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번역은 공식이 아니라 일부 호칭이나 존댓말/반말 여부를 역자의 뇌피셜로 썼습니다. 양해바랍니다.

* 호칭은 최대한 공식을 따라갔지만 일부 등장인물들은 이름이 확실히 공개되지 않아 적절히 바꿔서 씀.

* 7지는 이벤트 스토리 ---흑야의 회고록 ----- 을 읽고 오시면 더욱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과거에 어떤 늙은 괴물이 내게 말해줬다, 사람을 한 명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을 더욱 강해지게 만든다고.

난 계속 이 생각이 우습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확실히 엄청난 괴물이었기 때문에, 난 다시 한번 곰곰이 이 생각을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벌레가 불 속에 뛰어드는 게, 더 강한 자신을 추구하기 위해서 그런 건가? 그것도 정말 웃긴 생각이다.

아니, 벌레가 얼만큼 똑똑하고 몸이 약한 지에 대해선 일단 제쳐두고. 우선 알아둬야 할 것은 한 마리의 벌레가 아무리 강해봤자 결국은 벌레라는 사실이다.

만약 벌레가 불 속에 뛰어든다면, 그건 불이 벌레를 미쳐버리게 만든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꼴일 것이다. 

하지만 그 불에 뛰어드는 것이 나 자신이라면? 그렇다면 나도 미쳤다는 소리일 것이다. 불은 날 화상입히는 것 뿐만 아니라, 날 대단하게 만들어 주기라도 한다는 건가?

하지만, 죽음이라니. 불사의 괴물이 그걸 어떻게 이해할까?

아, 이건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죽음을 말하는 것이다. 




___




W: 날 보러 와준다고? 정말 의외네.

W: 난 네가 용문 함락의 계획에 완전히 몰두하고 있는 줄 알았어, 탈룰라.


탈룰라: W. 넌 그 누구에게도 네가 방문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W: 핫, 그럼 우선 사과부터 해야겠네, 리더. 용병일을 너무 오래해서 말이지, 리더한테 자신의 생활 상태를 보고하는 것도 까먹어 버렸지 뭐야.

W: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난 사령탑의 꼭대기 층까진 갈 수 없어서 말이야, 내가 너에게 몇 층 내려와달라고 부탁할 수 밖에 없잖아.


탈룰라: 그런 도발은 우리에게 좋을 것 하나 없다, W. 리유니온에겐 살카즈의 힘이 필요하다, 이 이상 우리 사이에 개인적인 충돌이 일어나선 안 돼.


W: 마족이라 불러주면 충분해, 자신 스스로 마음이 따듯하고 선량하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이나 우릴 살카즈라고 불러주곤 하지, 하지만 우리도 우리가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


탈룰라: 이상하군, 마족이라면 "추방 당한 열등 종족"일텐데, 너희 용병들이 이런 정의(定義)를 받아들일 리가 없다, 이걸 영광으로 여길 리는 더더욱 없고.


W: 물론이지. 하지만 맨 처음 너희들이 살카즈들을 "마족"이라고 부른 건 우릴 멸시하거나 남 듣기 좋으라고 그런 게 아니야.

W: "마족"이라는 호칭은 [공포]에서 나온 거야. 공포가 우리 종족을 그렇게 부르도록 만들었지.

W: 그러니, 우리 용병들은 "마족"이라고 불리는 걸 맘에 들어 해, 우리 모두가 "마족"이라는 이름의 진짜 의미를 알고 있으니까. 

W: 게다가 우린 이 이름의 의미를 생존자들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놓을 생각이거든.

W: 아, 미안-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 앞에서 이런 걸 얘기하다니,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이었으려나?

W: 우리같이 난폭하고 잔인하기로 소문난 용병 소대를 너와 비교하다니, 정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것처럼 우습네.

W: 리더, 당신이 바로 다른 이들에게 가장 많은 공포를 가져다 주는 사람이잖아.


탈룰라: "너의 적을 두려워 하게 만들고, 너의 전우를 따듯하게 해줘라."

