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노 다이아몬드 - 말딸 세계관 최강 부자 사토노 가문 출신. 트레이너에게 아주 적극적임





"에? 아닌가요? 아아! 추소쿠가 아니라 소루라루에 하는거였군요 에헤헤~ 착각해버렸어요!"


와하하하하~~


왁자지껄 웃음판이 벌어졌지만 나만 웃을수가 없다


웃음은 커녕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분명히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추석' '설날' 이 3개를 제외한 모든 발음이 현지인처럼 정확한데 친척어른들은 다이아가 우리나라말이 서툰줄 착각하고 있다


조금만 들어봐도 눈치챌건데 대기업 사토노의 여식이라는 어마어마한 간판때문인지 아니면 다이아가 그렇게 착각하게끔 유도를 한건지 우리 부모님 포함 아무도 '일부러 서툰척 하는거아냐?' 라는 딴지를 걸지 않는다


이상하다


이건 명백하게 이상하다


추석이라 오랜만에 귀국했는데 왜 다이아가 나보다 먼저 우리집에 와있는거지?


그것도 앞치마를 두른채 전을 부치며 '트레이너씨, 오소오세요~' 라고 인사를 하고있고...


요리를 끝내고나선 어느샌가 친척들과 친해져서 이젠 완전히 우리집 일원인것 마냥 섞여들어있다


이게 아닌데... 난 다이아로부터 도망을...


"트레이너씨? 뭘 그렇게 생각하고 계세요?"


"아, 아니야 아무것도..."


갑자기 다이아가 눈앞에 불쑥 나타나 하마터면 기도로 음식을 삼킬뻔 했다


"입에 맞으세요? 두부죤"


두부죤?


아, 내가 방금 삼킨게 두부전이구나...


"말붕아 다이아 요리 정말 잘하더라~ 평소에 너 식사 만들어준다고 단련된 실력이라는데 그게 정말이니?"


엄마가 그렇게 묻는다


"으,음..."


오오오~


내 대답같지도 않은 대답에 친척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아니 대체...


옆에선 다이아가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보고있고...


완전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말붕아 그래서 맛이 어때? 대답해줘야지"


"으, 응... 맛있네"


"와~ 다행이다 그거 사실 제가 부쳤어요 두부죤은 한번도 안해봤지만 열심히 부쳤어요!"


다이아가 의기양양한 웃음을 짓자 친척들이 다시금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낸다


'구웠어요'도 아니고 '부쳤어요'


두 단어를 구분할정도로 우리나라말이 유창한데 왜 아무도 눈치를 못채는거냐고...


분명히 내가 말을 가르쳐주긴 했는데 저렇게 잘하지는 않았어...


...설마 내앞에서 일부러 서툰척을 한건가?






"야 김말붕 너 진짜 능력있다 사토노라면 우리가 알 정도로 유명한 회산데 어떻게 트레이너 자리를 따냈냐?"


삼촌이 호탕하게 웃으며 내 등짝을 한대 치곤 다시 식혜를 술마냥 들이키셨다


식사가 끝나고 친척들은 어른 아이 할것없이 티비에서나 보던 사람이 눈앞에 있으니 신기해서 다이아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보는 사람이 다 귀찮아질 지경으로 다이아에게 집요하게 물어대는데 다이아는 미소를 유지하며 끝까지 다 대답해주고 있다


다이아에게 저런 스킬이 있었나...


트레센에선 매스컴이 저런 짓을 하지 못하게 사전에 막았으니 전혀 몰랐다





"다이아~ 결혼할때 꼭 불러주렴 부탁할게~"


"다이아언니 다음에 또 봐!"


그렇게 친척들이 다 떠나고 뒷정리가 끝날때까지 다이아는 엄마를 도왔다


"다이아 이제 가서 쉬렴 손님에게 너무 일만 시키는것 같아서 미안해"


"아니에요 저는 말딸이라서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걱정안하셔도 괜찮아요!"


하지만 엄마가 그만하고 쉬어라고 해도 다이아는 기어이 그 많은 설거지를 다 끝마쳤다





"트레이너씨~ 제가 과일을 깎았어요 여기 아앙~"


정리를 끝낸 다이아가 이번엔 과일을 깎아서 나에게 먹이려한다


대체 언제 돌아갈 생각이지?


