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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하게 입학식이 끝난 후 중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학교의 신입생이 된 아이들은 떠들썩 했으며 그 중에서 유리와 범이의 존재는 당연히 아이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범이..형은 그럼 유리 니 경호원인 거야?"
"응, 뭐, 크게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지만."

"그래? 싸움도 엄청 잘 할 것 같아 보이는데..."

"형, 형도 영화에 나오는 것 처럼 총 쏠 줄 알아요?"

"...쏠 줄은 알아, 잘 쏘는 것도 아니고 허가도 안 나와서 못 들고 다니지만."

"개쩐다..."

범이든 유리든 중학교 때도 들은 질문들이었기에 그때와는 달리 적당히 사적인 부분을 제외한 대답에 대답해주며 유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는 중학교와 다른 점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오빠! 오빠는 이거랑 이거 중 어느 쪽이 좋아요?"

"어? 어... 이쪽?"
바로 수아의 존재였다.

범이의 보디가드라는 면에만 흥미를 보이는 반 애들과 달리 수아는 그것에 조금의 관심도 가지지 않고 오직 범 개인의 취향과 기호에 관한 것만 궁금해하였고 이것이 오히려 범이를 당황시켰다.

"야!"
"네 아가씨!"

그때 마침 타이밍 좋게 자신을 불러주는 유리, 그것을 본인이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씩 이런 그녀의 드센 성격이 범이에겐 도움이 될 때가 많았다.

"보디가드가 딴 거에 신경써도 되는 거야? 그러다 나 다치면 어쩌려고!"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래, 더해, 더해라!'

학생들 중 일부가 그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냈지만 범이 자신은 그들의 질문 공세가 훨씬 버거웠기에 이대로 유리가 제대로 갈궈 중학교 때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에이~ 유리야, 너무 그러지마."

"꺅?!"

그러나 수아도 여간내기가 아니었다 한 번 소리 높이면 어지간한 조폭들도 쫄아버리는 유리에게 태연히 다가가 그녀를 껴안으며 진정시켰고 이런 일이 난생처음이었던 유리도 적잖게 당황하며 저도 모르게 소리를 높였다.

'귀, 귀엽다...'

홍당무가 된 채 부들부들 떨던 유리의 모습을 본 남자 전원이 그녀의 인상을 드센 아가씨에서 귀여운 아가씨로 바꿔버렸고 추가로 수아가 다시 다가가려했지만.

"오빠?"

범이가 한 발짝 나서 유리와 수아 사이를 막았다.

그리곤 수아에게 얼굴을 가까이 댄 후 그녀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

작아서 당사자들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듣지 못했지만 크게 역변한 수아의 표정을 보건데 상당한 중요한 내용임은 틀림없었다.

"그럼 알아들은 걸로 이해하지."

크게 동요하는 그녀를 내두고 유리의 배후로 걸어가 그대로 고목처럼 입을 닫는 범.

그 분위기에 모두가 위축되어 함부로 다가갈 수 없었다.
"하하..."

무엇을 들었기에 방금까지 눈밭의 강아지처럼 밝고 활기찼던 그녀가 저렇게 떨고있는 것일까.

그녀는 비틀거리며 반에서 벗어났고 그대로 한적한 계단으로 가 털석 주저앉아버렸다.

"아하하... 이거 한 방 먹어버렸는 걸."

수아에게 범이가 한 말은 짧고 간결했다.

'아침에도 했으니 오늘은 그만 물러나지 그래?'

"설마, 깨닫고 있을 줄이야. 후우~ 오빠도 참, 그런 걸 그렇게 말해버리면"

그녀는 숨을 깊게 내쉰 후

"이러면, 나, 너무 흥분해버리잖아~!"

차마 가릴 수 없는 미소, 아니 광소를 들어내며 크게 흥분한 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거기서 내가 못 참고 날뛰었으면 어쩌려고 오빠도 차암~! 우후후!!!"

그녀는 미친듯이 폭소했고 곧 자신의 사타구니가 질척해진 것을 느끼며 또 한 번 몸을 떨었다.

"유리에겐 미안하지만, 오빠는 내가 가질 거야."







음, 역시 수아 저년, 자객이었어.

처음봤을 때부터 의심가긴 했는데 그땐 보는 눈이 많아서 놔줬는데 계속 연락하기에 내 착각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오늘 아침 전까지는.

그 어중이떠중이 녀석, 나랑 붙기 전에도 급소에 난 상처들이 잔뜩 있었다.

아무리 봐도 누군가에게 고문당하다 이제 막 풀려나온 모습으로 나한테 덤볐다는 건 아마 협박받았던 거겠지.