탈룰라: 적에게 공포를 가져다 주고, 동포들에게 희망을 선사해 줘라. 이건 리유니온의 한결같은 일처리 방식이다. 


W: 그렇다면 우르수스의 핵심 도시를 용문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도, 일부 동포들의 희망에 부합하는 행동이야? 



탈룰라: 우리 리유니온 전사들은 아직도 용문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들에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해, 그래서 가는 것 뿐이다.

탈룰라: 용문 시내의 감염자들에겐 희망이 필요하다, 핵심 도시를 지키고 있는 감염자 전사들 또한 그들이 용문에 가는 것을 강하게 열망하고 있다.

탈룰라: 모든 이들의 바람이 부합하니, 그 바람을 만족시키는 방식 또한 우리 리유니온이 직접 선택한다.

탈룰라: ───이건 너희 살카즈들에게도 나쁘지 않을 거다. 이 점은 너 또한 확실히 알고 있겠지.


탈룰라: 너희들은 희망이 필요하지 않아, 그래서 난 너희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거다.

탈룰라: 너처럼 각 도시에 흩어져 있는 살카즈 용병들, 그리고 그런 너희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도시와 국가 간에 일어나는 혼란 속에서 양분을 얻고 살아가지.

탈룰라: 용문(사건) 이후, 이제 그 어느 이동 도시도 안전하지 않아, 마족들이 활동하는 영역은 점점 늘어날 것이고, 그렇다면 너희들의 종족은 더더욱 번영하게 되겠지.


W: 헤, 듣고보니 꽤나 논리적이네. 이익적인 측면에선 확실히 네 말에 동의해. 


탈룰라: 그렇다면 W, 또 무슨 궁금한 점이라도 있나?


W: 아니, 네가 말을 너무 잘해서 말이야, 박수라도 쳐줄까?


탈룰라: 사양하지.


W: 그럼 이제 내 임무에 대해서 얘기할게. 안타깝게도 난 실패했어. 난 임무 목표를 데려오지 못 했고, 그녀 또한 내게 물건을 넘겨주지 않았어.


탈룰라: 이건 네 잘못이 아니다. 미샤와 스컬 슈레더가 혈연 관계라는 점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


W: 그럼 왜 나더러 그 과학자의 딸을 잡으라고 한 거야?

W: 그녀와 그녀가 가지고 있는 비밀이 없었어도 넌 모든 걸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을 텐데. 용문을 공격하고, 체르노보그를 가동시키니, 굳이 그녀가 필요해질 타이밍이 없지 않아?


탈룰라: 열쇠에 대한 정보의 진위 여부가 아직 검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탈룰라: 핵심 도시의 기동 여부는 내가 직접 검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멈추기 위한 방법은 그럴 수 없었지.

탈룰라: 또한 난 리유니온의 완전한 체르노보그 장악을 보장할 필요가 있었다, 열쇠는 그 두 가지를 위한 것이었지.


W: 메피스토가 나한테 얘기해줬어, 패트리어트 그 늙은이가 폐허 도시(체르노보그)에서 찾은 게 진짜라고.


탈룰라: 아니, W, 메피스토는 너에게 그리 말했을 리가 없다. 


W: 그래서 그 정보가 맞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탈룰라: 넌 내가 변명할 틈도 주지 않으려 하는 군, 또 자신이 해명할 생각도 하고 있지 않아.


W: 난 나만의 루트가 있으니 그렇지, 게다가 조금 말이 더 빨리 나오는 것 뿐이야. 아, 어쩌면 정보의 출처가 뒤죽박죽 섞인 걸지도? 아마도 그럴 거야.


탈룰라: W, 만약 내가 너에게 더 성의있게 행동하길 원한다면, 넌 네가 계획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내게 알리는 게 좋을 거다, 전부 다.

탈룰라: 스컬 슈레더와 네가 했던 첫번째 작전에서 우린 용문 근위국의 대응 속도를 알아낼 수 있었다. 덕분에 전술을 조정하고 용문 공격 계획을 성공적으로 보완할 수 있었지.

탈룰라: 네가 아니었다면 우린 성공하지 못 했을 거다.