설마 아예 눌러앉을 생각인가...


할수없다 여기서는 트레이너로서의 권위를 사용해서ㅡ


"저기, 다이아... 곧 대회가 있잖아? 별로 중요한 대회는 아니지만 어서 돌아가야..."


"말붕아~~ 힘들게 외국에서 여기까지 찾아와준 여친한테 그런 몰인정한 말을 하면 어떡하니?"


여,여친?


"여친이 아니ㅡ 우웁!"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다이아가 내 입에 사과를 쑤셔넣었다


"맛있죠?"


"으응 뭐..."


냠냠... 맛있긴하네


"다행이네요~ 트레이너씨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멀리까지 발품을 판 보람이 있네요!"


과일을 사러 발품을 팔았다고? 그럼 대체 언제부터 이 나라에 있었던거야


그리고 발품을 팔다는 외국인에겐 어려운 단어일건데 그건 또 어떻게...


"아유~ 애가 어쩜 이리 착하니! 남자친구 먹이려고 일부러 과일 사러 나서고 요즘 세상에 이런 정성 보이는 여친이 어딨니?"


엄마는 내 심정도 모르고 신나서 다이아에게 맞장구를 친다


엄마도 웃고 아빠도 웃고 다이아도 웃는다


나만 못 웃겠다...





아니...


아니 아니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거지?


나는 분명 다이아에게서 도망칠 생각으로 귀국한건데...


왜 다이아가 나보다 한발 앞서 있는거야?


거기에 아까 타즈나씨가 오늘 결근 하신거냐고 연락이 온걸로 봐선 사직서 수리도 제대로 안된것 같고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지?


다이아에게서 도망치긴커녕 부모님 포함 친척들은 이제 내가 다이아랑 결혼하는줄 알고있어


"말붕아 요즘 세상에 다이아만큼 착한 아이 또없어 너도 다이아에게 정성을 다해서 잘해주렴 알겠지?"


착한아이라...


열쇠를 건네준적도 없는데 가끔 내 자취방에서 저녁을 만들고 있고


가끔 속옷을 한장씩 가져가다 나한테 걸리고... 아니 일부러 걸리는것 같긴한데


가끔 내가 타즈나씨나 키류인씨랑 대화를 나누는걸 목격하면 하루종일 나를 꼭 껴안은채 안놓아주고


가끔 트레이너실에서 내 겉옷에 얼굴을 파묻고... 나한테 걸리면 더욱 격하게 자기 뺨에 내 겉옷을 부비고...


가끔 내가 책상위에 엎드리고 있으면 자는줄 알고 몰래 뺨에 뽀뽀하고... 부드러웠지 다이아의 입술...


아니...


아닌데 이렇게 귀여운 짓만 했을리가 없어


분명히 더 악독한 짓을 당했던 기분이 드는데...






"다이아는 올해 나이가 어떻게되니?"


아빠가 묻는다


"올해로 고등부 3년생입니다 3개월후에 졸업해요"


야 너 중등부 3년생이잖아 왜 뻥을 치는거야


졸업하는건 맞지만 중등부 졸업이잖아


"아니 다이아는ㅡ"


그때 다이아가 살포시 자신의 손을 내 손등위에 올렸다


따뜻하다


따뜻한데... 왠지 한기가 느껴진다


"다이아가 왜? 말붕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뭐? 정말?


나이스! 좋아 이대로 얌전히 물러가다오 다이아


"벌써 가려고? 오늘 묵고 가지 그러니"


"당신! 눈치도 없게 왜그래요 기왕 외국까지 왔으니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게 다이아에게 더 좋죠"


그래, 천천히 관광이나 다니다 돌아가렴 다이아


나는 여기서 한발자국도 안나갈테야


"말붕아 너 뭐하니? 얼른 옷입어야지?"


"예?"


내 방으로 들어가려 자세를 잡았는데 엄마가 어깨를 붙잡는다


"너 설마 다이아 혼자 보낼생각이니? 설마 너보러 힘들게 외국까지 찾아온 여친을 그렇게 내칠거야? 엄마는 널 그렇게 안키웠는데..."


