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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왕성한 19살 소년 김민준 그리고 그의 오랜 소꿉친구 김설아


몸을 사정없이 후려치는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

불이 꺼진 교실에서 소녀 3명이 둥그렇게 둘러앉은채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고양이 눈매에 검은 단발을 가진 소녀 이하윤

금발의 풍만한 가슴에 성적표를 숨기고 있는 김서연

눈을 부드럽게 흘기며 긴장하고 있는 갈색의 긴머리를 가진 김설아가 서로를 견제하듯이 쳐다본다.


"그래서 설아야 국어 몇점이야?"


"어허 어디서 밑장빼기야 그러는 하윤이 넌 몇점인데? 


"하하... 이렇게 간만 면 끝이 안나겠다. 그러지 말고 차라리 동시에 공개하는게 어때?"


"난 동의"


"나도 동의 자. 그럼 하나 둘 셋하면 까면서 점수까기다"


"하나"


"둘"


"셋!"


"84점"


"82점"


"84점"


빨간색 동아슬아슬하게 딱 2점 차이로 져버린 설아의 낙담한 모습을 보면서 서로 끌어안는

서연이와 하윤


"와 설아가 졌다! 약속대로 벌게임! 내용은..."


눈웃음을 치던하윤이가 부드럽게 하연이를 쳐다보자 

서연이가  큰키를 뽐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김민준한테 가짜로 고백하기!"


"자.... 잠깐... 우으으 민준이한테 고백이라니 너무한거 아니야...?"


"후후 김설아양 내기에서 졌으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뤄야하는 것 아니겠소?"


"설아야 무르기 없는거 알지? 기대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고백 벌게임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당사자가 아닌 두명의 속마음은 똑같았다.


'아니 부모님이랑 여행도 같이 가서 둘이서 다니고 밥도 같이 먹고 

놀때도 거의 맨날 같이 놀면서 대체 김민준이랑 왜 안 사귀는 거야?'


'으이구 누가 채가면 어떡할려고 정말 설아는 이렇게라도 안해주면 답이 없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는 두 친구들과는 달리


'응 난 민준이를 좋아하는게 아니니까'


라고 자기 세뇌를 하며

야무지게(?) 꼬옥 쥔 주먹과는 별개로 엄청나게 풀려있는 설아의 새빨간 얼굴


'약속이니까 벌 게임이니까 정말 진짜 어쩔 수 없이 하는거니까!"


"설아야 빨리빨리 보내라고!"


재촉하는 친구들에게 알겠다면서 폰을 꺼내 선톡을 하기 무섭게 곧바로 오는 칼답


설아:[ 민준아 할 말이 있어 방과 후에 옥상으로 나와줄래?]

민준:[ 그래 알겠어 ]



***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학교 옥상

철문이 천천히 열리면서 조금 긴장한 듯한 표정의 민준이가 걸어들어왔다.


"...그 설아야 무슨 일이야?"


심호흡을 길게한 설아가 큰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저...저기 민준아 조...조아해 나랑 사귀어줘...!"


그말에 귀가 새빨게 지면서 고래를 푹 숙이는 민준이


몇초간의 침묵끝에 


"....응 ...그래 사귀자 "


담백하기 짝이 없는 대답이었지만

얼굴이 영락없이 빨개져 있는 모습과 

양손과 발이 같이 나가는 모습은 누가 봐도 소년이 긴장했음을 알 수가 있었다.


그렇게 커플이 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그럼.... 설아야 갈까?"


"웅..."


그렇게 일단 명목상 가짜고백이었다고해도 

사귀는 사이가 된채로 몇달이 지났다.


솔직히 거의 사귀던 사이라서 바뀌는것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부모님들도 서로 친하시고 서로의 집에 가는것도 일상인데다 주말에 같이 놀러가는 것도

많이 해봤으니까 바뀐점은 스킨쉽이 조금 늘어났다는 것 정도?


"와 오늘 포켓몬빵에서 희귀 뽑았다! 개이득"


"..."


그러던 어느날 문득 옆에 있는 희귀 포켓몬을 뽑았다며 

헤실거리며 웃는 민준이를 보자

역시 편하긴 해도 사귀는건 조금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설아를 데려다준 민준이가

집으로 가려 발걸음을 돌리던 도중


"민준아 나 할말이 있어"


"뭔데?"


"사실은 너 좋아한다고 했던 고백. 거짓말이었어"


꽤나 충격적인 말이었을텐데도

여유롭게 피식 웃으며 설아를 바라보며 말하는 민준이


"이미 알고 있었다. 벌게임이지? 언제 까는지 나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들어가라"


"으응 잘가."