탈룰라: 열쇠는 존재했지만 미샤가 돌연 사망하는 바람에 그것 또한 사라졌다. 패트리어트가 찾고 있었던 열쇠는 단지 이런 상황을 대비한 예비 방안이다.

탈룰라: 난 네가 어디서 이 정보를 알아냈는 지에 대해선 추궁하지 않겠다, 그리고 내 대답 또한 네가 납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W: 알겠어알겠어, 그치만 리더, 나 열쇠가 대체 몇개 있는지 알고 싶어. 이게 내 마지막 질문이야, 더 이상은 안 물을 테니까, 응?


탈룰라: 2개다. 체르노보그 황실 과학자 세르게이가 하나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특수한 방식을 통해 그것을 미샤에게 전달해 줬다.

탈룰라: 다른 하나는 전 체르노보그 시장 보리스 후작이 가지고 있다. 그는 우리가 도시를 점거할 때 도시 구역을 동원해 체르노보그를 빠져나갔지, 하지만 그 또한 재앙을 피해가진 못 했다.


W: 폐허 도시인가.


탈룰라: 도시 내에 숨어 있었던 중요 인물은 우리가 필요했던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여 근위국까지 유인해낼 수 있었지.

탈룰라: 우리에겐 폐허 도시를 점거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고, 그걸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 또한 물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었지.


W: 잘 알겠어, 리더. 이제 더 이상 물어볼 게 없어. 

W: 잠깐 나 너무 많은 걸 물은 거 아니야? 리더의 시간을 이렇게나 많이 뺏어놔서, 뭔가 신경 쓰이는 걸.


탈룰라: W, 내 솔직함이 우리 사이의 오해를 풀 수 있다면 난 더 이상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진 않다.

탈룰라: 너와 나 사이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서라도, 난 계속해서 우리 미래의 계획을 세워나갈 예정이다. 이게 우리 사이의 신뢰를 더욱 두텁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W?

탈룰라: 우린 서로를 도와야 한다, 그래야만 더 많은 문제들에 맞설 수 있어.


W: 정말? 그것 참 감동인데.


탈룰라: 그건 당연히......




난 이 여자가 싫었다. 

그들이 남모르게 그리워하던 그 탈룰라는 정말 사람을 지루하게 만들 뿐이었다, 하지만 내 앞에 있는 이 탈룰라는 거짓말로 자신을 꽁꽁 싸맨 개자식일 뿐이다.

아, 물론 거짓말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나도 자주 거짓말을 한다, 폭탄을 제외하면 그 무엇도 거짓말보다 강한 위력을 낼 수 있는 건 없다─ 진실은 물컵 한 잔에 불과하다, 온 집안이 불타고 있는데, 물 한 컵이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하지만 내가 하는 거짓말은 단지 내 생각을 왜곡하여 남에게 던져주는 것에 불과하다. 이 용녀의 거짓말은 마치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처럼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녀가 어떤 대상과 얘기하는 지에 상관없이, 그녀는 단순히 자기 생각의 일부분을 의도대로 선별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마치 다른 모습이 된 것 마냥, 고의적으로 그들이 쉽게 의심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변하여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을 그들에게 들려준다.


리유니온이 가장 좋아하는 건 물론 리더인 탈룰라다. 내 앞에서 그녀는 거래 파트너 탈룰라다. 또 패트리어트의 앞에서, 그녀는 투사 탈룰라다.

언젠간 그녀는 그녀의 진면목을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걸 살아서 보진 못 하겠지.

게다가 진면목이라니......그녀가 정말 가지고 있을까?

그녀는 혹시 양파가 아닐까? 계속 까다보면, 결국엔 아무 것도 안 남지 않을까?




탈룰라: 사실이다.




방금 전의 그녀는 마치 이베리아의 수녀처럼 진실했다.

그녀는 단지 천천히 손을 들었을 뿐이다. 아, 난 저 기술이 뭔지 안다.

이 순간의 그녀는 마치 가장 교활한 자프라처럼 기습과 살육에 능하다. 

