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https://arca.live/b/yandere/9438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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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ㅁ...뭐라고?"


어 시발 내가 방금 무슨 말을 한거지.


"방금 내가 좋다ㄱ..."


"ㅇ...이제 가봐야 되겠다! 공부 알려줘서 고마워! 가볼게!"


"잠깐! 클라렌!"


나는 그대로 도망쳐 나왔고 곧바로 집까지 뛰어갔다.

당황해서 그대로 고백을 박아버렸다.

역시 이 찐따 본성은 어디로 안 가는 건가.

내일 일리아 얼굴을 어떻게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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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기 싫다.

원래도 가긴 싫었지만 오늘은 특히나 싫다.

등교하기가 무서운 건 중학교 2학년 때 일진한테 잘못걸려서 한 학기 동안 빵셔틀이 됐을 때 이후로 처음이다.

그래도 가야한다.

이 상황을 수습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등교를 하니 일리아가 보인다.

시험 준비를 하는 중일 것이다.

가서 말을 걸어야 되는데... 어떻게 말을 걸지?

어제 한 말은 장난이었다?

진심으로 내 사지가 잘릴 수도 있다.

어제 한 말은 사실이고 널 좋아한다?

그게 됐으면 진작에 여친 사귀고 이딴 미연시 세상에 안 끌려왔겠지.


그렇게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시험시간이 다가왔다.

일단 시험을 보고 말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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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은 성공적으로 치뤘다.

잘난척하긴 싫지만 나 이쪽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일리아에 비하면 뭣도 아니지만.

이번 시험도 일리아의 가르침이 아니었다면 상당히 애먹었을 것이다.


시험은 시험이고 이제 말을 걸어야 한다.

자 클라렌, 넌 할 수 있어.

그냥 감사인사로 시작하자.


"저기... 일리아."


"..."


내가 말을 걸자 일리아는 그대로 도망갔다.

아 ㅈ됐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세상에 어느 여자가 고백 박고 도망가는 남자에게 정이 남겠는가?

욕이나 안 먹으면 다행이다.

만약  일리아가 내가 아는 게임 속의 그 모습이었다면 나는 이미 저기 바닷속에서 인어공주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일리아가 나에 대한 호감도가 바닥까지 떨어진 지금은 그녀와 붙어 다닐 수가 없다.

다시 말해 그녀가 무슨 짓을 하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내가 한 짓 때문에 흑화할 명분도 충분하다.

설마 게임 속 그녀의 모습은 나 때문이었던 것인가.


"저기 클라렌?"


내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일리아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어? 어...일리아 왜?"


"수업 끝나고 학교 뒤편으로 와줄 수 있어?"


"어...어 그래."


뭐지. 인어공주 만나러 갈 시간인가.

난 아직 키스도 못해봤는데 이렇게 죽다니.

뭐 사실 기회를 내가 날린 거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기회는 있다.

무릎 꿇고 빌면 팔 하나정도로 용서해줄지도 모른다.

일단 가봐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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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모두 끝나고 학교 뒤편으로 가니 일리아가 보인다.


"저기...일리아."


"ㅇ...어 왔어?"


"그 뭐하려고 여기까지 부른거야?"


"그...어제 일 말이야..."


그 즉시 나는 일리아의 손을 잡고 빌기 시작했다.


"어제 일은 내가 진짜 미안했어."


"ㅇ..으에?!"


"내가 너무 당황해서 말이 헛나온 것 같아. 그러니까 제발 목숨만은..."


"ㅇ...아아...ㅅ...ㅅ...손이..."


그때 갑자기 일리아의 얼굴이 미친듯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저기...일리아...?"


"ㅇ...으에에..."


일리아를 진정시키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


"..."


"저기...그래서 뭐 때문에 부른거야?"


"어제 일 때문에."


"아...그게 말이지..."


"후..."


"왜 한숨ㅇ..."


"나 좋아하는거야?"


뭐야 이렇게 바로 간다고?


"어...그게..."


그래 도망치지 말자.


"응 좋아해."


"...진짜?"


"응. 진짜로."


"장난치는 거 아니지?"


"내가 이런걸로 장난할 사람 아니잖아."


"..."


"나도."


"어?"


"나도 너 좋아한다고."


"그게 무슨 말ㅇ..."


"너 좋아한다고! 어제 네가 한 말 때문에 한숨도 못잤어! 상식적으로 이정도면 알아줘야 되는거 아니야!? 진짜 너는 무슨 애가 눈치가 그렇게 없니!"


"악! 알았어! 알았다고! 미안해! 알았으니까 그만 때려!"


그렇게 나는 생애 첫 여자친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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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일세.


오타 지적, 피드백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