띠리리~ 하는 소리와 함께 도어락이 잠기고


너무나도 싱겁게 끝나 버린 대화 떨떠름해진 설아가 들어간 집 앞에서 그대로 주저앉은 남자의 입에서 

울음이 섞인 듣기만 해도 심장이 먹먹해질것 같은 조그만한 욕이 흘러나왔다.


".....개같은년"



"""


혼란스럽다.


이게 가짜 고백인걸 알고 있었다면 어째서 몇달 동안 그런 내색 한번 내비춘적이 없는건지

투투데이떄 커다란 초콜릿을 준거 뭐였는지 

같이 영화를 보려 외출하고 에버랜드로 놀러다닐때  

재밌냐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준건 다 뭐였던건지, 

그리고 그때 심장이 두근거리고 뺨이 뜨거워졌던 자신은 뭐였는지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 얽히고 뒤섥혀간다.


잠도 자지 않고 하루 밤을 꼴딱 새고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자신은 민준이가 제일 편하고 좋지만

마음 한구석에 내가 아깝다는 같잖은 자존심을 부리느라 인정하지 않았다는것

때문이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자 가슴이 아려졌다.


'내일 아침에는 꼭 제대로 말해야지..."


다음날 아침 항상 민준이와 같이 등교를 하기 위해 집앞으로 나갔지만


"응 민준이? 오늘부터는 좀 빨리 나간다던데?"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곧장 가버렸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에 달려가 곧장 말을 걸려 했지만 늦게 온탓에 수업이 바로 시작해서

한참을 기다리다 쉬는 시간이 됐다.


"그...민준아?"


고개를 천천히 돌리며 무표정한 얼굴로 이쪽을 쳐다보는 민준이

언제나 해실해실한 웃는 얼굴은 온데간데 없고 

더 이상 미소짓지 않는 얼굴에 순간 몸이 경직돼고 혀가 마비된거 마냥 움직이지가 않았다.


"딱히 너랑 할말 없는데."


"......응":


석식시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민준이에게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가가 사과를 했지만 


"민준아 내가 미안...."


"어 그래 알겠다 바쁘니까 집 먼저 가라"


돌아오는것은 단 감정을 배제한 듯한 지극히 사무적인 딱딱한 목소리뿐


모든 사람한테 그렇게 대한다면 모르겠지만 


"여 민준 어서오고 어제 롤 경기 봄?"


"ㅇㅇ 역시 페이크가 괜히 레전드가 아니라니까"


다른 친구들에게는 항상 언제나처럼

즐겁게 웃고 떠들고 있는 민준이를 보자 

무언가 가슴에서 울컥 올라왔다.


"...내 잘못인걸 어쩔 수 없지 화 풀릴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시간이 지나서 화가 누그러지면 제대로된 사과를 하리라 생각했지만 

하루가 이틀이 되고 사흘, 한달이 지났지만

차가운 민준이의 반응은 아직도 그대로였다.


그래서 또 혼자 하교중. 

친구와 약속을 정하기 위해 카톡을 하며 가던 도중 

누군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


고개를 드니 앞에 보이는것은 민준이

주위를 살피자 빨간 불인 신호등과 사색이 된 민준이의 얼굴을 보자

순간 몸에 소름이 돋았다.


상황을 이해했으니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데

벌써 몇달째 대화가 단절되어

말한마디 못한 상태라서 우물쭈물 하던 도중


그렇게 항상 다정했던 말투는 온데간데 없는

굳은 얼굴의 민준이가 조용하게 목소리를 내리깔며 말했다.


"미친련이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나 조심해라"

 

"고...."


"고맙다는 말하지마라 필요없으니까"


감사인사를 하려는 내 말을 끊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민준이가 깜빡거리는 초록불을 건너가는 모습에

그대로 심장이 내려앉았다.


***


그로부터 일주일뒤 친한 친구인 서연이와 하윤이와 점심을 먹으려 학교정원벤치로 갔다.


"설아야 오늘 점심은 여기서 먹자"


"...그래"


여러가지 잡담을 했지만 아직도 민준이에게 사과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잠겨있었던 

설아는 금색의 웨이브를 준 서연이가 머리를 뱅뱅꼬며 뱉은말에 화들짝 놀랐다.


"저기 애들아 나 민준이한테 관심생겼어..." 


"...갑자기? 이유가 뭔데?"


"그 좀 부끄러운데 저번 체육수행평가 시간에 내가 체육복 까먹고 와서 

 흰옷 입고 와서 뛰면 다 비칠까봐 곤란해 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알아채서 

나한테 아무말없이 체육복 겉옷 빌려주더라고..."


"..."