무엇인가가 내 앞의 공기를 갈랐다. 그 다음엔 그것이 내 몸을 녹여 버려야 했을 것이다.




W: 날 죽일 정도로 내가 널 화나게 만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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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룰라가 시전한 이 형체 없는 것들은, 아마 다른 사람들은 무엇인지 자세히 보지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게 어떤 효과를 갖고 있는지 알고 있다.

폐허, 잔해. 그것들은 물건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조차 남겨두지 않는다. 

마치 빛나지 않는 불과 같다.

나는 그녀의 사냥감이다.

진작 알아차려야 했었다.




W; 너무 뻔하다고, 용녀. 평소의 너에 비해서 너무 사람 마음을 잘 헤아려 주는 거 아니야?





아무 것도 못하고 죽는다 거나, 죽기 전에 유언을 남겨둔다 거나, 그런 건 내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

난 죽을 생각이 없다. 적어도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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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얘기하고 있는 사이에 던진 조잡한 장치들이 땅에 떨어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눈 앞에서 엄청난 불꽃을 일으키며 폭발했다.

뜨거운 바람이 날 향해 덮쳐왔다. 다행인 것은, 이 편안하기까지 한 열기가 그녀로부터 온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난 아츠에 대해 별다른 연구를 따로 하진 않았지만, 내 경험상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마술 중 99%는 아마 이런 식의 단순한 에너지 활용 방식을 이겨내지 못 할 것이다. 

폭발. 열량, 파편, 충격파. 적이든 내 자신이든, 전부 날려버릴 것이다.

조금이라도 그녀와 맞설 수 있다면. 내가 뿌려둔 씨앗들이 전부 개화할 때까지만이라도 버텨낼 수 있다면.



W: 정말 고생했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날 위해서 연기를 해주다니.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넌 정말 훌륭한 배우야.




이 용녀, 사실 난 그렇게까지 그녀를 싫어하진 않는다.

위장을 하지 않은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뿐더러 거짓말쟁이 또한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거짓말 속에 잠겨버린 괴물이다.

그녀에겐 거짓말이 필요하지 않다.

그녀를 잠깐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조금, 뭐, 조금 두려웠다. 난 그녀를 싫어하는 게 아니다, 아마도 정말로 그녀를 조금 무서워하는 것 같다.

두려움은 어느 정도 오래 가는 법이다. 그리고 준비가 되있는 사람에겐 언제나 대비책이 있는 법이다.




탈룰라: 네 잔재주로 내 오리지늄 아츠를 상쇄하다니, 내가 널 과소평가한 모양이군.


W: 어이, 네가 말한 그 "잔재주"를 준비하는데만 몇 시간이 걸렸는 걸, 조금은 사람을 존중해줄래?

W: 게다가 만약 내가 이렇게 쉽게 너에게 불타 죽어 버린다면, 누가 나같은 걸 리더로 따랐겠어?


탈룰라: 넌 애초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날 기습할 생각이었군.


W: 시작은 당신이 했어, 용녀. 내가 눈에 거슬린다고 날 태워 죽일 생각을 하다니. 그게 아니라면 내 앞에서 모든 게 들킬 까봐 급하게 날 죽이려 하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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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채 끝나지도 않아, 그녀 손가락 끝에서 나온 고온이 또 다시 나를 향해 덮쳐왔다. 역시 이 용녀는 사람을 가만히 놔둘 성격은 아니다, 정말 잠깐이라도.

난 허리를 구부려 한번 굴렀다. 아마 운동화 끈을 묶은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W: 오우.

W: 다음엔 맞춰 보라고.


탈룰라: W, 네 계획은 이미 탄로났다. 지금의 넌 리유니온 전체의 적이다.

탈룰라: 어째서 우리와 대립하는 거지? 이건 너에게 아무런 이익도 가져다 주지 않을 거다.


W: 내 계획? 대체 뭘 보고 내 계획을 알았다는 거지? 나야말로 그 누구에게도 진짜 얼굴을 까발리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인데.

W: 아무리 네가 뭐라 그래도 결국 먼저 손을 움직인 건 너잖아. 흥, 선수필승이라는 건가? 

