"네, 그럼..... 실례할게요."


이야~ 알딸딸한 기분이 아주 제대로 느껴지는구만. 당연하게도 오랜만에 마신 와인은 정말 끝내주게 몸에 잘 받았고, 안 그래도 피곤하고 정신적으로도 피곤한 나는 됭케르크가 부축해나가는 것과 함께 나의 방으로 향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시간을 보니까 어느덧 밤 11시가 되어 있는걸 보았다. 


.........


술 마시고 깽판은 안 쳤겠지? 하는 생각으로 기억을 더듬어본다만, 깽판친건 없다. 핸드폰을 보자 형이 남긴 메시지가 보인다.


-수고했다. 푹 쉬어라.

-형님-


-등신, 와인 마시고 취하냐? 병신샠ㅋㅋㅋㅋㅋ

-또라이-


.........


참 알기 쉬운 메시지들이구만. 당연하게도 와인은 못 마신다. 저번에 로열 네이비와 식사했을땐 점심이라서 와인은 마시지 않았었고, 이제서야 저녁이라고 마신거고, 몸이 변했으니, 달라졌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내 몸 맞다는 듯 와인 마시니 그냥 훅 가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염병.


그리고, 그런것과는 별개로-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가 들려온다. 욕실, 그리고 그 욕실로 향하는 문과 탈의실에 걸려있는, 됭케르크의 옷들이 보인다.


그리고-


물 소리가 끊어진다.


그와함께 천이 스르륵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천이 움직이고, 그것이 살결과 마찰하는 소리. 스르륵, 하고서 움직이고 끼이는 소리. 


그 끝에 문 손잡이가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당연하게도, 거기서 나온 것은 됭케르크였고, 조금 전과는 정말로 판이하게 다른 복장이었다.



촉촉하게 젖은 머리카락, 나비모양의 브로치, 그리고- 검은색의 시스루의 란제리와 검은색의 시스루 팬티, 내부, 속이 다 보이는, 그녀의 유방과 유두가 다 보이는 모습의 됭케르크의 모습에 나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체 그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아래쪽에 피가 몰려오는게 느껴진다.


병아리를 체어가는 매의 발톱처럼, 성욕이란 이름의 무자비한 짐승은 아름다운 그녀의 사랑스럽고 음란한 모습에 병아리와도 같은 이성의 브레이크를 체어나갔고, 젊으면 젊을수록 성욕이 넘쳐난다는 말 그대로, 나는 그녀를 향해서 어느세 남근을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욕정에 젖어있는 모습의 됭케르크의 모습.


허나 나에게 그 아름다운 몸을 보이면서도 됭케르크는 여전히 부끄러운 모습인듯, 수줍은 얼굴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눈을 바라보면서 나의 평가를 바라고 있었다.


"어, 어때- 어, 어울려? 지휘관?"


".......굉장한데."


당연하게도 됭케르크의 답에 나는 그저 그 한 마디로 밖에 답할 수 없었다. 아직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나에게 보여지는 그 모습은 정말로 폭력적인 성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나는 그녀에게 다시 한 번 욕정하고 있었고, 그 증거로 바지가 부풀어 오른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됭케르크는 자신감을 되찾은 듯, 미소지었다.


-닥쳐, 판단은 내가 한다.


........그래, 판단은 네가 하려무나. 이건 도저히 버틸수가 없다.




좇이 내 머리를 지배함과 동시에-


됭케르크는 내게 안겨온다.


".......지휘관-♡"



길고 긴 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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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됭케르크 떡씬을 쓰려고 마음먹은게 이 짤보고 나서 삘받아서 쓴거


https://arca.live/b/azurlane/25355557


원래 이편도 떡씬 쓸려다가 분량조절 못해서 다음화로 끝낼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