그 대단하신 흑막이 비주얼 적으로 안 맞긴 하지만 수아라는 거고.

내 경고를 알아들었을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물러난 걸 보면 오늘은 날이 아니라고 판단한 거겠지.

"그나저나 일났네..."

"뭐라고 했어?"
"아, 무심코 혼잣말을 해버렸습니다, 자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뭐, 그럴 것까지야...."

어쨌건 동급생을 죽이는건 여러모로 성가신데 말이야.

뒷처리도 힘들고 학교 생활에 지장이 생길지 모른다.

그나저나 내 또래가 자객으로 온 건 처음이네...

물론 나부터가 이짓거리 하고 있으니까 한 명 쯤 더있어도 이상할 건 없지만...그래도 좀 찝찝하다.

그리고 어려서 그런지 수아는 다른 자객들이랑 뭔가 다르다.

묘하게 어설픈 것 같기도 하면 또 치밀하고, 뭐랄까, 자객인 주제에 정작 목표물인 유리는 신경 안 쓰고 나를 노리는 느낌?

3주간 문자를 나눌 때도 유리에 대해선 일체 묻지 않고 오직 나에 대한 정보만을 캐냈고 막말로 미끼로 보낸 녀석을 나한테 보낸 사이 유리에게 접근할 수도 있었는데 수아 그 녀석은 계속 나에게만 시선을 보냈다.

녀석의 초점은 항상 유리가 아닌 나를 향하고 있다.

물론 유리를 어떻게 하려면 나를 먼저 조져야겠지만 보통의 자객이라면 나랑 유리를 때어놓고 유리만 편하게 납치하는 걸 선택하지 굳이 보디가드랑 붙으려 생각하지 않는다.

"설마 노리는 게 유리가 아니라 난가...?"

아니 나를? 굳이 왜?

아무리 생각해도 캥기는 게 없...진않네.

아무리 방어차원에서 그랬다 해도 그렇게 많이 죽였으니 원한 한 두개 쯤은 사도 이상할 게 없다.

아니, 근데 죽이러 온 놈을 죽인거지 내가 죄없는 애를 죽였어?

죽기 싫었으면 애초에 일을 받아들이질 말았어야지.

그러고보니 전에 싸웠던 용병놈들로 본보기 좀 했던 거 때문에 한동안 나 유명해졌다는 거 같던데...

"에이씨..."

만약 수아가 노리는 게 나라면 한동안 보디가드 역할은 다른 녀석한테 넘겨야겠어.

"야."

"네, 아가씨."

"아까부터 뭔 생각을 하기에 자꾸 똥 씹는 표정이야?"

나 표정 변화는 없었을 텐데...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얘랑 지내온지 4년, 미세한 표정변화 정도는 알 수 있겠지.

"그게, 실은 수아라는 아이 때문에 조금 고민거리가 있어서."

"또 걔야?"

안 그래도 심란한데 이 아가씨는 왜 또 빡친 걸까.

"너 걔랑 친하게 지낸다?"

"네?"
뭔 친하게여, 곧 칼부림 한 판 해야할 것 같은데.

"너 요즘 걔 얘기만 하잖아, 너 걔한테 관심있냐?"

아니 니가 걔에 대한 거만 묻잖아.

"너 내 보디가드 맞지? 누가 보면 수아 보디가든 줄 알겠다?"

"..."

"대답 안 해?"

아니 뭐라 해줘야는데.

그보다 왜 너는 그렇게 수아를 싫어하냐?

"너 말이야, 잊지마, 넌 내 보디가드야, 나를 지키라고. 괜히 다른 년한테 신경쓰다 나 다치면, 니 존재의의가 뭔데?"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아가씨."

난 맨날 니 걱정만 하니까.

너한테 우리 엄마아빠 목숨이 달려있단 말이야.

"하, 너 말대답하냐?"

"아닙니다."

"너 명심해, 니 주인은 나야. 알겠어?"

"물론이죠. 아가씨. 저는 아가씨만을 지키기 위해 고용된 거니까요."

"나만을 이라..."

"네?"

뭐라 한 것 같았는데

"어, 얼른 가자!"

"네..."

그래, 뭐 수아에 대해선 좀 있다 얘 아빠랑 얘기 좀 나눠보든가 해야지.

일단은 내 일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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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모의고사라 오늘은 이만하고 끝낸다.

그보다 아까 대회글 10000자짜리에 너무 시간을 써버렸어.

결국 넣지도 못하는데...

내가 미쳤지, 그럴 시간에 수학 공식 하나 더 봤어야 했는데...

아무튼 착한 얀붕이라면 추천과 댓글은 매너인 거 말 안 해도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