W: 그렇다면 나도 어쩔 수 없지. 네가 날 죽이기 전에 내가 널 먼저 죽이는 수 밖에.


탈룰라: 정신 착란이 네 녀석의 자신감을 맹목적으로 올려주는 모양이군.



W: 날 속이는 것 쯤이야 별 거 아니야. 난 네가 누굴 속이든 신경 안 써. 또 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속이는지도......

W: 용녀, 넌 내 사람들을 건드린 걸 후회하게 될 거야.




내가 이런 말을 하던 사람이었나?

어쩌면 내 머리가 어떻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 이건 아무리 봐도 미친 건 아니고, 심지어는 어딘가 다정다감한 느낌이다.

과연, 난 아무래도 망가진 모양이다.




탈룰라: 이렇게 정신 나간 척을 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군, 내가 그동안 네 인품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었다.

탈룰라: 이렇게 남을 생각해 주다니, 너도 정말 사람 냄새나는 귀여운 악마군.


W: 아, 하하. 퉤.

W: 그래도 난 네가 더 귀여운 것 같아. 음, 일단은 네 혀를 잘라 버려야 겠어. 그러면 네 혀도 덜 길어보일 뿐더러 네 모습이 더 예뻐보일 것 같은데.


탈룰라: 먼저 함정을 깔아뒀다고 해서, 날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W: 당연히 아니지.




내가 그녀에게 함정 얘기를 꺼낸 적이 있었나?




W: 함정도 수가 충분히 있어야만 가능하겠지. 물어보겠는데, 얼마면 돼? 


탈룰라: 얼마나 가지고 있지?

탈룰라: 가여운 배신자, 내 불꽃은 널 끝까지 추적할 거다.

탈룰라: 넌 배신의 대가를 치룰 것이다.


W: 우와......역겨워라. 대체 뭐야 이 말투는? 누가 너한테 이딴 걸 가르친 거야?


탈룰라: 너다.

탈룰라: 넌 이런 느낌의 말투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W. 넌 마찬가지로 내가 너에게 목표를 지정해주는 것 또한 싫어했지.


W: 음, 일단 난 열심히 내 취향을 분석해준 너에게 감사를 전해야 하는 걸까나? 게다가 고의로 단어들을 바꿔서까지 내 심기를 건드렸다고?

W: 그리고 내 목표? 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싶은 지에 대해선 난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용녀.

W: 네가 내 생각을 안다고? 너의 그 꿍꿍이로 가득 찬 머리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거야?


탈룰라: ──W, 넌 내가 핵심 도시를 이용해 용문으로 진격하는 걸 막을 생각이군.


W: ...호오?


탈룰라: 만약 네가 복수를 원하는 거였다면 굳이 이런 시기에 움직일 필요가 없었겠지. W, 게다가 네가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면 나와 용문이 큰 피해를 입었을 때 움직였어야 했다. 그게 가장 현명한 행동이겠지.

탈룰라

탈룰라: 난 널 죽일 생각이 없다──네가 이 전쟁에 신경을 쓰지 않는 이상, 난 널 죽이지 않겠다.

탈룰라: 난 네가 마음에 든다, W. 넌 날 행복하게 만들지. 난 무해한 광대를 죽일 생각은 없다. 

탈룰라: 하지만...날 죽이려 드는 미치광이라면, 내가 선한 지 악한 지를 판단할 필요는 없을 뿐더러, 내 계획을 이해할 리도 없겠지.

탈룰라: ......넌 정말로 네가 연기하는 것처럼 파괴욕 충만한 미치광이냐, W?


W: 부탁인데 이제──


탈룰라: 넌 그렇지 않겠지.

탈룰라: 넌 리유니온을 저지하고 싶어 하지, 넌 핵심 도시가 용문을 습격하는 걸 원하지 않아, 그게 네 생각이지.

탈룰라: W, W......이제 모든 게 드러났어. 난 결코 네가 생각하고 있는 계획을 캐낼 생각은 없었다, 네가 나에게 작은 비밀을 털어 놓았을 뿐이지.