"그뒤로 자꾸 눈에 밟히더라고 외모도 평균이상인데 강아지상에 웃는 모습도 귀엽고 

 애들한테 대하는 모습 보면 저렇게 다정하고 착한 사람은 별로 없을걸?"


하윤이가 가슴이 커진다는 딸기 우유를 쪽쪽 빨아대며 말했다.


"맞아 여자애들한테 고백도 꽤나 받은걸로 알고 훈남리스트에도 들어가는걸"


민준이의 매력이라면 내가 니들보다 훨씬 더 잘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상 민준이를 갖고 논거나 마찬가지인 내가 할 말은 없다.


가짜고백인걸 알면서도 자신에게 맞춰주고 즐거워해줬을정도로, 

말섞는것도 싫어할 정도지만 눈앞에 위험한 사람은 도와주지 않으면 

못 참는게 민준이다. 


"그럼 나 고백한다?"


"안돼."


"왜 안되는데 너네... 헤어졌잖아?"


"됐고 안된다면 안되는 줄 알아."


강렬하게 느껴지는 오한이 담긴 목소리에 서연이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그래"


"그치 친구가 사겼던 남자한테 고백하는 것도 그렇긴 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무는 태양을 보며

민준이한테 고백하는 얘도 있다는 사실에 

잠시 머리가 띵해졌지만 깨달았다.


"역시 나한테는 민준이가 진짜 필요하단 말이야..."


그렇게 다시 한번 용기내서 말을 걸어보려고 했지만


"...."


역시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집으로 찾아가도 문도 열어주지 않는 민준이의 모습과

민준이를 제일 좋아하고 사랑하는건 나인데 내가 아닌 모를 누군가에게 뺏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장이 옥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선택한 방법은


"이렇게까지는 안할려고 했는데 민준이가 나를 상대 안해줘서 그런거니까 음 맞아 민준이가 나한테

 쌀쌀하게 대해서 그런거야"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베란다를 통해 민준이의 방으로 들어가는것

집이 나란히 마주보고 붙어있기 때문에 넘어가는것은 그렇게 어렵지가 않다.


그날 새벽 민준이 방의 불이 꺼진것을 확인하고 한시간이 지난뒤 베란다문을 조심히 연다.

자칫하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민준이네 집 베란다에 발을 먼저 올리고 천천히 넘어간다.


역시나 민준이가 방의 베란다 문을 잠구지 않은것을 확인한 설아는 조용히 민준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 마자 풍겨오는 민준이의 깔끔한 냄새와 함께 그토록 그리워하던 민준이의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나를 볼때마다 찡그려진 얼굴이 아닌 냉담한 무표정이 아닌 경계심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표정에

얼굴에 눈물이 핑 올라온다.


떨리는 마음을 붙잡으며 민준이의 침대로 가까이 다가가 민준이의 팔로 셀프 팔베게를 했다.

고른 숨소리와 함께 균형잡힌 근육과 따스한 체온이 느껴진다.


그렇게 민준이를 만끽하고 잠깐 일어서자 민준이의 휴대폰이 보였기에 전원버튼을 누르자

카톡을 하다 잠들었는지 누군가와 나눈 대화가 보였다.


그것을 본 순간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암캐련이 내 민준이한테....?"


           김서연

[민준아 머하고 있엉?]

[이모티콘]

[헬스중인데 무슨일이야?]

[햄스터가 아령드는 이모티콘]

[아니 뭐어 중요한 일은 아닌데에 그냥 연락하고 싶어서]


누가봐도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말투

친한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대화 


"으....으으으으.으으으으 내가...내가 더 훨씬 더 많이 좋아하는데 좋아하는데 좋아하는데좋아하는데좋아하는데좋아하는데좋아하는데.................."


몇달 동안 민준이에게 무시당하고 피해져서 더없이 서러웠고

그 대화 이후로 다른 여자한테 뺏길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에 잠도 제대로 못자서 수면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계속 한없이 초조했는데 

나랑 가장 친한친구조차도 민준이에게 꼬리를 치고 있다는 사실에 평소라면

상상도 못할 짓을  결심한 설아가 민준이의 위에 올라탔다.



'그래다른년한테뺏기기전에기정사실을만들면되는거야그러면민준이가나만바라보겠지?"


옷감이 스치는 소리와 함께 겉옷이 침대위로 아무렇게나 흘러내린다.

흰티를 벗어 던지자 육감적이고 매력적인 몸매가 드러난다.

검정색의 브래지어와 팬티만을 입은채로 민준이의 이불을 걷어낸다.

두근거리는 심장박동을 무시하고 민준이의 잠옷 바지와 팬티를 조심스럽게

내리려던 순간





































다음화는 없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