아무도 오라고 한적 없어요... 여친도 아니에요...


"자~ 트레이너씨 두분께 걱정 끼쳐드리기 전에 얼른나가요"


다이아가 방긋 웃으며 내 외투를 어깨에 얹는다


윽!! 나가기 싫어!


집에있고 싶은데!


얼굴 표정으로 엄마에게 어필을 하지만 씨알도 안먹힌다


그저 잘가라며 손을 흔들뿐이다


아무도 내편이 없다


누가 부모는 하늘이 쪼개져도 자식편이라고 그러던가?


설마 부모님조차 다이아편이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쩌면 이미 하늘이 쪼개졌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내 세상은 그렇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시아버님' '시어머님' "


"아유~ 그래그래 우리 '며늘아가' 다음에 또 보자꾸나~"


엄마랑 아빠는 입이 귀에걸렸다


나는 결혼한다고 한마디도 말안했는데...








"트레이너씨 이거 돌려드릴게요"


집에서 어느정도 멀어지자 다이아가 봉투를 내게 건넸다


겉에 한자로 사직서 라고 적혀 있다


"다,다이아 이건..."


"트레이너씨 이러시면 저 무척 슬퍼요... 앞으로 안그러실거죠?"


"으,응... 다시는 안그럴게 미안해"


"네~ 반성하시니까 용서해드릴게요"


사, 살았나...?


다이아가 쿨하게 용서해줘서 다행이다...


이렇게 내 최초이자 최후의 반항은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그래, 나도 참 바보같은 짓을 했구나


내가 다이아를 이길수 있을리가 없잖아


트레센에 돌아가자 어차피 다이아도 3개월이면 졸업인데...


다이아가 졸업하면 아마도 나는...


"하아......"


한숨밖에 안나온다


"아, 트레이너씨 참고로 저 휴가 내고 왔어요 대회는 취소했으니 안심하세요"


"그, 그렇구나 그럼 다이아는 휴가 기간동안 뭐할 생각이니...?"


"당연히 트레이너씨랑 관광다닐 예정이랍니다~ 일단 예약해둔 호텔에 체크인이나 하러가요~"


호,호텔??


"저기 다이아 난 널 믿고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묻는건데 침대는 두개 이상이지?"


"가장 비싼 최고급 스위트 룸이에요 물론 침대는 하나구요"


무시무시한 사실을 말하는데도 다이아는 방긋방긋 웃기만 하고있다


"자, 잠깐만 다이아 그건 솔직히 너무 이르잖아... 너 아직 중등부면서ㅡ"


"안돼요~ 저 정말 상처 받았단 말이에요 3달 앞당기는 걸로 보상받을테니까 트레이너씨에게 거부권은 없어요!"


안돼... 이 모드에 들어간 다이아는 무슨 말을 해도 절대 안듣는다


예감이 안좋다


진짜로 오늘 두가지 이상의 의미로 갈때까지 가버릴것 같다


"부모님이 좋게 안보실꺼야..."


"그건 걱정 안하셔도 돼요~ 두분이 트레이너씨를 얼마나 좋게 보고 계시는데요 특히 아버지는 이미 트레이너씨를 제 신랑으로 알고계세요...///"


히익 그럴수가... 그런 진실은 알고 싶지 않았어


부모 카드가 안먹힌다면...


"대, 대학교는 가야지..."


"여기 졸업장이에요~"


다이아는 내게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쥰다


아니 이게 무슨... 이미 졸업을 했다고? 날짜가 바로 일주일전이다


미국에 있는 초명문 대학을 일본에서 졸업하는게 가능한거였어?


부모 카드에 이어 대학교 카드도 허무하게 막혀버렸다


"트레이너씨가 저를 스카웃할때 제 사토노라는 배경을 많이 부담스러워 하셨잖아요? 그래서 학력에 관한건 일부러 말씀 안드렸는데, 이젠 밝혀도 상관 없겠죠?♡"


스카웃은 내가 한게 아니라 네가...


그리고 밝혀도 상관없다는게 대체 무슨뜻이니...?