W: 말이 많네. 

W: 난 사람을 불러 네 고깃덩어리를 쓰레기통에 버릴 거야, 네가 정말로 뭐라도 남길 수 있다면 말이야.



-@-



난 수중의 버튼을 눌렀다. 간단한 오리지늄 버튼, 원격 조작, 연쇄 폭발이다. 

불타오르는 불꽃, 사람을 미치게 하는 탄내와 대량의 조각들과 함께 덮쳐오는 뜨거운 공기들은 내 눈앞의 모든 것들을 삼켰다. 모든 건 계획되었다. 아무리 튼튼한 살카즈라도...

잠깐.

잠깐, 잠깐만. 내가 아츠로 기폭같은 걸 했었던가?

왜 그녀가 검을 땅 속에 박는 거지?




탈룰라: 이게 네가 말한 함정인가? 

탈룰라: 해봐라, 살카즈의 W, 다시 한번 해봐라.


W: 잠깐, 너어...




화염도 없고, 타오르지도 않았다. 

내가 설치해뒀던 백 개 이상의 폭탄들이 전부 사라졌다.

폭발은? 열기는? 파편은?

전부 사라졌다.


원래 오리지늄을 매장해뒀던 장소는 변형되거나, 녹아버렸거나, 내부에서 파괴되거나, 쇳물이 흐르고 있었고, 불이 붙어 주변의 오래된 페인트들을 녹여내 역겨운 냄새가 났을 뿐이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파편, 충격파, 불꽃, 아무 것도 없었다.

내가 머릿 속으로 20번도 넘게 시뮬레이션했던 대폭발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 교활한 용녀는 아마 아츠를 검에 흘려 넣어, 엄청난 열량이 우리 발 밑의 강철로 된 지면으로 흘러 들어간 모양이다.

열량은 내 모든 함정으로 흘러 들어가, 그것들의 구조와 성질을 전부 녹여버린 것이다.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역시 넌 최고야, W.

원래대로라면 모든 방향에서 그녀를 산산조각낼 폭발들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좋아, 난 이제 철저히 망한 건가.

......




W: 콜록, 콜록...

W: 용녀, 너어...힘이...굉장하네...


탈룰라: 이 결과는 네가 예상하던 것이 아닌가?

탈룰라: 내가 맞춰보도록 하지, 네 원래 계획은 "날 위해 즉흥적인 자살 폭발쇼"를 할 계획이었겠지, 내 말이 맞나?

탈룰라: 넌 이렇게 시간 낭비를 해선 안 됐다.


W: 너무 그렇게...자만하지 말라고...콜록, 콜록...아...아가씨. 아니, 넌 정말, 그녀가 맞아? 지금, 나도 조금...헷갈리기 시작했어.


탈룰라: 네가 날 판단할 필요는 없다.

탈룰라: 죽을 방법 정돈 하나 고를 수 있게 해주지. 타죽고 싶거나, 아니면 이대로 여기 핵심 도시에 남아 떨어져 죽거나, 그게 아니라면 내 검에 찔려 죽거나.


W: 넌 정말로...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탈룰라: 수 천 번의 망치질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검이다. 그리고 검은 태어날 때부터 무기가 될 운명이었다.

탈룰라: 그리고 넌, 단지 죽어본 적이 없는 육체에 불과해.


W: 하, 그거 정말...영광이네.

W: 이 검에 찔려죽은 건...내가...내가 첫 번째야?


탈룰라: 유감이군, 넌 두 번째다.


W: 그럼...내 폭탄에 휘말려 죽은 사람들 중에...너, 넌...

W: ...순번을 매길 수도 없겠네.



난 여기서 죽게 될까? 아마 그렇겠지.

하지만 죽는 게 뭐 대수인가? 죽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도 많은데.

그러니까, 당신은 자신이 끝장났다고 생각됐을 때에...

죽는 것보다 더 끔찍한 걸 준비하면, 당신 자신도 깜짝 놀래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난 내 자신이 폭탄이 될 생각이다.



-@-



탈룰라: 큭.

탈룰라: 내 손 안에서 터뜨렸다고......? 난 네가 죽는 걸 무서워 할 줄 알았건만.

탈룰라: 이런 걸 예상 못 한 것도 아니지만, 네 자신은 확실히...놀란 모습이군.

탈룰라: 해학극의 시작으론 나쁘지 않군.

탈룰라: 네 죽음이 충분히 고통스러웠길 바란다, 빅토리아의 W.





___


전투 이후, 도시 충돌까지 31시간, 6:30 P.M




패트리어트: ......

패트리어트: 리더.


탈룰라: 선생, 와주셔서 정말 안심이 되는 군요.


패트리어트: 그런, 인사치레는, 필요없습니다. 방금, 여기서, 전투가 벌어진, 모양이군요.


탈룰라: 그건 저와 절 죽이려고 했었던 W의 싸움이었습니다. 안심하세요,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탈룰라: 보고에 따르면, 그녀는 체르노보그를 점령할 때부터 반기를 들었다는 군요.

탈룰라: 그녀는 멋대로 적들을 놔주고, 살카즈 용병들을 선동해 자신의 상사를 죽였다 하는 군요.

탈룰라: 그녀의 모든 행위는 아마 다른 정치 세력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패트리어트: 그렇다면,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패트리어트: 그녀는, 심판을, 받았을, 텐데요.


탈룰라: 그녀는 자신의 몸에 숨겨뒀던 폭발물을 폭파시키고 핵심 구역으로 떨어졌습니다.

탈룰라: 그녀의 시체는 제가 사람을 보내 조사할테니, 선생께선 걱정하지 마시죠.


패트리어트: 전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패트리어트: 그녀의, 살카즈 용병들은, 어떻습니까?


탈룰라: 제가 처리할 겁니다. 지금 핵심 도시는 안정적으로 운항 중이고, 어서 빨리 그 세력들을 진압할 필요가 있겠죠.


패트리어트: ...리더. 어째서, 핵심 도시를, 움직일 것이라는 사실을, 제게 알리지 않았습니까?

패트리어트: 통신 또한, 끊겼습니다만.


탈룰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우르수스는 언제나 체르노보그를 습격할 수 있고, 우리들의 동포를 죽일 수 있었습니다. 우린 그 전에 반드시 용문을 함락해야 합니다. 

탈룰라: 지금은 핵심 도시를 운행하는데 모든 힘을 쏟아야 합니다. 우린 지금 도시 내의 통신 채널같은 걸 계속 신경쓰고 있을 여력이 없습니다.

탈룰라: 재앙이 남긴 오리지늄이 도시에 주는 영향을 버티기가 매우 힘듭니다.

탈룰라: 우린 당신의 통신에 대답하는데 마지막 예비 에너지들을 소비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충분한 제련된 오리지늄을 공급해줄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 뿐이죠.


패트리어트: 그렇다 하더라도, 시간이, 촉박합니다, 당신도 우리와, 상의 정돈, 할 수 있었을, 텐데요.


탈룰라: 어쩌면 선생님 말씀이 맞을 지도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선생님, 제가 더 생각을 많이 했어야 하는 건데.


패트리어트: 어차피, 당신은, 이미, 핵심 도시를, 가동시키지, 않으셨습니까.

패트리어트: 제가, 갖고 있는, 이 열쇠는,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탈룰라: 그 열쇠는 이 도시를 멈출 수 있는 열쇠입니다.


패트리어트: 정말, 입니까?

패트리어트: 많은, 일들이, 한번 가동하게 되면, 멈출 수 없게, 됩니다.


탈룰라: 그래서 제가 당신에게 이 열쇠를 맡긴 거예요. 우리가 언제 멈춰야 할지 당신이 정하세요.

탈룰라: 제 독단적인 지휘에는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패트리어트: ......


탈룰라: 오늘의 선생님께선 평소보다 우울하시군요.


패트리어트: 아뇨, 전, 핵심 도시를, 지키겠습니다.

패트리어트: 분명 누군가가, 이곳을, 공격하려, 들 겁니다.