"자, 잠깐만!! 다이아 너는 사토노를 물려받아야 하는 귀한 몸이잖아 나같은 놈한테 시간을 허비하면 CEO로서의 너가..."


그러다 다이아가 대학교 졸업장과는 다른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줬다


"뭐야 이건...?"


"미국에서 CEO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 있는데 그 시험의 결과에요"


그런 시험이 있어? 완전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이래봬도 왠만한 현역 경영자분들보다 나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금 바로 일을 맡아도 문제없다는 평가를 받았답니다


트레이너씨는 상냥하셔서 저의 미래에 대해 많이 신경써주시고 계신것 같은데 아무 걱정 안하셔도 돼요! 남자 하나 먹여살릴 만큼의 능력은 있어요♡"


아...


끝이다


나는 다이아의 가장 큰 재능이 달리기 실력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발에 채일만큼 많은 다이아의 수많은 재능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럼 가볼까요 트레이너씨~ 아니 이제 말붕씨라고 불러야 될까요 아이쿠♡"


촤르륵


다이아가 앞으로 쓰러지며 핸드백 안에 들어있는 물건이 쏟아졌다


뭐, 뭐야 이건...


아연 보충제, 정력증강제, 비아그라...


구멍 뚫린 콘돔도 있다


콘돔을 무슨 연필로 쑤셔놨는지 커다란 구멍이 대놓고 나있다


"에헤헤 들켜버렸네요♡"


들키긴 개뿔이... 일부러 그랬으면서...!!


"어 다이아? 저거좀 봐봐"


"네? 어떤거요?"


다이아의 주의를 다른곳으로 끌고 나는 그 틈을 노려 전력으로 도주했다


그냥 도주가 아니라 대도주가 되어...야 했는데 5초도 못가서 붙잡히고 말았다


"트레이너씨~ 제가 이겼네요 정말, 트레이너씨는 술래잡기를 너무 좋아하셔서 탈이라니까요♡"


몇번 진심으로 도망치려고 한적이 있지만 다이아는 절대로 화를 내지않는다


나의 혼신을 건 대도주가 다이아에겐 귀여운 놀이쯤으로 여겨지는것 같다...


"술래잡기에서 지는사람은 소원 하나 들어주는 규칙이었죠? 오늘은 하루종일 호텔에서 보내기로해요 이 나라에선 호캉스라고 하죠? 말붕씨♡"


아아 깨달았다


내가 두려워한 이유는 다이아가 스토킹을 해서도, 내 방에 무단으로 들어와서도, 허락도 없이 몰래 스킨십을 해서도 아니었다


평생 다이아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면서 살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내가 가장 두려워한 것이었다


첫만남부터가 그랬었지...


"자, 자유가... 나의 자유가..."


"오늘은 정말 기념적인 날이에요 첫키스는 이미 말붕씨에게 드렸지만, 첫경험은...///"


다이아는 나를 어깨에 들쳐맨채 호텔을 향해 뛰어갔다


그런데 난 다이아랑 마우스 투 마우스 키스를 한 기억이 없는데... 뺨에는 1000번쯤 당했어도


"으악!!"


호텔에 도착한 다이아는 나를 스위트룸 침대위로 휙 던졌다


침대가 좋긴하네... 넓고...


"제가 2년반동안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말붕씨는 모를거에요"


내 위에 올라탄 다이아의 눈빛이 심상치가 않다


기분탓인지 다이아의 허리가 미세하게 아래위로 꿈틀거리고 있는것 같다


왠지 다이아의 동공이 하트모양으로 보이고...


다이아의 팔을 뿌리치려 살짝 밀어봤지만 꼼짝도 않는다


완전 사자 입속에 머리가 들어간 형국이다




"하아..."


그래, 포기하자... 나 주제에 무슨...


"상냥하게 해주세요..."


"네 서방님♡"


허락을 하자마자 다이아의 부드러운 입술이 내입술과 포개어졌다


다이아의 혀가 뱀처럼 기어들어와 내 입안을 유린하고...


아, 다이아의 좋은 냄새가 난다...





그렇게 나는 자유를 잃어버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날 다이아가 임신을 했다고 한다





출처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umamusme&no=1264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