패트리어트: 제가, 그들을, 막겠습니다.


탈룰라: 수고하시네요, 선생님.

탈룰라: 크라운 슬레이어, 프로스트노바, 그리고 메피스토와 파우스트 또한 용문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린 그 누구도 우리의 계획을 방해하게 둬선 안 돼요.



패트리어트: ......탈룰라.


탈룰라: ......

탈룰라: 왜 그러시죠, 나의 전사?


패트리어트: 리더.

패트리어트: 그 어떤, 아무리 강성한 악이라도, 결국엔, 그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패트리어트: 전, 그렇게 믿습니다. 


탈룰라: 맞아요. 저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패트리어트: ......가보겠습니다, 리더. 


탈룰라: 가세요, 패트리어트.

탈룰라: 이 전쟁을 끝내고, 감염자들이 있어야 할 곳을 되찾는 겁니다. 리유니온은 앞길을 막는 모든 적들을 이겨낼 겁니다.




===



차가운 목소리: 이게 뭐야?


쉰 목소리: 살카즈의, 부적이다. 여기 두 개, 있다.

쉰 목소리: 가져가라, 여기 하나. 다른 하나는, 내가 갖고, 있으마.


차가운 목소리: 이건 뭐에 쓰는 거야? 게다가 조금 무겁네.


쉰 목소리: 이건 네, 생명을, 유지시켜 줄 거다. 


차가운 목소리: 아직도 그런 살카즈의 물건을 믿는다니......이게 무슨 필요가 있어?


쉰 목소리: 말을 끝까지, 하게 해줘라.


차가운 목소리: 그래. 


쉰 목소리: 이 부적은, 기나긴 괴로움을, 버틸 수 있다. 

쉰 목소리: 치명적인 부상이나, 장기 파괴는, 안된다. 하지만, 생명을 소모하는 건, 버틸 수 있다. 

쉰 목소리: 이것이 부숴질, 때까지 말이다.

쉰 목소리: 네 부적이, 부숴지면, 내 부적이, 흔들릴 것이다. 

쉰 목소리: 그럼 내가, 널, 구하러 가마.


차가운 목소리: 그럼 부적이 둘다 부숴지면?


차가운 목소리: ......왜 얘기 안해?

차가운 목소리: 아이...받으면 되잖아.


쉰 목소리: 그래.


차가운 목소리: 내 명은 분명 당신보다 길 거야, 그러니까 당신은 당신 목숨이나 신경 써.



===



패트리어트: ......

패트리어트: 돕는다니, 누굴? 끝내다니, 무슨 전쟁을?

패트리어트: 내 손에 있는, 부적도, 이미 부숴졌다.




___



살카즈 전사: ......

살카즈 전사: 네가 W를 죽였어.

살카즈 전사: 원하는 게 뭐지?


탈룰라: 너흴 해방시켜 줄 생각이다. 너희가 더 이상 살카즈 두목을 필요로 하지 않도록 말이다.

탈룰라: 그리고 너희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너희들에게 가져다 줄 생각이다.


살카즈 전사: 우리에게 뭘 줄 건데?


탈룰라: 전쟁.

탈룰라: 약자를 학살하고 다니는 싱거운 것이 아니고,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과 같은 의미없는 낭비같은 걸 하자는 게 아니다.

탈룰라: 나는 너희들에게 평등한 전쟁을 가져다 줄 생각이다. 

탈룰라: 살카즈들이여, 유랑하는 마족들이여.

탈룰라: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피해자들의 공포 뿐만이 아니라, 무수한 세대에 걸쳐 생긴 너희들의 굴욕, 그리고 조금 더 피비린내나는 모습,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질 폐허와 쇳덩어리들이다.

탈룰라: 난 너희들을 죽이게 만들고, 죽게 만들 것이다.

탈룰라: 새로운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이 시대에선 전쟁이 왕이다. 

탈룰라: 그럼, 이 새로운 시대를 맛보고 싶은 살카즈 인들은 한발짝 앞으로 나와라.



살카즈 전사: ───

살카즈 전사: 누굴 죽이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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